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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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13-07-14 15: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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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잠언 8:9-11 
설교일 2013-07-14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오디오파일 듣기/내려받기]

■ 성서 본문

총명이 있는 사람은
이 모든 말을 옳게 여기고,
지식이 있는 사람은
이 모든 말을 바르게 여긴다.
너희는 은을 받기보다는
내 훈계를 받고,
금을 선택하기보다는
지식을 선택하여라.
참으로 지혜는 진주보다 좋으며,
네가 갖고 싶어하는 그 어떤 것도
이것과 비교할 수 없다.”

<잠언 8:9-11>


■ 들어가는 이야기

어제가 초복이었지요. 이제부터 우리는 그야말로 삼복더위 속에서 살게 됐습니다. 앞으로 한 달이 여름의 절정을 이룰 것입니다. 사나운 무더위가 지나기까지 우리 주님께서 여러분을 지켜주셔서, 몸도 더 건강해지고, 마음도 더 여유로워지고, 영혼도 더 맑아지는, 복된 시간을 이어가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어제 마트에 갔더니 수박이 보통 때보다 상당히 비쌌습니다. 복날이어서 그렇겠지요. 수박을 보면서 생각나는 속담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리스 속담인데요, 이런 말입니다. “여자와 수박은 우연히 선택된다.”

■ 선택의 여정.

번역과정에서 좀 어색해졌겠습니다만, 그 뜻은 아마도 이런 것이겠지요. “여자와 수박은 속을 모르는 채 고르게 된다.” 요즘 마트에서 파는 수박은 공장에서 나온 제품처럼 크기도 비슷하고 맛도 비슷합니다만, 예전에 시장에서 수박을 살 때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잘 고르면 잘 익은 것을 사게 되지만 잘못 고르면 속이 허연, 박 같은 수박을 사게 되지요. 수박 사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어떤 수박을 살 것인가, 어떤 여자(또는 남자)를 고를 것인가, 어떤 직업을 선택할 것인가, 어느 지역에서 살 것인가… 등등, 인생은 선택의 연속입니다. 용혜원 시인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승리하는 사람은 언제나 ‘예’와 ‘아니오’의 선택이 분명하다. 그러나 실패하는 사람은 언제나 ‘예’와 ‘아니오’의 선택이 분명하지 않다. 승리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쓰러지면 언제나 앞을 보지만, 실패하는 사람은 쓰러지면 뒤를 돌아본다. 승리하는 사람의 주머니에는 꿈이 들어 있고, 실패하는 사람의 주머니에는 욕심만 가득하다.” ― 용혜원, ≪아침을 여는 한 줄의 글이 성공을 만든다≫(책만드는집, 2004), 20쪽.

교육이라는 것은 선택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무작정 외우기 잘하는 아이를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청소년기는 선택할 줄 아는 능력을 훈련하는 시기입니다. 훈련을 받는 청소년들은 그 속에서 끊임없이 실수를 합니다. 그래야 정상입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계속해서 잘못을 교정하게 되지요. 그러다가 드디어 선택하는 방법을 익히게 됩니다. ― 위치우위(심규호 유소영 역), ≪사색의 즐거움≫(이다미디어, 2010), 198쪽. 그러나 현실은 어떻습니까? 아이들이 해야 할 선택을 대부분 엄마들이 다 해줍니다. 그러다 보니 청소년기를 다 지나도, 훈련과정이 다 끝나도 선택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는 바보가 되는 것입니다. 어려서부터 잘못된 선택을 한 번도 해보지 않고 살아온 사람은 결정적인 순간에 잘못된 선택을 하여 일생을 망치는 불행을 부를 수도 있습니다. 어른들이, 어린이나 젊은이들을 걱정하여 언제나 바른 선택을 하도록 도와주고 싶겠지만, 그게 오히려 큰 화를 부를 수 있습니다. 잘못된 선택을 스스로 경험하도록 두어야 합니다.

■ 중요한 선택.

‘선택’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햄릿입니다. 《햄릿》은 영국의 작가 셰익스피어가 쓴 작품이지요. 희곡입니다. 이 희곡의 주인공 이름이 햄릿입니다. 덴마크의 왕자이지요. 극중에서 햄릿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독백을 합니다.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어느 쪽이 더 사나이다울까. 가혹한 운명의 화살을 받아도 참고 견딜 것인가, 아니면 힘으로 막아 싸워 이길 것인가.” 극중 내내 고민하던 햄릿은 끝내 복수를 선택했고,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된다는 것이 이 작품의 줄거리입니다. ― 최인호, ≪날카로운 첫키스의 추억≫(여백미디어, 2000), 165쪽. 햄릿은 자신의 사나이다움을 위해서 고민했습니다. 죽는 것과 사는 것, 둘 가운데서 어느 것이 자신의 명예를 위한 일인지를 고민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 이 고민은 썩 멋진 고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나의 사나이다움을 위해서, 나의 명예를 위해서 죽느냐 사느냐 고민하는 것보다는,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세상을 위해서, 아니 적어도 이웃을 위해서 덕이 되는지를 고민하는 것이 훨씬 더 의미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얻을까 하는 고민은 ‘아무나’ 하는 고민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면 무엇을 위해 선택의 고민을 해야 하느냐, 예수님은 ‘그 나라와 그 의를 위해서’ 곧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 고민하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그 고민이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해주셨습니다. 마태복음서 6:24입니다.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한다. 한쪽을 미워하고 다른 쪽을 사랑하거나, 한쪽을 중히 여기고 다른 쪽을 업신여길 것이다. 너희는 하나님과 재물을 아울러 섬길 수 없다.” 여기서 ‘재물’로 번역된 말은 ‘맘몬’(Mammon)입니다. 돈이나 부(富)를 뜻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돈 귀신을 뜻하기도 합니다. ‘자본주의’(資本主義)라는 게 뭡니까? 말 그대로 보면 자본 곧 돈이 주인이고 돈이 정의라는 말입니다. 돈이 주인인 세상과 하나님이 주인인 세상, 이 둘 가운데 어느 것이 제대로 된 세상이겠습니까? 돈은 사람을 노예로 만들지만, 하나님은 사람을 자녀로 삼으셨습니다.

