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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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마태복음서 6:24 
설교일 2015-01-04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송구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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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서 본문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한다. 한쪽을 미워하고 다른 쪽을 사랑하거나, 한쪽을 중히 여기고 다른 쪽을 업신여길 것이다. 너희는 하나님과 재물을 아울러 섬길 수 없다.”

<마태복음서 6:24>


■ 들어가는 이야기

을미년 새해 첫 주일입니다. 이따가 예배 후에 우리가 2015년을 맞이하는 이야기를 함께 나누겠습니다만, 이미 지금도 하나님께서는 여러분의 속마음을 읽고 계실 것입니다. 새해에는 저와 여러분을 짓누르고 있던 오랜 문제들이 시원하게 풀어지기를, 그래서 그 어느 해보다도 하나님께 더 많이 감사하게 되기를,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 회개의 때

우리 교단인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제 99회 총회 주제를 ‘하나님과 세상 앞에 참회하는 교회’로 정했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교회들이 저지른 잘못된 행실을 회개하자는 취지입니다. 우리가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그동안 대다수 우리나라 교회는 예수님의 지상명령인 ‘하나님의 나라’를 외면하고 교회의 대형화만 추구해 왔습니다. 예수는 뒷전으로 미루어두고 교회 키우는 데만 힘을 써 왔다는 말입니다. 회개해야 할 일입니다. 그렇지만 회개만 하고 앉아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잘못된 것을 깨달았으면 뭐가 잘못되었었는지 파악해야 하고, 무엇이 올바른 길인지 확실히 깨달아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는, 그렇다면 이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방향을 정해서 일어나 움직여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는 올해 기도제목을 “오직 주님의 뜻을 따르게 해주십시오!”라고 정했습니다. 지금까지, 하나님 나라의 왕인 주님의 뜻이 아니라 돈의 왕인 맘몬을 따랐던 삶을 청산하고 주님의 뜻을 따르는 한 해를 만들어보자는 뜻입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햄릿’에 보면 새벽 닭 이야기가 나옵니다. “닭은 새벽을 알리는 나팔수. 그 드높고 날카로운 목청은 하늘을 찔러서 태양신을 일깨운다고 해. 그 울림소리에 천지를 방황하던 온갖 헛것들이 제자리로 허둥지둥 달려들 간다더니, 이제 보니 틀림없는 사실이로군.” ― 윌리엄 셰익스피어(여석기 역), ≪햄릿≫((주)문예출판사, 2006), 19쪽. 햄릿의 친구 호레이소의 대사입니다. 유령이 나타났다가 새벽닭이 울자 사라지는 것을 보고 남긴 말입니다. 유령도 새벽닭이 울 때 물러갑니다. 한 해를 시작하는 지금은 2015년의 새벽입니다. 잡귀를 물리치기 위한 절호의 기회입니다. 지금 우리가 회개하면 맘몬의 졸개들인 돈 귀신, 권력 귀신, 탐욕 귀신 등이 물러갈 것입니다. 1년 중 회개하기 가장 좋은 때입니다.

■ 욥 이야기

성경에 보면 사람들이 회개하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요. 그 가운데서 욥이 회개하는 장면은 얼마나 시원한지 모릅니다. 욥이 영문도 모른 채 된통 당했지요. 재산 다 잃고 자식들까지 다 잃었습니다. 건강까지 잃었습니다. 거기다가 아내마저도 등을 돌렸습니다. 친구들까지 공격을 해댔습니다. 그랬지만 욥은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나는 잘못한 것이 없다!’는 것이지요. 이게 무슨 소리냐 하면 ‘이게 다 하나님 탓이다!’ 이겁니다. 욥이 얼마나 강경했는지, 욥기 19:23-24에 나와 있습니다. “아, 누가 있어 내가 하는 말을 듣고 기억하여 주었으면! 누가 있어 내가 하는 말을 비망록에 기록하여 주었으면! 누가 있어 내가 한 말이 영원히 남도록 바위에 글을 새겨 주었으면!” 지금 내가 이렇게 고통을 겪다가 죽을지도 모르니, 누가 이 억울한 사연을 어디다가 제발 적어두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양피지나 나무껍질에 적으면 훼손될 수도 있으니 바위에 새겨두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결국 욥은 회개를 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제 주장을 거두어들이고, 티끌과 잿더미 위에 앉아서 회개합니다(욥기 42:6). 욥이 특별히 형사책임이 있는 죄를 지은 일은 없습니다. 도덕적으로도 거의 완벽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하나님은 욥의 고난을 지켜보고만 계셨을까요? 그리고 왜 끝내 욥이 회개했을까요? 하나님 앞에서 욥의 죄목은 ‘쥐뿔도 모르면서 자기가 옳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생각과 사람의 생각은 차원부터 다릅니다. 사람이 제아무리 똑똑해도 하나님의 섭리를 다 파악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욥보다 나은 게 있습니까? 우리가 욥처럼 선행을 많이 하고 살았습니까? 아니지요. 감히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형편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더 철저히 회개해야 합니다.

