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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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마태복음서 20:24-28 
설교일 2010-02-14 
설교장소 구미안디옥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 성서 본문

열 제자가 이 말을 듣고, 그 두 형제에게 분개하였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곁에 불러 놓고 말씀하셨다. “너희가 아는 대로, 이방 민족들의 통치자들은 백성을 마구 내리누르고, 고관들은 백성에게 세도를 부린다. 그러나 너희끼리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너희 가운데서 위대하게 되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너희 가운데서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 인자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으며, 많은 사람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몸값으로 치러 주려고 왔다.”

<마태복음서 20:24-28>


■ 들어가는 말씀

위대한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 세상에서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어떻게 하면 될까, 이에 대한 답도 역시 예수님께서 주셨습니다. 마태복음서 20:26-27절에 나와 있습니다. “너희 가운데서 위대하게 되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너희 가운데서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 이 말씀을 기초로 해서 오늘은 공자님 이야기, 노자님 이야기, 예수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이 세 분 모두 세상의 으뜸이라고 할 만한 분들이지요.

■ 제자리를 지켜야 합니다.

먼저, 공자님 이야기입니다. 공자님께서는 ‘으뜸’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았지만, 사람의 기본 도리에 대해 이야기하신 것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만 ‘군군신신(君君臣臣) 부부자자(父父子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논어≫(論語)에 나오는 말인데, 이 뜻이 무엇인가 하면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고, 아버지는 아버지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몇 년 전에 중국에 가서 중국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사람들이 그렇게 좋아합디다. 중국말로는 ‘준준첸첸 푸푸지지’(junjunchenchen fufuzizi) 하면서 하루 종일 입에 달고 다니더군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은 자기다운 사람입니다. 가장 위대한 대통령은 대통령다운 대통령이고 가장 위대한 공무원은 공무원다운 공무원입니다. 가장 위대한 아버지는 아버지다운 아버지이고 가장 위대한 자식은 자식다운 자식입니다. 군신관계나 가족관계도 그렇지만, 직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작가다운 작가, 장사꾼다운 장사꾼, 직장인다운 직장인, 교사다운 교사, 학생다운 학생, 농사꾼다운 농사꾼, 직장인다운 직장인…. 이런 사람이 가장 위대한 사람입니다.

■ 그릇처럼 속을 비워야 합니다.

그 다음은 노자님 이야기입니다. 도덕경 11장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서른 개 바퀴살이 한 군데로 모여 바퀴통을 만드는데 [그 가운데] 아무것도 없음[無] 때문에 수레의 쓸모가 생겨납니다. 흙을 빚어 그릇을 만드는데 [그 가운데] 아무것도 없음[無] 때문에 그릇의 쓸모가 생겨납니다. 문과 창을 뚫어 방을 만드는데 [그 가운데] 아무것도 없음[無] 때문에 방의 쓸모가 생겨납니다. 그러므로 있음은 이로움을 위한 것이지만 없음은 쓸모가 생겨나게 하는 것입니다”(三十輻共一轂 當其無, 有車之用 埏埴以爲器 當其無 有器之用 鑿戶牖以爲室 當其無 有室之用 故有之以爲利 無之以爲用). ― 노자(오강남 편), ≪도덕경≫(현암사, 2000), 59-60쪽.

바퀴는 속이 비어 있어야 바퀴 노릇을 제대로 합니다. 그릇도 속이 비어 있어야 그릇입니다. 집도 속이 비어 있기 때문에 집 구실을 하는 것입니다. 이렇듯 사람도 마음을 비우지 않으면 제대로 된 사람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마음을 비워야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내 마음속에 다른 사람의 마음을 담을 수 있을 때 마음을 비우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각을 비운다는 것도 같은 뜻입니다. 내 생각만 옳다고 하고 남의 생각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비우는 것이 아닙니다.

■ 물처럼 낮아져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예수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노자님과 예수님은 사시던 시대도 달랐고 지역도 엄청나게 떨어져 있었지만, 두 분 사이에는 비슷한 점이 참 많습니다. 조금 전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노자님은 비워야 한다고 했지요. 그리고 비움을 가장 잘 실천하고 있는 것이 ‘물’이라고 했습니다. ≪도덕경≫ 8장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가장 훌륭한 것은 물처럼 되는 것입니다. 물은 온갖 것을 위해 섬길 뿐, 그것들과 겨루는 일이 없고, 모두가 싫어하는 [낮은] 곳을 향하여 흐를 뿐입니다. 그러기에 물은 도에 가장 가까운 것입니다.” ― 노자(오강남 편), ≪도덕경≫(현암사, 2000), 47-48쪽.

위대한 사람들은 서로 통하는 바가 많은 것 같습니다. 노자님과 예수님은 일면식도 없는 사이지만, 예수님의 삶은 노자님이 말한 ‘도’(道) 그 자체였습니다. 빌립보서 말씀을 봅시다. 2:6-8입니다. “그는 하나님의 모습을 지니셨으나, 하나님과 동등함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서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과 같이 되셨습니다. 그는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셔서,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순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기까지 하셨습니다.” 여기 보시면 예수님은 자기를 비우셨다고 했지요. 낮아지셨다고 했지요. 얼마나 멋집니까? 낮아진다는 것은 바로 물의 속성입니다.

예수님처럼 한평생을 낮은 곳으로 가셨던 분은 없습니다. 인생의 출발점도 가장 낮은 곳인 외양간이었고, 세상에 나오시기 전에 하시던 일도 당시에 가장 낮은 직업인 목수였습니다. 공생애 기간 동안에도 항상 가장 낮은 곳으로 찾아가셔서 창녀들과 죄인들과 어울리셨습니다. 돌아가실 때도 가장 천하게 여겨졌던 사형방식인 십자가형을 당하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을 일컬어 ‘가장 크신 분’이라고 하는 것이지요.

로키 산맥 정상 부근에는 자작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살고 있다고 합니다. 이 자작나무들은 한 결 같이 무릎을 꿇은 상태로 엎드려 살고 있습니다. 가까스로 싹이 트고부터 낮은 키 높이로 성장하기까지,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찬 서리와 거친 비바람을 마주 서서 이겨내려면, 무릎 꿇고 엎드린 모습으로 살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악기를 만드는 사람들은 이들 무릎 꿇은 자작나무를 베어내어 바이올린을 제작합니다. 세상의 어떤 나무보다 공명(共鳴)이 탁월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 김주영, ≪아라리 난장 ①≫(문이당, 2000), 5쪽. 비록 무릎을 꿇은 채로 살아가지만, 그 낮은 자세 가운데서 가장 탁원한 공명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낮은 자세로 북풍한설을 이긴 나무로 통을 만들 때 거기서 가장 아름다운 공명이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맺는 말씀

예수님의 제자들인 우리도 세상에서 가장 큰 인물, 가장 으뜸가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그것은 ▶자기 구실을 다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비움으로써, 그리고 ▶낮아짐으로써 가능한 일입니다. 오늘 본문말씀인 마태복음서 20:24-28 말씀을 다 함께 읽는 것으로 오늘 말씀을 마치겠습니다. 열 제자가 이 말을 듣고, 그 두 형제에게 분개하였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곁에 불러 놓고 말씀하셨다. “너희가 아는 대로, 이방 민족들의 통치자들은 백성을 양 내리누르고, 고관들은 백성에게 세도를 부린다. 그러나 너희끼리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너희 가운데서 위대하게 되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너희 가운데서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 인자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으며, 많은 사람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몸값으로 치러 주려고 왔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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