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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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사무엘기상 8:19-22 
설교일 2012-10-21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 성서 본문

이렇게 일러주어도 백성은, 사무엘의 말을 듣지 않고 말하였다.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에게도 왕이 있어야 되겠습니다. 우리도 모든 이방 나라들처럼, 우리의 왕이 우리를 다스리며, 그 왕이 우리를 이끌고 나가서, 전쟁에서 싸워야 할 것입니다.” 사무엘이 백성의 모든 말을 듣고 나서, 주님께서 들으시도록 다 아뢰니, 주님께서 사무엘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그들의 말을 받아들여서 그들에게 왕을 세워 주어라.” 그래서 사무엘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각자 자기의 성읍으로 돌아가라고 일렀다.

<사무엘기상 8:19-22>


■ 들어가는 이야기

깊어가는 가을에, 오늘도 하나님의 나라를 꿈꾸며 주님 앞에 한 자리에 모인 여러분 위에 하나님의 평화와 사람들의 축복이 넘치도록 임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어느 여류작가의 이야기인데요, 다섯 살 된 딸아이가, 어느 날 서편 하늘을 물들이고 있는 주홍빛 노을을 보고, 저게 뭐냐고 엄마에게 물었습니다. 작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저것은 노을이라는 것인데, 낮 동안만 세상에 머무르게 되어 있는 해님이, 이제는 떠나야 할 시간이 다가왔음을 알았어. 그래서 그걸 아쉬워하며 하늘에다 쓰는 작별의 편지란다.” 저녁노을이 해님의 편지라면 단풍은 한 해를 보내기를 아쉬워하는 나무들의 편지일 것입니다. 요즘 단풍의 아름다움이 절정을 이루고 있습니다. 엊그제 금오산의 단풍을 사진으로 찍어서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사람들이 단풍 예쁘다고 이구동성으로 감탄의 댓글을 달아주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단풍은 어디에다 내놓아도 안 빠질 정도로 아기자기하고 예쁩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처럼 우리 정치도 아름다워지면 좋겠습니다. 대통령 선거가 12월 19일에 있지요. 이제 두 달도 채 안 남았는데, 이번 선거를 통하여 우리 사회가 한층 진일보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 “우리에게도 왕이 있어야 되겠습니다!”

대통령이란 자리가 중요하다는 것은 말씀드리지 않아도 다 잘 아실 것입니다. 대통령 한 사람이 나라를 말아먹을 수도 있고, 쓰러져가는 나라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이건 오늘날뿐만 아니라 옛날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혜로운 왕이 들어섰을 때는 나라가 흥했지만 탐욕 많고 무능한 왕이 들어섰을 때는 나라가 망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좋은 왕이 있는 나라를 부러워했지요. 사무엘 시대에 이스라엘 사람들이 그랬습니다. 당시 이스라엘에는 왕이 없고 사사(士師)라고 불리는 영웅이 나타나서 나라를 다스렸습니다. 삼손이나 드보라 같은 사람들이 대표적인 사사들이었지요. 그 이전 족장시대에는 아브라함이나 이삭이나 야곱 같은, 가문의 어른이 한 부족을 통솔하다가, 인구가 많아지고 통치 범위가 넓어지면서 사사들이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사사시대는 족장시대에서 왕정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사사들 가운데서 마지막 사사가 사무엘이었습니다. 이때가 기원전 1천 년쯤 됩니다. 그런데 그때 이미 그 주변 나라들에는 왕이 있었습니다. 그 대표적인 나라가 블레셋이라는 나라인데, 지금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 사람들을 보니까 왕이 있어서 나라가 굉장히 힘이 센 겁니다. 블레셋 군대가 쳐들어와서 전쟁만 했다 하면 번번이 집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사람들이 사무엘을 찾아가서 요청을 한 것입니다. 당시 사무엘은 나이가 많아서 죽을 날이 얼마 안 남은 상태였습니다. 사무엘이 정정할 때는 이스라엘도 사정이 꽤 괜찮았습니다. 사무엘의 아들들이라도 똘똘하다면 괜찮을 텐데, 아들들이 모두 하는 짓이 건달 같아서 도저히 그들 가운데서 하나를 지도자로 삼을 수는 없었습니다. 사무엘은 왕정(王政)에 대한 폐단을 알고 있었지만, 시대 조류도 그렇고 백성의 요구도 거세서, 하나님께 기도한 뒤에 왕을 세워주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세워진 이스라엘 초대 임금이 사울입니다.

