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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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09-01-25 13: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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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디모데전서 1:18-21 
설교일 2009-01-25 
설교장소 구미안디옥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 성서 본문

우리가 알기로 율법은, 사람이 그것을 적법하게 사용하면, 선한 것입니다. 율법이 제정된 것은, 의로운 사람 때문이 아니라, 법을 어기는 자와, 순종하지 않는 자와, 경건하지 않은 자와, 죄인과, 거룩하지 않은 자와, 속된 자와, 아비를 살해하는 자와, 어미를 살해하는 자와, 살인자와, 간음하는 자와, 남색하는 자와, 사람을 유괴하는 자와, 거짓말하는 자와, 거짓 맹세를 하는 자와, 그 밖에도, 무엇이든지 건전한 교훈에 배치되는 일 때문임을 우리는 압니다. 건전한 교훈은, 복되신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복음에 맞는 것이어야 합니다. 나는 이 복음을 선포할 임무를 맡았습니다.

<디모데전서 1:8-11>


■ 들어가는 말씀

명절 연휴가 시작되었습니다. 명절은 ‘만남의 날’입니다. 남녀노소가 모두 만나는 날입니다. 새해가 되고 명절이 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덕담(德談)이지요. 옛날에는 어른들께 세배를 올리고 나면 세뱃돈을 받기 전에 어른 앞에 꿇어앉아서 한참 동안 ‘교훈’을 들어야 했습니다. 따분하고 싫지만 듣고 앉아 있는 것이 예의였습니다. 그런데 요즘 어른들은, 아이들이 그런 것 싫어하는 것을 아니까 길게 덕담을 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어른들은 어떤 식으로든 젊은이들에게 ‘교훈’을 주고 싶어 하지요. 그래서 오늘은 ‘교훈’에 대해서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교훈에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말로 하는 교훈이고, 둘째는 들어주는 교훈이고, 셋째는 행동으로 하는 교훈입니다.

■ 말로 하는 교훈

사람들, 특히 젊은 사람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 명령이나 지시입니다. 그것이 조금 길어지면 ‘잔소리’로 치부해버리고 아예 귀를 닫아버립니다. 그러니까 가급적 명령이나 잔소리는 안 하는 게 좋지요. 그리고 그런 말은 해 봐야 별로 효과도 없습니다. 오늘 신약성경 본문말씀인 디모데전서 1장에서 바울이 한 이야기를 잠깐 살펴봅시다.

바울이 말하는 것은, 성경에는 율법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 율법들을 읊어대기만 해서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교훈을 주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건전한 교훈은 하나님의 ‘복음’(福音)에 근거한 것이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복음이란 무엇입니까? 영어로 ‘good news’입니다. 그것은 명령이 아니라 기쁜 소식입니다.

우리가 자녀들에게, 또는 사람들에게 교훈을 주고자 한다면, 명령을 해서는 안 됩니다. 잔소리를 해서도 안 됩니다. ‘복음’ 곧 기쁜 소식을 주어야 합니다. 율법을 자꾸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비판’보다는 ‘격려’를 해야 합니다. 밥 비엘이라는 사람은 “격려는 자동차의 기름과 같다”고 했습니다. ― 밥 비엘(임신희 역), 《큰 사람을 만드는 작은 원칙》(크레도 미션, 2002), 37쪽.

설령 걱정할 일이 생겼을 때도, “어이구, 이를 어째? 큰일 났네!” 하는 것보다는 “걱정하지 마. 틀림없이 잘 될 거야!”라고 하는 것이 좋습니다. 설령 아이가 몸이 좀 약하더라도 “넌 몸이 약해서 걱정이야!” 하는 것보다 “넌 본디 건강 체질이잖아? 금방 좋아질 거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록 남편이나 아내가 무엇을 하다가 실패하더라도 “당신이 하는 일이 다 그렇지, 뭐!” 하는 것보다 “당신은 반드시 성공할 거예요!”라고 격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거짓말을 잘하는 아이에게도, “너 자꾸 거짓말 할래?” 하고 다그치는 것보다, “넌 원래 거짓말을 못 하잖아!” 하고 긍정적인 의식을 심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 들어주는 교훈

요즘도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만, CNN에서 대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래리 킹이라는 사람이 있지요. 이 양반이 ‘대화’에 대해서 쓴 책을 읽어보았는데, 이분이 말하는 대화의 규칙 제 1조는 “들어라!”입니다. ― 래리 킹(박동천 역), 《당신도 이야기꾼이 될 수 있다》(열린세상, 1995), 39쪽. 대화는 듣는 일에서부터 출발합니다. 교훈도 마찬가지입니다. 말로 하는 교훈보다는 어쩌면 들어주는 것이 더 큰 교훈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집에서는, 아이들이 크고부터는, 아내와 둘이서만 밥을 먹는 일이 많은데, 그러다가 보니까 밥 먹을 때 대개 TV를 켜놓게 되지요. 지금도 그렇습니다만, 딸아이가 고등학교 다닐 때 학교 갔다가 돌아와서 밥상에 합류를 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얼른 TV를 끕니다. “왜 꺼요?” 하고 물으면 이렇게 대답하지요. “네 얘기 듣는 게 TV 보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거든.” 이건 빈말이 아니라 정말입니다. 그러면 그때부터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술술 풀어놓습니다. 때로는 속상한 일들도 있지만, 대개는 온 식구들이 배꼽을 잡고 웃지요.

