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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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신명기 26:9-10상 
설교일 2016-11-20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감사절 
사용처 1. 20170110 서울 북가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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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서 본문

 

주님께서 우리를 이 곳으로 인도하셔서, 이 땅 곧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주님, 주님께서 내게 주신 땅의 첫 열매를 내가 여기에 가져 왔습니다.’

 

― 신명기 26:9-10상 ―

 

■ 들어가는 이야기

 

입동은 벌써 지났고 내일 모레가 소설(小雪)입니다.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는 절기지요. 해마다 추수감사주일이 지나면 김장을 하는 등 겨울 채비를 하게 되는데, 여러분이 차근차근 준비를 잘 함으로써, 그리고 하나님께서 마음껏 도와주심으로써, 이변 겨울을 그 어느 해보다도 따뜻하게 지내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 시련이 앞길을 막아도

 

제가 어릴 때, 1970년대 이야기입니다. 경남의 거창고등학교 하면 웬만한 사람은 다 아는 유명한 학교입니다. 이 학교에 공부 잘하는 모범 학생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런데 몹시도 가난했습니다. 당시에는 공부 잘하는 고등학생에게 최대의 희망은 외국으로 가서 유학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학생 역시 미국에 가서 공부하는 것이 소원이었습니다. 마침 어느 날 교장이 이 학생을 불렀습니다. “자네, 미국으로 공부하러 갈 생각 없는가?” 이게 웬 떡입니까? 두말할 것도 없이 대답했습니다. “예, 가겠습니다.” “자네도 알다시피, 우리 학교에는,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는 분들이 많아. 자네를 공부시키겠다고 나선 분도 그 중 한 분인데, 모든 학비는 물론이고, 생활까지도 책임져 주시겠다는 거야. 가서 잘 해야 되네.” 이렇게 해서 청년은 벅찬 가슴으로 미국으로 건너갔습니다. 그 독지가의 도움으로 열심히 공부했고,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쳤습니다. 이 청년은 자기에게 이런 기회를 주신 교장 선생님께 한 달에 한 번 정도씩 꼭 편지를 써서 감사의 말씀과 함께 자신의 근황을 알려드리는 것을 잊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소식이 끊어지더니 거의 일 년 가까이나 편지가 없었습니다. 교장이 이리저리 수소문을 해 보았지만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학생을 찾아 직접 미국까지 날아갔습니다. 먼저, 학생을 후원해 준 독지가를 찾았습니다. 그로부터 이야기를 들은 교장은 기가 콱 막혀버렸습니다. 사정은 이랬습니다. 후원자에게는 딸이 하나 있었는데, 오래 전부터 간질병을 앓아 왔습니다. 그는 그 딸이 불쌍해서 교장 선생님께 부탁을 했던 것입니다. 딸의 사정을 모르는 청년을 데려다가 공부를 마치게 한 다음, 사위를 삼을 작정이었습니다. 청년이 대학 공부를 하는 동안에도 그는 그런 사실을 계속 숨겼습니다. 졸업을 하게 되자 청년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사실 내게 과년한 딸이 있는데, 자네가 내 사위가 되어줄 수 있겠나?” 처녀의 얼굴을 잠깐씩 봤기 때문에 숨은 병을 알았을 리도 없고, 여태까지 그렇게까지 자기를 위해 후원해 준 은인의 청인지라 굳이 거절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청년은 기꺼이 그의 사위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신혼 때는 그럭저럭 살았습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아내는 시도 때도 없이 뒤로 넘어가서는 거품을 품어댔습니다.

 

■ 비록 빈 배일지라도

 

