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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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요엘서 2:15-16 
설교일 2015-02-22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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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서 본문

너희는 시온에서 뿔나팔을 불어라.
거룩한 금식을 선포하고, 성회를 열어라.
백성을 한데 모으고, 회중을 거룩하게 구별하여라.
장로들을 불러모으고, 어린 아이들과 젖먹이들도 불러모아라.
신랑도 신방에서 나오게 하고, 신부도 침실에서 나오게 하여라.

<요엘서 2:15-16>


■ 들어가는 이야기

명절에 복은 많이 받으셨습니까? 아직 못 받으신 분들은 내년 설날이 오기 전에 꼭 듬뿍 받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구약성경 본문인 요엘서에 보니까 뿔 나팔을 불라는 말이 나옵니다. 비상 사이렌을 울리라는 것입니다. 모든 백성을 한 자리에 모으라고 했습니다. 비상소집령이 떨어진 것입니다. 이번 소집에는 예외가 없습니다. 젖먹이들까지 모여야 합니다. 신방에서 깨를 볶던 신랑신부까지 모두 나오라고 했습니다. 위급한 시국이기 때문이었습니다.

■ 통계의 함정

우리가 외출할 때 다 지갑을 가지고 다니지요. 지난달에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도 자료를 보니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지갑 속에 현금을 평균 7만7000원 정도 가지고 다닌답니다. 30대는 8만1000원, 40대는 8만8000원의 현금이 지갑 속에 있고, 60대 이상은 7만 원대가 많았습니다. 연봉이 2000만원 미만인 사람은 4만9000원, 6000만 원 이상은 10만5000원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 한국경제TV 보도. 지금 여러분의 지갑 속에는 현금이 얼마나 들어 있습니까? 이 조사에 동의하실 수 있겠습니까? 요즘은 신용카드를 많이 가지고 다니기 때문에 현금 사용할 일이 많지 않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생각보다 통계 값이 큽니다. 계산하기 좋게 평균 7만원이라고 생각할 때, 100명이면 700만원이지요. 그걸 100으로 나누면 이 값이 나오는데, 이게 현실과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통계에 함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현실은 어떤가, 제가 보기에는 이렇습니다. 100명 가운데 한 명이 600만원을 가지고 있고, 나머지 99명이 100만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평균은 높지만 실제 대다수의 사람들은 1만 원정도 가지고 있는 셈이지요. 국민소득도 그렇습니다. 2만 달러라고 치면 4인 가족 연소득이 어림잡아 8천만 원은 되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어림도 없지요. 소수의 부자들이 대부분의 부를 독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전사 그리스도

미국 버몬트 주 출신 연방 상원의원(무소속)인 버니 샌더스(73)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주 40시간을 일한다면 어느 누구도 가난하게 살아서는 안 된다.” 일하기 싫은 사람이야 상관없지만, 어느 나라에서든지 최소한 하루에 여덟 시간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그 나라 평균수준의 경제생활은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게 현실에서는 그림의 떡입니다. ‘부의 편중’ 때문에 그렇지요. 부자들은 자기들이 가진 것을 가지고 앞으로도 계속 편안하게 살려고 기를 쓸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쪽으로 법률도 만들고 제도도 만들려고 할 것입니다. 그 사람들이 국민들 생각해서 살기 좋은 세상으로 만들어 주기를 기다리는 것은 감나무 밑에 입 벌리고 누워 있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 요행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싸워서 빼앗아야 합니다. 이 일을 위해서 나섰던 유명한 인물이 체 게바라(Che Guevara, 1928.6.14~1967.10.9)입니다. 이 사람은 아르헨티나의 중상류층 백인 가정에서 태어나서 부에노스아이레스 의과대학을 다니던 평범한 청년이었습니다. 그러나 우연히 친구와 함께 오토바이 여행을 하면서 라틴아메리카 사람들의 가난과 고통을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이렇게 편안하게 살 때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는 스물여덟 살 때인 1956년에 쿠바 반정부 혁명군에 들어갔습니다. 의사니까 처음에는 부상병을 치료하는 활동을 했지만 곧 전투에 참가했고, 이 전투에서 큰 활약을 펼쳤습니다. 드디어 혁명군이 전쟁에서 이겼습니다. 그의 활약상을 본 쿠바 최고 통치자 카스트로는 그를 중용하여 외국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립은행 총재, 산업부 장관 등의 중책을 맡겼습니다. 쿠바 국민들의 지지도 대단했습니다. 드디어 1962년에는 총리 자리에까지 올랐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런 권력을 내려놓고 1967년에 볼리비아에서 게릴라 군을 조직하여 싸우다가 정부군에 체포되어 서른아홉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납니다. 사람들은 그를 ‘전사 그리스도’라고 불렀습니다.

