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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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16-04-10 13: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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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열왕기상 3:8-9 
설교일 2016-04-10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기념주일 

[오디오파일 듣기/내려받기]

 

■ 성서 본문

 

주님의 종은, 주님께서 선택하신 백성, 곧 그 수를 셀 수도 없고 계산을 할 수도 없을 만큼 큰 백성 가운데 하나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주님의 종에게 지혜로운 마음을 주셔서, 주님의 백성을 재판하고, 선과 악을 분별할 수 있게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많은 주님의 백성을 누가 재판할 수 있겠습니까?”

― 열왕기상 3:8-9

 

■ 들어가는 이야기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지난 한 주간 동안도 얼마나 수고가 많으셨습니까? 우리 주님께서 여러분의 땀방울을 헤아려주시기를, 그리고 머지않아 여러분의 고달픈 삶에 희망의 메시지가 전해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저는 오늘 제 말씀을 드리기 전에 소설을 좀 읽어드릴까 합니다. 장발장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레미제라블’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 세월호 참사 2년

 

한 사나이가 바다에 빠졌습니다. 사나이가 시야에서 사라졌다가 다시 보입니다. 그는 수면 아래로 고꾸라졌다가 다시 떠올랐습니다. 그러면서 살려 달라고 울부짖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그의 소리를 듣지 못했습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바다 한가운데로 배는 거침없이 나아갔습니다. 선원과 승객들 중 그 누구도 물에 빠진 사나이를 보지 못했습니다. 그는 절망에 빠져 울부짖었습니다. 그는 죽을힘을 다해 멀어져가는 배의 돛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나 돛은 점점 멀어져갔고 점점 작게 보였습니다. 그는 방금 전까지만 해도 저 배 위에 있었습니다. 그는 선원이었습니다. 동료들과 함께 갑판을 오고가며, 공기와 햇빛을 누리며 살아 숨 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발이 미끄러지면서 모든 것이 끝났던 것입니다. 그는 깊은 바닷물 속에 떠 있습니다. 거센 물 폭풍이 그를 둘러쌌습니다. 바다는 그를 옭아매었고 물보라는 함성을 질렀고 파도는 그를 때렸고 물결은 그를 삼켰습니다. 물속에 잠길 때마다 그는 어두운 벼랑을 보았습니다. 무시무시한 해초가 그를 잡아당겼습니다. 사악한 대양은 그를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이 그에게는 증오스러웠습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싸웠습니다. 사력을 다해 헤엄쳤습니다. 그렇지만 배는 저 멀리 수평선에서 점점 작아지고 있습니다. 구름이 걸린 하늘에는 새가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마치 천사가 날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그 천사들이 하늘을 날며 노래하는 동안, 그는 죽어 가고 있습니다. 캄캄한 밤이 되었습니다. 그는 몇 시간째 허우적거리고 있습니다. 그나마 몸에 남아 있던 힘도 이제 소진되었습니다. 사람들이 타고 있던 저 배는 흔적 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의 몸은 차갑게 굳어 갔습니다. 그는 속으로 외쳤습니다. ‘아무도 없구나. 나는 죽는구나. 하나님, 하나님은 도대체 어디에 계십니까?’ 광활한 바다를 향하여 소리쳤지만, 물결과 해초와 암초에 대고 절규했지만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폭풍에 애원했지만, 폭풍조차도 아무런 대답을 주지 않았습니다.

 

■ 솔로몬의 기도

 

암흑과 안개, 거센 파도와 고독 속에서 그는 공포와 피로에 무너져 갔습니다. 그 누구도 그를 구해 주지 않는 가운데, 차가운 바닷물이 그를 마비시켰습니다. 온몸에 경련이 일어났습니다. 그는 이제 죽음을 받아들입니다. 그렇게 몸을 내맡깁니다. 허탈해집니다. 그리고 깊은 심연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 빅토르 위고(베스트트랜스 역), ≪레미제라블 한영합본(전10권)≫(더클래식, 2012), 264쪽부터 각색. 작가 빅토르 위고가 장발장의 운명을 묘사한 대목입니다. 사람이 바다에 빠졌으나 그 누구도 구해주지 않을 때의 상황을, 꼭 자기가 바다에 빠져본 경험이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그렸습니다. 저는 이 글을 읽으면서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무서웠습니다. 우리는 말로만 들어도 이렇게 끔찍한 일을, 2년 전인 2014년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304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세월호에 타고 있다가 실제로 이런 비극을 당했습니다. 그 사람들이 적게는 한두 시간, 많게는 몇 십 시간 동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극심한 공포 속에서 죽어갔을 것입니다. 그 누군가의 사랑하는 아들딸들이 말입니다. 이 이야기는 이쯤 해두고 성경을 봅시다. 다윗의 아들 솔로몬이 왕위에 오르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일입니다. 솔로몬이 산당에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던 날이었습니다. 그날 밤 솔로몬의 꿈에 하나님께서 나타나셔서 물었습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주면 좋겠느냐? 나에게 말해 보거라!” 솔로몬이 대답했습니다. “주님께서는, 주님의 종이요 나의 아버지인 다윗이, 진실과 공의와 정직한 마음으로 주님을 모시고 살았다고 해서, 큰 은혜를 베풀어 주시고, 또 그 큰 은혜로 그를 지켜 주셔서, 오늘과 같이 이렇게 그 보좌에 앉을 아들까지 주셨습니다. 그러나 주 나의 하나님, 주님께서는, 내가 아직 어린 아이인데도, 나의 아버지 다윗의 뒤를 이어서, 주님의 종인 나를 왕이 되게 하셨습니다. 나는 아직 나가고 들어오고 하는 처신을 제대로 할 줄 모릅니다. 주님의 종은, 주님께서 선택하신 백성, 곧 그 수를 셀 수도 없고 계산을 할 수도 없을 만큼 큰 백성 가운데 하나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주님의 종에게 지혜로운 마음을 주셔서, 주님의 백성을 재판하고, 선과 악을 분별할 수 있게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많은 주님의 백성을 누가 재판할 수 있겠습니까?”(열왕기상 3:6-9).

