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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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08-05-25 23: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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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예레미야서 5:30-31 
설교일 2008-05-25 
설교장소 구미안디옥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 성서 본문

“지금 이 나라에서는,
놀랍고도 끔찍스러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31예언자들은 거짓으로 예언을 하며,
제사장들은 거짓 예언자들이
시키는 대로 다스리며,
나의 백성은 이것을 좋아하니,
마지막 때에 너희가 어떻게 하려느냐?”

〈예레미야서 5:30-31〉


■ 들어가는 말씀

요즘 ‘광우병 괴담’이라는 말이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 빈도가 잦습니다. ‘미국산 쇠고기를 무분별하게 수입할 경우 광우병 때문에 국민 건강이 상당히 위험하다’ 하는 것인데, 이것을 가리켜서 흔히 ‘광우병 괴담’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런데 이 ‘괴담’이라는 말을 미국 축산업자들이나 미국 정부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와 일부 언론들이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것이 과연 ‘괴담’인가, 하는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 괴담(怪談)

‘괴담’이란 무엇인가, 이 말 자체의 뜻은 ‘괴상한 이야기’인데, 원래는 요괴(妖怪)가 등장하는 이야기 같은 것들을 괴담이라고 했습니다. 1998년에는 이 ‘괴담’이 ‘여고괴담’이라는 이름으로 영화로 만들어져 방영되기도 했습니다. 그보다 더 전에는 ‘빨간 마스크 괴담’이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긴 머리에 하얀색 레인코트를 입고, 빨간 마스크를 한 여자. 그는 커다란 낫을 가지고 다니면서 밤 12시에 사람을 만나면 “나 예뻐?”라고 물어봅니다. ‘예쁘다’고 대답하면 “똑같이 해줄게” 하면서, 낫으로 상대의 입을 자신과 똑같이 귀까지 찢습니다. 그리고 ‘못생겼다’고 말하면 화가 나서 역시 낫으로 상대의 입을 귀까지 찢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괴담’이라고 하지요. 이처럼, 괴담이란 누가 듣더라도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사실에 기반을 두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학자들은, 사회에서 불안이 커지게 되면 괴담이 많이 만들어진다고 말합니다.

요즘 관심사가 되고 있는 ‘광우병 이야기’의 내용은 이런 겁니다. ‘미국산 쇠고기는 위험하다. 특히 태어나서 30개월이 지나서 도축된 쇠고기는 더 위험하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부는 30개월 이상 된 소뿐만 아니라 광우병 위험물질(SRM, Specified Risk Material)까지도 수입하기로 했다. 이런 것을 잘못 먹으면 죽을지도 모른다.’ 자, 이것이 과연 ‘빨간 마스크’ 이야기 같은 괴담입니까? 아닙니다. 그럼 이것이 유언비어일까요?

■ 유언비어(流言蜚語)

유언비어란, 사전에 보면 ‘아무 근거 없이 널리 퍼진 소문’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유언비어도 사실은 ‘아무 근거 없는’ 것은 아닙니다. 유언비어는 거의 현실에서 일어났던 일을 그 소재로 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근대사에서 ‘유언비어’라는 말이 가장 크게 부각되었던 때는 1980년 5월의 ‘광주 민주항쟁’이 일어났던 시절입니다.

저는 그 당시 서울에 있었는데, 마침 광주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와 서울로 올라온 친구가 있어서 비교적 소상하게 광주 상황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5월 18일 광주항쟁이 시작되었지만, 신문에서는 거의 그 일을 다루지 않고 있다가 5월 22일이 되어서야 보도하기 시작했는데, 내용은 ‘고정간첩이 침투애서 광주에서 소요사태가 일어났다’는 것이었습니다.

