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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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14-07-27 14: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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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이사야서 65:21-22 
설교일 2014-07-27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오디오파일 듣기/내려받기]

■ 성서 본문

집을 지은 사람들이 자기가 지은 집에 들어가 살 것이며,
포도나무를 심은 사람들이 자기가 기른 나무의 열매를 먹을 것이다.
자기가 지은 집에 다른 사람이 들어가 살지 않을 것이며,
자기가 심은 것을 다른 사람이 먹지 않을 것이다.

“나의 백성은 나무처럼 오래 살겠고,
그들이 수고하여 번 것을 오래오래 누릴 것이다.”

<이사야서 65:21-22>


■ 들어가는 이야기

내일이 중복, 삼복더위의 딱 중간쯤이지요. 이런 무더위에 생업을 위해서 하루하루 땀 흘리며 애쓰시는 여러분, 얼마나 수고가 많으십니까? 여러분들의 그 땀방울을 하나님께서는 일일이 다 세고 계실 것입니다. 우리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노고를 기억하시고, 머지않은 때에 반드시 30배, 60배, 100배, 아니 그 이상으로 보상해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 집 짓는 사람들

이런 뜨거운 날씨에 에어컨이 없는 곳에서는 가만히 앉아 있는 것만 해도 고역인데, 밖에서 노동을 해야 하는 분들은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특히 건설노동자들의 고생은 겪어보지 않은 분들은 상상하기조차 어려울 것입니다. 오늘 구약성경 말씀에 보니까, 주님의 날이 오면 “집을 지은 사람들이 자기가 지은 집에 들어가 살 것”(이사야서 65:21)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이 구절을 읽으면서, 하나님의 사랑이 이렇게 지극하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건설노동자들이 받는 임금을, 계산하기 좋게 하루에 10만원이라고 칩시다. 일주일에 하루쯤 쉰다고 보고, 1년에 300일 정도 일하면 3천만 원이지요. 요즘 아파트 한 채 값이, 지역이나 메이커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서울에서 산다고 가정하고 대충 3억 원이라고 합시다. 그걸 사려면 일용직 건설노동자가 버는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꼬박 10년을 모아야 됩니다. 그런데 한 달에 2~3백만 원 벌어서 그거 다 저축할 수 있나요? 백만 원 저축하기도 어렵습니다. 어쨌든 백만 원 저축하면 30년이고 50만원 저축하면 60년입니다. 강남 같은 지역에서는 아파트값이 평당 수천만 원 하는데, 정작 그 집을 짓느라고 땀 흘려 일하는 노동자는 거기에 들어가서 살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사야가 이런 말을 한 것입니다. “집을 지은 사람들이 자기가 지은 집에 들어가 살 것”이다. 자기가 농사지어 놓고 자기가 먹지 못하고, 자기가 집을 지어놓고 자기가 들어가서 살지 못하고…, 참 불행한 일입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이것은 노예제도가 있던 시절의 폐습입니다. 같은 사람인데 같은 사람으로 보지 않는 것이지요. 물을 길어오는 사람 따로 있고, 펑펑 쓰는 사람 따로 있고, 요리를 만드는 사람 따로 있고 그걸 먹는 사람 따로 있고, 옷을 만드는 사람 따로 있고 그 옷을 입는 사람 따로 있는, 그런 때가 노예 부리던 시절이었지요. 인간차별의 악습입니다.

■ 무전유죄 유전무죄

노예제도가 폐지되면서 차별이 없어졌을까요? 최근에 경남 창원에서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나이 50대인 어떤 사람이 예식장에서 하객 행세를 하면서 식권 두 장을 챙겼습니다. 원래 우리 전통으로 보면, 잔치집이나 초상집에서는 하객이나 조문객이 와서 밥을 먹기도 하지만, 지나가던 객도 와서 밥을 얻어먹고, 거지들도 와서 구석에서 한 상을 받는 게 상식이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요새는 세상이 달라져서 혼주가 신고를 했고, 식권 받은 사람이 구속돼서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식권 두 장 값이 5만6천 원이었는데 열 달 동안 감옥살이를 해라, 이겁니다. 물론 도둑질은 잘못된 행동이지요. 벌을 받는 것이 마땅합니다. 문제는 이런 법이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적용되는가 하는 것이지요. 또 이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어떤 40대 남자가 돈 15,600원을 훔쳤다가 붙잡혔습니다. 이 사람은 교통사고를 당해서 시력을 잃어서 일도 하지 못하는 처지였습니다. 노숙생활을 하다가 보니 세상살이가 거의 이판사판 아니었겠습니까? 그래서 두어 차례 남의 물건을 훔치다가 걸린 전과가 있었고, 그것 때문에 겨우 돈 몇 푼 훔치다가 징역을 3년씩이나 받은 겁니다. 대주그룹 회장이었던 허재호 사건 기억하시지요? 이 사람이 내야 할 벌금이 수백억 원이었는데, 그걸 떼어먹고 외국으로 도망갔다가 귀국해서 잡혔지요. 유치장에 갇혔습니다. 벌금만큼 징역을 살라 이건데, 하루 일당이 5억 원이었지요. 그러다가 여론이 벌떼처럼 일어나니까 풀어주고 벌금을 추징하겠다고 했었는데, 지금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경우 보통사람은 하루에 5만원 쳐줍니다.

