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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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마태복음서 18:10 
설교일 2016-09-04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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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서 본문

 

“너희는 이 작은 사람들 가운데서 한 사람이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

 

― 마태복음서 18:10 ―

 

■ 들어가는 이야기

 

계절도 바뀌었고, 교회력 절기도 바뀌었습니다. 오늘이 창조절 첫째 주일입니다. 창조절이 지나고 대림절이 오면 그때는 세상이 꽁꽁 얼어붙는 겨울이겠지요. 이번 한 해도 그렇게 지나가게 될 것입니다. 가을과 함께 창조절을 맞이하는 여러분에게 성령님께서 새로운 기운을 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 목숨의 무게

 

몇 년 전에 한번 했던 이야기를 다시 하겠습니다(2011년 5월 22일 주일예배). 옛날에 자비심이 지극한 왕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가 산길을 가는데 비둘기 한 마리가 품에 안기며 제발 살려달라고 애원했습니다. 매에게 쫓겼기 때문입니다. 매가 쫓아와서 말합니다. “그 비둘기는 내 밥이니 내놓으시오.” 왕은 단호히 거절했습니다. 매가 다시 말합니다. “임금님은 모든 생명에게 자비를 베푸신다면서 왜 저에게는 베풀지 않습니까?” 하는 수 없이 왕은 비둘기 대신에 자기 살을 떼어주기로 했습니다. 비둘기만큼의 살을 주기 위해 허벅지 살을 떼어 양팔저울에 올려놓고 한 쪽에는 비둘기를 얹었습니다. 비둘기가 더 무거웠습니다. 이번에는 한 팔과 한 다리를 올려놓았습니다. 역시 비둘기 쪽이 더 무거웠습니다. 생각다 못한 왕은 자기 온 몸을 저울에 올려놓았습니다. 비로소 무게가 같아졌습니다. 매는 왕의 행동에 감동해서 고개를 깊이 숙여 인사한 뒤에 하늘 높이 날아갔습니다. ― 법정, 「비둘기 대신 목숨을 바친 왕」을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법정, ≪참 맑은 이야기≫(동쪽나라, 2002), 56-60쪽. 비둘기의 생명이나 왕의 생명이나, 생명의 무게는 같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오늘날의 사정은 어떻습니까? 생명의 무게가 돈에 따라 달라집니다. 학벌이나 지위에 따라 달라집니다. 모든 국민이 평등하다고 헌법에는 분명히 적혀 있지만, 서민과 권세 있는 사람의 생명이 무게가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도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재벌 회장이 자살을 하면 온 신문과 방송에서 몇날며칠을 떠듭니다. 그러나 카드빚에 몰린 서민이 자살을 하면 그것은 뉴스거리도 안 됩니다.

 

■ 사라져가는 것들

 

이번에는 어느 공익광고에 나왔던 카피를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하루살이는 하루를 삽니다. 개구리는 10년을 삽니다. 비둘기는 40년을 삽니다. 코끼리는 60년을 삽니다. 사람은 80년을 삽니다. 거북은 100년을 삽니다. 조개는 200년을 삽니다. 나무는 1000년을 삽니다.” 이게 끝이 아닙니다. 그 다음에 밍크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여러분, 밍크는 몇 살까지 살 것 같습니까? 이 카피는 다음과 같은 말로 매조지 됩니다. “밍크는 사람을 만날 때까지 삽니다!” ― 정철, ≪카피책≫(㈜백도씨, 2016), 135쪽. 사람만 만나면 죽어야 하는 것이 밍크입니다. 밍크라는 것이 족제비 과 동물인데요, 유럽, 북아메리카, 아시아의 추운 지방에서 삽니다. 족제비 보신 분들은 아시겠습니다만, 이것도 굉장히 조그마합니다. 몸통 길이가 보통 3~40cm 정도이고. 무게는 1~2kg밖에 안 됩니다. 이게 일반적으로 7~10년 정도 사는데, 다 큰 것이 그렇습니다. 우리가 고급의류로 여기는 밍크 제품들이 이걸 잡아서 만들지요. 밍크로 의류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기원전 1000년경 중국에서부터입니다. 그 후 200년쯤 뒤에 유럽에서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러다가 19세기 들어와서 너도나도 밍크를 잡기 시작했지요. 닭도 아니고 소도 아니고 상당히 귀한 동물이잖아요. 그러다 보니 씨가 말라서 멸종위기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가두어놓고 키웁니다. 밍크목도리를 만들려면 적게는 한 마리에서 많게는 세 마리까지 희생되어야 합니다. 엉덩이를 살짝 덮는 짧은 코트를 만드는 데는 약 40∼50마리, 무릎까지 오는 롱코트는 60∼70마리의 밍크가 필요합니다. 여러분 가운데는 밍크코트를 입고 다니는 분들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입고 다닌다고 하더라도 비난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불가피하게 입더라도 알고나 입으시면 좋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희귀동물 70마리를 죽여서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 밍크코트이니까요.