■ 전쟁터로!

저나 여러분의 삶에서 잘못된 점을 지적하지는 않겠습니다. 그것은 우리 자신들이 더 잘 알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한 가지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이겁니다. 우리가 진정 예수님의 제자인가, 하는 것이지요. 이 마인드만 확립되어 있으면 나머지 소소한 잘못들은 용서받을 수 있습니다. 새해 첫 주일에 제가 꼭 하고 싶은 말은 이것입니다. ‘신앙생활은 투쟁입니다!’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맘몬의 세력과 싸우는 전쟁입니다. 그런데 신앙생활을 ‘취미생활’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고 그분의 제자가 되었다는 것은 전쟁터에 뛰어들었다는 뜻입니다. 교회는 친목 질이나 하려고 나오는 곳이 아닙니다. 어디 가서 죄를 지어놓고 그 죄책감과 불편함을 해소하러 나오는 곳도 아닙니다. 옛날 사람들이 고목나무 앞에서 하듯이 복이나 빌려고 나오는 곳은 더더욱 아닙니다. 지금 세상에서는 물질만능주의가 판을 치고 있습니다. 돈이면 다 된다는 생각이 사람들 머릿속 구석구석 박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추구하는 하나님의 나라는, 돈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라, 공의가 물처럼 흐르는 세상, 정의가 강처럼 흐르는 세상, 하나님의 모든 자녀들이 그 누구도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고 공평하게 대우받는 세상입니다. 이게 공짜로 얻어집니까? 천만의 말씀이지요. 목숨 걸고 싸워야 합니다. 우리 교회처럼 조그마한 교회에 모여서 뭐가 달라지겠는가,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나비효과’라는 말 들어보셨지요? 베이징에서 나비가 날갯짓을 하면 다음 달에 뉴욕에서 폭풍이 일어날 수 있고, 나무에서 떨어지는 솔방울 하나가 지구 반대편의 날씨를 바꿀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우리의 거친 말 한 마디가 세상에 재난을 가져올 수도 있고, 우리들의 작은 격려 한 마디가 위대한 인물을 탄생케 할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것을 ‘나비효과’라고 하지만 다른 말로 하면 ‘하나님의 섭리’입니다. 우리 몇 사람이 힘을 합해 싸우면 세상은 달라집니다.

■ 맺는 이야기

이미 20년 전(1994.2.13)에 세상을 떠났지만 김남주 시인이 이런 시를 남겼습니다.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셋이라면 더욱 좋고 둘이라도 함께 가자. 앞서가며 나중에 오란 말일랑 하지 말자. 뒤에 남아 먼저 가란 말일랑 하지 말자. 둘이면 둘 셋이면 셋 어깨동무하고 가자.” ― 김남주, ≪사랑의 무기≫(창작과비평사, 1999), 142쪽. 두세 사람이 같은 뜻을 가지고 힘을 모아 싸우면 세상은 반드시 달라집니다. 여러분과 이웃들이 지금처럼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옵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오직 주님의 뜻을 따르는 제자가 되어야 합니다. 아무쪼록 2015년 새해는, 우리가 오직 주님의 뜻을 따름으로써 주님의 나라에 한 걸음 더 가까이 가는 복된 한 해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 2015.1.4 구미 한울교회 새해맞이예배 말씀입니다.)
941 주님의 눈동자를 건드리는 자들
940 “비록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939 편안한 후회
938 영원토록 칭찬 받기
937 빛이신 하나님
936 으뜸 친구
935 교회가 바로 서려면
934 시온의 딸과 임금님
933 “그만하면 됐다!”
932 저승에 간 부자
931 어느 쪽이 이길까?
930 먹보들의 기도
929 복의 생산과 유통과정
928 엄마 집
927 “당신은 어느 쪽입니까?”
926 “평화가 있어라!”
925 주일에 해야 할 일 세 가지
924 전쟁 연습, 평화 연습
923 총명한 사람의 선택
922 칼을 쳐서 보습을, 창을 쳐서 낫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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