■ 차별 없는 공동체

세상이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는 법인데, 이건 하나님 나라 정신에 어긋난 일입니다. 세상이 이래서는 안 된다고, 예언자들이 엄청 외쳤습니다. 이사야서, 아모스서, 예레미야서 등등, 예언서들을 읽어보시면 거의 그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평등을 향한 인간해방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게 말로만 해서는 안 될 일이다, 목숨을 걸어야 한다, 해서 오신 분이 예수님입니다. 그래서 십자가에서 목숨까지 버리신 것이고요.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이 있고 나서 사도들이 정신을 버쩍 차렸습니다. ‘맞아, 주님 말씀대로 우리가 나서야 해!’ 이렇게 뜻이 모아져서 초대교회의 공동생활이 시작되었지요. 사도행전에 보면 모든 신도들이 한 마음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제가 ‘신도’라고 말씀드렸지만 성경 원문은 ‘형제’입니다. 예수 믿고 성령 받은 사람들이 모두 한 식구가 되었지요. 재산도 다 내놓았습니다. 수입도 다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각 사람에게 필요한 대로 나누어주었습니다. 그랬는데도 신기하게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이게 하나님 나라의 모형입니다. 그렇기는 한데, 자, 우리도 그렇게 한번 살아보자, 하면서 제가 여러분에게 제안한다고 합시다. 그러면 여러분이 선뜻 응하시겠습니까? 사실 누군가 다른 사람이 저에게 그런 제안을 해도 쉽게 답을 못할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우리는 각자 딴 살림 사는 게 너무 익숙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적응하기가 쉽지 않아요. 그러면, 에이, 그거 안 되니까 포기해, 하고 말까요? 그건 또 하나님의 뜻이 아니지요. 그래서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가 ‘십일조 공동체’입니다. 우선 수입의 십분의 일만 내놓고 한번 살아보자, 그것도, 믿음으로 기쁘게 낼 수 있는 사람부터 먼저 해보자 이겁니다. 십일조 안 내면 하나님한테 혼난다는 부정적인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십일조를 하면 얼마나 복을 받게 되는지 그것만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 맺는 이야기

집을 지은 사람이 그 집에 들어가서 살고, 농사를 지은 사람이 그 열매를 먹는 세상, 이런 하나님의 나라를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데, 우리 힘으로 이 나라 전체를 그렇게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우리 교회에서 그런 정신으로, 작은 것부터 실천하면 그 작은 빛이 온 세상을 향하여 퍼져나갈 것이고, 마침내 온 세상에 그런 나라가 오게 될 것입니다. 그런 꿈을 가지고, 그런 세상을 만들어서 오래오래 누리기를 바라며 기도하는 저와 여러분에게, 성령님께서 힘을 주시고 확신을 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 2014.7.27 구미 한울교회 주일예배 말씀입니다.)
941 주님의 눈동자를 건드리는 자들
940 “비록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939 편안한 후회
938 영원토록 칭찬 받기
937 빛이신 하나님
936 으뜸 친구
935 교회가 바로 서려면
934 시온의 딸과 임금님
933 “그만하면 됐다!”
932 저승에 간 부자
931 어느 쪽이 이길까?
930 먹보들의 기도
929 복의 생산과 유통과정
928 엄마 집
927 “당신은 어느 쪽입니까?”
926 “평화가 있어라!”
925 주일에 해야 할 일 세 가지
924 전쟁 연습, 평화 연습
923 총명한 사람의 선택
922 칼을 쳐서 보습을, 창을 쳐서 낫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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