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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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15-03-01 14: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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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누가복음서 9:57-62 
설교일 2015-03-01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기념주일 


[오디오파일 듣기/내려받기]

■ 성서 본문

그들이 길을 가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예수께 말하였다. “나는 선생님이 가시는 곳이면, 어디든지 따라가겠습니다.”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여우도 굴이 있고, 하늘을 나는 새도 보금자리가 있으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 또 예수께서 다른 사람에게 “나를 따라오너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그 사람이 말하였다. “[주님,] 내가 먼저 가서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도록 허락하여 주십시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에게 말씀하셨다. “죽은 사람들을 장사하는 일은 죽은 사람들에게 맡겨두고, 너는 가서 하나님 나라를 전파하여라.” 또 다른 사람이 말하였다. “주님, 내가 주님을 따라가겠습니다. 그러나 먼저 집안 식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게 해주십시오.” 예수께서는 그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손에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다보는 사람은 하나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

<누가복음서 9:57-62>


■ 들어가는 이야기

들풀이 아직 꽃을 피우지 않았지만 머지않아 그것들이 예쁜 꽃을 피울 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새봄을 맞이하는 저와 여러분의 몸과 마음과 영혼에 우리 주님께서 더 큰 꿈과 희망과 용기를 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오늘은 삼일절 제 96주년 기념일입니다.

■ 이춘성의 ‘지랄’

삼일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독립선언서를 발표했던 민족대표 33인입니다. 당시 운동을 주도했던 분들이지요. 그러나 아쉽게도 이분들은 대부분 변절했습니다. 이 가운데서 끝까지 지조를 지켰던 분이 만해 한용운입니다. 시인 고은 선생의 자서전에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만해 한용운의 유일한 제자인 이춘성(李春城) 씨 이야기입니다. 이 사람은 불교 승려였습니다. 그는 남이 자는 한밤중 내내 혼자 이슬 퍼붓는 도량의 여기저기를 돌며 몇 십 년 동안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천수경을 독송했습니다. 밤이라 자는 사람을 방해하지 않도록 낮은 소리로 독송했지만 가까이 가서 들으면 상당히 장중했다고 합니다. 어느 날 자정이 넘은 새벽에 행자였던 청년 고은도 잠을 깨어 그 스님의 뒤를 따라다니며 함께 독송을 했습니다. 독송이 끝나고 고은이 스님을 불렀습니다. “스님!” “뭐냐, 네놈이 뭔데 나와서 남의 지랄에 상관이냐?” “지랄이라니요?” “그럼 내가 지랄했지 뭘 했겠니? 서방정토 아미타불이라는 놈, 네에미타불이다.” 그렇게도 경건하게, 그리고 지성으로 기도해놓고, 그것을 ‘지랄’이라고 해버린 겁니다. 하나님 앞에서도 이런 경우가 많지요. 정말 하나님의 마음에 쏙 드는 기도를 해놓고 그것을 ‘지랄’로 여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진짜 말도 안 되는 ‘지랄’을 해놓고는 자기가 대단한 기도를 했다고 착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어쨌든 이 스님이 젊은 시절 스승 만해가 갇혀 있는 감옥으로 면회를 갔습니다. 삼일운동 직후였습니다. 거기서 그는 철창 사이로 인찰지 꼰 것을 몰래 받아서, 그것을 상해 임시정부 기관지인 ≪독립신문≫에 보냈습니다. 그래서 세상에 발표된 것이 ‹조선독립의 서(書)›라는 글입니다. ― 고은, ≪나, 고은(제3권)≫(민음사, 1993), 12-14쪽.

■ 한용운의 ‘명문’

