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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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11-03-20 14: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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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예레미야서 31:10-14 
설교일 2011-03-20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 성서 본문

“뭇 민족들아,
너희는 나 주의 말을 듣고,
먼 해안지역 사람들에게 이 말을 전하여라.
‘이스라엘을 흩으신 분께서 그들을 다시 모으시고,
목자가 자기 양 떼를 지키듯이 그들을 지켜 주신다.’
그렇다. 나 주가 야곱을 속량하여 주고,
야곱보다 더 강한 자의 손에서 그를 구원해 냈다.
그들은 돌아와서 시온 산 꼭대기에서 찬송을 부르고,
주의 좋은 선물,
곧 곡식과 새 포도주와 기름과 양 새끼와
송아지들을 받고 기뻐할 것이며,
그들의 마음은 물 댄 동산과 같아서,
다시는 기력을 잃지 않을 것이다.
그 때에는 처녀가 춤을 추며 기뻐하고,
젊은이와 노인들이 함께 즐거워할 것이다.
내가 그들의 슬픔을 기쁨으로 바꾸어 놓고,
그들을 위로하여 주겠다.
그들이 근심에서 벗어나서 기뻐할 것이다.
그 때에는 내가 기름진 것으로
제사장들의 마음을 흡족하게 할 것이며,
내 좋은 선물로 내 백성을 만족하게 하겠다.
나 주의 말이다.”

<예레미야서 31:10-14>


■ 들어가는 이야기

일본의 지진과 원전사고 이야기도 아직 진행형이고, 황사도 몰려온다고 하고, 우리나라의 구제역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 여러 면에서 어수선한 3월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희망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이 지구에 파멸을 주시기를 좋아하시는 분이 아니라, 이 땅에 주님의 나라가 이루어지기를 바라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나라도 잃고 집도 잃고 일터도 잃고 바빌로니아로 끌려가서 고통을 당하는 상황에서도 예레미야는 희망의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 내용이 오늘 구약성서 본문말씀입니다. 이 말씀을 근거로 해서, 저는 오늘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세상이 어떤 세상인지 세 가지를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

■ 젊은이들이 기뻐하는 세상

첫째,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세상은 젊은이들이 기뻐하는 세상입니다. 13절에 보니까 그때에는 처녀가 춤을 추며 기뻐한다고 했습니다. 왜 하필이면 총각이 아니고 처녀가 기뻐한다고 했을까요? 조정래 선생의 소설 ≪태백산맥≫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옛날 전라도에서는 며느릿감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물어보는 ‘길쌈할 줄 아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옛말에 “여자는 엉덩이가 실해야 하고, 남자는 어깨가 실해야 한다”고 했는데, 엉덩이가 튼튼해야 아기집이 튼튼하고, 아기집이 튼튼해야 아기가 튼튼하기 때문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여자가 엉덩이가 실하지 않고서는 베틀에 올라앉을 수가 없었습니다. 베 짜기라는 것은 팔다리를 동시에 움직이는 연속동작을 끝없이 반복해야 하는 전신노동입니다. 그 전신노동을 가능하게 하는 힘의 중심은 엉덩이가 지탱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며느릿감이 될 처녀를 상대로 ‘길쌈할 줄 아느냐’고 묻는 것은 부업능력만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종합건강진단인 셈이었습니다. ― 조정래, ≪태백산맥 5≫((주)도서출판 한길사, 1993), 90-91쪽.

처녀가 춤을 추며 기뻐한다는 표현도 이와 비슷한 논리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처녀가 춤을 출 수 있는 세상이라면 다른 것은 안 봐도 평안하다는 뜻이지요. 요즘과 달라서 그 당시에는 아버지가 없으면 처녀는 춤을 출 수 없습니다. 가정이 튼튼해야 처녀가 기뻐할 수 있습니다. 또한 좋은 신랑감을 얻는 일이 어렵지 않아야 처녀가 기뻐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좋은 신랑감을 얻을 수 있습니까? 건강한 총각들이 많아야 하겠지요. 이것은 전쟁이 없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지금도 중동지역에는 일부다처제가 일부 허용되고 있데, 일부다처제가 왜 생겼겠습니까? 전쟁 탓에 또는 먹고 살기 힘든 탓에 총각 수가 그만큼 적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니까 처녀가 춤을 추며 기뻐할 수 있는 세상은 전쟁이 없는 세상, 먹고 살 걱정이 없는 세상이라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이런 세상에서 살기를 원하십니다.

