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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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13-08-04 18:3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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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누가복음서 14:7-11 
설교일 2013-08-04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오디오파일 듣기/내려받기]

■ 성서 본문

예수께서는, 초청을 받은 사람들이 윗자리를 골라잡는 것을 보시고, 그들에게 비유를 하나 말씀하셨다. “네가 누구에게 혼인 잔치에 초대를 받거든, 높은 자리에 앉지 말아라. 혹시 손님 가운데서 너보다 더 귀한 사람이 초대를 받았을 경우에, 너와 그를 초대한 사람이 와서, 너더러 ‘이 분에게 자리를 내드리시오’ 하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면 너는 부끄러워하며 가장 낮은 자리로 내려앉게 될 것이다. 네가 초대를 받거든, 가서 맨 끝자리에 앉아라. 그리하면 너를 청한 사람이 와서, 너더러 ‘친구여, 윗자리로 올라앉으시오’ 하고 말할 것이다. 그 때에 너는 너와 함께 앉은 모든 사람 앞에서 영광을 받을 것이다.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면 낮아질 것이요, 자기를 낮추면 높아질 것이다.”

<누가복음서 14:7-11>


■ 들어가는 이야기

이번 주가 여름휴가의 절정인 것 같습니다. 전국적으로 여행들을 많이 다니는데, 특히 우리 구미는 공단지역이라, 대기업들이 이때쯤을 휴가기간으로 정하기 때문에 도시 전체가 휴가 중입니다. 저는 제가 일하는 방이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곳이기 때문에 휴식을 위해서 특별히 어디로 갈 계획은 없습니다만, 휴가철을 맞이하여 여러분은 각자 가장 편안하다고 생각하시는 방식으로 가장 즐겁게 휴가를 보내실 수 있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오늘은 예수님의 교훈 가운데서 ‘자리 잡는 법’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 초대교회 풍경

요즘에는 ‘마트’라는 게 있어서 시도 때도 없이 가서 장을 봅니다만 옛날에는 닷새에 한 번 장날이 돼야 장이 섰습니다. 장터에 가면 어물전도 있고 포목전도 있고, 온갖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 많은데, 장터에서 가장 시끌벅적한 곳이 ‘약장사’가 있는 곳입니다. 약장사들이 빼놓지 않고 늘 하는 말이 있지요. “애들은 가라!” 하는 말 아닙니까? 정력에 좋다는 약도 팔아야 하니까 요즘 말로 ‘19금’ 내용이 있기 때문에 그렇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데 가면 아이들이 가장 많습니다. 예수님 당시에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예수님이 한번 ‘떴다’ 하면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들었지요. 보기 드문 구경거리입니다. 당연히 아이들이 가장 먼저 달려가겠지요. 그때마다 제자들이 아이들을 내쫓았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어떻게 하셨습니까? “아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막지 마라!” 하셨습니다. 아이들뿐만이 아니라 예수님은 그 어떤 사람이 예수님 앞으로 나아오더라도 막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장애인들도 왔고, 가난한 사람들도 왔고, 여자들도 많이 왔습니다. 이처럼 온갖 사람들이 예수님께 몰려왔지만, 예수님은 그 어떤 사람도 차별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사람을 똑같이 대우해주셨습니다. 아니,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관심을 가져주셨습니다.

문제는 예수님께서 이 땅에서 사라지시고 난 뒤에 일어났습니다.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뒤에 사람들은 ‘교회’라는 것을 세웠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던 사람들이 정기적인 모임을 만든 것이지요. 그런데 이 ‘교회’에서는 공공연하게 차별이 생겨버리고 말았습니다. 사실 예수님의 직계 제자들인 사도들이 모임을 주도할 때만 해도 그런 일이 없었습니다. 다 한 식구처럼 차별 없이 잘 지냈지요. 그런데 교회에 조직이 만들어지고 직제가 생기고 난 뒤부터는 이게 교회인지 세상의 다른 모임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습니다. 야고보가 보니까 기가 막힌 일들이 교회 안에서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어떤 사람이 옷을 잘 빼 입고 손가락에는 금반지를 끼고 들어옵니다. 그러면 안내하는 사람이 그 앞에 가서 공손하게 머리를 숙이면서 좋은 자리로 안내합니다. 이번에는 남루한 옷을 입은 가난한 사람이 들어옵니다. 그러나 안내하는 사람은 아는 척도 하지 않습니다. 그 사람이 뭐라고 말이라도 걸면 “아따, 그 사람 말이 많네. 거 아무데나 가서 앉으시오. 앉기 싫으면 집에 가든가.”

