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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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07-04-29 1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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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이사야서 27:3-6 
설교일 2007-04-29 
설교장소 구미안디옥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 본문말씀

“나 주는 포도나무를 돌보는 포도원지기다.
나는 때를 맞추어서 포도나무에 물을 주며,
아무도 포도나무를 해치지 못하도록
밤낮으로 돌본다.
나는 포도원에 노여워할 일이 전혀 없다.
거기에서 찔레와 가시덤불이 자라서,
나를 대항하여 싸우려고 한다면,
나는 그것들에게 달려들어,
그것들을 모조리 불살라 버릴 것이다.
그러나 나의 대적들이
내가 보호하여 주기를 원한다면,
나와 화친하여야 할 것이다.
그렇다. 나와 화친하여야 할 것이다.”

앞으로 야곱이 뿌리를 내릴 것이다.
이스라엘이 싹을 내고 꽃을 피울 것이니,
그 열매가 땅 위에 가득 찰 것이다.

(이사야서 27:3-6)


■ 들어가는 말씀

우리 교회 2층에 올라가면 ‘컴두리센터’ 사무실이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거기에는 중고 컴퓨터들이 가득 쌓여 있었는데, 최근에 기회 있을 때마다 버리고, 버리고, 해서 이제는 몇 대 남아 있지 않습니다. 여기저기서 구형 PC를 기증 받아서 장애인들에게 나누어주는데, 그냥 줄 수 없으니까 우리 자원봉사자들이 깔끔하게 수리를 해서, 잘 돌아가게 만든 다음 보내주지요. 그렇게 하려니까 부품들을 이 컴퓨터, 저 컴퓨터에서 빼 쓰게 되잖아요? 그러면 거의 껍데기만 남는 게 자주 생깁니다.

그런데, 이렇게 껍데기만 남은 것들도, 겉으로 보면 모양이 그럴듯한 것들이 꽤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사용할 수 없는 것들이지요. 이런 것들은 어떻게 하느냐, 버려야지요. 그렇지 않아도 복잡한데, 자리만 차지하니까 골칫덩어리입니다. 성경에 보면 주인이 포도원지기에게 이렇게 말했지요. “찍어 버려라. 무엇 때문에 땅만 버리게 하겠느냐?”(누가복음서 13:7). 열매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를 두고 한 말입니다.

겉으로 보면 틀림없이 무화과나무인데, 정작 열매를 맺지 못하니까 찍어버리라는 겁니다. 세례요한도 말했습니다. “도끼를 이미 나무뿌리에 갖다 놓으셨다. 그러므로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 나무는 다 찍어서 불 속에 던지신다”(누가복음서 3:9). 열매를 못 맺어서 찍히는 신세가 되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오늘날의 신앙인들 가운데서도 열매 맺지 못하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성경찬송도 가지고 다니고, 교회에서 직분도 가지고 있고…, 겉으로 보기에는 분명히 교인인데, 무늬만 교인인 사람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좀 심한 소리인지는 모르지만 ― 사실은 이건 제 말이 아니라 세례요한의 말이지요 ― 이런 분들은 공연히 자리만 차지하는 사람들입니다. 토양만 더럽게 만드는 존재들입니다. 제가 보기에 여러분들은 그래도 열매를 잘 맺고 계신 것 같은데, 그래도 다시 한 번 돌아보고, 더 좋은 열매를 더 많이 맺자는 뜻으로 오늘 말씀을 나누려고 합니다.

오늘 구약성경 본문에 보니까 이사야는 이런 꿈을 꿉니다. “앞으로 야곱이 뿌리를 내릴 것이다. 이스라엘이 싹을 내고 꽃을 피울 것이니, 그 열매가 땅 위에 가득 찰 것이다”(이사야서 27:6). 이것이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것이고, 이사야가 소망한 것이고, 우리가 실천해 나가야 할 과제입니다.

■ 뿌리

좋은 열매를 많이 맺기 위해서는 좋은 나무가 되어야겠지요. 좋은 나무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좋은 땅에 뿌리를 튼튼히 내려야 합니다. 우리가 신앙의 뿌리를 내린다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골로새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은 그분 안에 뿌리를 박고, 세우심을 입어서, 가르침을 받은 대로 믿음을 굳게 하여 감사의 마음이 넘치게 하십시오”(골로새서 2:7).

“그분 안에 뿌리를” 박으라는 것인데, 그분이라면 당연히 주님을 말합니다. 예수님께서 비유로도 말씀하셨듯이, 뿌리가 없으면 곧 쓰러지고 맙니다. 뿌리를 튼튼하게 박고 있으면 바람이 웬만큼 불어도 넘어지지 않습니다. 주님께 뿌리를 튼튼하게 내리고 있지 않으면 말씀 때문에 환난이 일어날 때, 말씀 때문에 박해가 일어날 때, 금방 넘어지고 맙니다. 지금이야 내놓고 기독교를 박해하는 일은 별로 없지만, 말씀의 가치와 세상의 가치가 충돌이 일어날 때는 많습니다. 이 때 뿌리를 튼튼히 내리고 있는 사람은 주님의 말씀을 붙잡고 말씀대로 살아가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세상 사람들의 말이 옳은 줄 알고 거기 빠져버리게 됩니다.

