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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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빌립보서 4:1 
설교일 2010-03-07 
설교장소 구미안디옥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사순절 
■ 성서 본문

그러므로 사랑하고 사모하는 나의 형제자매 여러분, 나의 기쁨이요 나의 면류관인 사랑하는 여러분, 이와 같이 주님 안에 굳건히 서 계십시오.

<빌립보서 4:1>


■ 들어가는 말씀

오늘 사순절 셋째 주일을 맞이하여, 그리고 3월의 첫째 주일을 맞이하여, 세상만사 다 접고 주님 앞에 나와서 예배드리는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의 심령에 성령님의 능력이 충만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오늘은 빌립보서 4장 1절에 나오는 바울의 말씀을 근거로 해서 “주님 안에 굳건히 서 계십시오!”라는 주제로 말씀의 은혜를 나누려고 합니다.

■ 눈물로 호소하는 바울

“주님 안에 굳건히 서 계십시오!” 이 말을 하면서 바울은 눈물을 뚝뚝 흘립니다. 사람이, 연기하는 순간이 아니라면, 눈물을 흘리며 이야기하는 것은 이야기하는 내용이 그만큼 간절하고 절절하다는 뜻입니다. “주님 안에 굳건히 서 계십시오!”라고 하면서 바울이 눈물을 흘리는 이유가 빌립보서 3:17-21에 나와 있습니다. 말이 좀 깁니다만, 간단히 말하면 세상에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원수지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십자가의 원수’가 무엇입니까? 십자가라는 것은 고난의 상징입니다. 굴욕의 상징입니다. 희생의 상징입니다. 그러므로 고난을 싫어하는 것이 십자가의 원수입니다. 그것은 바울 시대뿐만 아니라 지금도 그렇습니다. 요즘 신앙인들이 어떻습니까? 시설이 잘 된 예배당에서 좋은 음향시설을 통해서 흘러나오는 고상한 음악을 감상하며, 달콤한 설교 듣기를 좋아하지만, 십자가를 지고 낮은 곳으로 찾아가기는 싫어합니다. 잘못되어 가고 있는 사회에 대해서 쓴 소리 하는 것도 신경이 거슬립니다. 그냥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귀찮고 피곤한 일은 멀리 합니다. 주님께서는 굴욕으로 배를 채우라고 하셨는데, 조금만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들으면 열을 있는 대로 받습니다. 스스로 희생할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고 대접 받으려고만 하고 서비스만 누리려고 합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여러분은 주님 안에 대단히 굳건히 서 있는 분들입니다. 우리 주변에도 시설 좋고 서비스 좋은 교회들이 지천인데도 주일만 되면 지하 골방 같은 우리 교회에 나와서 목사한테 온갖 소리 다 들어가면서, 그래도 꿋꿋하게 봉사할 건 열심히 다 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 우리의 진짜 시민권

그러면 왜 우리가 세상으로 나돌지 말고 주님 안에 굳건히 서 있어야 합니까? 그것은 시민권 문제 때문입니다. 저나 여러분이나 다(대부분) 대한민국 주민등록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건 여담입니다만,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에 대해서 우리는 감사해야 합니다. 주민등록증이 있으면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여권을 만들어주지요. 대한민국 외교부장관이 발행한 여권을 가지고 해외여행을 해보면 세계 어디서든 정당한 대접을 받을 수 있습니다. 불법체류자인가 의심 받지 않고 어디든 자유롭게 다닐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당연히 국민의 권리를 다 행사할 수 있습니다. 그게 시민권의 위력이에요.

그런데 그게 진짜 시민권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게 진짜 시민권인 줄 알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건 임시 시민권이고, 어떻게 보면 사이버 시민권입니다. 진짜 시민권은 따로 있습니다. 하늘의 시민권 말입니다. 뉴스를 보셔서 다 아시겠습니다만, 며칠 전에 어떤 신혼부부가 게임에 빠져서 아기가 죽어 나자빠진 것도 몰랐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 부부가 빠져 있던 게임이 사이버 아기 키우기 게임이었답니다. 진짜 아기는 죽도록 내버려두고 사이버 아기 키우는 데 정신이 빠져 있었던 것이지요. 뉴스만 듣고 본인들 이야기를 안 들어봐서 단정하기는 좀 그렇습니다만, 보도만 보면 그 사람들 ‘미친 짓’을 한 것이지요.

문제는 우리도 그 사람들 손가락질만 하고 있을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우리의 진짜 시민권은 하늘에 있는데, 이 땅에서 잠깐 사용하라고 만들어준 시민권을 진짜보다 더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입니다. 온라인 게임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이른바 ‘사이버 머니’라는 것을 사용하지요. 쉽게 말하면 ‘가짜 돈’입니다. 그런데 그걸 조금 더 따려고 사람들이 밤을 새워가며 눈이 벌겋도록 기를 씁니다. 얼마나 어리석은 일입니까? 한 단계 확대해서 생각해보면 우리도 다 그러면서 살고 있어요. 이 세상에서 쓰는 돈이라는 게 종이쪽지 아닙니까? 하늘의 시민권을 가진 사람이 보면, 그걸 조금 더 벌려고 아우성치는 것은, 마치 게임 하는 사람들이 사이버 머니 한 푼 더 따려고 설치는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 주님 안에 굳건히 서 있기

