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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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07-08-05 14: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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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누가복음서 18:1-8 
설교일 2007-08-05 
설교장소 구미안디옥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 성서 본문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늘 기도하고 낙심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으로 비유를 하나 말씀하셨다. “어느 고을에, 하나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존중하지 않는, 한 재판관이 있었다. 그 고을에 과부가 한 사람 있었는데, 그는 그 재판관에게 줄곧 찾아가서, ‘내 적대자에게서 내 권리를 찾아 주십시오’ 하고 졸랐다. 그 재판관은 한동안 들어주려고 하지 않다가, 얼마 뒤에 이렇게 혼자 말하였다. ‘내가 정말 하나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존중하지 않지만, 이 과부가 나를 이렇게 귀찮게 하니, 그의 권리를 찾아 주어야 하겠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가 자꾸만 찾아와서 나를 못 견디게 할 것이다.’”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는 이 불의한 재판관이 하는 말을 귀담아 들어라.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밤낮으로 부르짖는, 택하신 백성의 권리를 찾아주시지 않으시고, 모른 체하고 오래 그들을 내버려 두시겠느냐?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나님께서는 얼른 그들의 권리를 찾아 주실 것이다. 그러나 인자가 올 때에,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 볼 수 있겠느냐?”

〈누가복음서 18:1-8〉


■ 들어가는 말씀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놀라운 특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주님 앞에 ‘무엇이든’ 구하면 주님께서 다 들어주신다는 것입니다. 마태복음서 21장 22절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약속하셨습니다. “너희가 기도할 때에, 이루어질 것을 믿으면서 구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받을 것이다.” 또 마가복음서 11장 24절에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기도하면서 구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이미 그것을 받은 줄로 믿어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이것은 대단한 약속입니다. 요즘 식으로 말하자면, 부자 아버지로부터 백지수표를 받아 쥐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러면 예수님께서 왜 이런 특권을 우리에게 주셨는가, 그 답이 요한복음서 14장 13절에 나와 있습니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구하는 것은, 내가 무엇이든지 다 이루어 주겠다. 이것은 아들로 말미암아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시게 하려는 것이다.”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이와 같은 특권을 주신 것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입니다. 만일 우리 공로대로, 우리가 한 행실대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상을 주시고 벌을 주신다면, 우리는 아마도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노예처럼 압박 가운데 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우리를 보시고 주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주신다고 했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 우리가 구해야 할 것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구하여야 할 것인가, 어떻게 구하여야 할 것인가, 그 길과 요령을 알아야 합니다. 달라고 하면 주신다고 했다고 해서, 무턱대고 구하는 것은 예의가 아닙니다. 아버지와 자녀 사이에 무슨 예의냐, 하실지 모르지만, 가까운 사이일수록 예의는 더 필요한 법입니다.

마태복음서 6장 33절에 보면 예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너희는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구하여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여 주실 것이다.” 주님의 나라와 주님의 의를 구하면 나머지는 그냥 다 주신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필요한 것 천 가지, 만 가지를 따로 구하지 않아도, ‘주님의 의’만 구하면 나머지는 자동으로 얻게 됩니다.

그러면 ‘주님의 의’가 무엇인가, 그것을 알아야 하겠지요. ‘주님의 나라’는 주님의 의가 이루어지는 나라니까, ‘나라’ 문제는 그냥 해결되는 것이고, 우리는 ‘주님의 의’만 깨달으면 됩니다. ‘주님의 의’란 간단하게 말하면, 우주는 한 집이다, 하는 ‘에큐메니칼’(ecumenical) 정신입니다. 인류는 다 형제자매라는 것, 그러므로 우리가 다 하나님의 자녀라는 것, 그것이 ‘주님의 의’입니다.

종교가 다르더라도, 사상이 다르더라도, 인종이 다르더라도, 성(性)이 다르더라도, 지역이 다르더라도, 이 땅에 사는 인류는 다 하나님의 자녀라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하나님의 자녀이고, 어떤 사람은 악마의 자식이다, 이렇게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 겁니다. “이 작은 사람들 가운데서 하나라도 망하는 것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뜻이 아니다”(마태복음서 18:14).

그렇다면 우리가 무엇을 구해야 하는가, 답이 나왔습니다. 온 인류가 모두 행복하게 되는 것, 그것을 구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같이 잘 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같이 행복할 수 있을까, 그런 기도가 ‘주님의 의’를 구하는 기도입니다. 이런 기도는 백발백중 이루어집니다. 무엇이나 이루어집니다. 구하는 대로 이루어집니다.

