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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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14-07-06 13:5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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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요나서 4:1-3 
설교일 2014-07-06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오디오파일 듣기/내려받기]

■ 성서 본문

요나는 이 일이 매우 못마땅하여, 화가 났다. 그는 주님께 기도하며 아뢰었다. “주님, 내가 고국에 있을 때에 이렇게 될 것이라고 이미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내가 서둘러 스페인으로 달아났던 것도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은혜로우시며 자비로우시며 좀처럼 노하지 않으시며 사랑이 한없는 분이셔서, 내리시려던 재앙마저 거두실 것임을 내가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주님, 이제는 제발 내 목숨을 나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습니다.”

<요나서 4:1-3>


■ 들어가는 이야기

맥추감사주일을 맞이하여, 우리는 지난 반 년 동안 주님께서 내려주신 은혜를 감사하기 위해 기쁜 마음으로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그 동안 수고하신 여러분, 앞으로 남은 반 년 동안, 주님께서 더 큰 은혜를 내려주시고, 더 많은 복을 내려주시기를,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1년 가운데서 요즘이 가장 견디기 힘든 시절일 것입니다. 무더위에, 장마에, 높은 습도에…, 우리를 힘들게 하는 요소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에 가까운 분들로부터 자동차 접촉사고를 당했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들었습니다. 그건 아마도 지금이 사람의 분노 게이지가 가장 높은 때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 요나의 불평

성경에 보면 엉뚱한 분노를 표출한 사람이 하나 있습니다. 자주 들어보셨던 이름일 텐데, 바로 요나라고 하는 사람입니다. 이 사람이 명색이 예언자였는데요, 하나님으로부터 명령을 받았습니다. 명령의 내용은, 니느웨라고 하는 성에 사는 사람들이 너무 타락해 있으니 그들에게 경고를 좀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요나는 거긴 가기 싫었습니다. 이유는 분명치 않지만, 마음에 안 드는 도시였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스페인으로 가는 배를 타고 말았습니다. 거기서 유명한 물고기 뱃속 이야기가 나옵니다. 태풍이 불었지요. 배가 뒤집힐 지경이 됐습니다. 뱃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이 배에 타서는 안 될 사람이 탔다, 색출해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요나가 지목이 됐고, 그 사람들은 요나를 바다에 던져버렸습니다. 마침 거기를 지나가던 큰 물고기가 요나를 삼켰고, 요나는 그 속에서 열심히 기도하며 회개했습니다. 속이 뒤틀린 물고기는 사흘 만에 요나를 육지로 내뱉었습니다. 그제야 요나는 니느웨로 갔지요. 열심히 경고를 했습니다. 회개하지 않으면 이 도시는 망한다, 40일 뒤에 이 도시는 무너진다, 하는 것이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 일입니까? 요나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 성의 임금부터 시작해서 모든 백성들이 금식하며 회개했습니다. 사람들이 아무리 나쁜 짓을 했더라도 하나님은 그들을 죽이는 게 목적이 아니지 않습니까? 하나님께서 용서하셨습니다. 재앙을 내리려던 것도 취소하셨습니다. 요나의 심사가 뒤틀렸습니다. 그래서 요나는 화를 내면서 파업을 했습니다. 아니, 하나님께서 한번 하신다고 했으면 그대로 하셔야지, 이랬다저랬다 하신다며 씩씩거렸습니다.

■ 난간에서 밀어버린 이유

우리도 화를 많이 내고 삽니다. 그런데 화를 내고 다투는 것은 가까운 관계일수록 더 심한 것 같습니다. 요나도 그랬습니다. 사실 자기는 예언자이고 자기를 부르신 분이 하나님이시라면 그것보다 더 가까운 관계가 어디 있습니까? 그런데 요나는 하나님께 성질을 부렸습니다. 언젠가 어떤 사람이 다리를 건너고 있는데, 한 남자가 다리 난간에서 막 뛰어내리려 하는 게 보였습니다. 급히 달려가서 소리쳤습니다. “멈춰요! 그러지 말아요!” 그 남자가 물었습니다. “왜 그러지 말아야 하죠?” “아, 살아야 할 이유야 많지요!” “그게 뭐죠?” “음, 종교가 있나요?” 그 남자는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나도요! 봐요, 이미 우리는 공통점이 있군요. 그러니 좀 더 얘기해 봅시다. 기독교 신자인가요, 아니면 불교 신자인가요?” “기독교 신자요.” “나도요! 가톨릭입니까, 개신교입니까?” “개신교도요.” “나도 그렇소! 성공회요, 침례교요?” “침례교요.” “와! 나도요! 하나님 침례교요, 아니면 예수교 침례교요?” “하나님 침례교요.” “오, 나도요! 원조 하나님 침례교요, 아니면 개혁파 하나님 침례교요?” “개혁파 하나님 침례교요.” “이런! 나도 그래요! 그러면 1879년 개혁파요, 아니면 1915년 개혁파요?” 그러자 그는 “1915년 개혁파요!”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남자는 “죽어버려! 이 이교도 놈 같으니라고!” 하면서 자살하려고 하던 사람을 밀어 버렸습니다. ― 토머스 캐스카트+1인(윤인숙 역), ≪시끌벅적한 철학자들 죽음을 요리하다≫(함께읽는책, 2010), 30-32쪽.