그러면 사이버 게임이나 사이버 머니 같은 가상현실을 현실인 것처럼 착각하지 않고, 거기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이 세상 안에 굳건히 서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실제로도 오프라인 세상 곧 현실세계에서 잘 나가는 사람들은 사이버 세상에 빠져들지 않습니다. 사실 인터넷이니 모바일이니 유비쿼터스니 하는 것들이 잘만 사용하면 편리한 것은 맞지요. 그런데 사람이 그것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 중독이 되어버리면 그때부터는 ‘병’이 되는 겁니다. 이 세상도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 사람보고 살라고 이 세상을 창조해주셨지요. 이 세상에 사는 동안 즐겁게 살면 얼마나 좋습니까? 하늘나라의 관점에서 보면 이 세상은 잠깐 왔다 가는 사이버 세상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여기가 전부인 것처럼 아옹다옹 다투면서, 심지어는 칼부림까지 해가면서 총질까지 해가면서 살고 있습니다. 참으로 어리석은 짓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아침 안개처럼 잠깐 있다가 없어지는 이 세상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주님 안에’ 굳건히 서야 합니다. 사실 어딘가에 굳건히 서 있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걸 모르는 것도 아닙니다. 학생이 공부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을 몰라서 안 하는 것이 아니지요. 어른들도 열심히 부지런히 성실하게 일해야 한다는 것을 몰라서 안 아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인들도 그렇습니다. 주님 안에 굳건히 서 있어야 한다는 것을 몰라서 안 하는 것이 아닙니다. 흔히 의지가 약해서 그렇다고 하는데, 의지 문제만도 아닙니다. 성경에도 그랬습니다. “사람이 정신으로 병을 이길 수 있다지만, 그 정신이 꺾인다면, 누가 그를 일으킬 수 있겠느냐?”(잠언 18:14). 사람의 의지나 정신은 언제든지 꺾일 수 있습니다. 믿을 게 못 됩니다.

자, 그러면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굳건히 서 있기 위해서 다리에 힘만 준다고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힘을 빼야 합니다. 힘 빼고 주저앉으라는 게 아닙니다. 내 힘은 다 빼고 주님의 힘으로 서야 합니다. 그러면 주님께서 굳건히 세워 주십니다. 우리의 몸과 마음과 영혼을 온전히 주님께 맡길 때 우리는 온전히 굳건히 설 수 있습니다. 예배드리는 곳으로, 찬송하는 곳으로, 기도하는 곳으로, 주님처럼 섬기는 곳으로, 우리의 몸과 마음과 영혼을 내맡길 때 우리는 굳건히 설 수 있습니다.

■ 맺는 말씀

참 신기한 것은, 이렇게 우리가 주님 안에서 굳건히 서 있는 것이 우리의 신앙생활에만 덕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신앙생활뿐만 아니라 가정도 튼튼하게 서 가게 됩니다. 사회생활에도 덕이 됩니다. 직장생활도 안정이 됩니다. 왜 그렇습니까? 우리가 주님 안에 굳건히 서 있으면 안목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지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균형 감각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좋은 자동차를 하나 가지고 있으면 그게 구미서만 잘 달립니까? 아니지요. 구미에서 잘 달리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고속도로에서도 잘 나갑니다. 서울 가서도 잘 나갑니다. 미국이나 유럽에 가져다 놓아도 잘 달립니다. 주님 안에 굳건히 서는 일 이거 하나만 잘 닦아 두면 만사가 형통입니다. 이렇게 좋은 일, 이렇게 신나는 일을 왜 망설입니까?

이제 우리 함께 결단하십시다. 이 세상에서 십자가와 원수 되는 것들을 멀리하겠다고 다짐합시다. 높아지기보다는 낮아지겠다고, 교만하기보다는 겸손하겠다고, 우리 주님을 따라 고난도 무서워하지 않겠다고, 서비스 받기보다는 희생하기를 기뻐하겠다고, 굴욕으로 배를 채우겠다는 심정으로 살겠다고 다짐합시다. 그러면 저와 여러분의 삶은 180도 달라질 것입니다. 이렇게 다짐하는 저와 여러분 위에 성령의 역사하심이 함께 하시기를 진정으로, 진정으로 기원합니다.
941 “반드시 오고야 말 것이다!!”
940 부활 후 가장 궁금했던 일
939 개켜 있는 수건
938 “반드시 오고야 말 것이다!”
937 믿음이 있을 때와 없을 때
936 그날, 주인공
935 게임의 결과
934 부활절 아침의 사람들
933 부활을 전하는 사람들
932 [새벽] 홀로 가는 길
931 주님 계신 그 곳에
930 부활의 날, 좋은 날
929 주님의 이슬
928 "내가 죽지 않고 살아서"
927 "죽음아, 너의 독침이 어디에 있느냐?"
926 주님의 나라로!
925 아름답게 부활하기
924 그래도 기뻐하십시오!
923 "와서 아침을 먹어라!"
922 부활 드라마의 주역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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