 

■ 하나님의 편애

 

예수님께서 해주신 말씀 가운데서 귀하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지만 오늘 본문말씀인 ‘잃은 양의 비유’는 예수님의 교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목자가 양을 한 마리 잃어버렸습니다. 잃은 양을 ‘물건’이라고 생각하면 찾으러 가지 말아야지요. 시간당 최저임금으로만 따져도 밤새워 양을 찾아다니는 것은 손해입니다. 그러나 목자는 그것이 ‘물건’이 아니라 ‘생명’임을 알았기 때문에 자신의 목숨을 걸고 찾아 나선 것입니다. 비둘기의 목숨 값이나 왕의 목숨 값이 같듯이, 양의 목숨 값이나 목자의 목숨 값이 같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이 작은 사람들 가운데서 한 사람이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마태복음서 18:10). 세상에 업신여겨도 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생명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생명을 가진 모든 존재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목자가 잃은 양 한 마리를 찾기 위해 길을 떠날 때 나머지 양들이 불만을 가졌을지 모릅니다. ‘아니, 그 시간에 우리를 위한 먹이라도 좀 더 준비하지, 뭐 하러 저렇게 쓸데없는 짓을 해?’ 하면서 말이지요. 지금도 ‘세월호’ 이야기를 하면, ‘이제 지겹다, 그만해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위안부 할머니들 이야기를 하면, ‘벌써 몇 년 전 일인데, 아직까지 떠들어? 일본이 돈을 준다니까 이제 그거나 좀 받고 그만 좀 하지!’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솔직히 자기 일 아니면 지겨울 수 있습니다.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정 못 견디겠으면 침묵할 일이지, 그 앞에서 불만을 표시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 일들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흔히 하나님을 ‘사랑의 하나님’이라고 표현하지요. 옳습니다. 그러나 제가 생각할 때 하나님은 ‘편애(偏愛)하시는 하나님’입니다. 어린이들이 보호를 받아야 하는 것, 여성들이 보호를 받아야 하는 것, 가난한 이들이 보호를 받아야 하는 것, 장애인들이 보호를 받아야 하는 것, 이주노동자들이 보호를 받아야 하는 것, 그리고 피해자들이 보호를 받아야 하는 것은 그들의 도덕성이나 인격이 우월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들은 상대적인 약자들이기 때문입니다.

 

■ 맺는 이야기

 

“밍크는 사람을 만날 때까지 산다!”라고 했지요. 밍크에게 사람은 저승사자입니다. 우리가 그런 존재여서 되겠습니까? 사람이든 동물이든 나를 만나면 죽는다! 끔찍합니다. 그래서는 안 되지요. 오히려 ‘누구든지 나를 만나면 산다!’ 이렇게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것이 예수님의 제자로서 가져야 하는 아름다운 삶의 모습입니다. 아무쪼록 저와 여러분이, 생명을 살리는 하나님의 자녀들이 되기를, 그래서 누구든지 여러분을 만나면 삶의 길을 찾게 되는 그런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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