■ 원수를 사랑하라!

몇 주 전에 핵발전소에 대해 말씀드린 적이 있지요. 이 핵에너지라는 것, 정말 무서운 존재입니다. 우라늄이라는 원소를 아실 것입니다. 이 우라늄 원자의 핵에다가 중성자라고 하는 아주 작은 입자를 충돌시키면 그 중성자가 원자핵을 파고들어가서 우라늄을 두 동강 내버립니다. 그렇게 하면 우라늄은 사라지고 전혀 다른 새로운 원자가 두 개 생깁니다. 이게 ‘핵분열’인데요. 이 과정에서 엄청난 에너지가 생깁니다. 이런 과정을 짧은 시간에 연쇄적으로 일어나게 하는 것이 원자폭탄입니다. 하나였던 것이 분열될 때 어마어마한 폭발을 만들어내는 것이지요.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저 멀리 있는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와 우리나라가 등을 돌린다고 무슨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와 가깝게 지내던 미국이나 중국과 등을 돌린다고 생각해보십시오. 그 후폭풍은 아마도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한 민족끼리 등을 돌리고 분단이 되었습니다. 엄청난 대폭발이 일어났지요? 그게 한국전쟁 아닙니까? 그 아픔은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게, 가까운 사람 사이에 생기는 미움이 훨씬 큰 이유입니다. 큰 다툼은 대부분 가까운 관계 속에서 일어나지요. 조심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사람의 원수가 곧 자기 집안사람일 것이다!”(마태복음서 10:36) 하신 겁니다. “원수를 사랑하라!” 하는 말씀도 그래서 나온 것이지요. 인도 경전 ≪법구경≫(法句經)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그놈이 나를 욕하고 때렸다, 이런 생각을 품고 있으면 미움이 가라앉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품고 있지 않으면 마침내 미움이 가라앉으리라. 미움은 미움에 의해서는 결코 풀어지지 않는다. 미움을 버릴 때에만 풀리나니 이것은 변치 않는 영원한 진리다.” 원수를 사랑하는 최선의 방법이 이겁니다. 그가 나에게 했던 행동이나 말을 나의 기억에서 삭제하는 것이지요. 우리가 역사는 기억해야 하지만, 피붙이들과 관련된 나쁜 기억은 빨리 삭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 맺는 이야기

특히 요즘 같이 무덥고 습한 시절에는 ‘미움’에 관한 것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말고 잊어버려야 합니다. 일단은 유보하십시오. 따질 것이 있다면 가을에 가서 따져도 늦지 않습니다. 요즘은 늘 감사한 것만 생각하고 사는 것이 여러 사람을 위해서 최선의 길입니다. 맥추감사절은 반 년 동안 보리농사 지은 것을 감사하는 절기이기도 하지만, 분노를 감사로 바꾸기 위해서 기도하는 절기이기도 합니다. 아무쪼록 저와 여러분이 모두 감사하는 마음으로 앞으로 다가올 무더위를 잘 이기고 산뜻한 가을을 맞이하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 2014.7.6 구미 한울교회 주일예배 말씀입니다.)
941 주님의 눈동자를 건드리는 자들
940 “비록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939 편안한 후회
938 영원토록 칭찬 받기
937 빛이신 하나님
936 으뜸 친구
935 교회가 바로 서려면
934 시온의 딸과 임금님
933 “그만하면 됐다!”
932 저승에 간 부자
931 어느 쪽이 이길까?
930 먹보들의 기도
929 복의 생산과 유통과정
928 엄마 집
927 “당신은 어느 쪽입니까?”
926 “평화가 있어라!”
925 주일에 해야 할 일 세 가지
924 전쟁 연습, 평화 연습
923 총명한 사람의 선택
922 칼을 쳐서 보습을, 창을 쳐서 낫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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