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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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이사야서 55:1-2 
설교일 2014-10-05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오디오파일 듣기/내려받기]

■ 성서 본문

너희 모든 목마른 사람들아,
어서 물로 나오너라.
돈이 없는 사람도 오너라.
너희는 와서 사서 먹되,
돈도 내지 말고 값도 지불하지 말고
포도주와 젖을 사거라.
어찌하여 너희는 양식을 얻지도 못하면서 돈을 지불하며,
배부르게 하여 주지도 못하는데,
그것 때문에 수고하느냐?
“들어라, 내가 하는 말을 들어라.
그리하면 너희가 좋은 것을 먹으며,
기름진 것으로 너희 마음이 즐거울 것이다.

<이사야서 55:1-2>


■ 들어가는 이야기

엊그제 강원도에 잠시 다녀왔는데, 거기는 벌써 단풍이 들기 시작하더군요. 머지않아 곳곳의 나뭇잎들이 노랗게, 빨갛게 물들 것 같습니다. 따뜻한 것이 그리워지는 계절, 여러분의 몸과 마음과 영혼이 언제나 따뜻하게 유지되어서, 그 따뜻함을 이웃들에게도 나누어주는 멋진 그리스도인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오늘은 ‘쇼핑’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겠습니다.

■ 누가 주인인가?

요즘 우리는 광고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눈만 뜨면 광고입니다. 귀만 열면 광고입니다. 이 광고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돈을 쓰라는 끝없는 부추김입니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고 하지만, 자본주의가 극단을 달리고 있는 우리나라 같은 데서는 모든 기준이 ‘사람’이 아니라 ‘돈’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도 돈에 의해서 그 가치가 정해집니다. 오늘날 가장 대접을 받는 사람이 누구입니까? 돈 많은 사람이겠지요. 그것을 나이로 구분해본다면 19~59세까지의 사람입니다. 지불능력을 갖춘 그룹이지요. ― 페터 오르토퍼(장혜경 역), ≪행복하려면 성공하지 마라≫(대원사, 2004), 4-5쪽 참조. 이들이야말로 광고가 목적으로 삼는 주요 고객입니다. 19세 미만의 생명체들을 청소년이라 부릅니다. 그런데 이들은 광고주들의 관심 밖에 있습니다. 물론 그들이 쓰는 물건들도 광고에 나오기는 하지만, 그런 경우도 대개 그들의 부모들을 과녁(target)으로 삼습니다. 50대가 넘은 생명체들은 이따금씩 ‘어른’이라는 호칭으로 불리는데 사실 그것도 알고 보면 말 뿐인 경우가 많습니다. 홈쇼핑 같은데서 노인에게 필요한 물건들을 팔기도 하지만 그때도 젊은 사람들을 상대로 ‘효도’하라고 홍보문구를 만듭니다. 광고 전문방송 말고 일반 상업방송에서도 어린이나 노인을 위한 프로그램은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광고가 안 붙기 때문이지요. 여러분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른바 CF라고 하는 광고들을 보면 저는 ‘저게 뭐 하자는 거지?’ 하는 의문이 드는 때가 있습니다. 뭘 선전하는 건지 도무지 알 수 없습니다. 어떤 사람이 그러더군요. “그건 당신과 아무 상관없는 광고이니 관심 끄셔도 됩니다.” 이런 게 자꾸 많아집니다. 저도 나이가 들어가고 있다는 증거겠지요.

■ 젖소와 우유

생존경쟁 사회에서 광고가 없을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그 정도가 상당히 심한 것 같습니다. 물건을 살 때는 내가 필요한 물건을 내가 판단해서 골라서 사야 하는데, 완전히 거꾸로 되어 있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광고에 세뇌돼서 ‘나의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본가들의 필요에 의해서’ 소비문화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지요. 사람이 주인이 돼서 살아야 하는데, 거꾸로 돈이 주인이 되어버렸습니다. ‘레미제라블’의 작가 빅토르 위고(Victor Marie Hugo, 1802.2.26~1885.5.22)를 아시지요. 프랑스의 대문호 아닙니까? 이 사람이 참 재미있는 말을 하나 했습니다. “젖소는 우유를 마시지 않는다!” 왜 이 말이 나왔는가 하면, 자기는 남의 소설책을 읽지 않는다면서 했던 얘기입니다. 소설가들의 생리를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읽어서 이득 될 게 없다고 생각했겠지요. 의사들도 그렇답니다. 환자들에게는 주사도 놓고 약도 지어주고 하지만 정작 자기들이 아플 때는 그런 방식을 안 따르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우리가 암에 걸렸을 때 일반적으로 항암치료를 받게 되지만 의사들은 그런 거 잘 하지 않는다는 말도 있습니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요. 제조업자들도 그렇습니다. 자기들이 만든 상품을 소비하지 않습니다. 상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를 알기 때문이지요. 코카콜라 이야기 다들 아시지 않습니까? 패션 디자이너들도 대개 옷 잘 입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리고 기자들은 신문에 난 것을 믿지 않습니다. ― 베르나르 베르베르(이세욱 역), ≪웃음1≫(주식회사 열린책들, 2011), 3%쪽 참조.

