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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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로마서 10:9-10 
설교일 2015-08-16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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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서 본문

당신이 만일 예수는 주님이라고 입으로 고백하고, 하나님께서 그를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리신 것을 마음으로 믿으면 구원을 얻을 것입니다. 사람은 마음으로 믿어서 의에 이르고, 입으로 고백해서 구원에 이르게 됩니다.

<로마서 10:9-10>


■ 들어가는 이야기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도 성령님의 감동에 이끌리어 기쁜 마음으로 주님 앞에 한 자리에 모이신 여러분 위에, 세상에서는 얻지 못하는 은혜와 복이 충만하게 임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이번 주 목요일(8월 20일)이 칠월칠석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오작교 이야기를 잠시 해보려고 합니다.

■ 칠석(七夕)

음력 7월 7일을 칠석(七夕)이라고 부르지요. 원래 중국에서 나와서 우리나라로 전해진 전통입니다. 칠석에 얽힌 설화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하늘나라의 은하수 건너에 견우(牽牛)라는 총각이 있었습니다. 부지런한 농사꾼이었지요. 옥황상제는 견우를 좋게 보고 자기 손녀인 직녀(織女)와 혼인을 시켰습니다. 그런데 견우와 직녀는 너무 사이가 좋아서, 견우는 농사일을 게을리 하고 직녀는 베 짜는 일을 게을리 했습니다. 하늘의 식구들이 부지런히 일해야 세상이 편한 법인데, 견우와 직녀가 이러고 있으니 세상이 편할 수가 없습니다. 비도 제때 오지 않고 기근(饑饉)도 심해졌습니다. 옥황상제가 진노했습니다. 그래서 두 사람을 은하수의 양편에 각각 떨어져 살게 했습니다. 두 사람은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서로 애를 태우며 세월을 보냅니다. 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을 알게 된 까마귀와 까치들은 해마다 칠석날에 이들이 만나도록 해주기 위해서 하늘로 올라가 다리를 놓아주었습니다. 이것이 오작교(烏鵲橋)입니다. 까마귀 ‘오’에 까지 ‘작’에 다리 ‘교’를 써서 만든 말입니다. 견우와 직녀는 칠석날이 되면 오작교를 건너 서로 그리던 임을 만나 한 해 동안 쌓였던 그리움을 달래고 헤어집니다. 그러고는 다시 일 년 동안 견우는 열심히 논밭을 갈고 직녀는 베를 짭니다. 칠석을 전후해서 대개 비가 내리는데, 하루 전에 내리는 비는 둘이 만나서 흘리는 기쁨의 눈물이고, 이튿날 내리는 비는 헤어지면서 흘리는 슬픔의 눈물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흔히 ‘새대가리’라는 표현을 쓰는데, 새들이 머리가 좋지 않다고 해서 나온 말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까마귀와 까치는 머리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아침에 까치가 울면 손님이 온다고 그러지요? 이건, 까치가 머리가 좋아서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기 때문에 낮선 사람이 오면 소리를 내서 그렇답니다. 성경에도 까마귀가 등장하는데, 엘리야 예언자가 아합 임금을 피해서 광야로 다닐 때 까마귀가 먹을 것을 물어다 날라주었다고 하지 않습니까?

■ 오작교(烏鵲橋)

이처럼, 까마귀와 까치들이 오작교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칠석날에는 까마귀와 까치를 잘 볼 수 없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실제로 관찰을 해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습니다. 왜 그런지 아시는 분이 있으면 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견우와 직녀의 눈물이 비가 되어, 시도 때도 없이 홍수가 나자 동물들이 견딜 수가 없어서 까마귀와 까치가 나섰다는 이야기도 있고, 견우와 직녀의 슬픈 사연이 너무 가슴 아파서 이 새들이 나섰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만, 어쨌든, 까마귀들과 까치들은 사람보다 훌륭한 일을 해냈습니다. 가슴을 찢고 애를 끊는 아픔을 만드는 일을 ‘한’이라고 하는데, 생이별이야말로 크나큰 한 아닙니까? 견우와 직녀의 생이별은 한이 되어 허공으로 퍼져나갔고, 그 한은 결국 자연계 전체의 아픔이 되었습니다. 우주에 사무친 이 한을 풀기 위해 까마귀들과 까치들이 머리가 벗겨지면서까지 오작교를 완성시킵니다. 이건 농담인데요, 그래도 일 년에 한번밖에 못 만나다니 안타까워…, 하실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과학적으로 생각하면 견우와 직녀는 별 아닙니까? 별의 수명은 보통 10억년 정도라고 하지요. 그것을 인간 수명(100살 정도)으로 환산하면, 3초에 한번 꼴로 만나는 셈이 됩니다. 충분하지요. 아무튼 이리하여 견우와 직녀는 만나게 됩니다. 한이 풀어진 것입니다. 소원이 성취된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그냥 들으면 허황된 설화일지 몰라도, 그 뜻을 생각해보면 여기에는 깊은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이 이야기의 핵심은 ‘조화’(調和)입니다. 하늘과 땅이 잘 어울릴 때, 사람과 자연이 잘 어울릴 때, 사람과 사람이 잘 어울릴 때 한이 풀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우주의 기운이 모아지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우주의 기운은 그냥 모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 우주의 기운

