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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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12-12-16 14: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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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누가복음서 1:80 
설교일 2012-12-16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 성서 본문

아기는 자라서, 심령이 굳세어졌다. 그는 이스라엘 백성 앞에 나타나는 날까지 광야에서 살았다.

<누가복음서 1:80>


■ 들어가는 이야기

지난 주일에는 눈이 많이 온데다가 기온도 낮아서 추웠는데 이번 주일에는 그래도 날이 많이 풀린 것 같습니다. 겨울에 추운 것이야 당연하지만, 날이 추우면 고생하는 분들이 있어서 늘 걱정입니다. 어느 새 12월도 반이 지났습니다. 남은 보름 동안도 주님께서 함께 하셔서, 여러분들이 하시는 일이 늘 형통하고, 몸과 마음에도 늘 새 기운이 넘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오늘은 광야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 광야를 경험한 사람들

‘광야’(廣野) 하면 우리말로는 ‘넓은 들’ 또는 ‘벌판’을 뜻하지만, 성경에서 말하는 광야는 사실 ‘사막’입니다. 이스라엘의 사막은 모래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바위들도 있고 풀도 조금은 있고 드물지만 샘도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물이나 풀은 아주 귀합니다. 생물들이 있기는 하지만 사람이나 동식물이나 목숨을 다해서 피나는 투쟁을 하며 살아야 하는 곳이 광야입니다. 그런데 오늘 누가복음서에 보니까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그는 이스라엘 백성 앞에 나타나는 날까지 광야에서 살았다”(누가복음서 1:80). 여기서 ‘그’는 요한입니다. 요한은 예수님의 길을 예비하기 위해서 먼저 온 사람입니다. 요한에 대해서 예수님은 말씀하시기를, “여자가 낳은 사람 가운데서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없었다”(마태복음서 11:11)고 하셨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인물이라는 이야기 아닙니까? 그런 큰 인물이, 세상에 나타나기 전에 어디에서 살았다고 했습니까? ‘광야’에서 살았다고 했습니다.

오늘 말씀드릴 이야기의 결론이 벌써 나왔습니다. 그게 뭡니까? ‘큰 인물이 될 사람은 광야를 경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심지가 굳어지고, 그 굳은 심지로 꿋꿋하게 큰일을 해낼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지도자를 꼽으라고 한다면 당연히 모세를 꼽을 수 있습니다. 모세는 나이 40에 광야로 쫓겨 가서 거기서 양을 치면서, 40년을 푹푹 썩었습니다. 그런 다음에야 그는 이집트로 돌아와서 자기 백성을 해방시키는 위대한 일을 해냈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왕들 가운데서 가장 큰 인물을 꼽으라면 거의 이의 없이 다윗을 꼽습니다. 다윗도 왕이 되기 전에 오랫동안 광야생활을 했습니다. 사울에게 쫓기면서, 굶주림과 싸우면서, 건달들과 싸우면서, 광야에서 모진 고생을 겪은 뒤에 이스라엘의 위대한 왕이 되었습니다. 또한 이스라엘의 훌륭한 예언자들과 현자들도 광야를 경험하지 않은 이가 거의 없습니다. 신약에 와서는 오늘 누가복음서에 나오는 것처럼 요한이 그랬고, 예수님도 세상에 나타나시기 전에 광야에서 40일 동안이나 단식을 하시면서 준비를 하셨습니다. 사람들만이 아닙니다. 이스라엘 민족도 40년이라는 긴 세월을 광야에서 보내야 했습니다. 이런 것을 보면 하나님께서는 개인이든지 민족이든지, 크게 쓰시기 위해서는 반드시 광야에서 준비를 시키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왜 광야인가?

예전에 문화부장관을 지냈던 이어령 선생이 재미있는 말을 했는데요,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이스라엘도 광야 곧 사막이 많지만 아라비아에 가면 거기야말로 풀 한 포기 볼 수 없는 사막이 많지요. 척박하기 이를 데 없는 이스라엘 땅을 두고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고 부를 정도였으니, 그 사람들이 얼마나 황량한 사막 속에서 살았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아라비안나이트≫ 있지요? 그게 그 사람들 사는 이야기 아닙니까? 그런데 거기 나오는 이야기들을 읽어보면, 자기들이 사는 사막 이야기보다 다른 이야기가 많습니다. 아름답게 자라는 꽃과 나무 이야기, 풍성하고 아름다운 녹지와 정원 이야기가 무수히 나옵니다. 왜 그럴까요? 그 사람들은 아름다운 자연을 빼앗긴 채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어떤 자연도 가질 수 없는 신기한 화원을 그 모래 위에 만들어 낸 것입니다. ― 이어령(李御寧), ≪말≫(문학세계사, 1988), 174쪽.

