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전대환 채널 바로가기

성서본문 이사야서 32:1-8 
설교일 2010-05-16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 성서 본문

“장차 한 왕이 나와서 공의로 통치하고,
통치자들이 공평으로 다스릴 것이다.”

통치자들마다 광풍을 피하는 곳과 같고,
폭우를 막는 곳과 같게 될 것입니다.
메마른 땅에서 흐르는 냇물과 같을 것이며,
사막에 있는 큰 바위 그늘과 같을 것입니다.

“백성을 돌보는 통치자의 눈이 멀지 않을 것이며,
백성의 요구를 듣는 통치자의 귀가 막히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경솔하지 않을 것이며,
사려 깊게 행동할 것이며,
그들이 의도한 것을 분명하게 말할 것이다.”

아무도 어리석은 사람을 더 이상
고상한 사람이라고 부르지 않을 것이며,
간교한 사람을 존귀한 사람이라고 말하지 않을 것입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어리석은 말을 하며,
그 마음으로 악을 좋아하여 불경건한 일을 하며,
주님께 함부로 말을 하고,
굶주린 사람에게 먹거리를 주지 않고,
목마른 사람에게 마실 물을 주지 않습니다.

우둔한 사람은 악해서,
간계나 꾸미며,
힘 없는 사람들이 정당한 권리를 주장해도,
거짓말로 그 가난한 사람들을 파멸시킵니다.

그러나 고귀한 사람은 고귀한 일을 계획하고,
그 고귀한 뜻을 펼치며 삽니다.

<이사야서 32:1-8>


■ 들어가는 말씀

오늘은 부활절 마지막 주일입니다. 그동안 부활의 기운, 부활의 능력을 받고 사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다시 한 번 여러분에게 축복의 말씀을 드립니다. 부활하신 우리 주님의 놀라운 능력이 저와 여러분의 삶에 날마다 넘치게 임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빕니다. 부활절이 되고 일곱 주간 째인데, 어느 새 세월이 이렇게 흘렀습니다. 세월이 지날수록 희망이 커져가야 하는데,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특히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밝고 신나는 일보다는 어둡고 걱정스러운 일들이 더 많이 일어나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그렇지만 낙심할 것은 없습니다. 우리 주님께서는 죽었다가도 다시 살아나시는 분이고,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꽃피우시는 분이고, 우리는 그분의 제자들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구약 본문말씀에 보니까 “장차 한 왕이 나와서 공의로 통치하고, 통치자들이 공평으로 다스릴 것이다”(이사야서 32:1) 했습니다. 공의로운 왕이 나오고 공평으로 다스리는 통치자가 다스리게 되면 세상이 달라질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다행히 우리 앞에 지방선거가 있습니다. 6월 2일이지요. 그때 우리가 지도자를 잘 뽑으면 희망이 있겠지만, 투표장에 나가지 않거나, 엉터리 지도자를 뽑으면 암울한 시절은 한동안 더 계속될 것입니다. 오늘 말씀에는 두 종류의 통치자가 나옵니다. 하나는 정의로운 통치자이고 또 하나는 간교한 통치자입니다.

■ 정의로운 통치자

먼저, 정의로운 통치자란 어떤 사람인지 봅시다. 2절 말씀입니다. “통치자들마다 광풍을 피하는 곳과 같고, 폭우를 막는 곳과 같게 될 것입니다. 메마른 땅에서 흐르는 냇물과 같을 것이며, 사막에 있는 큰 바위 그늘과 같을 것입니다.” 광풍이 불 때 피할 수 있는 지도자, 폭우가 내릴 때 막아줄 수 있는 지도자가 정의로운 지도자입니다. 또한 6절 말씀을 근거로 해서 볼 때, 정의로운 지도자는 굶주린 사람에게 먹을거리를 주고 목마른 사람에게 마실 물을 주는 지도자입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최대 쟁점은 ‘무상급식’ 문제가 될 것입니다. 그 가운데서도 의무교육 대상인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생들에 대한 급식을 지금처럼 돈을 받고 제공할 것인가, 전적으로 무상으로 제공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의무교육이란 게 무엇입니까? 싫어도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야 한다는 뜻이지요. 임의로 아이들을 초등학교와 중학교까지 보내지 않으면 부모가 제재를 받습니다. 그런데도 돈은 내라는 것이지요. 군대를 생각해 보십시오. 일부 특권층은 잘 빠지기도 합디다만, 그래도 대다수 남자 국민들은 싫어도 가야 하는 곳이 군대입니다. 의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군 생활에 필요한 것들은 모두 정부에서 대줍니다. 자식을 군에 보냈는데, 집에서 밥값을 보내줘야 한다면 그게 말이 안 되잖아요. 학교도 같은 이치입니다. 의무교육이면 의무를 감당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의무를 부과하는 데서 책임을 지는 것이 옳습니다.

