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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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요한복음서 7:37-39 
설교일 2014-06-08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오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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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서 본문

명절의 가장 중요한 날인 마지막 날에, 예수께서 일어서서, 큰 소리로 말씀하셨다. “목마른 사람은 다 나에게로 와서 마셔라. 나를 믿는 사람은, 성경이 말한 바와 같이, 그의 배에서 생수가 강물처럼 흘러나올 것이다.” 이것은, 예수를 믿은 사람이 받게 될 성령을 가리켜서 하신 말씀이다. 예수께서 아직 영광을 받지 않으셨으므로, 성령이 아직 사람들에게 오시지 않았다.

<요한복음서 7:37-39>


■ 들어가는 이야기

지방선거로 인해서 지난 주간은 소용돌이처럼 지나갔습니다. 선거결과에 만족하시는 분들도 계시겠고 불만인 분들도 계시겠습니다만, 분명한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나라를 사랑하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번 선거를 보면서, 우리가 기도하고 힘쓰면 우리나라가 변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아무튼 여러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나라와 민족을 걱정하는 여러분 위에 생수와 같은 성령님의 기운이 언제나 충만히 임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 목마른 사람들

중국 원나라의 오징(吳澄)이란 사람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다만 바라는 바는, 동이에 술이 비지 않고, 부엌에 연기가 끊이지 않으며, 띠집이 새지 않고, 베옷을 늘 입을 수 있으며, 숲에서 나무하고 물에서 고기 낚을 수만 있으면, 영화도 욕됨도 없이 즐거움이 매우 클 것이다. 이만하면 일생이 만족하니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철경록(輟耕錄)』, 허균(김원우 편), ≪숨어사는 즐거움≫(솔출판사, 2010), 63쪽. 동양에서나 서양에서나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한 사람들이 많은데, 이 사람들 중 대부분은 높은 벼슬을 하다가 낙향한 사람들입니다. 중앙에서 높은 관직을 가지고 있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지만, 내가 이 정도 생활이라도 누릴 수 있는 게 어디냐, 그러면서 스스로 위로하는 말이겠지요. 그러나 세상에는 저 정도의 삶조차 꿈도 꾸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목마른 사람들’이지요. 우리가 ‘목마르다’ 하면, 말 뜻 그대로는 물이 없어서 오는 현상이지만, 세상에는 다른 이유 때문에 목마른 사람들도 참 많습니다. 먹을 것이 없어서 목마른 사람도 있고, 사랑에 굶주려서 목마른 사람도 있고, 정치적인 성향 때문에 목마른 사람도 있고, 자기 삶이 안전하지 못해서 목마른 사람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목마르지 않으십니까? 목마르다면 무엇 때문에 그렇습니까? 아직도 물 때문에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세계적으로는 셀 수 없이 많이 있습니다만,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물을 마시지 못해서 목마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처럼 물 인심이 좋은 곳도 흔치 않습니다. ‘물 쓰듯 돈을 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비교적 물이 흔하기 때문이겠지요. 해외여행을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습니다만, 어떤 나라에서는 밥 먹으러 음식점에 들어가도 물은 안 줍니다. 따로 팔지요. 성경에 보면 목마른 사람에게 물을 주는 것이 큰 선행으로 되어 있는데, 그건 그 나라가 사막지역이기 때문입니다. 요즘 식으로 치면 휘발유보다 더 귀한 게 물이거든요. 만일 우리나라 사람들이 목이 마르다면 그건 대부분 다른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 물 있는 곳으로

