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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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요한복음서 15:5-6 
설교일 2015-05-03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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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서 본문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이다. 사람이 내 안에 머물러 있고, 내가 그 안에 머물러 있으면, 그는 많은 열매를 맺는다. 너희는 나를 떠나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사람이 내 안에 머물러 있지 아니하면, 그는 쓸모 없는 가지처럼 버림을 받아서 말라 버린다. 사람들이 그것을 모아다가, 불에 던져서 태워 버린다.

<요한복음서 15:5-6>


■ 들어가는 이야기

모래가 어린이날입니다. ‘어린이의 인격을 소중히 여기고, 어린이의 행복을 도모하기 위해 제정한 기념일’이지요. 어린이날은 1923년 5월 1일 소파 방정환 선생이 중심이 된 색동회에서 처음 제정했습니다. 1927년부터는 5월 첫째 일요일로 날짜를 바꾸어 행사를 가지다가 1939년 일제의 방해로 중단되었습니다. 해방 후에 다시 5월 5일을 어린이날로 정했고, 1970년부터 국가공휴일로 지정되었습니다. 교회에서는 매년 5월 첫째 주일을 어린이주일로 지키고 있습니다. 이렇게 뜻깊은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세상 모든 어린이들과 그들의 부모들과 그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여러분 모두 위에 주님의 각별하신 은혜가 풍성히 임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이다. 사람이 내 안에 머물러 있고, 내가 그 안에 머물러 있으면, 그는 많은 열매를 맺는다. 너희는 나를 떠나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요한복음서 15:5). 하나님 편에서 볼 때 우리는 모두 어린이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들이 하나님께 꼭 붙어 있어야 하듯이, 어린이도 부모에게 꼭 붙어 있어야 됩니다. 떨어지면 큰일 납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어린이에게 꼭 필요한 것 세 가지를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 보호

어린이에게 꼭 필요한 것 가운데서 첫 번째는 ‘보호’입니다. 어린이 이름으로 무슨 문서를 작성할 때 반드시 함께 쓰게 되어 있는 것이 ‘보호자’입니다. 반드시 보호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에서 그렇게 합니다. 요즘은 한 부모 어린이들도 많이 있습니다만, 어머니든 아버지는 어린이에게는 보호자가 있어야 합니다. 예전에 철학자 안병욱 선생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엄마의 무릎은 어린이의 학교다. 엄마의 얼굴은 어린이의 교과서다. 엄마의 입은 어린이의 스승이다. 엄마의 손은 어린이의 의사다.” ― 安秉煜, ≪빛과 生命의 安息處≫(三省出版社, 1984), 149쪽. 어린이는 부모의 무릎에서 세상살이에 꼭 필요한 것들을 배웁니다. 어린이는 부모의 얼굴 표정에서 사랑과 분노와 인내를 배웁니다. 어린이는 부모의 입을 통해서 세상에서 가장 귀한 교훈을 듣습니다. 어린이는 부모의 손길 속에서 몸과 마음의 아픔을 치료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은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포도나무와 가지에 비유하셨습니다. 나무에게 필요한 것들이 많은데, 그 가운데서 물을 생각해 봅시다. 나무가 물을 공급받지 못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죽습니까? 꽃이 죽습니다. 그 다음에는 잎이 마르고 가지가 죽습니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에 뿌리가 죽습니다. ― 오쇼 라즈니쉬(류시화 역), ≪사랑의 연금술 1≫(김영사, 1998), 248쪽. 부모가 뿌리라면 어린이는 꽃 아닙니까? 가정에 문제가 생기면 그 피해를 가장 먼저 받는 사람이 어린이입니다. 전쟁이 일어나도, 사고나 터져도, 전염병이 돌아도, 대개 최초의 피해자는 어린이들입니다. 그런 까닭에 위급한 때에는 어린이부터 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배려