작가 박범신 씨의 이야기입니다. 농사철에 논두렁 밭두렁으로 들밥을 내다먹지 않습니까? 이분의 어머니가 밥 한 숟가락을 아낌없이 고봉으로 푹 퍼서는 ‘고수레!’ 하면서 풀숲으로 내던졌습니다. 아들이, 아까운 밥을 왜 그렇게 뚝 떠서 버리느냐고 타박을 하니까 어머니는 아들의 머리통을 쿡 쥐어박으면서 이렇게 말했답니다. “이놈아, 니 입만 입이냐? 개미도 입이 있고 개구락지도 입이 있고 참새 까마귀도 입이 있는 겨.” ― 박범신, ≪사람으로 아름답게 사는 일≫(이룸, 2003), 53쪽. 짧은 시 하나 들어보시겠습니까? “찬 서리 / 나무 끝을 나르는 까치를 위해 / 홍시 하나 남겨둘 줄 아는 / 조선의 마음이여.” ― 김남주, 「옛 마을을 지나며」, ≪사랑의 무기≫(창작과비평사, 1999), 216쪽. 우리 조상들은 까마귀 한 마리를 위하여 고수레 밥을 제공했습니다. 까치 한 마리를 위하여 감나무에 홍시 하나쯤은 남겨두었습니다. 비록 가난에 찌들어 살지만 산새들과 들짐승들을 위하여 사랑을 베풀 때, 우리와 우주는 하나가 됩니다. 론다 번이라는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당신은 ‘인간 송신탑’이고, 지상에 세운 어떤 텔레비전 송신탑보다 강력하다. 아니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송신탑이다. 당신이 보내는 전파는 당신의 인생과 이 세상을 만들어낸다. 당신이 송신하는 주파수는 도시와 국경과 이 세상 너머까지 전달된다. 온 우주에 퍼진다. 그리고 그 모든 일이 바로 ‘당신의 생각’으로 일어난다! 당신이 전송한 생각의 결과로 돌아오는 그림은 텔레비전 화면이 아니라 당신의 거실, 인생에 나타난다! 생각이 특정 주파수를 형성하여 그 주파수에 있는 것들을 끌어당기면, 그것들이 삶에서 나타난다.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생각을 바꿔서 주파수와 채널을 바꿔라.” ― 론다 번(김우열 역), ≪Secret(시크릿)≫((주)살림출판사, 10), 27쪽. ‘전파’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 원리를 모르던 시절의 사람들은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같은 것들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인간이 발사하는 전파가 세상으로 퍼져 나가서 현실이 된다는 것, 곧 ‘우주의 기운’을 모으는 원리도 지금은 잘 모릅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그것도 과학으로 정립되어 그 원리를 설명할 수 있게 되겠지요.

■ 맺는 이야기

결론은 이겁니다. 욕심에 절은 헛된 망상이 아니라면, 간절함에 사무친 인간의 소망은 까마귀나 까치들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이루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우주의 기운을 모아야 합니다. 우주의 기운을 모으는 가장 효과적인 행위가 예배이고, 그것을 위한 가장 구체적인 행위가 기도입니다. 하나님 앞에 나와서 함께 ‘마음으로 믿고 입으로 고백하면’ 그 일은 현실이 됩니다. 이와 같은 놀라운 기적이 여러분의 인생경험으로 쌓여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 2015.8.16 구미 한울교회 주일예배 말씀입니다.)
941 주님의 눈동자를 건드리는 자들
940 “비록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939 편안한 후회
938 영원토록 칭찬 받기
937 빛이신 하나님
936 으뜸 친구
935 교회가 바로 서려면
934 시온의 딸과 임금님
933 “그만하면 됐다!”
932 저승에 간 부자
931 어느 쪽이 이길까?
930 먹보들의 기도
929 복의 생산과 유통과정
928 엄마 집
927 “당신은 어느 쪽입니까?”
926 “평화가 있어라!”
925 주일에 해야 할 일 세 가지
924 전쟁 연습, 평화 연습
923 총명한 사람의 선택
922 칼을 쳐서 보습을, 창을 쳐서 낫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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