■ 기도해도 얻지 못하는 것

그런데, 기도해도 얻지 못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이기적인 기도입니다. 다른 사람들이야 어떻게 되든지, 나만 잘 되면 되게 해달라고 하는 기도지요. 야고보서 4장 3절 말씀을 기억하실 겁니다. “구하여도 얻지 못하는 것은 자기가 쾌락을 누리는 데에 쓰려고 잘못 구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가 살기 위해서 다른 나라를 망하게 해달라고 하는 것, 그런 기도는 용납이 되지 않습니다. 내가 살기 위해서 저 사람은 죽어도 좋다는 생각으로 하는 기도, 이런 기도도 용납되지 않습니다.

우리 속담에,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다고 했지요. 부모의 심정을 잘 표현해주는 속담인데, 하나님의 심정이 바로 그와 같습니다. 잘난 자식이나 못난 자식이나, 착한 자식이나 못된 자식이나, 그 어떤 자식이라도 잘못되면 부모의 마음은 아픈 법입니다.

이스라엘의 영웅 다윗 왕이 예루살렘으로 들어오기 전, 헤브론에 살 때 얻은 아들이 여섯 있었는데, 이 아들들이 모두 배다른 형제들이었습니다. 그 가운데 맏아들이 암논이고, 셋째가 압살롬이었습니다. 셋째 아들 압살롬에게는 다말이라는 예쁜 여동생이 있었는데, 맏아들 암논이 그만 이복 여동생 다말을 강제로 범하고 말았습니다. 다말의 오빠 압살롬이 이 사실을 알고는 복수의 칼을 갈았습니다. 다윗도 이 이야기를 듣고 화가 머리끝까지 났지만, 둘 다 사랑하는 자기 아들인 까닭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했습니다.

압살롬 편에서 보면, 아버지가 자기 형 암논을 죽여줬으면 좋겠지만, 아버지의 마음은 또 그런 것이 아니지요. 얼마 후 압살롬이 자기 손으로 형 암논을 죽여 버렸습니다. 다윗의 마음은 다시 한 번 찢어집니다. 그렇다고 이번에도 압살롬을 죽일 수가 없습니다. 그도 사랑하는 아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놈의 압살롬이 나중에는 아버지의 왕국을 빼앗겠다고, 쿠데타까지 일으킵니다. 거의 성공 단계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모든 백성이 압살롬을 왕으로 모시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윗의 심복들이 애를 써서 압살롬을 몰아내고 왕국을 되찾기는 했습니다만, 아들이 아버지를 쫓아내고, 아버지가 아들을 다시 쫓는 이런 전쟁 통에서도, 아버지 다윗이 가장 걱정한 것은 아들 압살롬의 안전이었습니다. 전쟁터에서 전령이 달려오자, 가장 먼저 물은 말이 “그 어린 압살롬이 평안하더냐?” 하는 말이었습니다.

쿠데타 세력을 몰아내더라도 아들 압살롬만은 죽이지 말라고 엄명을 내렸지만, 다윗의 심복 요압 장군이 압살롬을 죽여 버렸습니다. 쿠데타를 일으킨 괴수를 살려두면 반드시 후환이 생긴다는 것을, 백전노장인 요압 장군이 몰랐을 리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압살롬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다윗은 다락방으로 올라가서 목을 놓아 울었습니다. “내 아들 압살롬아, 내 아들아, 내 아들 압살롬아, 너 대신에 차라리 내가 죽을 것을, 압살롬아, 내 아들아, 내 아들아!” 하고 울부짖었습니다.

이런 것이 아버지의 심정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하나님 아버지께 기도할 때도 그런 심정을 이해하고 기도해야 합니다. 저놈이 아무리 나쁜 짓을 저질렀어도, 그놈도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나의 유익을 위하여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끼치도록 해달라는 기도, 나의 원수를 갚기 위해서 다른 사람을 죽여 달라고 구하는 기도, 이런 기도는 하나님께서 들어주시지 않습니다. 아니, 들어주실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 편에서 보면 나쁜 놈도 하나님의 자녀이기 때문입니다.

■ 밤낮으로 부르짖으면

자, 그렇다면 우리가 도대체 무슨 기도를 할 수 있을까, 기도하면 다 들어주신다고 했는데, 이것도 안 된다, 저것도 안 된다, 차 떼고, 포 떼고 나면 무엇이 남는가,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의’를 위하여 기도하는 것, 이것은 ‘선한 일’입니다. 나의 유익을 위하여 남에게 해를 끼치는 것, 이것은 ‘악한 일’입니다. 그런데 세상에는 선한 일과 악한 일만 있는 것은 아니지요. 이른바 ‘가치중립’의 일도 얼마든지 많이 있습니다.

부동산 투기를 해서 돈을 많이 벌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입니다. 내가 가진 땅값이 오르고 집값이 오르면 좋지요. 그러나 내 땅값이 오르고, 내 집값이 올라서 내가 이득을 보면 다른 사람들에게는 손해가 갑니다. 내 땅값 오르는데 왜 남에게 손해가 가느냐 하실지 모르지만, 큰 틀에서 보면 그렇습니다.