군부가 신문과 방송을 통제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민들이 광주에 대해서 들을 수 있는 소식은 군부가 말하는 이른바 ‘유언비어’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그 ‘유언비어’의 내용이 대부분 ‘사실’이었습니다. 물론 약간의 과장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사건의 뼈대는 정확히 짚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요즘 나도는 ‘광우병 이야기’는 유언비어인가? ‘정상적인 언로가 통제된 사회에서 나타나는 유언비어는 사실에 가깝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21세기의 대한민국에 언로가 통제되어 있다는 말이 좀 어색하게 들릴 수도 있겠습니다만, 썩 사정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촛불시위와 관련하여 경찰관이 학교까지 찾아가서, 수업시간에 학생을 불러내서 조사를 한 사실이 있지요. 인터넷 댓글 단 사람을 찾아내서 경찰이 조사 받으러 오라고 통지를 보낸 일도 있지요. ‘유언비어’를 유포하면 사법처리를 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지요. 7~80년대에나 있었을 법한 ‘통제’가 지금도 버젓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짚어 봅시다. ‘광우병 이야기’가 유언비어인가? 아닙니다.

■ 예언(豫言)

그러면 무엇인가? ‘광우병 이야기’는 ‘예언’입니다. 예언(豫言)이란 ‘앞으로 다가올 일을 미리 알거나 짐작하여 말하는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많은 예언들이 있었지만, 그 가운데는 ‘참’으로 맞아떨어진 예언도 있었고, ‘거짓’으로 들통 난 것들도 있었습니다. 이것은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자연스럽게 진위가 밝혀지게 되어 있습니다.

참된 예언은 역사적 사실과 정확한 상황판단을 근거로 이루어집니다. 성경에 나오는 예언자 예레미야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지금 이 나라에서는, 놀랍고도 끔찍스러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예언자들은 거짓으로 예언을 하며, 제사장들은 거짓 예언자들이 시키는 대로 다스리며, 나의 백성은 이것을 좋아하니, 마지막 때에 너희가 어떻게 하려느냐?”(예레미야서 5:30-31).

예레미야의 이 예언에는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지만, ‘지금 이렇게 놀랍고도 끔찍스러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으니 앞날이 심히 염려 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니까, 예언의 범주에 넣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예레미야의 이 예언이, 예레미야가 살았던 시대뿐만 아니라 오늘날 우리나라의 상황과도 맞아떨어진다는 것입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일에서뿐만 아니라 최근 정부에서는 거짓말을 너무 많이 하고 있습니다. ‘말도 안 되는’ 변명도 많습니다. 일부 언론들은 그런 정부 발표를 꿰어 맞춰서 편을 들어주려다가 보니, 자기들이 1년 전에 한 말조차 손바닥 뒤집듯 뒤집어버리는 웃지 못 할 촌극마저 벌어지고 있습니다. 거기에다가 일부 목사들도 이 거짓 놀음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거기에 맞장구치며 좋아하는 백성들도 일부 있습니다. 예레미야의 예언이 한 마디도 틀림이 없이 그대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른바 ‘광우병 괴담’이라고 하는 이야기, ‘30개월 이상 된 미국 소는 위험하다. 광우병 위험물질까지 무차별 들여오면 우리가 먹고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은 ‘괴담’이 아닙니다. 유언비어도 아닙니다. 이 이야기는 ‘예언’입니다. 왜냐하면 이 이야기는, 정부의 공식 발표가 ‘거짓’에 가까운 상황 속에서, 언로가 통제되는 여건 속에서 터져 나오는 ‘민중의 소리’이기 때문입니다.

■ 맺는 말씀

공자의 제자 자공이 공자에게 나라를 다스리는 방법에 대해서 물은 적이 있었습니다. “나라가 잘되는 비결이 무엇입니까?” 공자께서 대답하셨습니다. “족식(足食), 족병(足兵), 신(信)이니라.” “그 세 가지 중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무엇을 버려야 합니까?” “병을 버리겠다.” “남은 것 중 또 하나를 더 버려야 한다면 무엇을 버려야 합니까?” “식을 버리겠다.”

신뢰가 없는 세상에서는 ‘괴담’과 ‘유언비어’와 ‘예언’이 혼동을 일으킵니다. 지금 우리나라 상황이 그렇습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상당히 위험한 상황에 빠져 있습니다. 신뢰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것은 재앙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과의 소통을 잘 못했다고 ‘말로’ 반성했는데, 그 반성이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 원인은, 정부가 거짓말을 해놓고도 아직 시인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반성했다는 증거를 그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정부가 신뢰를 회복될 수 있도록 우리가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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