지난 연초에 주간성경공부 개강예배 때 말씀드렸습니다만, 신문에 실린 재미있는 기사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공부 좀 해!”라는 말을 자주 하지요. 그런데 “공부해라!”라는 말을 자주 듣는 가정의 자녀가 오히려 성적이 나쁘다는 것입니다. 성적이 좋은 아이들을 보면 대개 가정에서 대화를 많이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 모모세 에이코(연기획 역), 《앞치마를 두른 남자》(나노미디어, 2003), 29-30쪽. 제발 공부 좀 하라고 노래를 부르는 것보다는,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성적 향상을 위해서 훨씬 효과가 크다는 것입니다.

■ 행동으로 보여주는 교훈

우리가 그리스도인이니까, 예수님의 교훈을 최고로 치지요. 그런데 사실 예수님의 교훈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예수님의 교훈을 한데 모으면 한 서너 장정도 될까 말까 하는 양입니다. 그런데 모세의 율법은 모세오경을 거의 차지할 만큼 양이 많습니다. 책으로 다섯 권 정도니까요.

예수님의 말씀은 정말 주옥같은, 생명이 뚝뚝 떨어지는 귀한 말씀이지만, 예수님은 말보다는 행동으로 우리에게 교훈을 주신 분입니다. 예수님께서 주로 만난 사람들은 멸시 받는 세리들, 사람들이 꺼려하는 장애인들, 아무도 같이 사귀려고 하지 않는 가난한 사람들, 사람 취급도 못 받고 사는 창녀들이었습니다. “사람을 차별하지 말고 대해라!”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예수님은 이런 교훈을 말로만 주신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 주셨습니다.

성경에 보면 예수님께서 사람들의 병을 고쳐주신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요. 그걸 보고 많은 사람들은 생각합니다. “예수님은 정말 능력이 많으신 분이야.” “우리가 예수님을 믿으면 얻는 게 많을 거야.” “나도 병이 들면 예수님께서 저렇게 고쳐 주시겠지?” 이렇게 자기를 중심에 두고 생각합니다. 몰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사람들의 병을 고쳐주신 것은 ‘능력 발휘’를 보여주신 것이라기보다는,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병을 고쳐주셨습니다. “평소에 좀 잘 하지!” “그러게 죄 짓지 말고 좀 살지!” “그렇게 몸을 함부로 굴려서 되겠어?” 이런 말씀을 한 마디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냥 고쳐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병을 고쳐주실 때는 그 사람이 착한 사람인가, 나쁜 사람인가, 죄를 지은 사람인가, 깨끗하게 산 사람인가,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병의 원인이야 어떻게 됐든, 그냥, 고쳐주셨습니다. 행동으로 보여주신 것입니다. 아픈 사람들을 아무 조건 없이 어루만져 주셨습니다.

교훈에도 어루만짐의 태도가 필요합니다. 척 갤라거라고 하는 분이 ≪참 부모가 되는 길≫이라는 책을 썼는데, 그 책에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자녀들을 어루만져 줄수록 그들에게 더 응답해주는 것이며 더 용납해주는 것이고 인간적으로 더 접촉하게 되는 것입니다. 어루만질 수 있는 손은 하느님이 주신 선물로서 진실한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귀중한 선물인 손을 지금까지 해오던 것보다 더 자주 자녀들에게 사용해야 합니다.” ― 척 갤라거(마신자 역), 《참 부모가 되는 길》(분도출판사, 1993), 95쪽.

■ 맺는 말씀

오늘 저는 세 가지 교훈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습니다. 첫째는 말로 하는 교훈인데, 비판이나 꾸지람보다는 격려의 말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둘째는 들어주는 교훈인데, 이것은 말로 하는 교훈보다 더 중요합니다. 우리가 성경공부를 할 때도 그렇게 합니다만, 참된 교육, 참된 교훈은 말을 주입시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말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말씀드린 것이 행동으로 보여주는 교훈인데, 그 무엇보다 효과가 있는 교훈은 사랑으로 어루만져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명절을 맞이해서, 젊은이들과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격려의 말을 많이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들의 말을 많이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사랑으로 그들을 어루만져 주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는 일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해주신 이 귀한 명절에, 저와 여러분에게 주님의 놀라운 은혜와, 넘치는 축복이 임하게 되기를 축원합니다.

1. 20120118 Na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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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 "날이 새고 샛별이 떠오를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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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 입춘대길(立春大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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