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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똑똑이와 속똑똑이

by 마을지기 posted Jul 3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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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누가복음서 22:17-19
설교일 2016-07-31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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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서 본문

 

그리고 잔을 받아서 감사를 드리신 다음에 말씀하셨다. “이것을 받아서 함께 나누어 마셔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이제부터 하나님의 나라가 올 때까지, 포도나무 열매에서 난 것을 절대로 마시지 않을 것이다.” 예수께서는 또 빵을 들어서 감사를 드리신 다음에, 떼어서 그들에게 주시고 말씀하셨다.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주는 내 몸이다.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억하여라.”

 

― 누가복음서 22:17-19 ―

 

■ 들어가는 이야기

 

올여름 무더위가 절정에 이른 것 같습니다. 이 폭염 가운데서 우리 교회에서는 어제부터 여름성경학교가 열리고 있습니다. 참여하는 어린이들과, 땀 흘리는 교사들과, 이 일을 위해 기도하는 여러분 모두에게 하나님의 크나큰 은총이 소나기처럼 임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지금 드리는 이 예배도 성경학교 일정 가운데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오늘은 평소보다 좀 짤막하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까 합니다.

 

■ 왕 기억력

 

이번 여름성경학교 주제가 “예수님을 기억하고 예수님처럼 살아요!”입니다. 예수님을 기억하자고 했는데, 여러분은 기억력이 좋으십니까? ‘기억력’ 하니까 이런 이야기가 생각이 납니다. 어떤 사람이 자신 있게 말했습니다. “나보다 기억력 좋은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 “얼마만큼이나 되시는지?” “나는 전화번호부 세 페이지에 나오는 이름을 다 외운다고요.” “아, 그래요? 어디 좀 외워보시지요.” “김영자 김영자 김영자….” ― 김진배, 《3초마다 한번씩 웃음이 터지는 책》(보성출판사, 2000), 49쪽 인용 편집. 오래 전에 어떤 여성을 만났습니다. 그분과 통성명을 하면서 나눈 대화입니다. “실례지만 성함이 어떻게 되지요?” “성은 무엇인 것 같습니까? 흔한 성인데….” “김 씨요.” “맞았습니다. 그럼 이름은 무엇일까요? 이름도 흔한 것인데….” “영자 씨요?” “맞았습니다. 제 이름은 김영자입니다.” 요즘 아이들 가운데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만, 예전에는 꽤 흔한 이름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전화번호부를 안 씁니다만, 그때는 두툼한 책에 전국의 전화 가입자 이름을 다 실었었지요. 거기 보면 실제로 ‘김영자’라는 이름이 서너 페이지는 나왔습니다. 이건 그냥 웃자고 하는 이야기지만, 예전에 TV 같은 데 보면 기억력 좋기로 소문난 사람들이 일정 시간 안에 명단을 외워서 줄줄 말하는 프로그램도 있었습니다.

 

■ 무엇이 중요한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있었습니다만, 최근에는 책으로 된 전화번호부를 본 적이 없습니다. 이게 왜 사라졌을까요? 사람들이 안 쓰니까 그렇겠지요. 이제는 전화번호 안 외워도 됩니다. 저도 한때 전화번호 수백 개 정도는 외우고 있었지만, 지금은 열 개도 못 외웁니다. 휴대폰에서 전화번호 리스트를 열면 1천 명이 넘는 사람들의 전화번호와 기본정보들이 다 들어 있습니다. 굳이 기억하고 있지 않아도 됩니다. 전화번호야 그렇다고 치더라도 기억력이 떨어지면 불편한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 사람이 나이가 들어갈수록 ‘건망증’이 올까봐 걱정을 많이 하지요. 건망증 이야기를 하나 하겠습니다. 어떤 사람이 나이가 들어서 기억력이 점점 감퇴되는 것이 무척 마음이 쓰였습니다. 마침 기억력을 증진시켜준다는 강좌 이야기를 듣고 거기에 찾아가서 기억력 강화 훈련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그는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발휘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여보, 당신이 한 주에 한 번씩 장을 봐오잖소? 이제부터는 내가 하겠소.” 그는 아내가 또박또박 적어놓은 마흔 개나 되는 품목의 쇼핑리스트를 살펴보고는 보란 듯이 그것을 찢어버렸습니다. 금방 그 품목들을 줄줄 외웠기 때문이지요. 그날 집에 돌아왔을 때 아내가 물었습니다. “장 봐왔어요?” 그 순간, 그는 그만 어안이 벙벙해지고 말문이 막혀버렸습니다. 장보는 일을 까마득히 잊은 것입니다. 그러니 물품 목록 아무리 외우면 뭐합니까? 이런 사람을 가리켜서 옛 어른들은 ‘헛똑똑이’라고 불렀습니다. 세상에는 쓸데없는 것 외운다고, 정작 꼭 필요한 것을 잊어버리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 늙어서만 죽는 사람들

 

지금부터 400여 년 전에 프랑스의 사상가 몽테뉴라는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당시에 브라질 사람들이 상당히 오래 산다고 소문이 났답니다. 그 사람들은 병들어 죽는 일이 거의 없고 늙어서만 죽는다는 거예요. 그 원인이 뭘까요? 사람들은 브라질이 공기가 맑고 조용한 나라여서 그렇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몽테뉴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몽테뉴가 생각한 원인은 뭘까요? 그것은 그 사람들이 학문도 없고, 법도 없고, 임금도 없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기억할 필요가 없이 단순하게 살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입니다. ― 미셸 드 몽테뉴(손우성 역), ≪몽테뉴 수상록≫((주)문예출판사, 2007), 전자책 116/465쪽. 억지로 공부하지 않아도 되니까 당연히 억지로 외우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니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얘긴데, 글쎄요, 딱 잘라서 ‘공부 안 해서 건강하다!’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쓸데없는 것을 기억하느라고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으면 건강해지는 것은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 맺는 이야기

 

자, 그런데 이번 성경학교에서는 ‘예수님을 기억하자’고 합니다. 전화번호 이야기 다시 잠깐 하지요. 여러분의 전화기에는 몇 사람의 전화번호가 입력되어 있습니까? 예를 들어 100명이라고 합시다. 그렇다면 전화기만 잘 간직하고 다니면 그 사람들 번호 100개를 기억하지 않아도 되잖아요. ‘전화기를 꼭 가지고 다닌다!’ 이것 한 가지만 기억하면 전화번호가 100개를 넘어서 천 개라고 해도, 만 개라고 해도 기억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게 바로 지혜에요. 우리가 단 한 가지, 예수님만 기억하고 따르면 나머지 수십만 수백만 지혜를 기억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주 단순하게 살 수 있습니다. 전혀 스트레스 받지 않고 살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남들보다 훨씬 가치 있게 살 수 있습니다. 얼마나 멋집니까? 오직 예수님만 기억하고, 예수님을 따라서 사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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