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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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09-11-08 15: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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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요한복음서 1:14-18 
설교일 2009-11-08 
설교장소 구미안디옥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 성서 본문

그 말씀은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우리는 그의 영광을 보았다. 그것은 아버지께서 주신, 외아들의 영광이었다. 그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였다. (요한은 그에 대하여 증언하여 외쳤다. “이분이 내가 말씀드린 바로 그분입니다. 내 뒤에 오시는 분이 나보다 앞서신 분이라고 말씀드린 것은, 이분을 두고 말한 것입니다. 그분은 사실 나보다 먼저 계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그의 충만함에서 선물을 받되, 은혜에 은혜를 더하여 받았다. 율법은 모세를 통하여 받았고, 은혜와 진리는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생겨났다. 일찍이, 하나님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버지의 품속에 계신 외아들이신 하나님께서 하나님을 알려주셨다.

<요한복음서 1:14-18>


■ 들어가는 말씀

우리 그리스도교에서 가장 유명한 명제 가운데 하나가 바로 ‘말씀이 육신이 되셨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씀’은 ‘로고스’ 곧 하나님을 가리킵니다. ‘육신’은 사람을 가리킵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이 사람이 되셨다는 것이지요. 참 쉽지 않은 개념이지만, 오늘은 이 문제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이 문제를 이해하기 위하여 제가 설명을 드리는 대신에, 잘 알려진 이야기 세 개를 지금부터 소개하겠습니다.

■ 이야기 하나

하루살이와 매미가 함께 놀았습니다. 저녁때가 되었을 때 매미가 하루살이에게 말했습니다. “오늘은 그만 놀고 내일 또 놀자.” 그러자 하루살이가 말했습니다. “얘, 매미야, 내일이 뭐니?” 매미가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내일이란 이런 거야. 캄캄한 밤이 지나면 다시 오늘 같이 밝은 날이 오는데, 그것이 바로 내일이라고 해.” 그러나 하루살이는 그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매미와 개구리가 놀았습니다. 개구리가 매미에게 말했습니다. “얘, 그만 놀자. 날씨가 추워지고 있으니까, 우리 내년에 다시 만나자.” 그러나 매미는 내년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습니다. 개구리가 아무리 ‘내년’에 대해서 설명해도 매미는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눈이 오고, 얼음이 얼고, 이렇게 추워지지만 얼마 있으면 다시 봄이 온다고 말했으니, 매미는 통 알아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유안진, 「하루살이와 개구리」 중.) ― 독자 693인 편,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는 말은≫(삼일서적, 1985), 211쪽.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뭔가 설명을 하고 싶었습니다. 사람이 이 세상에서 육신으로 사는 것이 전부가 아니고, 그보다 더 크고 그보다 더 신비한 또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려주시고 싶었지만, 아무리 설명해도 사람들이 알아듣지를 못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니까 하나님이 보고 계시는 데도 온갖 죄를 저질렀습니다. 모세도 보내 보고, 예언자들도 보내 보고, 제사장들도 보내봤지만, 사람들이 도무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들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생각해 내신 것이, ‘내가 사람이 되어서 직접 세상에 내려가야 하겠다!’ 하는 것이었습니다.

■ 이야기 둘

영국의 대영박물관에 어느 날 젊은 신사가 한 사람 찾아왔습니다. 그는 진열된 작품들 앞에서 엉거주춤 다리를 구부리고 관람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공책에다가 뭔가를 열심히 적었습니다. 몇 시간 동안 그러더니 돌아갔습니다. 박물관의 수위는 청년의 수상한 거동을 이상하게 여겼지만, 뭔가 분명한 잘못을 한 일이 없기에 그냥 두었습니다.