■ 간교한 통치자

그 다음, 간교한 통치자란 어떤 사람인가, 6절 말씀 그대로입니다. 배고픈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지 않고, 목마른 사람에게 마실 물을 주지 않는 지도자입니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무상급식을 찬성하니까 어떤 당에서는 ‘그럼 가난한 서민들 자녀들에게만 무상으로 급식하고 부자들에게는 돈을 받자’ 합니다. 그런데, 부자와 가난한 사람을 어떻게 구분합니까? 가난한 것을 입증해야 구분이 가능하지요. 쉽게 말하면 의료보험 납부 증명서나 세금 납부 증명서를 가져오라, 곧 ‘가난증명서’를 떼어오면 밥 주겠다, 그런 말 아닙니까? 얼핏 생각하면 타당한 것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학교에서 밥 먹는 아이들 편에서 한 번만 생각해보면 그건 정말 못할 짓입니다. 당장에 ‘돈 내고 밥 먹는 아이’와 ‘공짜로 밥 얻어먹는 아이’로 나뉠 텐데, 어떤 부모가 아이들이 그런 취급 받기를 바라겠습니까?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분들은 또 ‘그렇게 하면 좋겠지만 나라의 돈이 없어서 힘들다’고 합니다. 어제 오후에 저는 낙동강 변을 두어 시간 걸으면서 강바닥 파내는 공사현장을 둘러보았습니다. 여러분이 아시는 대로 이른바 ‘사대 강 공사’를 하는 데 최소 25억이 든다고 하지 않습니까? 아마도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이 들 겁니다. 전국의 모든 학생들에게 무상으로 급식을 하는 데 1년에 2조 원 정도 든다고 합니다. 금방 계산이 나오지요. 강파기만 중단하면 십 수 년 동안 급식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꼭 한 번씩 가보시면 좋겠습니다만, 낙동강 해평 부근에서 일선교까지, 자연습지가 그야말로 자연스럽게 잘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걸 다 파헤친다는 말을 듣고 저는 맥이 탁 풀렸습니다. 수천, 수만 년 동안 하나님께서 만들어주셔서 철새도 날아오고 온갖 생물들이 서식할 뿐만 아니라 환경오염을 막아주는 그 습지를 파내고 거기다가 시멘트를 발라서 공원을 만들고 자전거 길을 만들겠다는 겁니다. 세계적인 망신입니다. 홍수 때문에 강을 파겠다는 것도 제가 보기에는 거짓말이었습니다. 현장에 가보니까 최근까지 홍수 대비시설을 다 해놓았기 때문에 거기서 홍수 날 일도 없겠습디다. 그리고 물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서 보를 만들고 바닥을 파서 수량을 늘리겠다고 하는 모양인데, 그것도 난센스입니다. 고인 물이 썩습니까, 흐르는 물이 썩습니까? 세 살 난 아이도 아는 것을 가지고 억지를 부리며 돈을 쏟아 붓고 있으니 보통 답답한 노릇이 아닙니다.

