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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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08-07-27 13: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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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요한복음서 7:37-39 
설교일 2008-07-27 
설교장소 구미안디옥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 성서 본문

내가 돌아올 때에는, 보니, 이미 강의 양쪽 언덕에 많은 나무가 있었다. 그가 나에게 일러주었다. “이 물은 동쪽 지역으로 흘러 나가서, 아라바로 내려갔다가, 바다로 들어갈 것이다. 이 물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 죽은 물이 살아날 것이다. 이 강물이 흘러가는 모든 곳에서는, 온갖 생물이 번성하며 살게 될 것이다. 이 물이 사해로 흘러 들어가면, 그 물도 깨끗하게 고쳐질 것이므로, 그 곳에도 아주 많은 물고기가 살게 될 것이다. 강물이 흘러가는 곳이면 어디에서나, 모든 것이 살 것이다. 그 때에는 어부들이 고기를 잡느라고 강가에 늘 늘어설 것이다. 어부들이 엔게디에서부터 에네글라임에 이르기까지, 어디에서나 그물을 칠 것이다. 물고기의 종류도 지중해에 사는 물고기의 종류와 똑같이 아주 많아질 것이다. 그러나 사해의 진펄과 개펄은 깨끗하게 고쳐지지 않고, 계속 소금에 절어 있을 것이다. 그 강가에는 이쪽이나 저쪽 언덕에 똑같이 온갖 종류의 먹을 과일 나무가 자라고, 그 모든 잎도 시들지 않고, 그 열매도 끊이지 않을 것이다. 나무들은 달마다 새로운 열매를 맺을 것인데, 그것은 그 강물이 성소에서부터 흘러 나오기 때문이다. 그 과일은 사람들이 먹고, 그 잎은 약재로 쓸 것이다.”

〈에스겔서 47:7-12〉

명절의 가장 중요한 날인 마지막 날에, 예수께서 일어서서, 큰 소리로 말씀하셨다. “목마른 사람은 다 나에게로 와서 마셔라. 나를 믿는 사람은, 성경이 말한 바와 같이, 그의 배에서 생수가 강물처럼 흘러나올 것이다.” 이것은, 예수를 믿은 사람이 받게 될 성령을 가리켜서 하신 말씀이다. 예수께서 아직 영광을 받지 않으셨으므로, 성령이 아직 사람들에게 오시지 않았다.

〈요한복음서 7:37-39〉


■ 들어가는 말씀

요 며칠 사이에 물난리가 나서 여러 사람이 죽거나 다쳤습니다. 물 때문에 피해를 입은 분들과 물 때문에 죽은 분들의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물이란 본디 목마름을 해소해주고, 생명을 살리고, 뜨거운 것을 식혀주는 중요한 구실을 하는 것인데, 물이 한번 화가 나면 그 피해는 정말 무섭습니다. 이런 일을 통하여 우리는 물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고,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파괴하지 않기 위해 더 조심하며 살아야 하겠습니다.

오늘은 물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성경에서는 물을 매우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실 때,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어둠이 깊음 위에” 있었습니다. 그때 “하나님의 영은 물 위에 움직이고” 계셨습니다. 하나님은 물에서부터 세상을 창조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도 사실은 물에서 나왔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인간이 형성되는 최초의 시기인 수정란 때는 99퍼센트가 물입니다. 막 태어났을 때에는 90퍼센트, 완전히 성장하면 70퍼센트, 죽을 때에는 약 50퍼센트 정도가 됩니다. 그렇게 인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거의 물 상태로 살아갑니다.” ― 에모토 마사루(양억관 역), 《물은 답을 알고 있다》(나무심는사람, 2002), 13쪽.

예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나를 믿는 사람은, 성경이 말한 바와 같이, 그의 배에서 생수가 강물처럼 흘러나올 것이다”(요한복음서 7:38). 우리는 물에서 나왔고, 우리 자체도 거의 물로 이루어졌는데, 거기서 그칠 것이 아니라, 우리 속에서 또 물이 나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제자라면 우리 배에서 생수가 강물처럼 흘러나와야 합니다. 그래서 그 물로 많은 사람들의 갈증을 해소하고, 뜨거운 것들을 식히고, 온갖 생명들에 생기를 주어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세상의 물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하셨고,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하셨는데, 여기에다가 하나 더 붙여서 “너희는 세상의 물이다” 하고 말씀하신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물이 되어야 하겠는가, 다른 것 필요 없습니다. 그냥 물이 되면 됩니다. 그렇다면 물은 어떤 성격을 가졌는가, 이것만 짚어보면 되겠지요.

