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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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14-12-25 01:4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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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누가복음서 2:7 
설교일 2014-12-24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성탄절 
■ 성서 본문

마리아가 첫 아들을 낳아서, 포대기에 싸서 구유에 눕혀 두었다. 여관에는 그들이 들어갈 방이 없었기 때문이다.

<누가복음서 2:7>


■ 들어가는 이야기

고요한 밤입니다. 거룩한 밤입니다. 시끄럽고 분주한 일상에서 벗어나서 이렇게 고요하고 거룩하게 예수님을 기다리는 여러분 위에 하늘의 은혜와 땅의 축복이 넘치도록 임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 “나는 못났으니까!”

2천 년 전 이 시각에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는 해산의 고통을 겪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에게는 고요한 밤이 아니라 불안한 밤이었습니다. 거룩한 밤이 아니라 괴로운 밤이었습니다. 하나님도 참 짓궂으십니다. 세상을 창조하시고 만백성의 생사화복을 주장하시는 하나님이시라면 그 외아들을 세상에 보내실 때 좀 멋들어지게 보내시면 좋을 텐데, 왜 하필이면 외양간입니까? 왜 하필이면 미혼모 소리를 듣는 마리아의 몸입니까? 왜 하필이면 짐승의 먹이통인 구유입니까?

성철스님이 살아계실 때 이야기인데요, 이 양반이 늘 거지같은 옷만 입고 다녔습니다. 어느 날 상좌들이 덕지덕지 기운 누더기 옷이 너무 무거울 것 같아서 비단옷을 한 벌 해드렸습니다. 이불도 가벼운 비단이불로 바꾸었습니다. 그러나 성철스님은 한동안 아무 말도 않다가 두 달이 지난 어느 날 비단옷과 비단이불을 가위로 잘라 마당으로 내가서는 불에 태워 버리고 말았습니다. 평생 동안 좋은 옷 입지 않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물었습니다. “아니, 왜 스님은 누더기만 입으십니까?” 그때 스님은 이렇게 대답했답니다. “나는 못났으니까!” 그분은 신발도 검정고무신만 신었습니다. 그게 낡아서 구멍이 나면 닳은 곳을 헝겊으로 기워서 신었다고 합니다. ― 정찬주, ≪자기를 속이지 말라≫(열림원, 2005), 34쪽.

아마 예수님도 이런 질문을 받으셨을지 모릅니다. “선생님은 왜 외양간에서 태어나셨나요?” “선생님은 왜 구유에 누워 계셨나요?” “선생님은 왜 집도 한 칸 없나요?” “선생님은 왜 변변한 옷 한 벌 없나요?” 제가 생각하건대, 이때 예수님도 똑 같은 말로 대답하셨을 것 같습니다. “나는 못났으니까!”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만큼은 우리가 예수님 흉내를 내보는 것은 어떨까요? 살림살이가 어려우십니까? 사람들이 여러분을 무시합니까? 하는 일이 제대로 안 풀립니까? 그렇다면 자신 있게 이렇게 말해보십시오. “나는 못났으니까!” 저나 여러분이나 최소한 예수님처럼 잘나지는 않았잖아요. 예수님도 그렇게 누추한 곳에서 나셨고 또 사셨는데, 우리가 뭐가 잘났다고 불평을 하겠습니까? “나는 못났으니까!” 이렇게 거리낌 없이 말할 수 있다면 여러분도 틀림없이 예수님처럼 위대한 인물입니다.

■ 맺는 이야기

성탄의 축복이 저와 여러분에게 충만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2014.12.24 구미 한울교회 성탄절전야예배 말씀입니다.)

1. 20151205 Os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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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1 주님의 눈동자를 건드리는 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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