성경에 보면 “가난한 사람이 복이 있다”고 하는데, 지금 세상의 가치관은 어떻습니까? 언젠가 “부자 되세요!” 하는 말이 들불처럼 번져가더니, ‘재테크’라는 말이 ‘복음’이란 말을 아예 깔아뭉개버렸습니다. 텔레비전이나 신문은 말할 것도 없고, 서점에 나가보면 ‘돈 버는 법’ ‘부자 되는 법’ ‘출세하는 법’ ‘성공하는 법’ 등등, 이런 책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런 세상이니까 신앙의 뿌리가 얕은 사람들은 성경이 복음이 아니라 그게 복음인 줄 알지요.

지난주에 몇 분이 김천 어느 농장에 파를 캐러 다녀왔는데, 그 농장을 경영하시는 장로님이 말씀하시기를, 자기는 생활 모토(motto)로 삼는 말이 ‘공생공빈’이라고 했습니다. ‘함께 가난하게 살자!’는 것이지요. 남의 위에 올라서서 권세와 부를 누리자는 것이 아니라, 좀 가난하게 살더라도 다 같이 살자는 것입니다. 그것이 성경에 부합하는 정신입니다. 그런 분은 신앙의 뿌리가 상당히 깊은 겁니다.

■ 꽃

좋은 열매를 많이 맺기 위해서 그 다음 필요한 것이 꽃입니다. 요즘 산에, 들에 아름다운 꽃들이 얼마나 많이 피었는지 모릅니다. 4월 초에는 금오산에 벚꽃, 개나리, 진달래가 만개했었고, 지금은 영산홍이 온 산을 빨갛게 물들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아름답던 꽃들도 대개 열흘을 넘기지 못하고 시들어버립니다. 그래서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고 하지요. 아름다운 꽃들 가운데는 열매를 맺지 않는 것들도 있지만, 그런 것들은 꽃을 감상하기 위해서 사람들이 이른바 ‘개량’이라는 것을 해서 그렇고, 식물들이 대개는 꽃이 피면 열매를 맺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꽃은 하나의 과정이고, 목표는 열매입니다.

우리 인생의 꽃은 무엇이겠습니까? 보기에 아름다운 것들은 다 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면 보기가 좋습니다. 이것도 꽃이지요. 훌륭한 학식, 이것도 꽃입니다. 넉넉한 재력, 매끄러운 화술(話術), 뛰어난 재능, 화려한 경력, 넓은 인맥, 이런 것들이 다 인생의 꽃입니다. 그러나 화엄경에 나오는 말, 잘 아시지요. “나무가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꽃을 버려야 하고, 강물이 바닷물이 되기 위해서는 강을 버려야 한다.”

아무리 지식이 많고 아는 것이 많은 사람이라도, 그것을 하나님의 나라를 위하여, 곧 널리 인간과 세상을 이롭게 하기 위하여 사용하지 않고, 개인의 영달과 출세만을 위하여 사용한다면, 그것은 쓸모 있는 지식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참된 지식, 참된 지혜란 하나님을 아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을 안다는 것이 무엇입니까? 하나님이 어떻게 생겼고, 성격이 어떻고…, 그런 것을 아는 게, 아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면 뭘 알아야 하는가, 하나님은 내 아버지이실 뿐만 아니라 만인의 아버지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하나님은 나를 사랑하시는 분이기도 하지만, 내가 죽도록 미워하고 싫어하는 원수들도 사랑하시는 분입니다. 우리가 그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을 알 때 우리의 지식은 열매 맺는 지식이 됩니다.

돈 많은 것? 그 자체는 잘못이 아닙니다. 문제도 없습니다. 오히려 인생의 꽃입니다. 노래를 잘 하고, 악기를 잘 다루고, 그림을 잘 그리고, 뭘 잘 만들고, 하는 재능도 멋진 꽃입니다. 그러나 돈이 됐든, 재능이 됐든, 그것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열매를 맺지 않으면, 돈이 오히려 독이 됩니다. 재능이 오히려 우환이 됩니다. 이런 것들은 열매를 맺기 위한 과정이 되어야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 열매

그렇다면 신앙인이 맺어야 할 열매란 무엇인가, 무궁무진하게 많지요. 그러나 복잡하면 우리가 머리 아플까봐, 하나님께서 아홉 가지로 정리를 해주셨습니다. 그것이 성령의 열매입니다.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기쁨과 화평과 인내와 친절과 선함과 신실과 온유와 절제입니다.” 갈라디아서 5장 22절부터 23절까지 말씀입니다. 그리고 23절 끝에는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막을 법이 없습니다.” 법 가운데서도 최상위법에 해당한다는 말입니다.