■ 나이 드는 것이 두렵지 않은 세상

둘째,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세상은 늙는 것이 두렵지 않은 세상입니다. 역시 13절에 보니까, 그날에는 “젊은이와 노인들이 함께 즐거워할 것이다” 했습니다. 젊은이들만 즐거워하는 신식세상도 아니고, 노인들만 즐거워하는 권위주의 세상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한 중국 철학자가 미국을 돌아보고 나서 이런 이야기를 했답니다. “미국은 어린이들에게는 천국이요, 장년들에게는 전쟁터인데, 노인들에게는 무덤이더라.” ― 오강남, ≪움겨쥔 손을 펴라≫((주)위즈덤하우스, 2008), 165쪽. 우리나라도 점점 미국 따라가고 있지 않습니까? 아니, 오히려 우리나라 노인들이 미국 노인들보다 더 힘겹게, 외롭게 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동양이나 서양이나 어디를 막론하고 사실 노인들을 공경하고 보살피는 일이 결코 쉬운 것은 아닙니다. 그러기에 십계명에도 보면 ‘자녀를 사랑하라’라는 계명은 없지만 특별히 ‘부모를 공경하라’라는 조항은 들어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자식 사랑은 말하지 않아도 다 잘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어른을 공경하고 노인을 보살피는 일은 그냥 두면 실천이 잘 안 됩니다. 그래서 동서고금의 성현들이 하나 같이 노인공경을 이야기했을 것입니다. 어쨌든 노소가 조화를 이루며 살려면, 젊은 사람들은 노인들로부터 배워야 하고 노인들은 젊은이들로부터 배워야 합니다. 신영복 선생은 감옥에 계실 때 어머니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습니다. “제가 어머님께 바라고 싶은 것은 젊은 사람한테 자꾸 배우시라는 것입니다. 옛날 같지 않아 이제는 점점 젊어가는 노인이 되셔야 합니다. 진정 젊어지는 비결은 젊은이들로부터 새로운 것을 배우는 길밖에 없는 것입니다. 어머님의 건강을 빕니다.” ― 신영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돌베개, 2008), 90쪽.

■ 제사장이 기뻐하는 세상

셋째,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세상은 제사장이 기뻐하는 세상입니다. 옛날 방식으로 말하자면, 제사장은 하나님의 종이니 제사장 곧 성직자를 잘 대접하라, 그러면 하나님께서 복을 주실 것이다, 이런 식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면 그런 말은 아닙니다. 제사장은 어떨 때 기뻐하겠습니까? 14절에 보면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 때에는 내가 기름진 것으로 제사장들의 마음을 흡족하게 할 것이며…” 기름진 것으로 제사장의 마음을 흡족하게 한다는 것은 구역 안에 있는 백성들이 소나 양을 잡아서 제사를 잘 드린다는 것입니다. 제사를 드릴 때 여유가 있는 사람은 소를 잡아서 드리고, 조금 덜한 사람은 양을 드리고, 그보다 덜한 사람은 비둘기를 드립니다. 그리고 가난한 사람은 곡식을 드립니다.

제사를 드릴 때 제사장의 몫은 따로 떼어놓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사장은 백성들이 드린 제사용 짐승의 일부를 먹습니다. 백성들이 생활에 여유가 있어서 기름진 짐승을 잡아서 제사를 드리면 제사장은 기름진 것을 먹게 되고, 백성들의 생활형편이 어려워지면 거친 음식을 먹어야 합니다. 제사장의 마음이 흡족하다면, 거기서 세 가지를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백성들의 살림살이가 윤택하다는 것이고, 둘째는 백성들이 하나님을 섬기는 마음이 깊다는 것이고, 셋째는 백성들이 십일조를 잘 낼 수 있으니까 성경에서 마르고 닳도록 강조하는 것처럼 그 십일조를 가지고 고아와 과부와 떠돌이와 레위인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 맺는 이야기

오늘 말씀드린 것을 요약하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세상은 첫째, 젊은이들 특히 처녀들이 기뻐하며 춤을 추는 세상입니다. 일자리 문제, 비정규직 문제, 입시경쟁, 취업전쟁의 문제가 해결되어서 우리 사회도 그렇게 되면 좋겠습니다. 둘째, 나이 드는 것이 두렵지 않은 세상입니다. 나이가 들어도 젊은이들로부터 존중받을 수 있는 세상, 나이가 들어도 무료하지 않은 사회 분위기, 나이가 들어도 노후문제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세상, 우리나라도 그렇게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셋째, 제사장의 마음이 흡족한 세상입니다. 그것은 종교지도자들이 교인들의 고혈을 짜내서 호의호식하는 세상이 아닙니다. 성도들의 살림살이 형편이 나아지고, 그들의 신앙심이 깊어지고, 성경에서 말하는 십일조 정신이 살아나서 우리 주변에서 가난한 사람이 없어질 때 진정 제사장의 마음은 흡족합니다. 이것이 제대로 된 종교의 모습입니다. 이제 축복합니다. 저와 여러분이, 그리고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이 기뻐하며 춤을 추는 세상이 어서 오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982 청산별곡(靑山別曲)
981 청년이여, 예수님을 따라가자!
980 청년은 비전을, 노인은 꿈을!
979 천사가 되어가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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