여기까지 말한 후원자는 교장에게 사죄를 했습니다. “선생님, 정말 죄송합니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얼마 전에 사위는 딸을 데리고 집을 나가더니 아직까지 행방불명입니다.” 교장은 미국에 사는 제자들을 찾아 수소문하기 시작했습니다. 얼마를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한 제자를 만났는데, 그가 청년의 행방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아내와 함께 어느 해변의 방갈로에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교장은 부리나케 그리로 달려갔습니다. 청년은 그의 아내를 한 쪽에 눕혀 놓은 채, 형편없는 몰골을 하고서는 성경책을 들고 그 곁에 앉아 있었습니다. “이보게, 자네 볼 면목이 없네. 내, 이야기는 대강 들었네만 도대체 어찌된 일인가?” “선생님께서 들으신 대로입니다.” 그리고는 담담하게 설명을 했습니다. “평소 선생님께서는,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언제나 성경말씀 속에서 해답을 찾으라고 말씀하셨지요. 그래서 제가 지금 성경책을 읽고 있는 중입니다.” 청년은 울음을 터뜨리며 말을 계속했습니다. “선생님, 여태까지 저는 이 성경책을 이 잡듯이 샅샅이 뒤지며 세 번씩이나 읽었습니다. 저는 병든 아내를 버려도 좋다는 말이 나오기를 바라면서, 성경책이 닳도록 찾았습니다. 정말로 애타게 찾았습니다. 그랬는데도 그런 말은 고사하고 그 비슷한 말도 없더군요. 그러나 저는 결심했습니다. 저는 결코 제 아내를 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선생님의 말씀이 옳았습니다. 저는 성경 속에서 해답을 찾았습니다. ‘병든 아내를 버려도 좋다’는 말은, 눈에 불을 켜고 찾아도 나오지 않았지만, 성경을 읽을 때마다 제 눈에 띄는 말씀은 이것이었습니다. ― 너는 두려워하거나 낙담하지 말아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의 주, 나 하나님이 함께 있겠다(여호수아기 1:9).” 요즘이야 간질병도 쉽게 고치니까 문제가 아닙니다만, 그때만 하더라도 정말 쉽지 않은 병이었습니다. 그 후 얼마 안 되어 그의 아내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 남자는 전공인 공학을 포기하고 다시 공부해서 의사가 됐다는 말을 들었습니다만, 그 뒤에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릅니다.

 

■ 평범한 일상에서도

 

바울은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데살로니가 5:18)라고 했습니다. 희망에 찬 순간뿐만 아니라 절망적인 순간에도 감사하는 것이 옳습니다. 물론 가슴이 터지고 오장육부가 찢어지듯 아프겠지요. 저 역시 그때도 감사할 수 있을지 장담은 못하겠습니다만, 하나님은 바울의 입을 빌려서, 그러라고 하십니다. 아마 그 말이 맞을 겁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잘못된 것을 가르치지는 않으실 테니까요. 조선 성종의 형인 월산대군(月山大君, 1454-1488)이 이런 시를 지었습니다. “추강(秋江)에 밤이 드니 물결이 차노매라. 낚시 드리우니 고기 아니 무노매라. 무심(無心)한 달빛만 싣고 빈 배 저어 오노매라.” 낚시를 하려고 배를 몰고 나갔지만 아무런 소득이 없이 빈 배로 돌아옵니다. 그러나 달빛이 배에 실렸으니 그 또한 의미 있는 일이 아니냐 하는 시입니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이 인생이라고 하지요. 처음 출발할 때도 빈 배, 돌아올 때도 빈 배니, 변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빈 배에 고기 대신 무심(無心)한 달빛을 실어올 수 있음을 감사할 수 있다면 신선이 따로 없습니다. ‘신선’(神仙)을 기독교식으로 표현하면 ‘성령 받은 사람’입니다.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의 인생일지라도, 사는 동안 하나님의 은혜를 입었다면 성공입니다.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도 성적이 안 오를 수 있습니다. 부지런히 일을 했는데도 돈이 안 벌릴 수 있습니다. 열심히 설득을 했는데도 상대가 조금도 안 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가운데서도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셨다면 감사한 일입니다.

 

■ 맺는 이야기

 

우리 주변에는, 또는 우리 가운데는, 인생이 꼬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사실은 짜증나는 일보다 감사한 일이 훨씬 더 많습니다. 내가 아픈 곳보다 안 아픈 곳이 훨씬 더 많다는 것에 대해서 감사해본 일이 있습니까? 사고가 나는 날보다 안 나는 날이 훨씬 더 많다는 것에 대해서 감사해본 일이 있습니까? 굶는 날보다 먹는 날이 훨씬 더 많다는 것에 대해서 감사해본 일이 있습니까? 짜증 방송국에 채널을 맞추어놓으면 매일 짜증나는 일이 일어납니다. 그러나 감사 방송국에 채널을 맞추어 놓으면 날마다 감사한 일이 넘칩니다. 모든 일에 감사함으로써 신령한 복을 누리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981 “비록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980 “머물러 있어라!”
979 내 인생 광내기
978 어둠의 자식, 빛의 자녀
977 하나 됨, 거기서 나오는 에너지
976 세 가지 기원(바라고 원하고 기도합니다!
975 천사가 되어가는 과정
974 천국의 스마트키
973 진화하시겠습니까, 도태되시겠습니까?
972 구글 신, 야훼 신
971 낭중지추(囊中之錐)
970 폭풍전야, 그리고 평화의 아침
969 그 가운데서 으뜸은 생각입니다!
968 지상천국, 가능한 일일까?
967 청년은 비전을, 노인은 꿈을!
966 주님께 꾸어 드리기
965 피리를 불어도, 애곡을 하여도
964 효도와 성공의 함수관계
963 행복한 부모 되기
962 고통의 원인 제거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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