■ 예언자 요엘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인 사르트르는 체 게바라를 가리켜 ‘20세기의 가장 완벽한 인간’이라고 극찬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사르트르에게 물어보지 않았고, 관련 글이 있는지 찾아보지도 않았습니다만, 제가 생각할 때 기독교이념이 뿌리를 이루고 있는 사회에서 ‘가장 완벽한 사람’이란 예수님과 가장 흡사한 경우에 붙일 수 있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이 말은 20세기 상황에서 예수님과 가장 비슷하게 살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1930년대에 아르헨티나는 세계 경제순위 7위 정도의 부강한 나라였습니다. 그런 나라에서 부잣집에서 태어나 의사까지 되었으면 남부럽지 않게 살기에 부족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안락한 삶에 안주하지 않았습니다. 이 나라에, 그리고 남미와 아프리카 도처에 고생하며 사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나 혼자서 부유함을 누리고 산다는 것은 참기 힘든 일이다,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이 한 몸을 바치리라, 이런 생각으로 권력과 싸우다가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예수님의 삶의 궤적과 비슷하지 않습니까? 쿠바가 지금 외형적으로 부국은 아니지만 그 나라 사람들은 어느 나라 못지않게 보람을 느끼며 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미국 주도의 자본주의에 반기를 든 것 때문에 미국도 오랫동안 눈엣가시처럼 여겼지만 결국 지난해 말에 미국이 기존의 쿠바 압박정책을 버리고 쿠바와 국교를 정상화할 것을 선언했고, 요즘 한창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쿠바가 이긴 것이지요. 체 게바라가 이겼습니다. 다시 요엘 얘기로 돌아갑니다. 요엘이 어느 시대 사람인지 정확히 규명할 수는 없습니다만, 비교적 경제력이 괜찮았던 아모스 시절이 아니겠는가, 추측해봅니다. 그는 서민경제가 피폐해졌음을 피부로 느끼고 나라가 망했다고 한탄했습니다. 그냥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온 백성이 들고 일어나 회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원래 갓 장가든 신랑은 전쟁에도 내보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요엘은 신랑신부도 신방에서 뛰쳐나오라고 주문합니다. 그만큼 사정이 급박하다는 것입니다.

■ 맺는 이야기

체 게바라는 일기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동지여 그게 비록 꿈일지라도 끊임없이 말하자. 우리의 꿈은 실현 가능한 일이며 가능해야만 하며, 가능할 것이다.” 체 게바라의 꿈은 하나님의 나라였습니다. 빈부의 격차가 해소되는 나라, 누구나 인간 대접을 받는 나라, 열심히 일한다면 누구나 가난하지 않게 살 수 있는 나라, 그런 나라입니다. 우리가 주일마다 교회에 모이는 것은 이 일을 위한 투쟁입니다. 함께 모여서 기도하고 공부하고 뜻을 다질 때, 우리는 이 거대한 맘몬의 세력과 싸워서 이길 수 있습니다. 그 꿈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입니다. 우리가 더 열심을 냄으로써 우리의 꿈이 좀 더 빨리 이루어지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원합니다.

(※ 2015.2.22 구미 한울교회 주일예배 말씀입니다.)

1. 20150224 GumiY.
981 “비록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980 “머물러 있어라!”
979 내 인생 광내기
978 어둠의 자식, 빛의 자녀
977 하나 됨, 거기서 나오는 에너지
976 세 가지 기원(바라고 원하고 기도합니다!
975 천사가 되어가는 과정
974 천국의 스마트키
973 진화하시겠습니까, 도태되시겠습니까?
972 구글 신, 야훼 신
971 낭중지추(囊中之錐)
970 폭풍전야, 그리고 평화의 아침
969 그 가운데서 으뜸은 생각입니다!
968 지상천국, 가능한 일일까?
967 청년은 비전을, 노인은 꿈을!
966 주님께 꾸어 드리기
965 피리를 불어도, 애곡을 하여도
964 효도와 성공의 함수관계
963 행복한 부모 되기
962 고통의 원인 제거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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