 

■ 하나님의 응답

 

솔로몬의 소원을 듣고 하나님은 무릎을 치면서 기뻐하셨습니다. 이렇게 기특한 왕이 어디에 있단 말입니까? 하나님께서 솔로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스스로를 생각하여 오래 사는 것이나 부유한 것이나 원수갚는 것을 요구하지 아니하고, 다만 재판하는 데에, 듣고서 무엇이 옳은지 분별하는 능력을 요구하였으므로, 이제 나는 네 말대로, 네게 지혜롭고 총명한 마음을 준다. 너와 같은 사람이 너보다 앞에도 없었고, 네 뒤에도 없을 것이다. 나는 또한, 네가 달라고 하지 아니한 부귀와 영화도 모두 너에게 주겠다. 네 일생 동안, 왕 가운데서 너와 견줄 만한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네 아버지 다윗이 한 것과 같이, 네가 나의 길을 걸으며, 내 법도와 명령을 지키면, 네가 오래 살도록 해주겠다”(11-14). 솔로몬은 단 하나, 선과 악을 분별하는 지혜를 구했는데, 하나님은 지혜는 물론, 솔로몬이 구하지 않은 것까지 모두 퍼부어주셨습니다. 자, 우리가 여기서 생각할 것은, 지금까지 이 이야기를 너무 개인적으로 해석했다는 것입니다. 아, 우리가 기도할 때 잘 구해야겠구나, 개인적인 욕심보다는 정의를 구해야겠구나, 그러면 더 큰 복을 받겠구나, 이렇게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솔로몬이 누굽니까? 한 나라의 왕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솔로몬의 소원을 개인의 소원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나라 곧 국가의 이념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을 보면, 솔로몬은 오래 사는 것을 구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솔로몬이 이스라엘을 복지국가로 만들어달라고 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또한 그는 부유하게 해달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경제대국이 되게 해달라고 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는 원수 갚는 것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군사대국이 되게 해달라고 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이런 것들 다 놓아두고 무엇을 구했습니까? 솔로몬은 정의를 구했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같은 쓸데없는 것 대신에 오직 하나님의 나라와 그 의를 구한 것입니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습니까? 정의가 바로 서니까 솔로몬의 나라는 경제적으로 부강하게 되었습니다. 군사적으로도 대국이 되었습니다. 온 백성이 태평성대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 맺는 이야기

 

오늘날 많은 나라들이 경제대국이 되기를 바랍니다. 안보가 튼튼한 군사대국이 되기를 원합니다. 궁극적으로는 복지국가를 꿈꿉니다. 그러나 정의가 없이 군사대국이 되면 깡패 나라가 됩니다. 정의가 없이 경제대국이 되면 타락한 나라가 됩니다. 정의가 없이 복지국가가 된다? 이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아모스 예언자의 말처럼, 공의가 물처럼 흐르고, 정의가 하수 같이 흐를 때 하나님께서는 그 나라를 안보가 튼튼한 나라로, 경제가 왕성한 나라로, 복지가 잘 된 행복한 나라로 만들어주실 것입니다. 그 반대로, 정의가 제대로 서 있지 않으면, 겉으로는 멀쩡한 것처럼 보여도 속으로는 썩은 나라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이 잠시도 편할 수 없는 공포의 나라가 됩니다. 다시 세월호 이야기로 돌아옵니다. 만일 세월호 선장과 책임 있는 승무원들이 선과 악을 분별할 줄 아는 정의로운 마음을 가졌더라면, 수많은 사람들을 살릴 수 있었을 것입니다. 청와대와 중앙정부와 해경 등 국가의 재난관리를 맡고 있는 사람들에게 선과 악을 분별할 줄 아는 정의로운 마음이 손톱만큼이라도 있었더라면 피해가 이처럼 커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아무쪼록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가 세워지기를, 그리고 하나님의 정의가 바로 서기를 바라며 기도하는 저와 여러분 위에, 우리 하나님께서 크나큰 은혜를 내려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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