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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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15-09-27 12: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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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야고보서 3:3-5 
설교일 2015-09-27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오디오파일 듣기/내려받기]

■ 성서 본문

말을 부리려면, 그 입에 재갈을 물립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말의 온 몸을 끌고 다닙니다. 보십시오. 배도 그렇습니다. 배가 아무리 커도, 또 거센 바람에 밀려도, 매우 작은 키로 조종하여, 사공이 가고자 하는 곳으로 끌고 갑니다. 이와 같이, 혀도 몸의 작은 지체이지만, 엄청난 일을 할 수 있다고 자랑을 합니다.

보십시오, 아주 작은 불이 굉장히 큰 숲을 태웁니다.

<야고보서 3:3-5>


■ 들어가는 이야기

한가위입니다. 이 좋은 명절을 맞이하여 하나님의 크나큰 사랑과 예수님의 무한한 은혜와 성령님의 밝고 힘찬 기운이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과 여러분의 가정과 여러분의 일터에 충만히 임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요즘은 세태가 좀 달라지기는 했습니다만, 명절에 가장 고생하는 사람들이 며느리들이지요. 오늘은 며느리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여기저기서 긁어온 이야기라 출처는 잘 모르겠습니다.)

■ 이 땅의 어느 며느리

첫 번째 이야기입니다. 광주광역시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들었습니다. 광주에, 이름 석 자만 대면 알 수 있는 유명한 할머니 한 분이 있었습니다. 특히 ‘말’이라면 청산유수라 누구에게도 져본 적이 없는 분이었답니다. 그 집에 똑똑한 며느리가 들어왔습니다. 서울에서 일류대학교를 졸업한 ‘똑 소리 나는’ 규수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걱정했습니다. “저 며느리는 이제 죽었다!” 이거지요. 그런데 어쩐 일인지 며느리가 들어오고 나서 한참이나 지났는데도 시어머니가 조용했습니다. 그럴 사람이 아닌데, 하며 이웃들이 의아해했습니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시어머니는, 처음에 꽉 잡아 놓지 않으면 나중에 큰 일 난다는 생각으로 며느리에게 혹독한 시집살이를 시켰습니다. 생짜로 트집을 잡고 일부러 모욕도 주었습니다. 그러나 며느리는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한 번은 시어머니가 “친정에서 그런 것도 안 배워 왔니?” 하며 트집을 잡았습니다. 그때 며느리는 공손하게 대답했습니다. “친정에서 배워 온다고는 했지만 시집와서 어머니께 배우는 것이 훨씬 더 많아요. 모르는 게 많으니 자꾸 나무라시고 가르쳐 주세요.” 시어머니는 할 말이 없었습니다. 또 한 번은, “대학 나왔다면서 그런 것도 모르느냐?”며 모욕을 주었습니다. 그렇지만 며느리는 이번에도 웃으면서 공손하게 말했습니다. “요즘 대학 나왔다고 해봐야 옛날 초등학교 나온 것만도 못해요, 어머니!” 시어머니의 완패였습니다. 글쎄요, 어떻게 하면 이렇게 지혜롭게 호랑이 시어머니를 얌전하게 만들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탁원한 능력입니다.

