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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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12-08-26 15: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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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야고보서 5:7-8 
설교일 2012-08-26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 성서 본문

그러므로 형제자매 여러분,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참고 견디십시오. 보십시오, 농부는 이른 비와 늦은 비가 땅에 내리기까지 오래 참으며, 땅의 귀한 소출을 기다립니다. 여러분도 참으십시오. 마음을 굳게 하십시오. 주님께서 오실 때가 가깝습니다.

<야고보서 5:7-8>


■ 들어가는 이야기

며칠 전, 지난 23일이 처서(處暑)였습니다. 땅에서는 귀뚜라미 등에 업혀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을 타고 오는 것이 처서라고 하지요. 정말 요즘 낮에는 예쁜 뭉게구름이 눈을 시원하게 해주고 밤에는 정겨운 귀뚜라미 소리가 귀를 즐겁게 해줍니다. 처서가 지나면 따가운 햇볕이 누그러져서, 풀도 한여름처럼 자라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때부터 우리 조상들은 추석이 되기 전까지 논두렁의 풀을 깎거나 산소를 찾아가 벌초를 했습니다. 아무튼 처서가 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고 할 정도로 아침저녁으로 신선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지금 초대형 태풍이 올라온다는 소식이 있습니다만, 태풍의 순기능은 극대화되고 역기능은 최소화되면 좋겠습니다. 어쨌든 이런 좋은 계절을 주신 것을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여러분의 각 가정에도 주님의 쿨(cool)한 은혜가 풍성하게 임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오늘은 부자(富者)에 대해서 잠깐 생각해보겠습니다. 벌써 꽤 오래 됐습니다만 어느 광고에 “여러분, 부자 되세요!” 하는 문구가 크게 유행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이처럼 요즘은 너나없이 부자 되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부자에는 세 종류가 있는데, 먼저 나쁜 부자가 있고 착한 부자가 있습니다. 나머지 한 가지는 조금 이따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 나쁜 부자

먼저, 나쁜 부자들 이야기입니다. 성경에 보년 나쁜 부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예수님께서, ‘부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하실 때, 그 부자도 나쁜 부자입니다. 그러면 어떤 부자가 나쁜 부자이겠습니까? 성경에 몇 가지 유형이 나옵니다. 법을 이용해서 가난한 사람들의 재물을 약탈하는 부자, 일꾼들에게 주어야 할 품삯을 떼어먹으면서 자기 배만 채우는 부자, 주변에 가난한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도 그들을 거들떠보지도 않는 부자, 이런 부자들이 나쁜 부자에 속합니다. 야고보 사도는 부자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부자들은 들으십시오. 여러분에게 닥쳐올 비참한 일들을 생각하고 울며 부르짖으십시오. 여러분의 재물은 썩고, 여러분의 옷들은 좀먹었습니다. 여러분의 금과 은은 녹이 슬었으니, 그 녹은 장차 여러분을 고발할 증거가 될 것이요, 불과 같이 여러분의 살을 먹을 것입니다”(야고보서 5:1-3).

이런 나쁜 부자들에 대해서 예수님께서는, ‘그 사람들은 모세가 와서 말해도 듣지 않고, 예언자들이 와서 말해도 안 들을 사람들’이라고 하셨습니다. 요즘 말로 하면 ‘구제불능’이라는 것이지요. 이렇게 강퍅한 사람들이지만 그래도 복은 받고 싶어서 하나님 앞에 제사는 잘 드립니다. 이런 것을 두고 아모스서는 말합니다. “나는, 너희가 벌이는 절기 행사들이 싫다. 역겹다. 너희가 성회로 모여도 도무지 기쁘지 않다. 너희가 나에게 번제물이나 곡식제물을 바친다 해도, 내가 그 제물을 받지 않겠다. 너희가 화목제로 바치는 살진 짐승도 거들떠보지 않겠다. 시끄러운 너의 노랫소리를 나의 앞에서 집어치워라! 너의 거문고 소리도 나는 듣지 않겠다. 너희는, 다만 공의가 물처럼 흐르게 하고, 정의가 마르지 않는 강처럼 흐르게 하여라”(아모스서 5:21-24).

■ 착한 부자

그러나 부자라고 다 나쁜 부자는 아닙니다. 착한 부자도 있습니다. 구약성경에서는 욥이 대표적인 인물이지요. 욥기 31장에 보면 욥은 이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젊은 여인을 음탕한 눈으로 바라보지 않겠다고 스스로 엄격하게 다짐한 사람이었습니다(1). 남종이나 여종이 그에게 탄원을 하여 올 때마다, 그는 그들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고, 공평하게 처리하였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도와 달라고 할 때 그는 거절한 일이 없었습니다. 앞길이 막막한 과부를 못 본 체 한 일도 없었습니다(16). 자기는 배부르게 먹으면서 고아를 굶긴 일도 없습니다(17). 일찍부터 그는 고아를 자기 아이처럼 길렀으며, 철이 나서는 줄곧 과부들을 돌보았습니다(18). 가난해서 옷도 걸치지 못하고 죽어 가는 사람이나, 덮고 잘 것이 없는 가난한 사람을 볼 때마다, 그는 자기가 기른 양 털을 깎아서, 그것으로 옷을 만들어 그들에게 입혔습니다(20). 그는 재산이 많다고 해서 자랑하지도 않았고, 벌어들인 것이 많다고 하여 기뻐하지도 않았습니다(25). 그밖에도 그의 선행은 셀 수도 없이 많습니다. 참 멋진 부자입니다.