예언도 중요하고, 방언도 중요하고, 전도도 중요하고, 뜨거운 마음도 중요하고, 헌금도 중요하고, 구제도 중요하지만, 방금 말씀드린 성령의 열매들, 사랑과, 기쁨과, 화평과, 인내와, 친절과, 선함과, 신실과, 온유와, 절제, 이런 것들이 먼저 있고 난 다음에 나머지가 있어야 빛이 나게 되어 있습니다. 이 가운데서 사랑을 예로 들어 봅시다. 고린도전서 13장 1절부터 3절까지 말씀입니다. “내가 사람의 모든 말과 천사의 말을 할 수 있을지라도, 내게 사랑이 없으면, 울리는 징이나 요란한 꽹과리가 될 뿐입니다. 내가 예언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또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또 산을 옮길 만한 모든 믿음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내가 내 모든 소유를 나누어줄지라도, 내가 자랑삼아 내 몸을 넘겨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게는 아무런 이로움이 없습니다.”

이 말씀은 사랑에 대한 내용입니다만, 다른 열매들을 이 말씀에 대입해 넣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유익한 덕목을 다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속에서 우러나는 기쁨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서로 화평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인내하지 못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친절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선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신실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온유하지 않으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절제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 맺는 말씀

며칠 전에 한국교계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에 있는 어떤 목사님이 저에게 전화를 하셨습니다. 그분이 이런 말씀을 하십디다. “전 목사! 내가 구미안디옥교회 홈페이지를 죽 훑어봤는데, 그 교회는 참 복 받은 교회야.” 옛날에, 한 10년쯤 전에 한 번 다녀가시기는 했습니다만, 요즘 소식은 잘 모르실 텐데, 홈페이지를 통하여 우리 교회의 분위기를 짐작하신 모양입니다.

이분이 그렇게 말씀을 해서가 아니라, 제가 보기에도 우리 교회는 복 받은 교회 맞습니다. 그것은 교회 건물이 멋져서도 아니고, 헌금을 많이 해서 재정이 튼튼해서도 아닙니다. 첫째는 우리 교회 구성원들의 믿음의 뿌리가 튼튼해서 그렇습니다. 글쎄요, 여러분이 실감을 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현실은 그렇습니다. 우리 교회 멤버들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6개월 이상 개인 성경공부를 다 수료했습니다. 주일예배 출석률도 좋습니다. 적어도 여러분 가운데는 이단사상에 물들거나, 시류에 흔들려 신앙을 버릴 분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얼마나 뿌리가 튼튼합니까?

둘째는, 우리 교회에는 꽃 자체를 자랑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우리 교회에는 사람 수가 적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한 사람도 설렁설렁 농땡이 치면서 교회 다닐 수가 없습니다. 모든 분들이 다 중요한 구실을 해야 하고, 실제로 지금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음식 준비, 청소, 차량봉사, 행정 봉사, 음악 봉사…, 등등에 모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분들은 교사로 자기 몫을 잘 감당하고 있습니다. 또한 주일 오후 순서도 거의 한 번씩 맡아서 잘 진행했을 정도로, 모든 분들이 리더십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기가 가진 재능이나 능력을 묶어두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는 말입니다. 주님의 나라를 위해서 최대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 셋째는 열매 문제인데, 제가 보기에 이것도 그렇게 부족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사랑하기, 모든 일에 기뻐하기, 서로 화평하게 지내기, 웬만한 것은 인내하며 참아내기, 친절하기, ― 글쎄요, 이것은 처음 오시는 분들에게 물어보아야 하겠습니다만, 혹시 여기에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친절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성격 문제이겠지요 ― 또, 선하게 살기, 신실하기, 온유하게 살기, 절제하기…. 이런 것들이 거의 잘 되고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어디든 완벽한 것은 없지요. 한 때 유행했던 말로, ‘2%’ 부족한 것은 살면서 채워 가면 됩니다. 하나님께서 더 큰 은혜로 채워주실 것입니다.

이제, 저와 여러분은 신앙의 뿌리를 더 튼튼하게 하고, 꽃을 더 활짝 피워서, 더 좋은 열매를 날이 갈수록 더 많이 맺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861 문제는 믿음입니다!
860 기쁨을 주는 기쁨
859 “너희 소원이 무엇이냐?”
858 반전(反轉)의 때
857 필요하기 때문에? 사랑하기 때문에?
856 길은 멀고 짐은 무겁지만
855 매일 새로 태어나기
854 양을 찾아서
853 “여러분의 수고가 헛되지 않습니다!”
852 그대 모습 보여주오!
851 내 몸, 어떤 의사에게 보일 것인가?
850 양심을 깨끗하게 만드는 제물
849 기름 값
848 성공한 예언자 벤치마칭
847 두 아들과 아버지
846 왜 하나가 되어야 하는가?
845 삼일절에 생각하는 ‘나라 사랑’
844 머리로 알기 vs 몸으로 알기
843 힘쓰는 사람이 얻습니다!
842 그래도 내려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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