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전대환 채널 바로가기

마을지기 2016-09-25 15:29:50
0 231
성서본문 누가복음서 12:29-32 
설교일 2016-09-25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오디오파일 듣기/내려받기]

 

■ 성서 본문

 

29그러므로 너희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하고 찾지 말고, 염려하지 말아라. 30이런 것은 다 이방 사람들이 추구하는 것이다. 너희 아버지께서는, 이런 것이 너희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아신다. 31그러므로 너희는 그의 나라를 구하여라. 그리하면 이런 것들을 너희에게 더하여 주실 것이다. 32두려워하지 말아라. 적은 무리여, 너희 아버지께서 그의 나라를 너희에게 주시기를 기뻐하신다.

 

― 누가복음서 12:29-32 ―

 

■ 들어가는 이야기

 

엊그제 추분이 지났습니다. 이제는 낮보다 밤이 더 긴 계절입니다. 이 가을에도 하늘의 은혜와 땅의 축복으로 여러분의 삶에 생명의 기운이 넘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 마셜 엘리엇

 

몽고메리의 작품 ≪빨강머리 앤≫에 나오는 이야기를 가끔 소개합니다만, 요즘 제가 읽고 있는 책이어서 그렇습니다. 이것은 20세기 초에 발표된 캐나다 소설입니다. 이 책 제 5권 ‘웨딩드레스’에 마셜 엘리엇이라는 독신 남자가 나옵니다. 이 사람은 이 소설의 주인공인 앤과 같은 동네에 사는 사람이었는데, 나이는 50쯤 됐습니다. 옷차림은 다른 사람과 별로 다르지 않았으나 좀 별난 점이 있었습니다. 수염과 머리카락이었습니다. 도무지 몇 년 동안이나 깎지 않았는지 모르지만, 갈색 턱수염이 가슴에서부터 무릎까지 늘어뜨려져 있었습니다. 등 쪽에는 역시 갈색 머리카락이 폭포수처럼 덮여 있었습니다. 책에 나오는 설명에 따르면 이 사람은 15년 동안이나 머리카락과 수염에 칼을 대지 않았다고 합니다. 정치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캐나다에는 자유당과 보수당이 정권을 잡기 위해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양당제 체제였는데, 이 사람은 자유당 지지자였습니다. 15년 전에 있었던 총선거에서 근소한 차이로 아깝게 자유당이 패배했습니다. 그때 이 남자는 지지자들 앞에서 맹세했습니다. 자유당이 정권을 잡을 때까지 수염도 머리도 깎지 않겠다고 말이지요. 그러다가 최근에 다시 총선거가 있었습니다. 드디어 자유당이 이겼습니다. 마셜은 투표 다음날 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느 가게에서 뉴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밤 12시쯤에 전화가 왔습니다. 자유당이 이겼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만세와 함께 환호성을 울리며 좋아했지만, 마셜은 말없이 일어서더니 밖으로 나가버렸습니다. 그때 보수당 사람들은 또 다른 가게에 모여 있었는데, 거기서는 쥐죽은 듯 고요했습니다. 마셜은 곧바로 거리로 가서 거스라고 하는 이발사 가게 옆문으로 갔습니다. 이발사는 자고 있었는데, 마셜이 쾅쾅 문을 두드려서 깨웠습니다. “당장 가게로 나와서 일생일대의 솜씨를 발휘해 주게, 거스. 자유당이 이겼으니까 해가 떠오르기 전에 훌륭한 자유당원의 머리와 수염을 깎아줘.” ― 루시 모드 몽고메리(김유경 역), ≪빨강머리 앤 5 - 웨딩드레스≫(동서문화사, 2004), 전자책 553/781쪽.

 

■ 정치범 예수

 