우리나라가 일제에 강점당해 36년이나 암흑기를 보냈지만, 밤새 천수경을 독송하며 ‘지랄’을 해댄 이런 어른들이 계셔서 다시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분의 스승 한용운은 기미년 독립선언서에 공약삼장을 첨가하여 그 요지를 집약했던 분입니다. 삼일운동 직후 대대적인 처벌이 있었는데, 독립선언서를 작성하자고 주장한 최린(崔麟)이나 선언문을 작성한 최남선(崔南善)은 일본 관헌의 취조에 굴복하여 발뺌을 하고 있었지만, 한용운은 그 책임을 혼자 다 지겠다고 당당히 나섰습니다. 재판정에서 다른 사람들은 다 대답을 하는데 한용운만은 묵묵부답이었습니다. 왜 그러느냐고 묻자 그는 오척단구였지만 천근 쇳덩어리처럼 딱 버티고 서서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조선 사람이 조선 독립을 했는데, 어찌 일본 관헌이 재판할 권리가 있겠는가?” 잡혀 들어갈 때 이미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이렇게 당부했습니다. ‘어떠한 곤경에 처하더라도 변호사를 대지 말 것, 사식을 넣지 말 것, 보석을 요구하지 말 것.’ 이렇게 그는 당당히 일제에 맞섰습니다. 재판을 받을 때, 왜 독립선언을 했느냐며 검사가 물었습니다. 그때 한용운이 글로 적어 낭독을 한 것이 ‹조선 독립의 서›입니다. 독립선언을 한 번 더 한 셈이 되었지요. 그 내용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자유는 만유의 생명이요 평화는 인생의 행복이다. 그러므로 자유가 없는 사람은 죽은 시체와 같고 평화를 잃은 자는 가장 큰 고통을 겪는 사람이다. 압박을 당하는 사람의 주위는 무덤으로 바뀌고 쟁탈을 일삼는 자의 주위는 지옥이 되나니, 우주의 가장 이상적인 행복의 바탕은 자유와 평화다.” 글을 어찌나 잘 썼던지, 그것을 듣고 일본인 검사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굉장히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이론은 정당하나 본국 정부의 방침이 변치 않으므로 어쩔 수 없다!” 논리에 빈틈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들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명문입니다.

■ 예수님의 ‘일침’

한용운이 지조 있는 지식인이었다면 이광수는 기회주의자였습니다. 해방이 된 뒤 친일파들을 처단해야 된다는 여론이 높아지자 이광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직 독립도 되기 전에 남의 군정 하에서 어떻게 친일파 숙청을 하느냐. 우리 정부가 선 뒤에 논의하자.”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국회에서 정식으로 반민법 제정이 논의되니까 그때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해방이 된 지 4년이나 흘렀는데 이제 뒤늦게 무슨 놈의 친일파 숙청이냐?” ― 조정래, ≪태백산맥 7≫(한길사, 1988), 347-348쪽. 이런 사람들 때문에 우리나라 역사가 아직까지 이렇게 꼬여 있습니다. 제국주의로부터 독립한 다음에 누가 집권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당연히 독립운동 세력이지요.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그랬습니다. 그런데 딱 두 나라에서 제국주의에 협력했던 세력이 집권을 했습니다. 남베트남하고 한국입니다. 둘 다 분단국가였지만 남베트남은 북베트남에 흡수 통일되었으니까 한국만 남았습니다. ― 한홍구, ≪특강―한홍구의 한국 현대사 이야기≫(한겨레출판(주), 2009), 70쪽. 김구가 아니라 이승만이 정권을 잡았고, 한용운이 아니라 이광수가 문화를 주도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역사가 70년이나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직도 정치와 경제의 주도권은 친일세력이 쥐고 있습니다. 예수님 당시에도 권력과 부는 로마에 협력하는 세력이 잡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나를 따라오너라!” 하시면서 동지들을 모집했던 것입니다. 만사에 우선해서 나라정신을 바로잡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인기가 높아가니까 ‘저기 붙으면 떡고물이라도 떨어질까?’ 하는 생각으로 똥파리들도 꼬였습니다. 예수님은 단칼에 그런 사람들을 잘랐습니다. 어떤 사람은 ‘아버지 장례를 치르고 오겠다고 핑계를 댔습니다. 이런 사람도 쫓아버렸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인간관계를 들먹이며 머뭇거렸습니다. 이런 사람도 내쳤습니다. 그렇게 설렁설렁 할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 맺는 이야기

나라가 바로 서지 않으면 개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인간다운 삶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만드는 일, 이것은 그때나 지름이나 절체절명의 시급한 과제입니다. 우리나라의 완전한 독립을 위하여,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가 물결치는 세상을 위하여 더욱 헌신하며 힘쓰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 2015.3.1 구미 한울교회 주일예배 말씀입니다.)

1. 20160108 gmy.
981 “비록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980 “머물러 있어라!”
979 내 인생 광내기
978 어둠의 자식, 빛의 자녀
977 하나 됨, 거기서 나오는 에너지
976 세 가지 기원(바라고 원하고 기도합니다!
975 천사가 되어가는 과정
974 천국의 스마트키
973 진화하시겠습니까, 도태되시겠습니까?
972 구글 신, 야훼 신
971 낭중지추(囊中之錐)
970 폭풍전야, 그리고 평화의 아침
969 그 가운데서 으뜸은 생각입니다!
968 지상천국, 가능한 일일까?
967 청년은 비전을, 노인은 꿈을!
966 주님께 꾸어 드리기
965 피리를 불어도, 애곡을 하여도
964 효도와 성공의 함수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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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2 고통의 원인 제거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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