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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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10-06-06 13: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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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신명기 30:19-20 
설교일 2010-06-06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기념주일 


■ 성서 본문

나는 오늘 하늘과 땅을 증인으로 세우고, 생명과 사망, 복과 저주를 당신들 앞에 내놓았습니다. 당신들과 당신들의 자손이 살려거든, 생명을 택하십시오. 주 당신들의 하나님을 사랑하십시오. 그의 말씀을 들으며 그를 따르십시오. 그러면 당신들이 살 것입니다. 주님께서 당신들의 조상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주시겠다고 맹세하신 그 땅에서 당신들이 잘 살 것입니다.”

<신명기 30:19-20>


■ 들어가는 말씀

오늘은 환경주일입니다. 환경주일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에 속한 전국의 모든 교회들이 하나님께서 창조해 주신 자연 질서를 보존하고, 그 속에서 살고 있는 모든 생명이 풍성해지도록 함께 생각하며 기도하는 주일입니다. 이런 복된 환경주일을 맞이하여,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 위에 성령의 놀라운 생명력이 언제나 충만하시기를 빕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두 가지 길을 제시하셨습니다. 생명의 길과 사망의 길, 곧 복의 길과 저주의 길 가운데서 하나를 선택하라고 기회를 주셨습니다. 지난 수요일, 여러분도 모두 지방선거에 투표하셨겠습니다만, 선거 결과를 보면서 저는, 하나님께서 아직 우리나라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왜냐하면 이번 선거를 통해서 정치의 생명도 살게 됐고, 사람의 생명도 살게 됐고, 자연의 생명도 살게 됐기 때문입니다.

■ 정치의 생명

먼저, 정치의 생명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정치가 발전하려면 보수와 진보가 균형을 맞추어서 서로 경쟁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쏠림 현상이 좀 심했습니다. 지난 2004년 총선 때는 대통령 탄핵 때문에 열린우리당으로 확 쏠렸었고, 2008년 총선 때는 한나라당이 절대 다수당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대체로 여야가 ― 사실 민주당도 진보 축에 끼기는 어렵지만 비교적 ― 잘 어울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는 지역 색도 상당히 퇴색했습니다. 경상남도에서 진보인사가 도지사로 당선되었는가 하면 호남지역에서도 한나라당 인사들이 꽤 많은 득표를 했지요. 우리 국민들은 어느 지역에서도 한 당이 독주를 할 수 없도록 절묘하게 판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토론과 설득의 정치가 살아날 것 같습니다.

우리 구미지역의 선거결과는 더 예술입니다. 도지사나 시장 선거에서는 지역정서상 아직 쏠림 현상이 있었습니다만, 시의원 선거에서는 혁명을 이룬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 가운데서도 한나라당 후보를 찍으신 분들도 있을 것이고, 야당이나 무소속 후보를 찍으신 분들도 있겠습니다만, 어느 쪽을 찍으셨든지 모두 잘하셨습니다. 지금까지 지방선거에서 구미시의회는 한나라당이 절대다수를 차지했었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과반수에 미달했습니다. 특히 이번 시의원 당선자 가운데서는 진보인사들이 두 사람이나 의회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도량ㆍ원남 지역의 김성현 씨와 인동ㆍ진평 지역의 김수민 씨가 그분들인데, 구미에서도 정책경쟁이 이루어지게 생겼습니다. 구미의 정치도 생명력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건 여담입니다만, 이번 선거에서 신선한 뉴스가 또 하나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서구 다 선거구 구의회 의원 선거 이야기인데, 거기서는 민주당 후보가 둘 다 떨어졌습니다. 거기서 당선자가 두 사람이 나왔는데, 한 사람은 민주노동당 후보이고, 또 한 사람은 이병완 씨입니다. ‘이병완’ 하니까 당장 기억에 잘 안 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얼굴을 보시면 금방 아실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비서실장이었던 분입니다. 나라를 쥐락펴락 하는 위치에 있던 양반이 구의회 의원 후보로 나와서 당선이 되었습니다. 재미있지 않습니까? 이게 풀뿌리 민주주의입니다.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지냈던 사람이 고향에 내려와서 구의원 노릇을 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정치가 생명을 얻어가고 있다는 뜻이지요.

■ 사람의 생명

둘째, 이번 지방선거는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결과가 나왔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세상에 먹고 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전도서 기자가 말합니다. “그렇다. 우리의 한평생이 짧고 덧없는 것이지만, 하나님이 우리에게 허락하신 것이니, 세상에서 애쓰고 수고하여 얻은 것으로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요, 좋은 일임을 내가 깨달았다! 이것은 곧 사람이 받은 몫이다”(전도서 5:18). 그리고 우리 옛 어른들은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것 보는 것이 가장 좋다’고 했지요. 아이들 급식 문제가 곧 해결될 것 같습니다.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은 벌써부터 무상급식을 추진해왔고, 이번에 서울시 교육감이 된 곽노현 당선자도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내년까지, 고등학교도 머지않아 무상급식을 시행하겠다고 했습니다.

