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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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16-08-28 16: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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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마태복음서 5:23-24 
설교일 2016-08-28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오디오파일 듣기/내려받기]

 

■ 성서 본문

 

그러므로 네가 제단에 제물을 드리려고 하다가, 네 형제나 자매가 네게 어떤 원한을 품고 있다는 생각이 나거든, 너는 그 제물을 제단 앞에 놓아두고, 먼저 가서 네 형제나 자매와 화해하여라. 그런 다음에 돌아와서 제물을 드려라.

― 마태복음서 5:23-24 ―

 

 

■ 들어가는 이야기

 

지난 주간에 처서가 지나자마자 하루 만에 계절이 여름에서 가을로 바뀌었습니다. 누군가가 이런 표현을 하더군요. “이 나라에서는 단 1픽셀의 그러데이션도 없이 계절이 바뀐다.” 컴퓨터 그래픽을 조금이라도 해보신 분이라면 알아차리시겠습니다만, 어제까지는 에어컨을 켜다가 오늘은 히터를 켜야 할 정도로 날씨가 급격하게 바뀌었다는 말이지요. 계절이 바뀌는 이 시기에,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건강을 지켜주시기를, 그리고 더 행복하게 가을을 맞이하게 해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 일의 순서

 

요즘 컴퓨터 없이는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었지요. 컴퓨터의 바탕화면을 보면 대개 사용자의 성품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수십 개의 아이콘을 늘어놓고 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저 같은 경우는 바탕화면에 휴지통 아이콘 하나밖에 없습니다. 시작화면에는 몇 개가 배치되어 있습니다만, 실제로 많이 쓰는 바로가기 아이콘들은 별도로 만든 폴더에 차곡차곡 들어 있습니다. 방법이야 사람마다 다르겠습니다만, 매사가 ‘체계적’이어야 한다는 것은 필수입니다. 제가 늘 쓰는 프로그램(앱)이 5~60개 정도 되는데, 그것들을 아무데나 늘어놓아 두다가는 쓸 때마다 찾느라고 시간이 많이 소비되겠지요. 비효율적입니다. 책이나 물건을 비치해놓고 쓸 때도 그렇습니다. 짜임새 있게 정리를 해놓고 쓰면 필요할 때 적절한 것을 꺼내서 쓸 수 있지만, 그렇게 해놓지 않으면 헷갈려서 혼란이 생깁니다. 예전에 알던 어떤 노인이 있는데, 그 집에 가면 발 디딜 틈새가 없어요. 대문을 열고 마당에 들어서면서부터 뭔가 물건들이 빼곡하게 차 있습니다. 방도 그렇고 부엌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자식들이 집에 와도 자기가 벌려놓은 물건들을 손도 못 대게 합니다. 자기 나름대로는 제대로 둔다고 두는 것인데, 남이 와서 건들면 그때부터는 속수무책일 테니까요. 그것을 탓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만, 세상이 혼자 사는 곳이 아니니까, 남에게 불편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이 문제일 것입니다. 어쨌든 물건을 배치해두는 것에서도 정리와 정돈이 필요하듯이, 우리의 마음을 쓰는 데도 정리정돈이 필요합니다. 그게 안 되어 있으면 사람이 늘 불안하게 되고, 그 여파로 세상만사가 뒤죽박죽이 되기 십상입니다.

 

■ 이산화탄소 조절하기

 