■ 별에서 온 며느리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어떤 분이 ‘별에서 온 동서’라는 제목으로 어느 게시판에 올린 글인데요, 자신을 3살짜리 아이 엄마라고 소개하면서 글을 썼습디다. 시댁 식구들은 시부모와 남편과 시동생, 이렇게 넷인데, 시동생은 ‘장남 몰아주기’ 때문에 차별을 받고 컸지만 독하게 공부를 해서 이른바 ‘출세’라는 것을 했습니다. 정작 ‘몰아주기’의 수혜자의 남편은 그냥저냥 평범한 모양입니다. 시동생은 어마어마한(?) 집안의 규수와 결혼을 했습니다. 시어머니는 맏며느리한테는 막 대하지만 동서에게는 어려워합니다. 동서 내외가 신행 갔다 와서 바로 집들이를 했습니다. 피곤할 텐데 집들이를 어떻게 하나 싶었는데, 초청된 손님은 여섯 명뿐이었지만 고급 출장뷔페를 불러서 멋들어지게 대접했답니다. 그날은 그럭저럭 지나갔고, 그 다음 주에는 시아버지 쪽 친척들을 음식점으로 초대해서 저녁 대접을 했습니다. 사촌 시누이가 아이가 둘 있는데 그놈들이 소리 지르고 뛰고 난리였습니다. 조용히 하라는 주의도 통하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홀과 분리된 방이었기 때문에 시어머니는 “우리뿐인데 어떠냐?” 하며 그냥 두라고 했습니다. 동서의 표정이 안 좋아졌습니다. 결국 시동생한테 영어로 뭐라 뭐라 하더니 “잠시 실례할게요!” 하고 음식점을 나갔습니다. 한참 지나도 안 들어와서 시어머니가 “새아기는 밥도 안 먹고 어디 갔니? 전화해봐라” 했더니, 시동생은 “올 때 되면 오겠지요. 그냥 두세요!” 했습니다. 밥을 다 먹고 나서야 동서가 들어왔습니다. 시어머니가 다정하게 말했습니다. “얘야, 어디 갔었니? 밥도 안 먹고…. 배고프겠다.” 동서는 표정변화 하나 없이 말했습니다. “애들이 시끄러워서 밖에서 먹고 왔어요.” 그렇지만 동서한테 뭐라고 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 다음 주에는 시어머니 쪽 찬척들 식사 대접을 했습니다. 이번에는 시어머니가 아예 아이들을 못 데리고 오게 했습니다. 하지만 막내 외삼촌이 복병이었습니다. 허세 심하고, 목소리 크고, 교양 없고…, 아무튼 동서가 딱 싫어할 그런 스타일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외삼촌은 음식을 입에 넣고도 쉴 새 없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동서의 표정은 또 점점 안 좋아졌고, 시어머니는 동서 눈치를 살폈습니다. 동서는 시동생한테 영어로 뭐라 뭐라 하더니 “잠시 실례할게요!” 하고 나갔습니다. 동서가 나가자마자 시어머니는 외삼촌한테 좀 닥치라고, 지금부터 집에 갈 때까지 한마디라도 하면 가만 안 두겠다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렇게 하고 나서 시동생한테 “새아기 들어오라고 해라!” 했지요. 그제야 동서는 들어와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밥을 먹었습니다.

■ 고삐, 키, 혀

지난 설 연휴에 동서가 시부모님한테 싱가포르 여행 가자고 했는데, 알고 보니 시부모님은 싱가포르, 동서네는 유럽 가는 것이었습니다. “유럽은 비행시간이 길어서 힘드실 거예요!” 하면서 말이지요. 작은 며느리는 매번 이런 식이었습니다. 큰집에서 제사 드리는 날은 오지도 않았습니다. 시부모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어버이날에도 직접 오지 않고 사람 시켜서 최고급 한우세트를 보냈습니다. 이게 맏며느리가 소개한 이야기잖아요. 명절에 시댁 식구들 모두 해외여행 갔기 때문에 자기는 친정 가서 잘 쉬다 왔고, 어버이날에는 동서가 사온 소고기도 실컷 먹고…, 자기는 동서 덕분에 너무 편하고 좋답니다. 그밖에도 일화들이 있습니다만, 다 소개해드릴 수는 없고, 앞에서 말씀드린 광주 며느리와 이 며느리는 스타일이 많이 다르지요? 그러나 공통점이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나라 정서상 아직까지는 광주 며느리에게 높은 점수를 줄 겁니다. 그러나 저는 별에서 온 며느리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행동이 좀 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래도 말로 예의는 지키니까요. 마음에 안 드는 상황에서도 그냥 문을 쾅 닫고 나가지 않고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하고 나간다잖아요. 이거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이 세상 대부분의 사단이 말 때문에 일어납니다. 말 한 마디로 천하를 얻기도 하고, 말 한 마디로 인생을 망치기도 합니다. 야고보서에 적혀 있는 것처럼, 세 치 혀가 세상을 움직입니다. 한 가닥 고삐가 그 큰 말을 몰고 다니듯이, 손바닥으로 쥘 수 있는 조그마한 키로 그 큰 배를 움직이듯이 말이지요. 이처럼 혀는 몸의 작은 지체이지만, 엄청난 일을 하는 물건입니다.

■ 맺는 이야기

가족과 친지들을 대할 때,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혀를 잘 다스려서, 세상을 얻고 사람을 얻는 복된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 2015.9.27 구미 한울교회 주일예배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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