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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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15-07-05 16: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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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누가복음서 17:34-35 
설교일 2015-07-05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감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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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서 본문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 날 밤에 두 사람이 한 잠자리에 누워 있을 터이나, 한 사람은 데려가고, 다른 한 사람은 버려 둘 것이다. 35또 두 여자가 함께 맷돌질을 하고 있을 터이나, 한 사람은 데려가고, 다른 한 사람은 버려 둘 것이다.”

<누가복음서 17:34-35>


■ 들어가는 이야기

옛날 어느 동네에 며느리 셋이 있었습니다. 시어머니가 재산을 물려주기 위해 시험을 해보았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고운 꽃은?” “국화꽃이오.” “함박꽃이오.” 그러나 막내며느리는 목화 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고개는?” “문경새재요.” “추풍령 고개요.” 그러나 막내며느리는 보릿고개라고 대답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새는?” “황새요.” “독수리요.” 그러나 막내며느리는 먹새라고 대답했습니다. ― 반재식, ≪재담 천년사≫(도서출판 百中堂, 2000), 38-39쪽. 가을에 거둔 쌀은 떨어진 지 오래고, 초근목피로 근근이 목숨을 부지하던 봄,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높고 험한 보릿고개였습니다. 드디어 보리가 익어서 추수를 합니다. 이제 보리밥이라도 먹을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맥추감사주일 전통은 그래서 생겼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맥추감사절 예배를 드리는 여러분 위에 우리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가 넘치도록 임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오늘의 주제는 ‘선택’입니다.

■ 선택에 대하여

잘 아시겠지만, 인생은 선택의 연속입니다. 오늘 반찬은 무얼 해먹을까, 여행은 어디로 갈까, 모임이 중복되는데 어디에 참석할까, 등등…, 사는 동안 선택은 끝없이 이어집니다. 안도현 시인 잘 아시지요? 이 양반의 고향이 경북 예천입니다. 예천에 가면 흑응산이라고 하는 야트막한 산이 있습니다. 그 산자락의 작은 조각돌에 그의 시가 하나 새겨져 있습니다. ‘예천’이라는 시입니다. “있잖니껴, 우리나라에서 제일 물이 맑은 곳이 어덴지 아니껴? 바로 여기 예천잇시더. 물이 글쿠로 맑다는 거를 어예 아는지 아니껴? 저러쿠러 순한 예천 사람들 눈 좀 들이다 보소. 사람도 짐승도 벌개이도 땅도 나무도 풀도 허공도 마카 맑은 까닭이 다 물이 맑아서 그렇니더. 어매가 나물 씻고 아부지가 삽을 씻는 저녁이면 별들이 예천의 우물 속에서 헤엄을 친다 카대요. 우물이 뭐이껴? 대지의 눈동자 아이껴? 예천이 이 나라 땅의 눈동자 같은 우물 아이껴?” 우리가 고향을 선택할 수는 없습니다. 태어나서 철들고 보니, 부모덕에 거기가 고향이 되는 것이지요. 그러나 우리에게 출생지에 대한 선택권이 있다면, 저런 곳을 선택하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그런데 사실 옛날에는 예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팔도강산이 모두 저런 곳이었습니다. 어디를 가든지 물이 맑았습니다, 사람들은 물론 짐승이나 벌레까지 눈이 맑았습니다. 이렇게 멋진 강산인데, 사람의 손을 자꾸 타니까, 요즘은 맑은 시냇물 찾기가 어렵습니다. 땅은 황폐해져가고 있고, 강에는 썩은 물과 녹조가 가득하고, 공기는 오염되어 있고, 인심은 날이 갈수록 팍팍해져갑니다. 뭔가 잘못된 선택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습니다. 잠언 8:10-11입니다. “너희는 은을 받기보다는 내 훈계를 받고, 금을 선택하기보다는 지식을 선택하여라. 참으로 지혜는 진주보다 좋으며, 네가 갖고 싶어하는 그 어떤 것도 이것과 비교할 수 없다.”

