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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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스가랴서 4:6 
설교일 2016-06-19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기념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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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서 본문

 

6그가 내게 이렇게 말해 주었다.

“이것은 주님께서 스룹바벨을 두고 하신 말씀이다.

‘힘으로도 되지 않고, 권력으로도 되지 않으며, 오직 나의 영으로만 될 것이다.’

만군의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 스가랴서 4:6 ―

 

■ 들어가는 이야기

 

세계 제이차대전이 끝난 뒤 일본의 어느 신문에 시가 한 편 실렸습니다. “지난해엔 아무 일이 없었다. / 지지난해엔 아무 일이 없었다. / 그전 해에 역시 아무 일도 없었다.” ― 다자이 오사무(오유리 역), ≪인간실격/사양≫((주)문예출판사, 2006), 298쪽. 여기서 ‘아무 일’이라고 한 것은 전쟁을 말합니다. 크고 작은 일들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요즘이지만, 감사하게도 지난해에, 지지난해에, 그리고 그 전 해에도 이 땅에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전쟁이 없는 세월이 앞으로도 영원히 이어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 66년 전 전쟁

 

말하기도 싫고 듣기도 싫은 추억이지만, 지금부터 66년 전인 1950년 6월 25일, 이 땅에서는 끔찍한 비극이 일어났습니다. 국가기록원의 통계를 보면, 6.25 전쟁 때 입은 인명피해가 남한 쪽은 민간인 사망 37만, 부상 22만, 실종 38만여 명이고, 군인은 사망 13만, 부상 45만, 실종 2만여 명입니다. 민간인과 군인을 합치면 약 160만여 명의 사상자가 났습니다. 북한 쪽은 민간인 사망 40만, 부상 160만, 실종 68만여 명이고, 군인은 사망 52만, 부상 22만, 실종 9만, 합계 350만여 명이나 됩니다. 당시 남북한 전체 인구가 약 3천만 명쯤인데, 한 집에 한 명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는 얘기입니다. 인명피해뿐만 아니라 산업시설도 엄청나게 파괴되었습니다. 대충 뭉뚱그려 말하면 남쪽은 절반 정도, 북쪽은 90% 정도가 망가졌습니다. 더 심각한 피해는 ‘분단’입니다. 남북 사이에 철조망이 공고하게 쳐져서 양쪽 사이가 완전히 막혀버린 것입니다. 이런 물질적인 분단보다 더 고약한 것은 사상의 분단입니다. 북쪽은 반미 이데올로기가, 남쪽은 반공 이데올로기가 무시무시한 괴물이 되어서 민족의 정신을 삼켜버렸습니다. 이건 민족정서의 블랙홀이 되어서, 그 누구도 벗어나지 못하는 올가미가 되어서 지금까지 온 나라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옳은 말을 해도, 아무리 좋은 성과를 올려도, “너 빨갱이지?” 하면서 덤벼들면 답이 없습니다. 북에서는 “너 친미반동이지?” 하면 그게 쥐약처럼 작용을 하고 있습니다. 아니, 북쪽 사람도 미국 좋아할 수 있지 않습니까? 남쪽 사람이 공산주의 좋아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여러 나라에서 ‘공산당’이라는 정당도 존재하는 마당에, 정치적 성향을 가지고 죄를 묻는다는 것이 얼마나 후진적인 일인지 모릅니다.

 

■ 북에서 온 사람들

 