밥 먹는 문제, 물 마시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사람들에게 가장 목마른 것은 ‘사랑의 목마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제인 에어’라는 소설이 있지요. 거기 보면 주인공 제인이 학교에서 이사장에게 무참히 짓밟히는 사건이 나옵니다. 제인은 아무 잘못도 없이, 모든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걸상 위에 올라가 반시간을 서 있어야 했습니다. 그날 하루 동안 그 누구도 제인에게 말을 걸어서는 안 된다는 벌까지 함께 받았습니다. 헬렌이라고 하는 친구가 제인에게 몰래 찾아와서 위로의 말을 건넸습니다. ‘이건 네 잘못이 아니니까 주눅 들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제인은 이런 말을 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난 차라리 죽고 싶어. 나는 외톨박이가 되고 남의 미움을 받는 건 견딜 수 없어. 헬렌, 여길 봐. 너나 템플 선생님이나 혹은 누구든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진정한 사랑을 얻기 위해서라면, 나는 팔뼈가 부러지는 일, 황소 뿔에 받혀 하늘로 솟구치는 일, 발길질을 해대는 말 뒤에 서서 그 말발굽에 가슴을 채[차]이는 일까지도 기꺼이 감수할 거야.” ― 샬럿 브론테(이덕형 역), ≪제인 에어 1≫((주)문예출판사, 2011), 250쪽. 목마른 사람은 물 있는 곳으로 가야 합니다. 사랑에 목마른 사람은 사랑의 근원, 사랑이 샘솟아 나오는 곳으로 가야 합니다. 거기가 어딥니까? 성경에 답이 있습니다. 이사야서 55:1입니다. “너희 모든 목마른 사람들아, 어서 물로 나오너라. 돈이 없는 사람도 오너라. 너희는 와서 사서 먹되, 돈도 내지 말고 값도 지불하지 말고 포도주와 젖을 사거라.” 예수님도 말씀하셨습니다. 요한복음서 7:37-38입니다. “목마른 사람은 다 나에게로 와서 마셔라. 나를 믿는 사람은, 성경이 말한 바와 같이, 그의 배에서 생수가 강물처럼 흘러나올 것이다.”

■ 세상의 그리스도들

이 말씀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나를 믿는 사람은… 그의 배에서 생수가 강물처럼 흘러나올 것이다”입니다. 목마른 사람들은 모두 와라, 하셨지요. 그 다음은 뭡니까? ‘실컷 마시고 잘 잘 살아라!’입니까? 아니지요. 네 배에서 생수를 강물처럼 흘러나오게 해라, 이겁니다. 이게 무슨 말입니까? 우리가 예수를 믿는 것은 예수 믿고 복 받자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복 받는 것은 잠시이고, 그 복의 강물을 세상을 향해 흘려보내라는 분부입니다. 그리스도인은 복의 소비자가 아닙니다. 복의 유통자 곧 복의 대리점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독일에서 있었던 일이라고 하는데요, 2차 대전 중에 차가운 바닷물에 빠져서 얼어 죽기 직전의 조종사를 살려내는 방법을 찾으려고 여러 가지 실험을 했습니다. (사실 나쁜 짓을 한 건데요, 유대인들을 물에 빠뜨려서 실험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이 연구에서 밝혀진 것은 이겁니다. 저체온증에 걸려서 죽기 직전에 있는 사람을 살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따뜻한 사람이 ‘몸으로’ 그를 안아주는 것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따끈한 물에 담그면 괜찮지 않을까 해서 그렇게도 해보았지만 허사였습니다. 사람 몸으로 안아주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었습니다. ― 이경숙, ≪마음의 여행≫(정신세계사, 1999), 268쪽.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사실을 깨닫습니다. 아무리 배합을 잘해도 사람의 땀, 눈물, 피와 똑 같은 액체를 만들 수는 없듯이, 아무리 온도 조절을 잘해도 사람의 체온으로 안아주는 환경을 만들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 맺는 이야기

우리가 꿈꾸는 사회는 복지세상입니다. 그러나 복지제도와 사회안전망이 아무리 잘 되어 있어도, 그것이 몸으로 안아주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성령을 받아라, 그리고 그 성령의 생수를 세상을 향하여 흘려라, 그렇게 함으로써 너희는 작은 그리스도들이 되어라!’입니다. 생수를 주라는 것은 사랑하라는 것이지요. 세상에 사랑을 주는 것처럼 행복한 일은 없습니다. 나의 사랑으로 인해서 누군가가 행복해한다면 그것이 최고의 복입니다. 의무감에서 주는 사랑은 웅덩이의 물을 퍼주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사랑은 퍼도 퍼도 마르지 않는 강물 같은 사랑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성령을 받아야 합니다. 여러분의 삶이 성령으로 충만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빕니다.

(※ 2014.6.8 구미 한울교회 주일예배 말씀입니다.)
941 주님의 눈동자를 건드리는 자들
940 “비록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939 편안한 후회
938 영원토록 칭찬 받기
937 빛이신 하나님
936 으뜸 친구
935 교회가 바로 서려면
934 시온의 딸과 임금님
933 “그만하면 됐다!”
932 저승에 간 부자
931 어느 쪽이 이길까?
930 먹보들의 기도
929 복의 생산과 유통과정
928 엄마 집
927 “당신은 어느 쪽입니까?”
926 “평화가 있어라!”
925 주일에 해야 할 일 세 가지
924 전쟁 연습, 평화 연습
923 총명한 사람의 선택
922 칼을 쳐서 보습을, 창을 쳐서 낫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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