성경을 읽어보면 우리 신앙의 선조들이 얼마나 정리정돈을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모릅니다. 수많은 나날들을 칠일로 잘라서 한 주간을 정하고 하루는 예배드리는 날로 엄격하게 구분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도 열두 지파로 딱 나누어서 서로 협력하며 어울려 살도록 조치했습니다. 이미 모세시절부터 백성들을 열 명, 쉰 명, 백 명, 천 명씩 묶어서 피라미드 통치체계를 만들었습니다. 출애굽기부터 레위기 민수기를 보면 성막이나 성전에서 예배를 드리는 기구나 절차에 대해서도 얼마나 자세하게 정해두었는지 모릅니다. 그만큼 절차가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예수님도 자유분방하신 분인 것 같지만, 사실은 율법에 매우 엄격하셨던 분입니다. 마태복음서 5:18에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천지가 없어지기 전에는 율법은 일점 일획도 없어지지 않고, 다 이루어질 것이다.” 정해진 시스템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말고 철저하게 살라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을 하신 다음에, 매우 중요한 교훈을 하나 주셨는데, 그 말씀이 23절과 24절입니다. “그러므로 네가 제단에 제물을 드리려고 하다가, 네 형제나 자매가 네게 어떤 원한을 품고 있다는 생각이 나거든, 너는 그 제물을 제단 앞에 놓아두고, 먼저 가서 네 형제나 자매와 화해하여라. 그런 다음에 돌아와서 제물을 드려라.” 이것은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분노 다스리는 법’입니다. 불이 났을 때는 불부터 끄는 것이 우선입니다. 원인을 따지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그 다음 일입니다. 하나님의 집에 나올 때 빈손으로 오지 않고 예물을 들고 오는 것, 당연하고도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급한 일이 있다는 것 아닙니까? 불부터 끄라는 말씀입니다. 형제자매 사이에, 부부간에, 부모와 자식 사이에 불이 붙었는데, 그걸 끄지 않고 와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이게 일의 순서입니다.

 

■ 해골은 서랍에

 

우리가 숨을 안 쉬면 몇 분도 안 돼서 죽습니다. 호흡이란 게 무엇입니까? 간단히 말하면 산소를 흡입하고 이산화탄소를 내보내는 것이지요. 그러면 산소와 이산화탄소 가운데 어떤 것이 더 좋은 것입니까? 당연히 산소라고 할 수 있지요. 요즘 뉴스에서 이산화탄소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는 누명까지 쓰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탄산음료가 몸에 해롭다는 말도 많이 합니다. 그렇다면 이산화탄소(CO2)가 없어진다면 좋을까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몸에서 이산화탄소가 없으면 큰일 납니다. 다른 역할도 있겠지만 대표적인 것이, 이산화탄소는 우리 몸을 돌고 있는 혈액의 pH(수소이온지수)를 일정하게 해주는 데 매우 큰 구실을 한다는 것입니다. 영화로도 나왔던 ≪마션≫이란 책을 보면 이런 설명이 나옵니다. “세상의 모든 산소를 다 가져도 CO2가 1퍼센트 이상이면 나른해지기 시작한다. 2퍼센트가 되면 술에 취한 것처럼 몽롱해진다. 5퍼센트가 되면 정신을 차리고 있기가 힘들다. 8퍼센트가 되면 결국 사망에 이른다. 생사를 결정짓는 것은 산소가 얼마나 있느냐가 아니라 CO2를 얼마나 제거하느냐이다.” ― 앤디 위어(박아람 역), ≪마션≫(㈜알에이치코리아, 2015), 전자책 595/939쪽. 무작정 산소만 좋은 것이 아니라 이산화탄소도 반드시 필요한데, 그 농도가 1퍼센트를 넘어서면 안 된다는 말이지요. 우리 마음으로 치면 이산화탄소는 ‘분노’입니다. 분노가 해로운 것이기는 하지만, 사람이 분노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그것도 문제입니다. 그냥 멍청이가 되는 거예요. 유명한 소설 ≪빨강머리 앤≫의 작가인 몽고메리는 목사의 부인이었습니다. 어느 날 한 교인이 몽고메리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언제나 밝고 행복해 보여서 사모님을 만나면 기운이 납니다.” 그날 몽고메리는 일기장에다가 이렇게 썼습니다. “밝고 행복해 보이는 여성 중에 대체 몇 명이나 해골이 득실거리는 서랍을 숨기고 있는 것일까?” ― 루시 모드 몽고메리(김유경 역), ≪빨강머리 앤 2 - 처녀시절≫(동서문화사, 2004), 전자책 755/773쪽. 몽고메리는 분노와 스트레스를 모아두는 서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의 삶을 볼 때 그 서랍은 1% 미만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 맺는 이야기

 

여러분, 살면서 스트레스 많이 받지요? 분노할 때도 많지요? 그러나 그것은 여러분의 삶에서 1% 미만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한쪽에 모아둘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휴지통을 비우듯이 한꺼번에 툭 털어버릴 수 있습니다. 하나님 안에서, 교회에서 그런 훈련을 해야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질식할지도 모릅니다. 예수님과 함께 여러분의 삶을 잘 정돈할 수 있기를, 그래서 언제나 분노를 분리할 수 있기를, 그래서 적절한 때에 그 분노를 털어버릴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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