■ 비오는 날 그 남자

하나님께서 아름답게 창조하신 세계, 조상들께서 곱디곱게 물려준 산하, 이것을 잘 가꾸고 보존하는 일을 위해서 어떤 정책을 펼쳐야 하는가, 이건 참 중요한 선택입니다. 여기서 하나님의 뜻이 기준이 되면 좋은데,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뜻은 안중에 없고, 오로지 ‘돈’이 기준입니다. 누가 그럽디다. 기독교의 일인자는 예수님이어야 하는데, 예수님은 이인자로 떨어졌답니다. 돈이 일인자입니다. 불교에서도 석가모니 부처님은 이인자이고, 그 동네에서도 역시 돈이 일인자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 겁니다. “한 종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한다. […] 너희는 하나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누가복음서 16:13). 요즘 사람들이 배우자를 고를 때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납니다. 남자/여자가 여자/남자를 고를 때 저울질을 하지요. 저 사람의 신앙은 어떤가, 인품이 어떤가, 성격은 어떤가, 집안 분위기는 어떤가, 등등을 놓고 요모조모 따져봅니다. 그러다가 재력(財力) 항목이 나오면 거기서 대부분 끝장이 납니다. 각 항목에 점수를 주는데, 항목 당 만점이 100점이라고 할 때 인격이나 성격 같은 것은 대개 80점에서 85점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합니다. 그러나 재력 곧 돈 항목에서는 최저점이 0점까지 내려갑니다. 배점에서 이미 끝난 것이지요. 현대인의 계산법이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사회여건상 바른 선택을 하기가 힘이 들기는 합니다만, 돈의 비중과 다른 항목들의 비중이 비슷해지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솔로몬의 노래인 아가에 보면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여자가 노래합니다. “임의 사랑은 포도주보다 더 달콤합니다. […] 그러기에 아가씨들이 임을 사랑합니다. 나를 데려가 주세요, 어서요. 임금님, 나를 데려가세요, 임의 침실로”(아가 1:1-4). 선택받고자 하는 간절함입니다. 작가 신경숙의 작품(깊은 슬픔) 가운데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어떤 여자가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비가 오는 날 그 남자를 만났는데 남자가 가게에서 우산을 두 개 사오더래.” “…….” “그것이 그렇게 슬프더래.” 우산을 두 개 사온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매너’라고 할 수도 있지만, 여자의 처지에서 본다면 ‘선택받지 못한’ 슬픔이기도 합니다.

■ “제가 여기에 있습니다!”

누군가로부터 ‘사랑의 선택’을 받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입니다. 여러분이 미혼이라면 청춘사업에서, 기혼이라면 부부사이에서 ‘선택받는’ 행복을 누리시면 좋겠습니다. ‘선택’ 가운데서 최고의 선택은 우리 주님의 선택입니다. 누가복음서 17:34-35입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 날 밤에 두 사람이 한 잠자리에 누워 있을 터이나, 한 사람은 데려가고, 다른 한 사람은 버려 둘 것이다. 또 두 여자가 함께 맷돌질을 하고 있을 터이나, 한 사람은 데려가고, 다른 한 사람은 버려 둘 것이다.” 이게 미래의 일이 아닙니다. 이미 여러분은 예수님으로부터 선택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복된 일입니다. 이제 “나를 데려가세요!”라고 하면서 아가에 나오는 여자처럼 애타게 부를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이렇게 말하면 됩니다. “주님, 제가 여기 있습니다.” 주님의 선택에 대하여, 주님의 부르심에 대하여 가장 적절한 응답이 바로 이겁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선택하시고 부르시는 것은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만나자고 하는데 “바빠서 못 나가요!”라고 한다면 둘이 사랑하는 사람입니까? 아니지요. 예수님께서 우리를 부르시는 것은 또한 우리에게 복을 주시기 위해서입니다. 마태복음서 16:19입니다. “내가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천국의 열쇠를 주시겠다는데, 그것을 외면하고 어리석게도 엉뚱한 데를 헤매고 있지는 않은지 모르겠습니다.

■ 맺는 이야기

맥추감사주일! 이날 우리는 그 무엇보다도 주님께서 우리를 선택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해야 하겠습니다. 이렇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주님, 제가 여기에 있습니다!” 하며 달려 나오신 여러분의 손에, 우리 주님께서 천국의 열쇠를 꼭 쥐어주시기를 진심으로 축복하며 기원합니다.

(※ 2015.7.5 구미 한울교회 주일예배 말씀입니다.)
941 주님의 눈동자를 건드리는 자들
940 “비록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939 편안한 후회
938 영원토록 칭찬 받기
937 빛이신 하나님
936 으뜸 친구
935 교회가 바로 서려면
934 시온의 딸과 임금님
933 “그만하면 됐다!”
932 저승에 간 부자
931 어느 쪽이 이길까?
930 먹보들의 기도
929 복의 생산과 유통과정
928 엄마 집
927 “당신은 어느 쪽입니까?”
926 “평화가 있어라!”
925 주일에 해야 할 일 세 가지
924 전쟁 연습, 평화 연습
923 총명한 사람의 선택
922 칼을 쳐서 보습을, 창을 쳐서 낫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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