북한에 살다가 중국을 거쳐 남쪽으로 온 사람들을 일컬어서, 좋은 표현은 아닙니다만, 흔히 ‘탈북자’라고 부르지요. 이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북한에 대해서 일절 좋은 말을 하지 않습니다. 남쪽에 내려왔지만 적응을 하지 못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도 있고, 남한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심지어 이런 말까지 한다고 하더군요. “북에서 굶주릴 때는 그래도 자살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고 싶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놓고 북한에 대해서 좋게 말하는 사람은 극히 드뭅니다. 얼마 전에 우연히 북에서 온 아주머니 한 분을 만나서 잠깐 대화를 했는데 그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북한에서 살던 시절 이야기를 아예 꺼내기 싫어합디다. 그래서 제가 슬쩍 넘겨 짚어봤지요. “그래도 이런 건 괜찮지 않아요?” 하고 물어봐도 펄쩍 뛰며 아니라고 부정합니다. 사람 사는 데가 100% 만족스러운 데가 없듯이 100% 지옥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울 텐데, 이분들은 남쪽에 내려와서 국정원에서 어떻게 교육을 받았는지 모르지만 무조건 남을 찬양하고 북을 비방합니다. 북쪽 사람들이 비록 배는 고프지만 사회제도 자체는 괜찮은 점도 많거든요. 교육비 안 들지요, 병원비 무료지요, 집 사는 데 돈 안 들어도 되지요, 심지어 학생들의 예체능 과외까지 무료입니다. 그런데도 왜 탈북자들은 그런 태도를 보일까요? 우리 정부에서 그분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까딱 잘못 보였다가는 간첩죄로 인생이 끝장날 수도 있습니다. 여차하면 북쪽으로 정보가 흘려가서, 거기 남아 있는 가족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아직까지 남북 사이에 이데올로기 전쟁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말 한 번 잘못했다가 어떤 덤터기를 쓰게 될지도 모릅니다. 사소한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두려울 것입니다. 남한 사회에서 ‘빨갱이’ 소리 들으면 그걸로 끝장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이게 얼마나 큰 아픔입니까?

 

■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남태평양에 가면 ‘피지’라는 조그마한 나라가 있습니다. 인구가 90만 정도니까 정말 작은 나라지요. 주로 관광으로 먹고 살지만, 직업분포로 보면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70% 정도로 가장 많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농사짓는 땅은 96%가 정부나 마을에서 소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개인이 사고 팔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그 땅에서 농사를 지어서 생기는 수익은 공동으로 분배합니다. 농사짓는 사람들이 다 남 밑에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농사를 짓는 셈이지요. 이에 비해서 필리핀이란 나라에서는 열 개 가문의 부자들이 전체 농지의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농민들은 대부분 품팔이를 하는 셈입니다(@yjkim1952 님의 트위터). 농업 분야에 있어서 피지는 공산주의 방식이고 필리핀은 자본주의 방식입니다. 글쎄요, 피지 농민들이 더 행복한지 필리핀 농민들이 더 행복한지 그것을 수치로 비교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어느 쪽 사람들이 더 만족스럽게 살지, 그것은 짐작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튼 성경의 가르침에 더 가까운 것은 분명히 피지 쪽입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하는 취지는, 자본주의는 무조건 옳고 공산주의는 무조건 나쁘다, 이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요즘 여러분은 하루에 몇 시간 주무십니까? 최소한 여덟 시간은 잠자는 시간을 확보하고 계십니까? 그거 잘 안 되지요? 된다면 행복한 줄 아셔야 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잠이 부족합니다. 먹는 문제를 보면, 우리는 적게 먹는 것이 ‘선택사항’입니다. 그러나 북한 사람들에게 그것은 선택이 아닙니다. 어쩔 수 없이 적게 먹어야 합니다. 잠은 어떻습니까? 반대지요.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적게 자야 하지만 북한 사람들에게 잠은 ‘선택사항’입니다. 줄이고 싶으면 줄이면 됩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먹을 것 충분하다는 이유로 북한보다 잘 산다고 자부했지만 뜯어보면 꼭 그런 것도 아니란 얘깁니다.

 

■ 맺는 이야기

 

스가랴서 4:6에서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힘으로도 되지 않고, 권력으로도 되지 않으며, 오직 나의 영으로만 될 것이다.” 우리가 통일을 해야 되는데, 북한을 군사력으로 찍어 누르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경제력으로 압도한다고 될 일도 아닙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됩니까? ‘하나님의 영’으로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영’이란 무엇입니까?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자녀다, 한 형제자매다, 하는 정신입니다. 남과 북이 서로 존중하고 인정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북과 남의 정치인들과 백성들이 이런 마음가짐을 가질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나라에 통일이라는 큰 선물을 주실 것입니다. 주님의 평화가 남과 북에 흡족히 임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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