어느 통계를 보니까, 2005년을 기준으로 볼 때, 우리나라 전체 땅값은 2,300조 원 정도랍니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비싼 나라인데, 이 돈이면 캐나다를 여섯 번 사고, 프랑스를 일곱 번 사고, 미국 땅의 절반을 살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게 자랑스럽습니까? 캐나다를 여섯 번 살 수 있는 돈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여섯 번은 관두고, 우리나라 땅 그냥 다 줄 테니 캐나다 땅하고 바꾸자, 하면 캐나다 사람들이 바꾸겠습니까? 턱도 없는 일이지요. 우리나라 땅값 자꾸 올라봐야 국제경쟁력만 그만큼 떨어지는 일입니다.

이게 결국 뭘 말합니까? 우리나라 안에서 땅값, 집값 오르면 당장에는 가진 사람들이 좋을지 모르지만, 조금만 길게 보면 망조도 이런 망조가 없습니다. 요즘 구미공단에서도 공장들이 다 빠져나간다고 아우성이지요? 공장들이 왜 빠져나갑니까? 구미공단 땅 팔아서 중국이나 동남아로 가면 몇 백 배의 땅을 살 수 있으니, 당연히 나가려고 하지요. 그러니 직원 수를 줄일 수밖에 없고, 구미공단에서는, 아니 우리나라에서는 날이 갈수록 서민들이 먹고 살기가 어려워지는 겁니다. 그러니, 내가 땅을 샀는데, 하나님께서 그 땅값을 오르게 해주셔서 내가 복을 받았다…. 하나님 앞에 감사하자. 이렇게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겠습니까? 부동산 투기는 나라를 망치는 일이요, 서민을 죽이는 행위입니다. 그래서 부동산 과다 보유자에게는 무겁게 세금을 매겨야 하고, 부동산 투기 행위에 대해서는 범죄 척결 차원에서 처벌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내가 열심히 일해서 돈을 많이 벌게 해주십시오, 이렇게 구하는 것은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닌 ‘가치중립’의 기도입니다. 또, 주님, 내가 열심히 공부해서 성적을 올리게 해주십시오, 이렇게 기도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기도제목을 가지고 열심히 기도하는 것은 하나님께서도 허락하신 일입니다. 이런 기도는 밤낮으로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응답을 받습니다.

오늘 신약성경 본문에 보면, 예수님께서 적절한 비유를 들어 주셨지요. 밤낮으로 열심히 기도하고 매달리면, 귀찮아서라도 들어주신다는 겁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일이라면 얼마든지 기도해도 됩니다. 이런 기도는, 기도 안 하는 사람에게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열심히 기도하는 사람이 열매를 얻습니다.

■ 맺는 말씀

이제 정리하겠습니다. 첫째, ▶오직 하나님의 나라와 그 의를 위하여 기도하는 사람은 ‘성자’입니다. 아주 선한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의 기도는 하나님께서 무조건 들어주십니다. 둘째, ▶다른 사람은 망해도 좋으니 자기만 잘되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사람은 ‘나쁜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의 기도는 하나님께서 절대 들어주시지 않습니다. 그리고 셋째,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닌 제목으로 기도하는 사람은 ‘보통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들의 기도는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밤낮으로 부르짖고 매달리면 응답을 받습니다.

우리 교회에 부동산 투기꾼이 없다는 것은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다 성자가 되기에 충분한 분들입니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볼 때, 너무 ‘성자’(聖者) 쪽으로 치우쳐 있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기도가 조금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밤낮으로 부르짖는 악착같은 기질이 조금 부족합니다. 이제부터는 더 열심히 기도해서, 여러분이 필요한 것을 더 많이 얻게 되기를 바랍니다.
862 낮에 출몰하는 귀신
861 일을 꾸미는 것은 사람이지만
860 문제는 믿음입니다!
859 기쁨을 주는 기쁨
858 “너희 소원이 무엇이냐?”
857 반전(反轉)의 때
856 필요하기 때문에? 사랑하기 때문에?
855 길은 멀고 짐은 무겁지만
854 매일 새로 태어나기
853 양을 찾아서
852 “여러분의 수고가 헛되지 않습니다!”
851 그대 모습 보여주오!
850 내 몸, 어떤 의사에게 보일 것인가?
849 양심을 깨끗하게 만드는 제물
848 기름 값
847 성공한 예언자 벤치마칭
846 두 아들과 아버지
845 왜 하나가 되어야 하는가?
844 삼일절에 생각하는 ‘나라 사랑’
843 머리로 알기 vs 몸으로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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