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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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마태복음서 5:10-12 
설교일 2016-07-03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감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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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서 본문

 

10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은 사람은 복이 있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11너희가 나 때문에 모욕을 당하고, 박해를 받고, 터무니없는 말로 온갖 비난을 받으면, 복이 있다. 12너희는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하늘에서 받을 너희의 상이 크기 때문이다. 너희보다 먼저 온 예언자들도 이와 같이 박해를 받았다.”

 

― 마태복음서 5:10-12 ―

 

■ 들어가는 이야기

 

어느덧 올해의 상반기가 지나갔습니다. 오늘은 지난 6개월을 돌아보고 감사하는 맥추감사주일입니다. 그동안 고생도 많았고 번민도 많았을 줄 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 감사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모이신 여러분에게 하나님께서 큰 복과 은혜를 주시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 공자 마을 사람들

 

한번은 공자님이 제자 자공(子貢)과 이런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자공이 공자님께 여쭈었습니다. “스승님, 온 동네사람들이 모두 좋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 어떻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래? [우선은 기분이 좋을지 몰라도] 반길 일은 아닐세.” 자공이 또 여쭈었습니다. “온 동네사람들이 모두 싫어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어떻습니까?” 공자께서 대답하셨습니다. “그것도 반길 일이 아닐세.” 공자께서 이어 말씀하셨습니다. “동네사람 가운데서 선한 사람들에게 호감을 얻고 악한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는다면 그건 괜찮지.” ― 논어 제 13장 子路. 누군가의 관심과 존경의 대상이 된다는 것, 나아가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멋진 일입니다. 관심을 얻지 못하고 사랑을 받지 못하면 마음에 병이 생깁니다. 그게 심해지면 몸의 병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사람이 ‘모든’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요? 그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공자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 것이지요. 사랑을 받을 만한 사람에게 사랑을 받고, 사랑 받는 것이 오히려 욕이 될 만한 사람으로부터는 사랑을 받지 않는 것이야말로 사람다운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자리에 모이신 여러분이 저를 좋아해주시고 사랑해주신다면 그것은 기쁘고 복된 일이지만, 도무지 돼먹지 않은 불한당들이 저를 좋아하고 떠받든다면 그건 끔찍한 일입니다. 프랑스의 사상가 몽테뉴(Montaigne, Michel De, 1533~1592)도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칭찬해주는 것이 도덕적 행동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그 근거가 너무나 불확실하고 어지럽다. 특히 지금과 같은 무식하고 부패한 시대에는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다는 것은 오히려 모욕이 된다.” ― 미셸 드 몽테뉴(손우성 역), ≪몽테뉴 수상록≫(㈜문예출판사, 2007), 전자책 309/466쪽. 남이 칭찬해준다고 무조건 좋아할 일은 아니라는 겁니다. 특히 무도하고 부패한 사람들이 칭찬해주는 것은 오히려 모욕입니다. 나이가 적든 많든 대부분의 사람들이 칭찬 듣기를 좋아합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예수님에게는 칭찬 받고 악마에게는 미움을 받는 것이 좋은 겁니다.

 

■ 요한 슈트라우스

 

큰 사랑을 받았던 사람 이야기를 하나 하겠습니다. 1899년 여름 어느 날이었습니다. 오스트리아의 빈에서는 요한 슈트라우스의 작품이 연주되고 있었습니다. 공연 도중, 누군가가 지휘자에게 급히 달려와서 귀에 대고 낮은 소리로 말했습니다. “왈츠의 황제께서 서거하셨습니다!” 슈타트파크 가설무대에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던 크렘저는 얼굴이 굳어졌습니다. 그는 곧바로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중단시켰습니다. 수많은 청중들은 일제히 쥐죽은 듯 고요해졌습니다. 얼마 후 ‘아름답고 푸른 다뉴브 강’ 왈츠가 천천히, 그리고 구슬프게 울려 퍼졌습니다. 의자와 벤치에 앉아 있던 청중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모자를 벗어 들었습니다. 그들은 그 이유를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가 세상을 떠난 것입니다. ― 이장직, 《70일간의 음악여행》(도서출판 새터, 1994), 167쪽. 이렇게 왈츠의 황제는 74년의 삶을 마감했습니다. 세상을 떠나면서도 그는 행복했을 것입니다. 공자의 말씀처럼 선한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으니까요. 그가 악한 사람에게 미움을 받았다는 기록은 찾아보지 않았습니다만, 슈트라우스를 비난하고 미워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했을 겁니다. 어쨌든 요한 슈트라우스는 자신의 음악을 아끼고 존중해주는 사람들로부터 극진한 사랑을 받았으니, 복 있는 사람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 마르틴 루터 킹