■ 지혜로운 선택.

바비 센더즈라는 사람이 돌고래들을 유심히 관찰했습니다. 그가 보기에 돌고래들은 정말 행복하게 사는 것 같았습니다. 그 원인이 뭘까 하며 주의 깊게 살펴보다가 마침내 결론을 얻었습니다. 돌고래들은 정말 단순하게 산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들은 융자금 갚을 일이 없으니까 그렇게 하루 온종일 마음 편하게 노는 것이다.” ― 바비 샌더즈(윤상운 역), ≪돌고래에게 배운다≫(넥서스BOOKS, 2004), 71쪽. 그래서 그런지 완전한 기쁨을 누리며 보내는 시간이 정말 많다고 합니다. 사람은 어떻습니까? 하루 종일 빡빡한 일정 속에서 삽니다. 근무시간도 정말 깁니다. 여러분은 하루 가운데서 완전한 기쁨을 누리는 시간이 얼마나 됩니까? 걱정근심에서 완전히 해방될 수 있는 시간, 스트레스에서 완전히 놓여날 수 있는 시간, 우리에게는 그런 시간이 꼭 필요합니다. 돈을 들여서라도 확보해야 합니다. 그게 돈보다도 더 귀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주일마다 정성을 다해 예배를 드리는 것, 평일에도 조용히 기도할 곳을 찾아가는 것은 종교적인 헌신의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시간 동안만이라도 세상 짐으로부터 해방되는 엄청난 일입니다.

의자 디자이너 가운데 빌 스텀프(Bill Stumpf)라는 유명한 사람이 있습니다. 워낙 실력이 있는 사람이라, 그 사람은 일을 골라서 합니다. 인터뷰 하는 사람이 그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어떤 기준으로 가구 프로젝트를 선택하십니까?”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내가 작업을 통해서 얻고 싶은 것은 세 가지입니다. 무엇인가 배울 수 있고, 돈도 조금 벌고, 즐겁게 일하는 것입니다. 프로젝트가 이 중 최소한 두 가지는 충족시켜 주어야 계약서에 서명합니다.” ― 로저 본 외흐(박종하 역), ≪상상력의 한계를 부수는 헤라클레이토스의 망치≫(북이십일, 2004), 142쪽. 우리는 흔히 ‘일’ 하면 돈부터 따지지요. 어떤 일이 더 돈이 되는가, 하고 말입니다. 그러나 이 사람은 세 가지를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첫째는 무엇인가 배울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둘째는 돈도 조금 벌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셋째는 즐거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를 다 만족시킬 수 있는 일이라면 더 바랄 것이 없겠지만, 그게 안 된다면 적어도 두 가지는 충족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일을 통해서 이 세 가지 가운데서 몇 가지나 얻으십니까?

■ 맺는 이야기

예수님은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다”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너희 모두 가난하게 궁상떨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돈 귀신을 섬기지 말라는 경고입니다. 돈 귀신은 돈을 가져다줄 수는 있지만, 행복은 가져다주지 못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행복도 가져다주시고 돈도 필요한 만큼 주십니다. 판화가 이철수 씨를 아시지요. 이 양반이 자신의 판화에다가 이런 글을 써놓은 것을 봤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가난하다. 가난한 사람이 다 지혜로운 것은 아니지만.” ― 이철수, ≪밥 한 그릇의 행복 물 한 그릇의 기쁨≫((주)도서출판 삼인, 2005), 156쪽. 부자가 되기 위하여 맘몬 곧 돈 귀신을 섬기는 사람이 많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여기는 넓은 문입니다. 그러나 맘몬은 여러분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돈을 위하여 여러분을 이용해 먹다가 더 써먹을 일이 없으면 여러분을 버립니다. 그렇게 되면 약도 없습니다. 돈도 행복도 다 잃습니다. 가난한 사람이 행복하다고 하시는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좁고 험난한 문이기 때문에 들어가는 사람의 수가 적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여러분을 이용해먹지 않으십니다. 여러분을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끝까지 여러분을 버리시지 않습니다. ‘순간의 선택이 십 년을 좌우한다’지만, 돈 귀신을 섬기면서 그놈의 노예가 될 것인가, 아니면 하나님을 섬기면서 그분의 자녀가 될 것인가, 하는 이 선택은 일생을 좌우합니다. 아니, 영원을 좌우합니다. 아무쪼록 여러분은 돈 귀신이 아니라 주님을 섬김으로써, 지금부터 영원까지 행복한 하나님의 나라에서 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1003 제때에! 알맞게!
1002 알맞은 ‘때’
1001 왜 지혜를 얻어야 하는가?
1000 꼭 필요한 것만 가지자
999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
998 먹구름이 비를 몰고 오기 전에
997 심판을 준비하라!
996 이런 한 해가 되게 하소서!
995 낮아지는 기쁨
994 인생을 즐겨라!
993 지혜 초청 리셉션
992 총명한 사람의 선택
» 선택
990 기쁨을 주는 기쁨
989 짝사랑
988 지혜를 사수하라!
987 가정의 개혁
986 이런 한 해가 되게 하소서!
985 이런 새해가 되게 하소서!
984 이런 한 해가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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