■ 물은 값이 없습니다.

요즘은 물 값이 상당히 비쌉니다. 나라에 따라서는 기름 값보다 비싼 곳도 있습니다. 그러나 원래 물이란 공기와 마찬가지로 값이 없습니다. 누구나 마시고 이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제가 어릴 때 우리 마을에 상수도가 들어왔는데, ‘수도요금’이란 것을 내야 한다고 듣고는 상당히 황당했었습니다. 그러나 이른바 ‘도시’라고 해서 좁은 땅에 많은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다 보니까, 물이 오염이 돼서 물을 그냥은 마실 수 없게 된 것이지요. 그래서 정부에서 상수도제도를 만들어서 최소한의 운영비만 받고 오염된 물을 소독해서 공급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런 물 공급기관을 최근에 사유화한다고 해서 좀 걱정입니다.

이사야서 55장 1절에 보면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 모든 목마른 사람들아, 어서 물로 나오너라. 돈이 없는 사람도 오너라. 너희는 와서 사서 먹되, 돈도 내지 말고 값도 지불하지 말고 포도주와 젖을 사거라.” 예수님도 말씀하셨습니다. “목마른 사람에게는 내가 생명수 샘물을 거저 마시게 하겠다”(요한계시록 21:6). 정부에서는 최소한의 비용을 받고 물을 공급하지만,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을 향하여 봉사를 하면서 돈을 받으면 안 된다는 말입니다.

시인 박철이 〈그대에게 물 한 잔〉이라는 시를 썼습니다. “우리가 기쁜 일이 한두 가지이겠냐마는 / 그 중의 제일은 / 맑은 물 한잔 마시는 일 / 맑은 물 한잔 따라주는 일 / 그리고 당신의 얼굴을 바라보는 일.” ― 박철의 시 〈그대에게 물 한잔〉 전문. 안도현, 《100일 동안 쓴 러브레터 2》(태동출판사, 2004), 92쪽. 우리에게 기쁜 일 가운데 하나가 “맑은 물 한잔 따라주는 일”이라는 것이지요. 물론 ‘공짜로’ 말이지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이웃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습니다만, 물 한잔 따라주듯이, 크게 힘쓰지 않고도, 돈이 없어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있습니다.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들이 얼마든지 많습니다. 제가 여기서 일일이 열거하지는 않겠습니다만, 그리스도인이라면 날마다 이런 일을 찾아야 합니다. 지난 수요일 성경공부를 하면서 어떤 분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저는 하루에 한 가지씩이라도 직장 동료들을 위해서 봉사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습니다.” 얼마나 아름다운 고백인지 모릅니다.

■ 물은 차별하지 않습니다.

마태복음서 5장 45절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악한 사람에게나 선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해를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사람에게나 불의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비를 내려주신다.” 하나님께서 착한 사람에게만 비를 내려주시고, 나쁜 놈들은 목말라 죽게 하시면 참 좋겠는데, 하나님은 그런 분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물이라는 것은 선한 사람에게나 악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필요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요즘 논에 벼가 한창 잘 자라고 있지요. 이즈음이면 논에는 벼와 함께 사는 것들이 많기도 합니다. 크고 작은 개구리들이 버글거립니다. 그런가 하면 개구리를 노리는 물뱀들이 느닷없이 벼 포기 사이를 헤엄칩니다. 하루살이나 작은 날것들이 볏잎 뒤에 붙어서 밤을 기다리고, 그것들이 걸려들기를 기다리며 볏잎과 볏잎을 연결해서 줄을 쳐놓은 물거미가 몸을 숨기고 있습니다. 피를 빨아먹을 농부의 다리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며 거머리가 물속에 웅크리고 있습니다. 우렁이가 꿈지럭거리며 물속을 기어 다닙니다. 물방개가 매끄러운 몸뚱이를 뒤뚱거려가며 헤엄칩니다. 소금쟁이가 미끄러지듯 물 위를 달립니다. 조정래, 《태백산맥 5》(한길사, 1993), 254쪽.

