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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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마태복음서 13:44 
설교일 2016-06-05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기념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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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서 본문

 

“하늘 나라는, 밭에 숨겨 놓은 보물과 같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발견하면, 제자리에 숨겨 두고, 기뻐하며 집에 돌아가서는, 가진 것을 다 팔아서 그 밭을 산다.”

― 마태복음서 13:44 ―

 

■ 들어가는 이야기

 

한 해의 절반을 보내는 6월입니다. 계절이 여름다워지는 때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환경주일입니다. 오늘의 예배를 통하여, 저와 여러분들이 좀 더 쾌적한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풀어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 히말라야 사람들

 

우리나라에는 산이 참 많습니다. 국토의 70% 정도가 산이라고 하는데, 이것도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 가운데 하나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산이 백두산이지요(해발 2,744m).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이 8,848미터인 에베레스트입니다. 이게 히말라야 산맥에 있는데, 이 산맥에는 8,000미터가 넘는 봉우리가 열네 개나 있습니다. 백두산은 거기에 비하면 야산이지요. 히말라야에 사는 산사람들은 해발 4~5천 미터 봉우리는 산이라고 부르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어떤 마을은 해발 4,500미터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것도 평지가 아니라 급경사 비탈이기 때문에 나무들조차 난쟁이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곳에서 사람이 사는 거예요. 사람이 살려면 먹어야 할 거 아닙니까? 그래서 그 사람들은 척박한 비탈을 개간해서 논밭을 만들었습니다. 거기에다가 씨를 뿌려서 곡식을 거둡니다. 해발 수천 미터까지 가파르게 올라간 계단식 논밭의 모양을 보고 있으면 입이 쩍 벌어집니다. 불과 폭 1미터의 기다란 논을 만들기 위해서 그 사람들은 한 아름씩 되는 돌을 주워서 논의 폭보다 훨씬 더 높은 논두렁을 쌓습니다. 논두렁이 아니라 축대라고 해야겠지요. 논이라기보다 산꼭대기까지 쌓아 올린 거대한 탑과 같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반도를 두고 땅덩어리가 좁다고 말하는데, 그 동네에 비하면 여기는 엄청난 평원입니다. 그런 곳에서 어떻게 살까 생각되지만, 그들의 표정은 돈 많은 우리의 표정보다 훨씬 편안하고 아름답습니다. 이웃 마을에 가려면 하루도 걸리고 이틀도 걸립니다. 결혼식 같은 행사는 보통 사나흘 계속됩니다. 이웃 마을의 하객들이 다 다녀가려면 그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이웃에게, 오가는 길손에게 우리보다 훨씬 더 너그럽고 친절합니다. ― 박범신, ≪사람으로 아름답게 사는 일≫(이룸, 2003), 132-133쪽.

 

■ 고삐 풀린 씀씀이

 

히말라야 사람들에 비할 때 우리는 첨단문명 속에서 삽니다. 그 사람들이 이웃 마을에 가는 하루 이틀의 시간이면 세계 일주를 하고도 남습니다. 제가 어릴 때만 하더라도 여기서 서울까지 가려고 밤기차를 타면 해가 떠야 서울역에 도착했습니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KTX로 한 시간 반 걸립니다. 대구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면 40분이면 날아갑니다. 이제 10년 이내에 스스로 운전하는 자동차가 실용화될 것입니다. 우리가 히말라야 사람들보다 더 행복합니까? 조선시대 사람들보다 더 행복합니까? 제가 생각할 때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역사적으로 요즘처럼 뭐든지 펑펑 쓰고 사는 시대는 없었습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1980년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지구 자원의 3분의 1을 소비했습니다. 숲, 물고기, 광물, 금속, 그 밖의 원자재 등 어마어마하게 써댔습니다. 벌목을 얼마나 하는가 하면 열대지방에서는 매년 그리스 면적에 해당하는 2억 5천만 에이커의 산림이 없어집니다.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이른바 ‘아메리칸 드림’을 가슴에 품고 있지만, 미국은 세계에서 환경을 가장 많이 파괴하는 나라입니다. 미국 중산층 가정에서 아이가 하나 태어나면 평균 80년을 사는 동안 물 250만 리터를 사용합니다. 나무 천 그루를 소비합니다. 가솔린 21,000톤을 길에 뿌립니다. 강철 22만 킬로그램을 씁니다. 전기 80만 와트를 소모합니다. 이런 식으로 미국 아이들은 일생 동안 스웨덴 아이들보다 두 배나 많이 환경에 해를 끼칩니다. 이탈리아 아이들의 세 배, 브라질 아이들의 열세 배, 인도 아이들의 서른다섯 배, 아이티에 사는 아이들에 비하면 280배나 환경을 파괴하면서 삽니다. ― 레이철 보츠먼, 루 로저스(이은진 역), ≪위 제너레이션≫((주)도서출판 루픈숲, 2011), 26쪽. 우리나라도 소비에 있어서는 미국에 크게 뒤지지 않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흥청망청 쓰면서 살고 있는데, 여기서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이처럼 무지막지하게 과잉소비를 하면서도 그렇게 사는 줄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소비생활이 습관이 되어버렸다는 점입니다. 한두 시간만 정전이 돼도 도시가 마비가 됩니다. 며칠만 수돗물이 안 나와도 견디지를 못합니다. 전기나 수돗물은 관두고 한두 시간만 스마트폰이 없어도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 가난한 사람의 복