 

이번에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미국의 인권운동가 마르틴 루터 킹(Martin Luther King, Jr) 목사는 1968년 4월 4일 암살되었습니다. 1964년에는 노벨 평화상도 받은 바 있지요. 킹 목사가 암살된 직후 168개 이상의 도시의 빈민가에서 폭동이 일어났습니다. 백악관 근처까지 불길이 번졌습니다. 남북 전쟁 이후 처음으로 연방군이 연방 청사를 지키기 위해 소집되었고, 경찰과 군대, 방위군으로 이루어진 병력이 빈민가를 점령했습니다. 폭동의 결과 46명이 사망하고 21,000명 이상이 부상당했으며 2만 명이 수감되었습니다. 킹 목사가 암살된 19일 후 컬럼비아 대학의 학생들은 다섯 개 대학 건물을 점거했고, 경찰은 이들을 잔혹하게 진압하여 150명 이상이 중상을 입고 700여 명이 체포되었습니다. ― 오현철, ≪시민불복종―저항과 자유의 길≫(책세상, 2001), 64쪽. 미국은 인권의식이 높은 나라다, 그렇게 우리가 알고 있지만, 사실은 이처럼 엄청나게 많은 피를 쏟은 이후에야 인권 선진국이라는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마르틴 루터 킹 목사가 살아 있을 때보다 그가 죽은 뒤에 더 많은 피를 흘린 셈입니다. 킹 목사는 빈민들과 흑인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부자들과 권력자들 편에서 볼 때 그는 눈의 가시였을 것입니다. 죽이고 싶도록 미워하는 사람들이 있었으니까 암살로까지 이어졌겠지요. 그 당시의 사회적 대립상황에서 그는 갈등의 원흉이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악조건 속에서 결국 그는 승리했습니다. 인종차별을 금기시하는 현대의 인권 관점에서 보니 그는 선각자였고 위대한 인물이었습니다. 킹 목사는 공자의 말대로 선한 사람들에게는 사랑을 받고 악한 사람들에게는 미움을 받은 전형적인 인물이었습니다. 만일 킹 목사가 흑인과 권력자 양쪽 모두의 사랑을 받고자 했다면 역사적인 변혁은 없었을지 모릅니다.

 

■ 맺는 이야기

 

이해인 수녀 잘 아시지요.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시인입니다. 이분의 시를 하나 읽어드리겠습니다. ― 사람들로부터 사랑도 많이 받았지만 / 미움도 더러 받았습니다. / 이해도 많이 받았지만 / 오해도 더러 받았습니다. / 기쁜 일도 많았지만 / 슬픈 일도 많았습니다. / “결국 모든 일이 다 소중하고 필요했습니다.” / 선뜻 이렇게 고백하기 위해서 / 왜 그리도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요? ― 이해인, 「하찮은 일도 기도의 샘물에」 중. 이해인, 《두레박》(분도출판사, 1988), 24쪽. 한평생 하나님만 섬기며 살았고, 인간적인 즐거움이라면 그저 시 쓰는 것 하나였던 것으로 저는 알고 있는데, 이런 분도 미움 받았던 일을 고백합니다. 모든 사람으로부터 사랑 받겠다는 욕심을 버리십시오.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예수님께서 여러분을 사랑해주신다면 그것보다 더 큰 영광과 행복은 없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감사한 일입니다. 그리스도의 평화가 여러분과 영원토록 함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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