물속에 거머리들이나 물뱀들이 없다면 농부들이 일하기가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물속에 개구리나 우렁이나 물방개만 살게 하신 것이 아니라, 거머리나 물뱀들까지 함께 살게 하셨습니다. 그런 것들도 다 필요하니까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이처럼 물이란 것은 모든 생명에게 필요한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섭리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이웃을 향하여 선행을 할 때, 선한 이웃만 골라서 하면 안 된다는 것이지요. 하나님께서 악한 사람에게도 물을 공급해주시듯이, 우리도 악한 사람에게도 선행을 해야 합니다. 마태복음서 5장 46-48 말씀입니다. 46“너희를 사랑하는 사람만 너희가 사랑하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 세리도 그만큼은 하지 않느냐? 47또 너희가 너희 형제자매들에게만 인사를 하면서 지내면, 남보다 나을 것이 무엇이냐? 이방 사람들도 그만큼은 하지 않느냐? 48그러므로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 같이, 너희도 완전하여라.”

■ 물은 아래로 흐릅니다.

이현주 목사님이 예수님에 대해서 이런 시를 썼습니다. “그에게는 돌아갈 집이 없는 대신 / 찾아갈 집이 가는 데마다 있었다. / 그는 흐르는 물과 같았다. / 자기보다 더 낮은 곳이 있으면 / 시각을 다투어 그리로 내려갔다. / 그리하여 그는 언제나 맨 아래에 있었다.” ― 이현주, 《예수와 만난 사람들》(생활성서사, 1999), 20쪽.

예수님을, 흐르는 물과 같았다고 표현했습니다. 항상 낮은 곳을 찾아다니는 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자기보다 더 낮은 곳이 있으면 시각을 다투어 그리로” 내려갔다고 했지요. 예수님께서는 실제로 그렇게 사셨습니다. 그리하여 그분은 언제나 맨 아래에 있었습니다. 너희는 세상의 물이 되어라, 하는 교훈을 직접 몸으로 보여주신 것이지요. 이처럼 세상의 물이 된다는 것은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가는 것입니다.

노자가 ‘도’(道)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노자가 말하는 도란 무엇인가, ‘물이 곧 도’라고 했습니다. 도덕경 8장에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가장 훌륭한 것은 물처럼 되는 것입니다. 물은 온갖 것을 위해 섬길 뿐, 그들과 겨루는 일이 없고, 모두가 싫어하는 [낮은] 곳을 향하여 흐를 뿐입니다. 그러기에 물은 도에 가장 가까운 것입니다. ― 「도덕경」 제 8장. 노자(오강남 편), 《도덕경》(현암사, 2000), 47쪽. 남들이 가기 싫어하는 곳으로 가는 것,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하는 것, 그것이 ‘도’입니다. 그것이 곧 물처럼 되는 것이고, 예수님처럼 사는 것입니다.

■ 맺는 말씀

저는 오늘, ‘물이 되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해서, 물의 성질 세 가지를 말씀드렸습니다. ▶첫째, 물은 값없이 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목마른 사람에게 물 한잔을 대접하듯이, 작은 사랑을 값없이 베푸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둘째, 물은 차별 없이 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선한 사람에게나 악한 사람에게나, 예쁜 사람에게나 흉한 사람에게나, 나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나 나를 미워하는 사람에게나, 똑 같이 베풀어야 하겠습니다. ▶셋째,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남들이 가기 싫어하는 곳으로 내가 가는 것,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내가 떠맡아 하는 것, 그것이 물처럼, 예수님처럼 사는 길입니다.

이제 저와 여러분은, 세상을 향하여 생수를 강처럼 흘려내는 ‘시원한’ 신앙인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1022 사랑하는 동역자 빌레몬에게!
1021 이런 한 해가 되게 하소서!
1020 고 이수천 목사님을 배웅하며
1019 그리스도인의 기초생활(2) - 찬송
1018 호감을 사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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