■ 똥구멍 이야기

이게 초대교회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닙니다. 말을 안 하고 표시를 잘 안 해서 그렇지, 요즘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아시면 불벼락이 떨어질 일입니다. 예수님은 모든 사람을 하나님의 자녀라고 부르셨습니다.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라고 가르치셨어요.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른다는 것은 하나님의 아들딸이라는 뜻이잖아요. 예수님 당시에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말을 함부로 쓰면 큰일이 났습니다. 그건 임금만 할 수 있는 표현이었습니다. 예수님이 가르치신 평등정신과 예수님께서 추구하신 평등세상은 파격 중에서도 파격이었습니다. 동화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사람의 몸이 창조되었을 때, 모든 부위가 저마다 대장이 되려고 했습니다. 뇌가 말합니다. “예들아, 내가 모든 신경계를 관장하고 있으니까 대장 자리는 당연히 내 차지야.” 그 말을 듣고 발들이 말했습니다. “웃기는 소리 마. 우리가 있으니까 몸이 서 있을 수 있는 거야. 그러니까 우리가 대장이 되어야 해.” 이번에는 눈들이 말했습니다. “바깥세상의 정보들을 가져다주는 것이 우리이므로 우리가 대장 노릇을 해야 해.” 입이 말했습니다. “다들 내 덕분에 먹고사는 것이니까 나야말로 대장감이지.” 심장과 귀와 허파도 그런 식으로 각기 자기가 대장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똥구멍이 나셨습니다. 자기가 대장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신체 부위들은 코웃음을 쳤습니다. “한낱 똥구멍 주제에 우리를 다스리겠다고?” 그러자 똥구멍이 성깔을 부렸습니다. 잔뜩 오므린 채로 일을 안 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내 뇌는 열에 들떴습니다. 눈은 흐릿해졌습니다. 발은 걷지도 못할 정도로 후들거렸습니다. 손은 힘없이 축 늘어졌습니다. 심장과 허파는 생존하기 위해서 버둥거렸습니다. 결국 모두가 뇌에게 간청해서 대장 자리를 똥구멍에게 주기로 합의했습니다. 신체 부위들은 비로소 각자의 활동을 재개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에 우두머리 노릇을 자청한 똥구멍은 모든 우두머리가 그렇듯이 주로 똥내 나는 골칫거리들을 해결하기에 여념이 없었다는 것이 줄거리입니다. ― 베르나르 베르베르(이세욱 역), ≪웃음1≫(주식회사 멸린책들, 2011), 4%쪽.

■ 쪽팔림 방지

우리 몸뚱이에서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 게 어디 있습니까? 더럽다고 입에 올리기조차 꺼려하는 똥구멍도 얼마나 소중한 기관인지 모릅니다. 그거 망가지면 인생 끝나는 겁니다. 실제 우리 사회에서도 그렇지 않아요? 고위공무원이나 대기업의 정규직 임직원이나 의사, 하면 ‘아, 훌륭한 사람!’ 하지요. 그러나 열악한 곳에서 청소부나 가정부나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사람들을 보면 은근히 무시합니다. 그러나 그런 분들이 하루만 일에서 손을 놓고 있으면 나라는 마비됩니다. 사람으로 치면 똥구멍이 막혀버리는 겁니다. 큰일 납니다. 잘난 사람, 못난 사람, 더 중요한 사람, 덜 중요한 사람이 따로 없습니다. 모든 사람이 소중합니다. 예수님은 그걸 알고 살라고 신신당부하셨습니다. 겸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비유 하나 말씀드리고 제 이야기를 맺겠습니다. 누가복음서 14장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예수님께서 어느 잔칫집에 가셨습니다. 가만히 보니까 어떤 사람들이 서로 윗자리에 앉으려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겁니다. 잔치에서 윗자리가 어디입니까? 주인과 가까운 자리겠지요. 그래서 그들을 보고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누구에게 혼인 잔치에 초대를 받거든, 높은 자리에 앉지 말아라. 혹시 손님 가운데서 너보다 더 귀한 사람이 초대를 받았을 경우에, 너와 그를 초대한 사람이 와서, 너더러 ‘이 분에게 자리를 내드리시오’ 하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면 너는 부끄러워하며 가장 낮은 자리로 내려앉게 될 것이다. 네가 초대를 받거든, 가서 맨 끝자리에 앉아라. 그리하면 너를 청한 사람이 와서, 너더러 ‘친구여, 윗자리로 올라앉으시오’ 하고 말할 것이다. 그 때에 너는 너와 함께 앉은 모든 사람 앞에서 영광을 받을 것이다.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면 낮아질 것이요, 자기를 낮추면 높아질 것이다”(누가복음서 14:8-11). 윗자리에 앉으려고 하다가 쫓겨나서 저 아래로 가는 사람의 얼굴은 어떻겠습니까? 붉으락푸르락 화끈거리겠지요. 왜 그렇습니까? 사람들이 다 쳐다보니까 그렇겠지요. 우리말 비속어로 얼굴을 ‘쪽’이라고 합니다. 사람이 많은 걸 가리켜서 ‘쪽수가 많다’고 하지요. 그래서 얼굴이 팔려서 사람들의 눈총을 받는 것을 ‘쪽팔리다’라고 하는 겁니다. ‘쪽팔리지’ 않게 살려면 낮은 자리고 가야 하는 겁니다. 잘난 사람이나 못난 사람이나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스운 꼴을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 맺는 이야기

여기까지가 오늘 이야기입니다. 세상에 잘난 사람 따로 없고, 못난 사람 따로 없습니다. 저나 여러분이나 우리 모두 귀하고 귀한 하나님의 자녀들입니다. 자기가 잘났다고 스스로 높이는 사람은 쪽팔림을 당합니다. 그러나 스스로 낮은 곳으로, 낮은 자리로 가는 사람은 하나님 앞에서, 그리고 사람 앞에서 귀히 여김을 받을 것입니다. 저와 여러분이 모두 그런 사람들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1022 "내 친구인 너희에게!"
1021 "그분을 두려워하십시오!"
1020 “불을 지르러 왔다!”
1019 "불을 지르러 왔다!"
1018 "기상은 분간할 줄 알면서, 왜?"
1017 "성령께서 가르쳐주실 것이다!"
1016 예수님의 시사논평
1015 은혜 베풀기, 은혜 갚기
1014 추수감사절의 두 남자
1013 보편대우, 선별대우, 특별대우
1012 2020.3.1 온라인예배 실황 영상
1011 우리가 미워해야 할 것들
» 자리 잡기
1009 엄마 집
1008 “일출봉에 해 뜨거든”
1007 아버지가 되면 알게 되는 것
1006 두 아들과 아버지
1005 양을 찾아서
1004 “하나님을 만들어 주십시오!”
1003 저승에 간 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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