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전대환 채널 바로가기

성서본문 누가복음서 9:57-62 
설교일 2008-02-10 
설교장소 구미안디옥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사순절 


■ 성서 본문

그들이 길을 가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예수께 말하였다. “나는 선생님이 가시는 곳이면, 어디든지 따라가겠습니다.”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여우도 굴이 있고, 하늘을 나는 새도 보금자리가 있으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 또 예수께서 다른 사람에게 “나를 따라오너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그 사람이 말하였다. “[주님,] 내가 먼저 가서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도록 허락하여 주십시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에게 말씀하셨다. “죽은 사람들을 장사하는 일은 죽은 사람들에게 맡겨두고, 너는 가서 하나님 나라를 전파하여라.” 또 다른 사람이 말하였다. “주님, 내가 주님을 따라가겠습니다. 그러나 먼저 집안 식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게 해주십시오.” 예수께서는 그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손에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다보는 사람은 하나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

〈누가복음서 9:57-62〉


■ 들어가는 말씀

예수님께서 인기가 있을 때였던 것 같습니다. ‘저 양반한테 붙으면 뭔가 덕 볼 일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는지는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따르겠다고 찾아왔습니다. 오늘 본문말씀에 보니까 세 사람이 찾아왔는데, 예수님은 이 세 사람에게 모두 퇴짜를 놓으셨습니다. ‘불합격’ 판정을 내리신 겁니다. 예수님은 왜 그들을 돌려보내셨는가, 오늘은 이 문제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 재물을 버리면 행복해집니다.

첫 번째 사람 이야기입니다.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찾아와서 말했습니다. “나는 선생님이 가시는 곳이면, 어디든지 따라가겠습니다”(누가복음서 9:57). 그랬더니 예수님께서 그 사람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여우도 굴이 있고, 하늘을 나는 새도 보금자리가 있으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58).

‘여우도 밤이면 들어가 누울 굴이 있고, 하늘을 나는 새도 다 제각기 보금자리가 있지만, 나는 머리 둘 곳이 없다.’ 이게 무슨 말입니까? ‘나는 월세 방 하나 없는 가난한 사람이야. 네가 나한테 와봐야 주워 먹을 콩고물 하나 없어. 그러니 돌아가,’ 이거지요. 아마도 이 사람은 예수님께 오면, 뭔가 얻어먹을 거라도 있나, 해서 접근을 시도했을 겁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의도를 아시고 단칼에 잘라버리셨습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되려면 재물을 다 버려야 한다는 말씀이지요.

마가복음서에 보면 부자 청년 이야기가 나오는데(마가복음서 10:17-31), 예수님께서는 그때도 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부자 청년 한 사람이 예수님께 무릎을 꿇고 물었습니다. “선생님, 내가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계명을 잘 지키면 돼.” 그랬더니 그 청년이 말합니다. “선생님, 저는 이 모든 것을 어려서부터 다 지켰습니다.” 예수님께서 보시기에 참 기특한 청년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에게는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어. 네가 가진 것을 다 팔아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줘. 그러고 나서 나를 따르면 돼.”

누가복음서 16:13에 보면 예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한 종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한다. 그가 한 쪽을 미워하고 다른 쪽을 사랑하거나, 한 쪽을 떠받들고 다른 쪽을 업신여길 것이다. 너희는 하나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 간단하게 말하면, ‘재물을 택할래, 하나님을 택할래?’ 거꾸로 말하면, ‘재물을 버릴래, 하나님을 버릴래?’ 이 말입니다. 우리는 양자택일을 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양다리 걸치는 마음을 가지고는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반문할 수 있겠지요. ‘아니, 세상에, 예수 믿으려면 가진 재물 다 버리고 굶어 죽으란 말이냐?’ 그런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신기한 것은, 하나님을 버리고 재물을 택하는 사람은 하나님도 잃고 재물도 잃지만, 재물을 버리고 하나님을 택하는 사람은 하나님도 얻고 재물도 얻는다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제일 부자가 누굽니까? 하나님 아닙니까? 이 부자 아버지가, 세상 고생에 찌든 어떤 젊은이에게 말합니다. ‘얘, 너 오늘부터 내 아들 해라. 그런데 너 타고 다니던 승용차랑 원룸 있지? 그거 가난한 네 친구들한테 다 줘버리고 와!’ 그런데 이 청년은 고물 승용차가 아까워서, 열 평짜리 원룸이 아까워서 재벌 집 양자가 되기를 머뭇거립니다. 이거 바보 아닙니까?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 예수님을 따라나서기로 한 사람이라면, 세상 재물에 대한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그러면 더 큰 것으로, 더 많은 것으로 채워주실 것입니다. 재물이란 것은 필요하면 생기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주십니다.

■ 세상 걱정을 버리면 행복해집니다.