■ 우둔한 유권자와 고귀한 유권자

여러분 가운데서 혹시 사대 강 사업을 찬성하시는 분이 계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만일 그런 분이 계시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목사가 잘 몰라서 저런 소리를 하는 것이겠거니, 생각하시고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을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저의 솔직한 심정은 그렇습니다. 강을 건들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실제로 공사만 중단한다면, 20조든 30조든 이명박 대통령에게 그냥 주고, 그 돈을 뭘 하든지 알아서 쓰라고 하고 싶습니다. 지금 선진국에서는 예전에 강에 설치해둔 보를 돈을 들여서 없애고 있습니다. 인공으로 만든 것을 없애고 자연으로 복구하는 데 큰돈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제 소견으로는 차라리 사대 강 공사비용의 배를 버리더라도, 안 하는 게 낫겠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다시 원상복구하려면 지금 들어가는 공사비의 열 배를 써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돈이 없어서’ 무상급식을 못하겠다고 하는 것은 요즘 아이들 말로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7절 말씀은 이렇습니다. “우둔한 사람은 악해서, 간계나 꾸미며, 힘 없는 사람들이 정당한 권리를 주장해도, 거짓말로 그 가난한 사람들을 파멸시킵니다.” 사대 강 공사가 바로 그런 것입니다. 거짓말로 일부 업자들의 배를 채워주면서 가난한 사람들을 파멸시키는 ‘간계’입니다. 사대 강 공사를 하면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했던 것 같은데, 어제 보니까 그 큰 공사를 하면서도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포클레인과 트럭들밖에 없었습니다. 공사장에 들락거리는 차량들도 대부분 서울이나 다른 지역 넘버를 달고 있었습니다. 우리 지역경제와는 거의 상관이 없는 사업이라는 이야기입니다.

8절 말씀을 봅시다. “고귀한 사람은 고귀한 일을 계획하고, 그 고귀한 뜻을 펼치며 삽니다.” 여러분은 우둔한 유권자가 아니라 고귀한 유권자가 되어서, 선거하는 날 만사를 제쳐놓고 투표장에 꼭 나가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고귀한 한 표가 이번 선거를 통하여 사대 강 공사를 중단시키고 무상급식을 실현시킬 수 있습니다. 중앙정부에서 하는 일인데, 지방정부에서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염려하는 분들도 있겠습니다만, 가능합니다. 지방정부에나 지방의회에서 제대로 살핀다면 중앙정부도 함부로 진행시키기 어렵습니다. 매일 강물을 퍼서 수질검사를 하고, 환경감시를 철저히 하고, 엄격하게 공사장 주변 관리를 하면 막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지금 공사는 원칙도 없이 막무가내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절차만 제대로 감시해도 가당치 않은 사업입니다.

■ 맺는 말씀

사대 강 공사를 지금도 지지하고 계신 분들에게는 다시 한 번 용서를 구합니다. 널리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따가 성경공부 시간에 제 말씀에 반대의견을 제시해주시면 더욱 고맙겠습니다. 같이 고민하고 함께 기도할 수 있으면 더더욱 좋겠습니다. 어쨌든 “고귀한 사람은 고귀한 일을 계획하고, 그 고귀한 뜻을 펼치며 삽니다” 하는 말씀을 꼭 기억하시고, 여러분이 생각하는 고귀한 뜻을 반드시 펼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의견이 세상을 바꿉니다. 여러분의 한 표가 이 나라를 하나님의 나라에 가깝게 만들 수 있습니다. 고귀한 일을 계획하고 뜻을 펼치시는 여러분 위에 주님의 놀라운 은총이 함께 하시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합니다.
962 "굴욕으로 배를 채워라!"
961 열매를 맺기까지
960 '언제나' 행복한 사람
959 여신도여, 일어나 화해의 대로를 열어라!
958 왕 같은 제사장(고 김영이 목사님을 배웅하며)
957 주님 음성 나 들을 때
956 한 몸이기에
955 예수를 도운 여인들
954 "성령께서 가르쳐주실 것이다!"
953 성령의 열매(6) - 선함
952 이리떼 가운데서 살아남기
951 솔로몬 이야기
950 가시밭의 백합화
949 "당신들은 도대체 누구요?"
» 고귀한 사람의 고귀한 선택
947 감사의 선순환
946 권리 찾기
945 해골 언덕의 왕
944 청지기의 직업의식
943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아라!”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