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전대환 채널 바로가기

성서본문 베드로전서 1:3-9 
설교일 2010-04-11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부활절 


■ 성서 본문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 아버지께 찬양을 드립시다. 하나님께서는 그 크신 자비로 우리를 새로 태어나게 하셨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예수 그리스도가 부활하심으로 말미암아 우리로 하여금 산 소망을 갖게 해 주셨으며, 썩지 않고 더러워지지 않고 낡아 없어지지 않는 유산을 물려받게 하셨습니다. 이 유산은 여러분을 위하여 하늘에 간직되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여러분의 믿음을 보시고 그의 능력으로 여러분을 보호해 주시며, 마지막 때에 나타나기로 되어 있는 구원을 얻게 해 주십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이 지금 잠시동안 여러 가지 시련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슬픔을 당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기뻐하십시오. 하나님께서는 여러분의 믿음을 단련하셔서, 불로 단련하지만 결국 없어지고 마는 금보다 더 귀한 것이 되게 하시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에 여러분에게 칭찬과 영광과 존귀를 얻게 해 주십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를 본 일이 없으면서도 사랑하며, 지금 그를 보지 못하면서도 믿으며,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즐거움과 영광을 누리면서 기뻐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믿음의 목표 곧 여러분의 영혼의 구원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베드로전서 1:3-9>


■ 들어가는 말씀

성경에 보면 참 다양한 인사말들이 많이 나오는데, 오늘 아침 주님을 만나기 위해 이렇게 교회로 찾아오신 여러분들과 어떤 말씀으로 인사를 나누는 게 좋을까, 싶어 찾아봤더니, 사도행전에 아주 좋은 말이 있어서, 저도 여러분에게 그렇게 인사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로마 군대의 장교 가운데 고넬료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이 사람이 자기 집으로 베드로를 초청했습니다. 베드로가 고넬료의 집에 왔을 때 고넬료가 이렇게 인사를 했습니다. “이렇게 와 주시니, 고맙습니다”(사도행전 10:33). 저도 같은 인사를 드립니다. 이렇게 와 주시니, 고맙습니다!

■ 봄 같지 않은 봄

우리 교회 주보에 보면 거의 매주일 꽃 사진이 하나씩 실리지요. 2005년부터 실리기 시작했으니까 벌써 5년이 됐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과 사람과 자연이 하나가 돼서 조화를 이루는 나라인데, 세월이 갈수록 사람들이 자연과 멀어져 가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자연과 좀 가까워져 보자는 취지에서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여러 해 동안 사진을 찍어 저장을 해보니까 해마다 꽃이 일찍 피는지 늦게 피는지, 꽃 상태가 어떤지 한눈에 볼 수 있는데, 올해는 유난히 꽃 피는 시기가 늦습니다. 보도를 보니까 올해는 이상저온 현상이 있어서 그렇답니다.

지난겨울에 눈이 그렇게 많이 오더니 봄에도 유난히 비가 많이 왔지요. 우리 노회의 어떤 목사님은 노회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이런 표현을 했습니다. “우리 사는 이 땅에서 뭐가 그렇게 슬픈 일이 많은지 하늘의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 ― www.prokgb.org 회원 게시판. 과거 문민정부 시절에 온갖 사고가 연이어 터지더니 요즘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천안함이 침몰한 뒤 벌써 보름이나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생존자 소식은 없고, 사건의 원인조자 밝혀지지 않은 채 사람들의 마음을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참 우울한 4월입니다.

■ 4월의 색깔

우리나라에는 계절마다 색깔이 있습니다. 여름, 하면 초록색이 떠오릅니다. 가을, 하면 노랑 주황 등 단풍 색이 떠오릅니다. 겨울, 하면 눈 덮인 세상과 함께 새하얀 색이 떠오릅니다. 그러면 봄의 색깔은 무엇이겠습니까? 특히 일 년 중 가장 많은 꽃이 피었다가 지는 꽃의 계절 4월의 색깔은 무엇이겠습니까?

시인 이호우 선생의 여동생인 정운(丁芸) 이영도(李永道, 1916.10.22.~1976.3.5.) 시인은 꽃의 계절 4월에 <진달래>라는 시를 썼습니다. “눈이 부시네 저기 / 난만(爛漫)히 멧등마다 / 그날 스러져 간 / 젊음 같은 꽃사태가 / 맺혔던 한이 터지듯 / 여울여울 붉었네 // 그렇듯 너희는 지고 / 욕처럼 남은 목숨 / 지친 가슴 위엔 / 하늘이 무거운데 / 연연(戀戀)히 꿈도 설워라 / 물이 드는 이 산하.” ― 1968년에 나온 이호우와의 공동시집 ≪석류≫. 1960년의 4월 혁명을 노래한 가슴 아픈 시이지요.

이 시에다가 저의 대학 선배이신 한태근 선생께서 1973년에 곡을 붙이셨는데, 제가 학교 다닐 때는 이 노래를 내놓고 부르지도 못했습니다. 붉은 색은 북한의 상징인데, 그 색깔을 찬양한다는 이유로 쥐도 새도 모르게 잡혀갈 수도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러던 게 세월이 많이 변해서 이 시가 지금은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실려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쨌든 이 시는 4월을 붉은색으로 묘사합니다. 이 땅의 젊은이들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붉은 피를 흘린 것을, 붉은 진달래가 온 산을 여울여울 붉힌 것으로 표현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유난히 4월에 의로운 피를 흘린 분들이 많습니다.

