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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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요한복음서 1:1-5 
설교일 2010-09-05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 성서 본문

태초에 ‘말씀’이 계셨다. 그 ‘말씀’은 하나님과 함께 계셨다. 그 ‘말씀’은 하나님이셨다. 그는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계셨다. 모든 것이 그로 말미암아 창조되었으니, 그가 없이 창조된 것은 하나도 없다. 창조된 것은 그에게서 생명을 얻었으니, 그 생명은 사람의 빛이었다.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니, 어둠이 그 빛을 이기지 못하였다.

<요한복음서 1:1-5>


■ 들어가는 이야기

오늘은 창조절 첫째 주일입니다.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아름답게 창조해 주셨던 것처럼, 저와 여러분들의 삶도 생육하고 번성하고 충만하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하며 기원합니다. 오늘 말씀의 제목을 “되는 집안과 안 되는 집구석”이라고 정했는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되는 집안’은 무엇을 해도 잘되지만 ‘안 되는 집구석’은 무엇을 해도 일이 틀어진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되는 집안’은 하나님의 창조 시스템을 배워서 실천하기 때문이고, ‘안 되는 집구석’은 사람의 힘으로 무엇을 해보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창조 시스템은 생육하고, 번성하고, 땅에 충만하게 되는 구조입니다. 그러나 악마의 시스템은 점점 줄고, 찌그러들고, 땅에 황폐해지는 구조입니다.

■ 예수님 이야기

예수님께서 들려주신 ‘달란트의 비유’를 잘 아시지요(마태복음서 25:14-30). 열 달란트를 가지고 열 달란트를 번 사람에게는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잘했다! 착하고 신실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신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많은 일을 네게 맡기겠다.” 그리고 한 달란트를 가지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에게서 그 한 달란트를 빼앗아서, 열 달란트 가진 사람에게 주어라.”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비유의 교훈을 말씀하셨는데, 그 말씀이 이겁니다. “가진 사람에게는 더 주어서 넘치게 하고, 갖지 못한 사람에게서는 있는 것마저 빼앗을 것이다.”

우리 생각에는 예수님께서 부자들의 것을 나누어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어야 한다고 하시는 것이 맞을 것 같은데, 예수님께서는 오히려 거꾸로 말씀하셨습니다. 가진 사람은 더 가져서 넘치게 되고, 가지지 못한 사람은 있는 것마저 잃게 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이게 무슨 뜻인가 하면, 달란트를 남기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점점 더 많이 남기게 될 것이고, 달란트를 까먹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있는 것마저 날려버리게 될 것이다. 그런 뜻입니다. 그러니까, 되는 집안은 점점 더 번성하게 되고, 안 되는 집구석은 날이 갈수록 피폐해진다는 것이지요. 교회도 그렇고, 가정도 그렇고, 나라도 그렇고, ‘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 까마라 이야기

브라질 로마 가톨릭교회의 돔 헬더 까마라(Dom Helder Camara, 1909.2.7.-1999.8.27) 대주교는 사회의 시스템에 대해서 아주 의미심장한 말을 했습니다. “내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주었을 때 사람들은 나를 성자(聖者)라고 불렀다. 그러나 내가 가난한 이들이 왜 먹을 것이 없는지 물었을 때 사람들은 나를 공산주의자라고 불렀다.” 성직자가 가난한 사람들이나 보살피면 되지 사회 문제, 정치 문제를 왜 들고 나오느냐, 그런 이야기입니다. 지금도 사람들이 그러지요. 목사나 종교인들은 정치문제에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아주 비 성서적인 말입니다. 구약성경의 예언자들이 주요 임무가 정치 지도자들과 종교 지도자들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었고, 약자를 보호하도록 되어 있는 성경의 사회 시스템을 지키지 않는 것에 대해 주님의 이름으로 책임을 묻는 일이었습니다.

까마라 대주교가 1989년 10월 2일에 서울에 와서 제 44차 세계성체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는데, 그때 그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세계 인구의 20퍼센트가 80퍼센트의 것을 먹어치우고, 80퍼센트가 20퍼센트를 가지고 끼니를 때웁니다. 그리고 미친 듯이 군비경쟁에 소비하는 돈은 이 지구의 빈곤을 없애고도 남을만한 거액입니다. 여러분에게 제안합니다. 미움, 폭력을 없애는 데 힘을 모아주십시오. 세계의 빈곤을 없애는 데 참여하자고 간절히 청하고 싶습니다.” 시스템을 바꾸자는 말입니다. 예전에도 ‘가난 구제는 나라님도 못 한다’고 그랬지요. 가난한 사람들에게 빵부스러기를 찔끔찔끔 줘봐야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 우리나라 이야기

우리나라 사회도 아직 까마라 대주교가 지적한 이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회나 개인이 나서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먹을거리를 주는 것에 대해서는 칭찬을 하지만, 그 가난한 사람들이 스스로 가난하지 않게 살아갈 방법이 없는지 그 길을 찾아보자고 하면 머리 아프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이에게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면 한평생을 먹고 살지만, 물고기 열 마리를 주면 하루나 이틀밖에 살 수 없습니다. 벌어먹고 살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 보고서를 보면 지난 해 2009년의 우리나라 빈곤층은 19.2%로 늘어났습니다. 1996년 IMF 직전에는 11.3%였습니다. 10년 남짓 지나는 사이에 빈곤층이 두 배로 늘어났습니다. 어떤 계층을 빈곤층이라고 하는가 하면 나라 전체의 평균소득의 50% 이하의 소득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50~150% 정도가 중산층, 그 이상이 상류층인데, 작년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을 어림잡아 2천만 원 정도라고 한다면 4인 가족을 기준으로 연봉 4천만 원 이하는 빈곤층, 4천에서 1억 2천 정도는 중산층, 그 이상은 상류층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계층을 구분하는 방식이 조금 다르기는 합니다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다섯 집 가운데 한 집이 빈곤층입니다. ‘십시일반’(十匙一飯)이라는 말이 있지요. 열 집이 한 집 정도를 보살피면서 사는 것은 그럭저럭 가능합니다. 그런데 빈곤층이 20%쯤 되면 이제는 그냥 도와주는 것만으로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현재 빈곤층 가운데, 장애인이나 노약자가 있는 가정은 그 가운데서 20%가 못됩니다. 나머지는 열심히 일은 하면서도 먹고 살기가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심각하지요. 한계점에 도달했습니다.

■ 맺는 이야기

그러면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여러분이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빈곤층은 해마다 늘어나게 놓아두고 ‘친 서민’을 외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를 개조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국가경제의 시스템을 대수술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나라가 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상류층에게는 세금을 더 거두어야 합니다. 중산층은 일자리를 나누어야 합니다. 그래서 빈곤층을 줄여야 합니다. 한가하게 강바닥만 파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그걸 누가 할 수 있겠습니까? 제가 보기에 하나님만 하실 수 있습니다. 성령께서 함께 하시지 않으면 부자들이 세금 더 내려고 하지 않습니다. 성령께서 깨우쳐주시지 않으면 중산층 사람들이 일자리를 나누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계속 고집을 부리다가 빈곤층이 더 늘어나면 부자고 중산층이고 없습니다. 함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겁니다. 열심히 일만 한다고 여러분이 부자 되지 못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제 구조가 그렇게 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죽을 각오로 기도해야 합니다. 목숨 걸고 행동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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