영국이란 나라가 날씨 안 좋기로 유명하지요. 태양을 구경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 반면에 이탈리아는 햇볕 좋기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이탈리아 사람들이 그린 그림을 보면 태양광이 별로 없습니다. 그렇지만 오히려 영국 사람들의 그림을 보면 찬란한 태양빛이 많이 나옵니다. 광야에 사는 것, 사막에 사는 것, 결코 행복한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광야를 겪어보지 않은 사람, 사막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꿈을 잘 그리지 못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에서 40년 동안 살면서 눈물에 젖은 빵을 지겹도록 먹었습니다. 그런 열악한 환경에서 살았지만, 그들은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복지에 대한 꿈을 한시도 놓지 않았습니다. 그랬기에 그들은 그 고난을 견딜 수 있었습니다. 요한도 광야에서 살면서 하나님 나라에 대한 소망을 가질 수 있었고, 예수님도 광야에서 기도하시면서 하나님 나라에 대한 확실한 청사진을 그릴 수 있었습니다.

■ 광야에 길을 낼 사람은?

이번 주 수요일에 대통령 선거가 있지요. 전에 말씀드렸던 내용이지만 한 번 더 말씀 드립니다. 이번에는 많은 사람들이 선거에 관심이 있는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만, 간혹 이런 말을 듣습니다. “다 거기서 거긴데, 이 사람이나 저 사람이나 누가 하면 어때?” 이건 큰일 날 소리입니다. 선거란 나라 살림을 관리할 일꾼을 뽑는 일인데, ‘나라 살림’ 하니까 ‘내 살림’과는 별로 관계없는 남의 일인 것 같지요? 아닙니다. 천만의 말씀입니다. 선거는 ‘내 살림’을 관리할 사람을 뽑는 일입니다. 올해 국민 한 사람이 내는 세금이 얼마인지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갓난아기까지 1인당 535만원입니다. 네 식구라면 한 집에서 내는 세금이 2천만 원이 넘습니다. 가난한 집이라고 하더라도 한 집에서 최소 1천만 원은 낼 겁니다. 세금이 소득세가 전부가 아니잖아요? 우리가 라면 한 봉지, 껌 한 통을 사 먹을 때도 거기에 다 세금이 붙어 있습니다. 여러분이 1년에 국가에 내는 세금이 그만큼 많습니다. 이 큰돈을 관리할 일꾼을 뽑는데, 아무나 뽑아요? 피땀 흘려 번 돈 몇 천만 원을 던져놓고, 아무나 관리해라, 할 수 있습니까? 안 되지요.

이렇게 5년 동안 세금 꼬박꼬박 내고 겨우 한 장 얻는 게 대통령선거 투표권입니다. 그런데 어디서 무료시식권 한 장 얻으면 소중히 간직하면서도 투표권은 그냥 버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떤 분이 그러더군요. “이런 사람은 ‘밥통’입니다. 밥통 같은 국민은, 남의 밥이 돼도 할 말이 없습니다.” 투표지 한 장 가치가 얼마인지 아십니까? 무려 4,500만원입니다. 아닌 것 같습니까? 우리나라 내년 예산이 350조 쯤 됩니다. 5년이면 1,800조 원이지요. 상상도 잘 안 되는 어마어마한 돈입니다. 이걸 4천만 유권자로 나누면 표당 4,500만 원입니다. 이거 장난이 아니지요? 반드시 투표하셔야 합니다.

■ 맺는 이야기

자, 그럼 누구를 뽑을 것인가, 제가 이 말을 하면 선거법 위반이기도 하고, 교회에서 그런 이야기 하는 것도 좋은 일이 아니기 때문에 지목은 하지 않겠습니다만, 이 시간에 한 가지 기준은 좀 말씀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 나름대로 기준을 가지고 계시겠지만, 참고로 들으시면 좋겠습니다. 귀가 따갑도록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대한민국을 ‘하나님의 나라’로 만들 수 있는 적임자를 뽑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자는 것은 이 나라를 기독교 국가로 만들자는 말이 아닙니다. 모든 백성들이 귀한 하나님의 자녀로서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동등하게 대접 받으면서 사는 나라가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하나님 나라를 만드는 것에 대해서 이사야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모든 계곡은 메우고, 산과 언덕은 깎아 내리고, 거친 길은 평탄하게 하고, 험한 곳은 평지로 만들어라”(이사야서 40:4). 이건 토목공사를 하라는 소리가 아닙니다. 부자들은 좀 내놓고, 그걸 가지고 가난한 사람들을 좀 더 배려해라, 그 이야기입니다. 자, 그럼 대선 이야기로 돌아가서, 누가 이 일을 잘 해낼 수 있겠는지 잘 판단하셔야 합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괴테가 그랬다고 하지요?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과는 인생을 논하지 마라.” 오늘의 주제와 관련시켜서 말하면 이런 겁니다. 광야를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광야에서 고생하면서 사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고생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고생이 뭔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 판단은 여러분이 하시기 바랍니다. 아무쪼록 이번 대통령선거에는 한 분도 빠짐없이 투표를 해서, 여러분의 권리와 의무를 다하시고,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 모두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에서 살 수 있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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