 

이동시간도 짧아지고, 세계 어느 곳에 있는 사람과도 실시간 통신이 가능하고, 웬만한 일은 기계가 다 해주고, 복잡한 일도 컴퓨터가 다 해주는 시대에 우리가 삽니다. 그렇다면 옛날보다 삶에 여유가 더 많아져야 할 텐데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훨씬 더 바쁘게 삽니다. 바쁜 만큼 행복해졌다면 그나마 다행이지요. 그러나 그것도 아닙니다. 지난 2월에 어떤 사람(@sasamomhk)이 트위터에 쓴 글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바쁜 게 얼마나 고약한 일인 줄 알아? 바쁘면 소중한 게 성가시게 느껴져.” 바쁘면 남편이나 아내도 귀찮아집니다. 자식도 성가십니다. 동기간이나 이웃도 불편해집니다. 그런 와중에 하나님의 음성이 들리겠습니까? 하나님도 뒷전인데, 자연이니 환경이니 하는 것들이 눈에 들어오겠습니까? 뭐가 소중한 건지 뭐가 덜 중요한 건지 헷갈리고 마는 것이지요. 다른 말로,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살게 된다는 것입니다. 좀 더 심하게 말해볼까요? 세상에 온통 미친 사람들밖에 없게 되는 것입니다. 남보다 돈을 더 쓰는 것이 훌륭한 것처럼 보입니다. 더 비싼 아파트에 살아야, 더 비싼 자동차를 타야, 더 비싼 옷을 입어야, 더 비싼 음식을 먹어야 남보다 잘난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서 살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뭐라고 하셨습니까? “너희 가난한 사람들은 복이 있다. 하나님의 나라가 너희의 것이다”(누가복음서 6:20). 뭐, 여기다가,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 복이 있다느니, 마음을 비우고 살아야 한다느니 하면서 설명하는 것은 나중에 나온 이야기고요, 예수님의 말씀은 말 그대로 “가난한 사람이 복이 있다!”입니다. 흥청망청 소비하는 사람은 복을 못 받는다, 천국에도 못 들어간다는 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됩니까? 가난하게 살아야 됩니다. 씀씀이를 줄여야 한다는 말입니다.

 

■ 맺는 이야기

 

“하늘 나라는, 밭에 숨겨 놓은 보물과 같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발견하면, 제자리에 숨겨 두고, 기뻐하며 집에 돌아가서는, 가진 것을 다 팔아서 그 밭을 산다”(마태복음서 13:44). 세상에서 가장 귀한 보물이 무엇입니까? 하나님께서 창조해놓으신 자연입니다. 본래의 인간성입니다. 그 귀한 보물을 얻기 위해서 다른 것을 다 팔아야 하는데, 사람들은 거꾸로 살고 있습니다. 엉뚱한 것들, 불필요한 것들을 얻기 위해서 귀하디귀한 보물을 다 내다 팔아버렸습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가난해져야 귀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저와 여러분이 게을러서 가난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가난해짐으로써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기를, 그리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소중한 것들을 볼 수 있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941 주님의 눈동자를 건드리는 자들
940 “비록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939 편안한 후회
938 영원토록 칭찬 받기
937 빛이신 하나님
936 으뜸 친구
935 교회가 바로 서려면
934 시온의 딸과 임금님
933 “그만하면 됐다!”
932 저승에 간 부자
931 어느 쪽이 이길까?
930 먹보들의 기도
929 복의 생산과 유통과정
928 엄마 집
927 “당신은 어느 쪽입니까?”
926 “평화가 있어라!”
925 주일에 해야 할 일 세 가지
924 전쟁 연습, 평화 연습
923 총명한 사람의 선택
922 칼을 쳐서 보습을, 창을 쳐서 낫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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