이제, 두 번째 사람 이야기입니다. 이번에는 예수님께서 먼저 부르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다른 사람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를 따라오너라!”(57). 그랬더니 그 사람이 말합니다. “주님, 내가 먼저 가서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도록 허락하여 주십시오”(59).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죽은 사람들을 장사하는 일은 죽은 사람들에게 맡겨두고, 너는 가서 하나님 나라를 전파하여라”(60).

이 두 번째 사람은 걱정이 많은 사람입니다. 아버지가 아직 살아계시는데, 내가 예수님을 따라가면 그 노인을 어떻게 하느냐, 그거지요. 얼핏 생각하면 효자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것도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세상 인연 다 끊고 나를 따르라, 이겁니다. 어떻게 보면 참 매몰차지요. 그러나 예수님의 속마음은 그런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효자 아닙니까?

제가 보기에, 이 사람은 정말 아버지 때문이라기보다는, 핑계거리를 하나 찾은 겁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면 집에서 장례나 치를 일이지, 예수님께는 왜 왔겠습니까? 집에 아버지 시신을 두고 왔을 리는 없을 것 아니겠습니까? 예수님이 효자라니까,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답하시나 보려고 그랬을 수도 있고, 정말 늙은 아버지가 걱정돼서 이런 말을 했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둘 다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우리도 이런 핑계를 많이 댑니다.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기는 해야 하겠는데, 걱정이 너무 많아요. ‘우리 아이가 대학에 들어가면’ ‘좀 더 넓은 집을 사면’ ‘아이들 결혼이나 시켜 놓고’ ‘회사 문제가 좀 정리되면’ ‘우선 빚부터 좀 갚아놓고…’ 등등 갖다 대려면 이유야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대답은 명료합니다. ‘걱정하지 말고 주님을 따라라!’ 거기에 유예기간도 없어요. 지금 당장 하나님 나라 운동에 따라나서라, 그겁니다.

자주 드리는 말씀이지만, 1년 전을 생각해보십시오. 그때 어떤 걱정을 했습니까? 5년 전을 생각해보십시오. 그때 무슨 걱정을 했습니까? 거의 기억하지 못해요. 그때는 아마도 세상이 무너질 것처럼 크게 걱정을 했을 겁니다. 1년 전이나 5전 년이나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무엇입니까? 지금이 그때보다 형편이 훨씬 나아졌습니까? 물론 그런 경우도 없지는 않겠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다 거기서 거길 겁니다.

주님을 믿고,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가는 데 있어서 걱정은 그냥 걸림돌일 뿐입니다. 그래서 시인은 당부합니다. “네 갈 길을 주님께 맡기고, 주님만 의지하여라. 주님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시편 37:5).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말라는 겁니다(마태복음서 6:25). 내가 예수님을 따라가기는 가야 할 텐데 걸리는 게 너무 많다, 지금 처리해야 할 게 너무 많다, 해결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예수님께서 이 이야기를 해주신 겁니다. “죽은 사람들을 장사하는 일은 죽은 사람들에게 맡겨두고, 너는 가서 하나님 나라를 전파하여라”(60).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 주님을 따라나선 사람은, 걱정을 버려야 합니다. 버리고 나면 몸이 가벼워집니다. 마음이 행복해집니다.

■ 인간관계의 미련을 버리면 행복해집니다.

이제 세 번째 사람 이야기입니다. 또 다른 사람이 예수님께 말합니다. “주님, 내가 주님을 따라가겠습니다. 그러나 먼저 집안 식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게 해주십시오”(누가복음서 9:61).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누구든지 손에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다보는 사람은 하나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62).

작별인사를 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립니까? 아니지요. 잠깐이면 됩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작별인사’를 핑계라고 대고 있습니다. 이 사람은 ‘인간관계’의 미련 때문에 예수님을 따르기를 주저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요즘도 그런 사람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내가 예수를 믿으면 주일을 지켜야 하는데, 주일날 예배드리러 가면 그 동안 만나던 사람들과 멀어지지 않을까?’ ‘휴일에는 모처럼 가족과 함께 지내야 하는데 예수님을 따르다가 가족관계에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닐까?’ 인간관계가 걱정이 돼서 하나님 나라 운동에 나서기를 주저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는 세상에 태어나서 5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주일날 교회 가는 것을 빼먹은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세상은 잘 굴러갑니다. 안식일에, 주일날에, 내가 없어도 세상 무너지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만날 사람을 못 만나는 것도 아닙니다. 저는 그 누구보다도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삽니다. 예수님을 믿는 성도들은 물론이고, 믿지 않은 사람들도 거의 매일 잘 만나고 삽니다. 인간관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사람 사는 데 인간관계가 참 중요하지요. 남편과, 또는 아내와 좋은 관계를 가져야 합니다. 부모님이나 자식들과도 잘 지내야 합니다. 친척들과도 가깝게 지내야 합니다. 회사 동료들이나 사업관계로 알게 된 사람들과도 유대관계를 잘 가져야 합니다. 그런데 이게 사람의 힘으로 잘 됩니까? 내가 힘쓰면 조금이야 나아질 수 있을 수 있겠지만, 인간관계라는 게 노력만으로는 잘 안 되는 겁니다.