■ “왕을 세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거든…”

사무엘이 알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모세의 율법에는 왕에 대한 규정이 아주 자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을 택해서 왕으로 세워야 하는가 하는 내용이 신명기 17장에 나와 있습니다. 거기 보면 왕의 자격이 너덧 가지 나오는데, 첫째는 외국인을 왕으로 세우지 말라는 것입니다. 15절입니다. “당신들은 겨레 가운데서 한 사람을 왕으로 세우고, 같은 겨레가 아닌 외국 사람을 당신들의 왕으로 세워서는 안 됩니다.” 이것은 민족의식을 가진 사람을 왕으로 세우라는 말입니다. 저 사람이 분명히 우리나라의 왕인데, 뭘 할 때마다 제 나라 국민은 울상을 짓고, 남의 나라 사람들만 박수를 친다면 안 되지 않겠습니까? 두 번째는 군사력에 의존하려고 하는 왕, 국방을 강화한다는 구실로 강대국의 세력을 끌어들이려 하는 왕은 안 된다는 것입니다. 16절입니다. “왕이라 해도 군마를 많이 가지려고 해서는 안 되며, 군마를 많이 얻으려고 그 백성을 이집트로 보내서도 안 됩니다.”

셋째는 여자를 너무 밝히는 왕은 안 된다는 것입니다. 17절입니다. “왕은 또 많은 아내를 둠으로써 그의 마음이 다른 데로 쏠리게 하는 일이 없어야 하며….” 넷째는 돈 밝히는 사람도 안 된다고 했습니다. 역시 17절입니다. “[왕은] 자기 것으로 은과 금을 너무 많이 모아서도 안 됩니다.” 다섯째는 한평생 주님의 말씀을 가까이 하는 왕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18-19절입니다. “왕위에 오른 사람은 레위 사람 제사장 앞에 보관되어 있는 이 율법책을 두루마리에 옮겨 적어, 평생 자기 옆에 두고 읽으면서, 자기를 택하신 주 하나님 경외하기를 배우며, 이 율법의 모든 말씀과 규례를 성심껏 어김없이 지켜야 합니다.” 율법이 무엇입니까? 하나님의 말씀이지요. ‘민심이 천심’이라고 했으니까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것은 백성들의 말이기도 합니다. 자기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존중하는 왕, 자기의 이익이 아니라 백성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왕, 그런 왕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 모세의 율법규정입니다.

■ “그들에게 왕을 세워 주어라!”

왕이 될 사람의 자격요건, 지금부터 거의 3천 년 전에 나온 규정이지만 오늘날의 정치에 적용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훌륭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옛날 사람들에게 있어서 자기들 손으로 왕을 뽑는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떻습니까? 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하게 주권재민(主權在民) 국가 아닙니까? 우리 손으로 국가의 최고 책임자를 직접 뽑을 수 있습니다. 선거와 관련하여 가끔 이런 말을 듣습니다. “그놈이 그놈인데, 아무나 하면 어때?” 그러나 이건 큰일 날 소리입니다. 대통령을 뽑는 것은 나라 살림을 관리할 일꾼을 뽑는 일입니다. ‘나라 살림’이라고 하니까 ‘내 살림’과는 관계없는 것처럼 들리십니까? 아닙니다. 그거 다 우리 돈입니다. “나는 소득이 적어서 세금도 별로 안 내는데 내가 뭘….” 혹시 이런 생각을 하십니까? 그러나 천만의 말씀입니다. 소득세만 세금인 게 아닙니다. 움직일 때는 유류세를 내지요, 물건 살 때마다 부가가치세를 내지요, 화장하는 데도 세금, 담배 한 가치 피우는 데도 세금, 술 한 잔 마시는 데도 세금…, 세금이 안 붙는 데가 없습니다. 여러분이 이 나라에 사는 것 자체가 모두 세금입니다.