서울과 경기에서 무상급식이 실현된다면 우리 지역에서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진보적인 시의원 당선자 두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형곡동 지역에서 당선된 시의원 한 사람에게도 선거 전에 제가 직접 확인했더니,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분은 전에 시의원을 지냈던 사람이라 구체적인 예산확보 방안까지 말해주었습니다. 전에도 말씀을 드렸지만 돈이 없어서 무상급식을 못한 것은 아닙니다.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면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아이들 급식비 걱정은 덜게 됐습니다. 부잣집 자녀든 가난한 집 자녀든 차별 없이 밥을 먹을 수 있게 되었으니, 이 또한 생명이 풍성해지는 일입니다.

■ 자연의 생명

셋째, 이번 지방선거를 통하여 자연의 생명을 살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4대강 공사에 대해서도 전에 몇 차례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4대강 사업은 말이 ‘살리기’이지 실제로는 죽이는 짓입니다. 한민족의 젖줄이자 수천만 년 정기가 서린 4대강을 파 뒤집어서 인공 조형물로 만들겠다고 하는 것은 사람 앞에서뿐만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도 범죄입니다. 지난 주일에 말씀을 드렸던 것처럼, 사람과 자연이 얽히고설켜서 생명을 이루어 나가는 것은 성령의 역사입니다. 직접 공사장에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지금 하는 공사는 자연의 호흡을 막는 공사입니다. 성령을 모독하는 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누구든지 인자를 거슬러서 말하는 사람은 용서를 받을 것이지만, 성령을 거슬러서 모독하는 말을 한 사람은 용서를 받지 못할 것이다.”(누가복음서 12:10). 강바닥을 긁어내고 물길을 바꾸고 콘크리트로 막으면 어떻게 될지는 뻔히 보이지 않습니까? 농민들은 그동안 피땀 흘려 가꾸어 온 삶의 터전을 빼앗기게 생겼습니다. 물이 오염되고, 물고기가 죽어 떠오를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있는 희귀식물 군락지가 소멸되고 말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선거를 통하여 이 일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4대강 반대’를 중심공약으로 내걸고 나섰던 후보자들이 대거 당선되었습니다. 중앙정부에서 아무리 밀어붙이려고 해도 지방정부에서 엄격히 통제하면 이 사업은 계속하기가 어렵습니다. 선거가 끝나고 신문사에서 급히 원고를 좀 써달라고 해서, 저도 이 문제에 대한 의견을 밝혔습니다만, 이미 상당히 진행되고 있는 이 공사를 무작정 멈출 수는 없습니다. 시급히 수습을 해야 합니다. 정부와 여당과 야당과 전문가들과 시민사회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머리를 맞대고 이 문제를 논의해서 부작용 없이 마감해야 합니다.

■ 맺는 말씀

매번 선거를 할 때마다 한쪽은 울상이고, 한쪽은 환호를 했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여당이나 야당이나 양쪽 다 정신을 차리게 되었습니다. 비행기나 새도 양 날개의 균형이 맞아야 하고, 자동차도 양쪽 바퀴가 모두 생생해야 하는데, 이제 우리나라도 진보와 보수가 정책으로 경쟁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정치의 생명이 살고, 사람의 생명이 살고, 자연의 생명이 살게 됐습니다. 여러분이 여당에 표를 던졌든, 야당에 표를 던졌든, 우리 국민 모두가 승리했습니다. 우리는 사망이 아니라 생명을 택했습니다. 저주가 아니라 복을 선택했습니다. 생명을 택한 저와 여러분 위에, 앞으로도 더 큰 복이 넘치게 되기를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1003 말하는 대로 됩니다!
1002 예수님의 신부
1001 "배에서 생수가 강물처럼"
1000 소음, 말, 말씀
999 기쁘고 흡족한 날
998 복 받는 이의 생활방식(3)―복을 베풀어라!
997 만남과 헤어짐에 대하여
996 "날을 세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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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4 세 가지 밥
993 밤낮으로 부르짖으면
992 교회가 번성하려면
991 자유, 진리, 개혁
990 가장 큰 가르침
989 "주님 안에 굳건히 서 계십시오!"
988 부활절 아침의 사람들
987 "길이길이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 "생명을 택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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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4 예수님처럼 달라져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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