■ “내가 하는 말을 들어라!”

이런 것을 보면 우리는 문명인이라고 자처하면서 똑똑한 체하지만 사실은 늘 속으면서 사는 것 같습니다. 이거 먹어야 돼, 이거 입어야 돼, 이런 집에서 살아야 돼, 이 차 타야 돼, 이 보험 들어야 돼, 돈이 없다고? 걱정 마, 우리가 빌려줄게, 돈 없으면 빌려서라도 사야 사람 구실을 할 수 있어… 등등, 쉴 새 없는 꼬드김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현대인은 하루에 대략 3천 개쯤 광고를 접한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보니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점점 자본주의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쯤에서 창세기 맨 첫 부분을 되짚어 봅시다. 태초에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셨다고 되어 있지요. 그렇게 창조하신 땅에다가 사람을 지으셨습니다. 그러고 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까? 창세기 1:28입니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여라. 땅을 정복하여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 위에서 살아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려라.” 여기서 “다스려라”라는 말은 폭군처럼 지배하라는 말이 아니라 아끼고 보살피라는 뉘앙스의 표현입니다. 어쨌든 하나님은 사람에게 자유를 주셨습니다. 자유의 반대가 무엇입니까? 속박이지요. 속박된 채로 사는 사람을 ‘노예’라 합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자녀들인 사람이 노예가 되는 것을 가장 싫어하십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당신의 자녀들을 이집트의 노예살이에서 구원해내셨고, 바빌로니아의 노예생활에서 구출해내셨습니다. 이처럼 성경의 역사는 구원의 역사입니다. 이런 구원의 역사를 완성하신 분이 예수님이지요.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 가운데서 중요한 것이 “너희 가난한 사람들은 복이 있다!”(누가복음서 6:20)입니다. 이건 마음이 가난해야 한다, 또는 겸손해야 한다는 등의 상징적인 말씀이 아닙니다. 말 그대로입니다. 이 말씀은 “검소한 생활을 하면 허물이 적다”라고 한 공자님 말씀과도 통합니다. 성현들의 가르침에는 통하는 바가 많습니다.

■ 맺는 이야기

“가난한 사람이 복이 있다!” 이 말씀에는 약간의 해석이 필요합니다. 그걸 바울이 했습니다. 빌립보서 4:12입니다. “나는 비천하게 살 줄도 알고, 풍족하게 살 줄도 압니다. 배부르거나, 굶주리거나, 풍족하거나, 궁핍하거나, 그 어떤 경우에도 적응할 수 있는 비결을 배웠습니다.” 바로 이겁니다. 이런 마음자세를 가질 때 우리는 자본, 곧 돈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습니다. 이사야서의 말씀으로 오늘 이야기를 마치려고 합니다. “들어라, 내가 하는 말을 들어라. 그리하면 너희가 좋은 것을 먹으며, 기름진 것으로 너희 마음이 즐거울 것이다”(이사야서 55:2) “너희 모든 목마른 사람들아, 어서 물로 나오너라. 돈이 없는 사람도 오너라. 너희는 와서 사서 먹되, 돈도 내지 말고 값도 지불하지 말고 포도주와 젖을 사거라”(이사야서 55:1). 돈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해주실 뿐만 아니라, 돈 들이지 않고도 생명의 말씀을 얻을 수 있게 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저와 여러분에게 언제나 충만히 임하시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바랍니다.

(※ 2014.10.5 구미 한울교회 주일예배 말씀입니다.)
941 일을 흥하게 하는 사람
940 사흘째 되는 날에
939 행복한 부모 되기
938 나눔의 기쁨
937 앞길이 형통하려면
936 나이 거꾸로 먹기
935 폭력 쓰는 사람들의 특징
934 척척 이루어지는 계획 세우기
933 “뒤는 내가 책임진다!”
932 계획 세우기
931 명철한 사람이 가는 길
930 지혜가 머무는 곳
929 기도, 독백, 대화
928 내 안에 계신 예수님
927 예수님의 구유
926 행복을 찾아서
925 천국의 스마트키
924 새날 맞이 준비
923 생명을 살리자
922 축복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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