이렇게 해서 올해 국민 한 사람이 내는 세금이 모두 얼마인지 아십니까?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갓난아기까지 한 사람당 535만원입니다. 네 식구라면 한 집에서 내는 세금이 2천만 원이 훨씬 넘습니다. 가난한 집이라고 하더라도 한 집에서 최소 1천만 원 이상은 낼 겁니다. 그런데 어찌 이게 남의 일입니까? 선거에서 ‘아무나 돼라!’ 하는 것은 내 집 금고 열쇠를 ‘아무나 맡아라!’ 하고 던져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큰일 날 일입니다. 선거를 통해서 일꾼을 뽑는 것은 ‘나라 살림’을 맡길 사람을 뽑는 것이라기보다 ‘내 살림’을 맡을 사람을 뽑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어떤 사람이 우리 집을 위하여, 나를 위하여 유리한 정치를 할까, 신중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100퍼센트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더라도 최악의 인물부터 차례로 배제시켜나가면 됩니다. 그래도 이 사람이 하면 그나마 내가 손해를 조금이라도 덜 보겠다, 싶은 사람을 뽑아야 합니다.

■ 맺는 이야기

얼마 전에 영화 〈피에타〉가 베니스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은 것을 기억하시지요. 그 영화를 감독한 사람이 김기덕 씨인데요, 이 사람이 공개적으로 한 말이 있습니다. “나는 ○○○의 국민이 되어 대한민국에서 살고 싶다!” 여기서 ○○○은 지금 대선 후보로 나와 있는 세 사람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여러분도 그런 분명한 생각을 가지시면 좋겠습니다. 김기덕 씨가 선택한 사람을 선택하시라는 말이 아니라, 합리적인 이유와 근거를 가지고 한 사람을 선택하시라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재벌이라면, 누가 재벌 편에 서서 재벌에게 유리한 정치를 할 것인가, 계산하시면 됩니다. 여러분이 서민이라면, 누가 서민 편에 서서 서민에게 유리한 정치를 할 것인가, 판단하시면 됩니다. 자기 나름대로의 이유만 확보하고 있다면 나쁜 투표는 없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대통령선거는 인기투표가 아닙니다. 내 돈과 내 인생을 관리할 사람을 채용하는 일입니다. 아무쪼록 현명한 선택을 하셔서, 이 나라가 하나님의 나라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게 되기를, 그래서 저와 여러분의 살림살이와 삶의 질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222 “의심하지 말고 그들과 함께 가라!”
221 “은혜로운 말씀에 여러분을 맡깁니다!”
» “우리에게도 왕이 있어야 되겠습니다!”
219 “우리가 함께 찾아 나서자”
218 “욥이 어떻게 참고 견디었는지”
217 “여러분의 수고가 헛되지 않습니다!”
216 “아무런 까닭도 찾지 못하였지만…”
215 “심은 대로 거둘 것입니다!”
214 “신을 벗어라!”
213 “신랑신부는 방에서 나오시오!”
212 “시작이 미약하다고 비웃는 자가 누구냐?”
211 “사막에 시냇물이 흐를 것이다!”
210 “사람은 겉모습만을 따라 판단하지만”
209 “비웃는 자가 누구냐?”
208 “비록 네가 전에는”
207 “비록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206 “비록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205 “불의한 재물로 친구를 사귀어라!”
204 “불을 지르러 왔다!”
203 “반드시 오고야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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