신약성경에 나오는 착한 부자로는 아리마대 요셉을 들 수 있습니다. 이 사람은 공의회 의원이었습니다. 요즘으로 치자면 국회의원쯤 되겠지요. 성경에서는 그를 “착하고 의로운 사람”이라고 표현합니다(누가복음서 23:50). 이 사람은 예수를 잡아 죽이자는 의회의 결정과 처사에 찬성하지 않았던 사람입니다. 부와 권력을 가진 사람이었지만, 그는 하나님의 나라를 기다리는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 하면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공평하게 사는 나라 아닙니까? 그런데 그는 자기의 기득권을 포기하고 예수님의 하나님 나라 운동에 찬동했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서 돌아가셨을 때 이 사람은 빌라도에게 가서, 예수의 시신을 내어 달라고 청했습니다. 그리고는 시신을 십자가에서 내려서, 삼베로 싼 다음에, 바위를 파서 만든 무덤에다가 모셨습니다. 그 무덤은 아직 아무도 묻힌 적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자기가 묻히려고 준비해둔 무덤이었을 것입니다. 부자가, 그것도 정치인이, 대역죄로 몰린 예수님의 시신을 수습한다는 것은 목숨을 걸지 않으면 감히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세상에는 이런 부자들도 있습니다.

■ 만족하는 부자

세상에는 나쁜 부자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보기 드물게 욥 같은, 아리마대 요셉 같은 착한 부자들도 간혹은 있습니다. 저나 여러분은 나쁜 부자로 찍혀서 천벌을 받을 일은 없습니다. 일단 부자가 아니니까요. 그렇다고 착한 부자도 될 수 없습니다. 부자가 아니니까요. 그러나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복된 부자는 만족할 줄 아는 부자입니다. 전도서 5:10에서 현자(賢者)는 이렇게 말합니다. “돈 좋아하는 사람은, 돈이 아무리 많아도 만족하지 못하고, 부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리 많이 벌어도 만족하지 못하니, 돈을 많이 버는 것도 헛되다.” 세상만사 다 헛된데, 돈 많이 버는 것 역시 헛되다고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전도서 6:9에 답이 나와 있습니다. “가지고 있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이, 욕심에 사로잡혀서 헤매는 것보다 낫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클레멘트의 미국 청년목회연구소의 소장인 짐 번즈는 자신이 부자인지를 알아보는 방법을 체크리스트로 제시했습니다. 네 가지인데요,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신발이 한 켤레 이상 있는가? ▶매 끼니마다 선택할 수 있는 먹을거리가 하나 이상 있는가? ▶자기 소유의 교통수단이 있는가? ▶속옷이 한 벌 이상 있는가? 위의 질문에 세 가지 이상 ‘예스’라고 대답한다면 나는 부자이다. 세상 전체를 놓고 각 민족들을 염두에 둔다면 우리는 상당히 가난한 별에 살고 있는 셈이다.” ― 밥 비엘(임신희 역), ≪큰 사람을 만드는 작은 원칙≫(크레도 미션, 2002), 281-282쪽. 철철이 갈아 신을 신발이 있고, 끼니마다 메뉴를 선택할 수 있고, 자전거나 자동차를 가지고 있고, 속옷을 거의 매일 갈아입을 수 있는 사람, 60억 전 세계 인구 가운데서 적어도 10분의 1 안에 드는 부자일 것입니다. 저나 여러분이나 이 가운데 세 가지가 아니라 거의 네 가지를 다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보다 더 부자들만 쳐다보니까 그렇지, 지금 누리고 있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부자라는 것입니다.

■ 맺는 이야기

전도서 3:13의 말씀입니다. “사람이 먹을 수 있고, 마실 수 있고, 하는 일에 만족을 누릴 수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하나님이 주신 은총이다.” 그렇다고, 이걸로 됐으니 세상일에 눈 감고 입 닥치고 살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의를 위하여, 평등을 위하여, 복지를 위하여 우리가 해야 할 일에는 최선을 다해야지요. 그러나 일단 감사하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진정 제대로 된 하나님의 나라가 만들어질 때까지 우리는 부단히 인내하면서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모든 자녀들이 차별 받지 않고 잘 사는 세상! 이것은 사람의 힘만으로는 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권능으로 만들어주셔야 가능합니다. 주님께서 오셔서 새 하늘과 새 땅을 활짝 열어주실 그날까지, 현재 우리가 가진 것을 감사하며 만족할 줄 알면 부자입니다. 이런 부자로서, 주님의 나라를 위하여 행복한 투쟁을 이어나가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223 슬픈 기다림, 복된 기다림
222 고난이 오기 전에 아직 기도는 시작되지 않는다!
221 탐욕에 대하여
220 하나님의 손수건
219 ‘하나 됨’의 기쁨
218 주님께서 나를 부르시는 시간
217 돈에 대하여
216 작은 씨, 큰 나무
215 삶이 힘든 그대에게
214 무난하게 먹고 살기
213 쥐 세상, 개미 세상
212 "남에게 주어라!"
211 쉬면서 숨 돌리기
» 부자에 대하여
209 '하나'에 대하여
208 바벨탑 이야기
207 복을 생산하라!
206 무엇 때문입니까?
205 함께 누리십시오!
204 그물을 버린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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