■ 4월에 죽은 사람들

독일의 폭군 히틀러를 권좌에서 끌어내리기 위하여 싸우다가 스러진 본회퍼 목사님은 1945년 4월 9일 아침에 한 줌의 재가 되었습니다. 이분은 자신이 히틀러와 싸우는 것을 두고 평소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히틀러는 독일을 파국으로 몰아가고 있다. 미친 운전사가 차를 몰며 사람을 치여 죽일 때, 나는 목사랍시고 죽은 사람들의 장례나 치러 주어야 하는가?”

1865년 4월 15일에는, 노예 해방운동을 이끌었던 미국의 아브라함 링컨 대통령이 총탄에 맞아 희생되었습니다. 이분이 남긴 말 가운데 유명한 말이, “내가 남의 노예 되기를 원치 않는 것과 같이 남을 지배하는 자리에 서기를 원치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링컨 대통령의 노력으로 법적으로는 노예들이 해방되었지만 실제로는 꽤 오랫동안 차별이 많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것을 안타까워하며 흑백 평등을 위해 일생을 바쳤던 미국의 마르틴 루터 킹 목사님은 1968년 4월 8일, 역시 흉탄에 희생되었습니다. “노예 해방 선언은 흑인을 통해 가까이까지는 인도했으나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기 위해 갈라진 홍해를 통과하는 것은 보증하지 못했다.” 이것이 마르틴 루터 킹 목사님의 판단이었습니다.

이런 역사적인 일이 아니더라도 지금 우리는 무거운 4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서해에서 천안함이 침몰한 것도 안타까운데, 구조 활동을 벌이다가 아까운 목숨이 희생되었고, 거기다가 수색작업을 돕던 민간인 어부들까지 여러 사람 희생되었습니다. 자살 소식도 여기저기서 들려옵니다. 경제는 살아날 기미가 안 보이는데 강바닥은 무참히 파헤쳐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지진이 났다, 비행기가 추락했다, 하는 소식들이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4월이 너무 춥습니다. 그렇지만 며칠 지나면 움츠리고 있던 꽃들이 활짝 피어날 것입니다. 시기가 좀 늦어져서 그렇지 필 것은 피게 되어 있습니다.

■ 맺는 말씀

조금 전에 말씀드린 훌륭한 분들이 목숨을 빼앗긴 것이, 당시에는 많은 사람들에게 가슴 미어지는 슬픈 일이었지만, 그분들의 죽음이 결코 헛되지는 않았다는 것을, 지금은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본회퍼 목사님 같은 분들이 있었기에 히틀러 정권은 무너졌습니다. 링컨 같은 대통령이 있었기 때문에 미국의 노예해방이 실현되었습니다. 마르틴 루터 킹 목사님 같은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미국이라는 나라가 선진국이라는 소리를 듣습니다. 우리 예수님께서도 4월경에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잖습니까? 예수님께서 돌아가셨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이제 끝장이라고 생각했지만, 예수님은 부활하신 모습으로 제자들에게 나타나셨습니다.

저는 이번에 천안함에 타고 있다가 희생된 장병들의 죽음도 결코 헛되지 않으리라고 믿습니다. 그들의 희생이 땅에 떨어진 한 알의 밀알처럼 30배, 60배, 100배의 결실이 되어 되돌아오게 될 것입니다. 베드로전서 1:6 말씀을 다시 찾아서 다 같이 읽어봅시다. “그러므로 여러분이 지금 잠시동안 여러 가지 시련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슬픔을 당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기뻐하십시오.” 뭐라고 했습니까? 지금 잠시 동안 여러 가지 슬픔을 당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래도 기뻐하라고 했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일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또는 무슨 일 때문에 두려워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무거운 짐을 지고 힘겨워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유대인의 격언에, “비누는 몸을 씻어주고 눈물은 마음을 씻어준다!” 했습니다. 여러분의 눈에 괴로움의 눈물이 가득 고여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 주님께서 여러분의 귀에다 대고 속삭여주시는 말씀을 들으십시오. “괜찮아, 걱정 하지 마. 그래도 기뻐해! 내가 있잖아? 잘 될 거야.” 슬픔 가운데서도, 외로움 가운데서도, 힘겨움 가운데서도, 주님께서 주시는 희망을 간직하고 기뻐하시는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941 “반드시 오고야 말 것이다!!”
940 부활 후 가장 궁금했던 일
939 개켜 있는 수건
938 “반드시 오고야 말 것이다!”
937 믿음이 있을 때와 없을 때
936 그날, 주인공
935 게임의 결과
934 부활절 아침의 사람들
933 부활을 전하는 사람들
932 [새벽] 홀로 가는 길
931 주님 계신 그 곳에
930 부활의 날, 좋은 날
929 주님의 이슬
928 "내가 죽지 않고 살아서"
927 "죽음아, 너의 독침이 어디에 있느냐?"
926 주님의 나라로!
925 아름답게 부활하기
» 그래도 기뻐하십시오!
923 "와서 아침을 먹어라!"
922 부활 드라마의 주역들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