거스는 노발대발했지요. 잠자리에서 끌려나온 데다 그는 보수당이었거든요. 거스는 어떤 사람이 와도 일하지 않는다고 단호히 거절했습니다. 마셜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하라면 하는 거야, 거스. 안 그러면 네놈을 무릎 위에 엎어놓고 네놈 어머니도 잊어버렸을 볼기를 때려줄 테니까.” 거스는 덩치로 안 되기 때문에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역시 지지 않고 한 마디를 했습니다. “원하는 대로, 네 녀석의 얼굴을 밀어주지. 하지만 내가 일하는 동안 한마디라도 자유당이 이겼다는 말만 해봐, 이 면도칼로 목을 베어버릴 테니까.” 글쎄요, 자유당이 어떤 이념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보수당이 무슨 공약을 내걸었는지 그것은 모르지만, 당시 캐나다 국민들은 정치에 대한 관심이 대단했던 것 같습니다. 벌써 100년 전인데도 그 사람들이 그렇게 열정적으로 정치에 관여했기 때문에 캐나다가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민주적인 나라 가운데 하나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흔히들 말합니다.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게 놓아두지 왜 종교인들이 정치에 관여하려고 하느냐?” 그러나 그것은 매우 잘못된 생각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서 돌아가셨지요. 십자가 꼭대기에 달린 죄명이 뭔지 아십니까? ‘유대인의 왕 예수’였습니다. 이것은 ‘이 사람이 왕이 되려고 모반을 꾀한 죄로 처형한다!’ 그런 말입니다. 예수님이 정치범이었다는 뜻입니다. 오늘 신약성서 본문을 다시 읽어봅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하고 찾지 말고, 염려하지 말아라. 이런 것은 다 이방 사람들이 추구하는 것이다. 너희 아버지께서는, 이런 것이 너희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아신다. 그러므로 너희는 그의 나라를 구하여라. 그리하면 이런 것들을 너희에게 더하여 주실 것이다”(누가복음서 12:29-31). 이 말씀을 보고 자꾸 이런 말을 합니다. “여기서 ‘그의 나라’는 죽어서 가는 천당이다, 그러니 우리는 살아서 예수 잘 믿어야 죽어서 천당 갈 수 있다.” 그러나 아닙니다. 예수님은 하늘이 아니라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라고 하셨습니다. 주기도문에도 나오지 않아요?

 

■ 두세 사람의 힘

 

어떻게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만듭니까? 그 길 가운데서 중요한 것이 정치입니다. 정치에 관심을 가지라는 말이에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하는 문제는 정치가 가장 빠르게 해결해줄 수 있습니다. 이 말이 마태복음서 6장에도 똑 같이 나오는데요, 마태복음서에는 안 나오지만 여기에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32절입니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적은 무리여, 너희 아버지께서 그의 나라를 너희에게 주시기를 기뻐하신다.” 여기서 “적은 무리여”라고 하신 말씀에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이 말씀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기억해야 하는 말씀이 이겁니다. 마태복음서 7:23-24입니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거라. 멸망으로 이끄는 문은 넓고, 그 길이 널찍하여서, 그리로 들어가는 사람이 많다. 생명으로 이끄는 문은 너무나도 좁고, 그 길이 비좁아서, 그것을 찾는 사람이 적다.” 많은 사람들이 아무것도 모르고 쫓아다니는 세상 풍조를 따르지 말고, 오직 하나님의 뜻을 따르라는 말입니다. 비록 그 수는 적지만 그게 옳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하나 더 봅니다. 마태복음서 18:19-20입니다. “내가 [진정으로] 거듭 너희에게 말한다. 땅에서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합심하여 무슨 일이든지 구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들에게 이루어 주실 것이다.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여 있는 자리, 거기에 내가 그들 가운데 있다.” 두세 사람이 같은 뜻을 품고 모이면, 예수님께서도 우리와 함께 하시겠다는 약속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는 공산주의와 같은 일당독재국가가 아닙니다. 자유롭게 정당 가운데서 하나를 지지할 수 있고, 자유롭게 자기가 좋아하는 정치인을 선택해서 투표할 수 있습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권하고 싶은 것은 정당에도 가입하고, 시민단체에도 적극적으로 가입해서 활동을 하시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여러분이 원하는 나라가 속히 오게 될 것입니다. 대학 등록금이 반값이 될 수도 있고, 최저시급이 배로 오를 수도 있습니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걱정하지 말고, 정치인 잘 뽑으면 됩니다.

 

■ 맺는 이야기

 

내년에 대통령 선거가 있지요. 매우 중요한 시점입니다. 어느 당이든지 지금 당원이 되면 대통령 후보부터 여러분의 손으로 직접 뽑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정치적 행동을 통해서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가 속히 오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1001 나이 거꾸로 먹기
1000 새날 맞이 준비
999 이야기 값
998 가진 사람의 여유
997 귀인이 태어나다!
996 흙수저 출신이 성공하려면?
995 좋은 것으로 배부르게 하시는 분
994 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하는가?
993 그날이 오면 이루어질 일
992 아버지가 되면 알게 되는 것
991 날마다 얻는 새 힘
990 “모든 일이 잘될 것이다!”
989 만고불변의 진리
988 이런 사람이 필요합니다!
987 건강을 부르는 식습관
986 The Singer, not the Song!
985 마리아와 마르다, 그리고 예수님
984 “나에게 능력 주시는 분 안에서”
983 살아서 숨 쉬는 예물
982 ‘하나 됨’이 왜 유익한가?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