어린이에게 꼭 필요한 것, 두 번째는 ‘배려’입니다. 배려란, 간단히 말하면 눈높이를 맞추는 것입니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화초나 어린이와 가까워지려면 그들의 키만큼 작아져야 한다. 모든 선한 것에 관계하고 싶은 자는, 때로는 작아지는 기술을 익혀야 한다.” ― 니체(장석주 편), ≪진리는 미풍처럼 온다≫(북인, 2005), 72쪽. 키 작은 꼬마였을 때를 기억해 보면 길옆의 작은 풀이나 벌레가 잘 보였습니다. 풀의 이름, 벌레의 이름도 곧잘 구분했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눈길이 분산되어서, 그런 것들을 볼 겨를이 없어졌습니다. 풀이나 벌레를 자세히 보려면 쪼그리고 앉아야 합니다. 제가 초등학교 3학년 때 담임이 정상철 선생님이라는 분이었습니다. 무슨 이유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안타깝게도 이 선생님은 학기 중에 학교를 그만두셨습니다(전근이었는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그분은 우리와 함께 학교생활을 하시는 동안 단 한 번도 언성을 높인 적이 없을 정도로 상냥한 분이었습니다. 제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이분의 마지막 모습은 제 책상 옆에 쪼그리고 앉아서 저와 대화를 나누시던 모습입니다. (대화 내용도 기억합니다. ‘양반’이란 낱말이 순 우리말이 아니고 한자어라는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그때만 하더라도 학교 선생님은 군대 상관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몽둥이를 들고 다니면서 명령이나 내리고 마음에 안 들면 체벌을 하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그런 시절에 이렇게 훌륭한 선생님을 만난 것은 여간 큰 복이 아니었지요. 아이들이 키를 늘여서 어른과 눈높이를 맞출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어른들이 낮추어야지요. 쉽지 않은 일이지만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예를 들어서 이런 것이지요. 두세 살 된 꼬마가 보니까 어느 날 갑자기 엄마 품에 웬 아기가 안겨 있습니다. 이때 그 아이의 느낌은, 남편이 다른 여자를 안고 있는 것을 보는 아내의 심정과 같다고 합니다. 작은 행동 하나도 꼬마의 처지에서 생각하며 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는 예입니다.

■ 격려

어린이에게 꼭 필요한 것, 세 번째는 격려입니다. 제가 ‘나비효과’에 대해서 가끔 말씀드렸습니다만, 이건 1960년에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Edward Lorenz)가 내놓은 이론입니다. “베이징에서 나비가 날갯짓을 하면 다음 달에 뉴욕에서 폭풍이 일어나는가?”라는 명제를 연구한 것이 이른바 ‘나비효과’입니다. 곧, 나의 작은 행동이나 말 한 마디가 세상을 뒤흔들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나라의 운명과 세상의 운명이 나 한 사람에 의해 바뀔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말과 행동을 해야 합니다. 우리의 거친 말 한 마디가 다른 사람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어려운 일에 닥친 사람에게 격려의 말 한 마디를 해주거나 등을 토닥여 주는 것이 그에게 엄청난 힘을 줄 수 있습니다. 입에 담기가 썩 유쾌하지는 않습니다만, ‘신창원’이라는 이름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이 사람이 1967년생인데요, 초등학교 1학년 때 어머니가 간암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소년원과 교도소를 들락거렸습니다. 그러다가 1989년에 살인강도 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습니다. 1997년에 쇠창살을 절단하고 탈옥을 해서 2년 반 동안 도피행각을 벌이다가 1999년에 검거돼서 아직 징역살이를 하고 있습니다. ≪신창원 907일의 고백≫이란 책에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지금 나를 잡으려고 군대까지 동원하고 엄청난 돈을 쓰는데 나 같은 놈이 태어나지 않는[나오지 않게 하는] 방법이 있다. 내가 초등학교 때 선생님이 ‘너 착한 놈이다!’ 하고 머리 한번만 쓸어 주었으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5학년 때 선생님이 ‘이 쌍놈의 새끼야, 돈 안 가져왔는데 뭐 하러 학교 와, 빨리 꺼져!’하고 소리쳤는데 그 때부터 마음속에 악마가 생겼다.”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격려가 얼마나 소중합니까?

■ 맺는 이야기

어쨌든 어린이에게 필요한 세 가지(보호, 배려, 격려), 꼭 기억하셔서,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이 행복한 지구시민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 2015.5.3 구미 한울교회 주일예배 말씀입니다.)
981 “비록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980 “머물러 있어라!”
979 내 인생 광내기
978 어둠의 자식, 빛의 자녀
977 하나 됨, 거기서 나오는 에너지
976 세 가지 기원(바라고 원하고 기도합니다!
975 천사가 되어가는 과정
974 천국의 스마트키
973 진화하시겠습니까, 도태되시겠습니까?
972 구글 신, 야훼 신
971 낭중지추(囊中之錐)
970 폭풍전야, 그리고 평화의 아침
969 그 가운데서 으뜸은 생각입니다!
968 지상천국, 가능한 일일까?
967 청년은 비전을, 노인은 꿈을!
966 주님께 꾸어 드리기
965 피리를 불어도, 애곡을 하여도
964 효도와 성공의 함수관계
963 행복한 부모 되기
962 고통의 원인 제거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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