다음 날 신사는 어린이들을 데리고 다시 박물관에 왔습니다. 그는 아이들에게 열심히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설명 태도도 얼마나 진지했는지 모릅니다. 수위가 궁금했던 것을 신사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아니 어제는 어째서 그런 이상한 모습으로 관람을 하셨던 겁니까?” 그때 신사가 대답했습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랬습니다. 그게 그렇게 이상하게 보였나요?”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데서 사람이 많을 때, 발뒤꿈치를 들고 발끝으로 서서 사방을 한 번 두리번거려 보신 적이 있습니까? 그게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도, 그렇게 해보면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적어도 5cm 정도는 키가 더 커지지요. 그러면 나보다 키가 5cm 정도 더 큰 사람들은 세상이 어떻게 보일까,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을 안아 주면 참 좋아하지요. 왜 그렇습니까? 세상이 모두 어른들을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아이들은 참 살기 힘들 거예요. 항상 고개를 들고 어른들을 상대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른들이 아이를 들어서 안아 올려 주거나, 스스로 자세를 낮추어서 아이들의 눈높이를 가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 이야기 셋

미국에서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미국 서부에 황금이 많다고 소문이 나자, 너도나도 서부로, 서부로 몰려들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거의 국민의 대이동 수준이었습니다. 요즘에는 좀 빨라졌습니다만, 미국 동부에서 서부로 가려면 그 당시에는 기차로 30일에서 45일을 달려야 했습니다. 그러니 기차를 탄 사람들이 얼마나 지치고 피곤했겠습니까?

어느 역에서 한 젊은 남자가 어린 아기를 품에 안고 기차를 탔습니다. 아기는 기차에 오르자마자 빽빽 울기 시작했습니다. 피곤해서 잠을 자던 사람들이 거의 다 깼습니다. 아이가 계속 울자 사람들이 짜증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참다 못 한 한 사람이 버럭 소리 질렀습니다. “여보시오! 아기를 엄마가 데리고 다녀야지, 왜 남자가 안고 와서 이 야단이오?” 이때 아이의 아버지가 고개를 숙이며 미안함을 표시하더니 말을 했습니다. “피곤하실 텐데 여러분들을 괴롭혀서 죄송합니다. 실은 제 아내가 어제 죽었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오늘 고향으로 장사 지내러 가는 길입니다. 제 아내의 시신은 지금 화물칸에 실려 있습니다. 죄송하지만, 조금만 참아 주시면 몇 정거장 가지 않아 저와 아이는 내릴 겁니다. 여러분, 정말 죄송합니다.”


■ 맺는 말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이해하시기 위해서 친히 사람의 몸을 입으셨습니다. 그냥 사람이 된 것에 그치지 않고, 사람이 당할 수 있는 최악의 고통을 겪으셨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당하는 죽음 가운데 최고로 고통스럽다는 십자가 처형을 당하셨습니다. 정말 감사한 일이지요. 그러나 우리가 감사만 한다고 될 일은 아닙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예수님께서 그러셨지요.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한테 배워라. 그리하면 너희는 마음에 쉼을 얻을 것이다”(마태복음서 11:29).

“나한테 배워라!” 하셨습니다. 그러면 쉼을 얻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무엇을 배웁니까? 하나님께서 사람을 이해하고 사람을 구원하시기 위하여 인간이 되신 것처럼, 우리도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들을 구원하기 위해서 처지를 바꾸어 놓고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되어 봐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그 사람을 이해하면 참 편합니다. 예수님께서 약속하신 대로 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부딪치며 살다 보면 화가 날 때도 많습니다. 누군가가 한없이 미워지기도 합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미워하며 그에게 화를 내는 것은 그 사람의 처지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공공장소에서 아이가 빽빽 울어댈 때, 우리는 아무런 생각 없이 화부터 먼저 냅니다. 그 아이가 왜 그렇게 울 수밖에 없는지 이해하려 들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나를 섭섭하게 할 때, 우리는 일단 속부터 먼저 상합니다. 그 사람의 사정이 어떤지, 그 사람이 왜 그렇게 하는지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이해하지 못할 게 거의 없는데, 우리는 그런 것을 잘 못합니다.

몇 주 지나면 대림절이 오게 됩니다. 대림절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찾아오신 것을 기억하고, 지금도 우리를 찾아오시는 것을 감사하는 절기입니다. 우리가 사는 모습이 도무지 하나님의 마음에 들지 않지만, 하나님은 화를 내시지 않고, 우리를 이해하시기 위하여 먼저 우리를 찾아오십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시는 것을 보고, 우리도 주님의 자녀로서 주님을 닮아야 하겠습니다. 사정을 들어보면 이해하지 못할 일은 거의 없습니다. 예수님처럼, 다른 사람의 모든 상황을 이해하고, 감싸줄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1. 20140107 GB(개척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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