자식들에게 아무리 공을 들인들, 그 자식들이 내가 원하는 대로 커 줍니까? 자식 둔 부모들은 밤낮으로 노심초사하게 되어 있습니다. 부부가 함께 살면서 한평생 싸워 보십시오. 아내가 내 마음대로 따라 줍니까? 남편이 내 마음대로 길들여집니까? 그거 어려운 일입니다. 내가 일요일마다 골프를 치면서 사람들을 만난다고 사업이 잘 됩니까? 그것도 안 될 일입니다.

그렇다면 인간관계를 가장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다른 거 없습니다. 하나님께 맡기면 됩니다. 자식 키우는 부모들은 잘 아실 겁니다. 일일이 간섭하고 지키고 감시하고 감독한다고 자식이 부모의 뜻을 잘 따라줍니까? 아닙니다. 부모로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면서 모범을 보이고, 나머지는 하나님께 맡겨야 합니다. 남편이나 아내도 하나님께 맡겨야 합니다. 요즘 세상이 얼마나 개방이 되어 있습니까? 남편이 아내를 감시하지 못합니다. 아내가 남편을 묶어두지 못합니다. 그냥 하나님께 맡기는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관계의 모든 미련을 ‘버리면’ 행복해집니다. 버린다는 이야기는 포기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 앞에 맡기라는 것입니다. 나는 그저 ‘기본’만 지켜나가면 됩니다. 나머지는 하나님께서 알아서 다 해주십니다. 조율할 일이 있으면 하나님께서 조율해주시고, 사람을 감동시켜서 해결할 일이 있으면 하나님께서 그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셔서 움직여주실 것입니다. 우리는 그냥 모든 인간관계를 주님께 맡기기만 하면 됩니다.

■ 맺는 말씀

이제 오늘 말씀을 정리합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재물에 대한 욕심을 버리자는 것이었습니다. 재물을 얻기 위해서 거기 ‘올인’ 하는 사람은 재물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재물을 선택하는 대신에 하나님을 선택하면, 필요한 재물까지 넉넉하게 얻게 됩니다. ▶두 번째 이야기는 걱정을 버리자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걱정한다고 해도 세상은 우리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걱정을 다 버리면 행복해집니다. 하나님께서 알아서 해결해주시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이야기는 인간관계의 미련을 버리자는 것이었습니다. 부모도, 자식도, 아내도, 남편도, 직장동료도, 거래처 사람들도, 그들을 내 생각대로 어떻게 해보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다 하나님께 맡기면, 하나님께서 최선의 인간관계를 만들어주실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하고자 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와 복음을 위하여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구할 것이다”(마가복음서 8:35). ▶재물을 얻기 위해서 버둥대는 사람은 푼돈밖에 못 얻습니다. 그러나 버리면 하나님께서 더 많이 주십니다. ▶걱정을 내가 다 챙기려고 하는 사람은 한평생 걱정만 하다가 죽습니다. 그러나 걱정을 버리면 하나님께서 다 해결해주십니다. ▶인간관계를 위해서 노심초사하는 사람은 오히려 사람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인간관계를 하나님께 맡기면 하나님께서 최고의 신뢰관계를 만들어주실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버리면 행복해집니다. 재물에 대한 욕심을 버리십시오. 걱정을 버리십시오. 인간관계에 대한 미련을 버리십시오. 그리고 하나님 나라 운동에 나서십시오. 이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김으로써, 하나님께서 주시는 최고의 선물을 받아, 여러분 모두가 행복하게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아멘.
942 “반드시 오고야 말 것이다!!”
941 부활 후 가장 궁금했던 일
940 개켜 있는 수건
939 “반드시 오고야 말 것이다!”
938 믿음이 있을 때와 없을 때
937 그날, 주인공
936 게임의 결과
935 부활절 아침의 사람들
934 부활을 전하는 사람들
933 [새벽] 홀로 가는 길
932 주님 계신 그 곳에
931 부활의 날, 좋은 날
930 주님의 이슬
929 "내가 죽지 않고 살아서"
928 "죽음아, 너의 독침이 어디에 있느냐?"
927 주님의 나라로!
926 아름답게 부활하기
925 그래도 기뻐하십시오!
924 "와서 아침을 먹어라!"
923 부활 드라마의 주역들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