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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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빌립보서 2:3-5 
설교일 2013-03-24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사용처 1. 20240324 한울. 


■ 성서 본문

무슨 일을 하든지, 경쟁심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겸손한 마음으로 하고, 자기보다 서로 남을 낫게 여기십시오. 또한 여러분은 자기 일만 돌보지 말고, 서로 다른 사람들의 일도 돌보아 주십시오. 여러분 안에 이 마음을 품으십시오. 그것은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빌립보서 2:3-5>


■ 들어가는 이야기

오늘은 종려주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약 30여 년 동안의 짧은 생애를 사셨는데, 예수님의 삶에서 마지막 주간은 고난의 주간이었습니다. 그 첫 날이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날, 바로 오늘입니다. 이 거룩한 주일에, 우리 주님의 고난을 생각하며 주님의 길을 따르기로 작정하고 이 자리에 나오신 여러분 위에, 하나님께서 내려주시는 놀라운 평화가 충만하게 임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오늘은 빌립보서의 말씀에 나오는 주제를 가지고 잠시 은혜를 나누려고 합니다. 사도 바울은 빌립보 교회 사람들에게 이렇게 당부했습니다. “여러분 안에 이 마음을 품으십시오”(빌립보서 2:5). ‘이 마음을 품어라!’ 이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누구의 마음인지, 답은 금방 아시겠지요. 바로 예수님의 마음입니다.

■ 무엇을 담을 것인가.

자, 여기에 가방이 두 개 있다고 합시다. 하나는 아주 비싸게 보이는 명품가방이고, 또 하나는 메이커도 알려지지 않은 허름한 가방입니다. 그런데 명품가방에는 걸레가 가득 들어 있고, 허름한 가방에는 보석이 가득 들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가운데서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고 할 때, 여러분은 어떤 가방을 가지시겠습니까? 물론 답은 없습니다. 각기 취향대로 선택하시면 되겠지요. 그렇지만 껍데기보다 그 속에 뭐가 들었는지 그게 더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물론 껍데기와 알맹이가 둘 다 좋으면 최선이겠습니다만, 그렇지 않은 경우, 포장지보다는 내용물에 더 마음이 가야 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요즘에는 볼 수 없습니다만, 옛날에는 옹기장사들이 있었습니다. 옹기장사가 지게에다가 단지들을 잔뜩 지고 이 동네 저 동네 돌아다니면서 팔던 시절이 있었지요. 단지라는 게 집집마다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품이었기 때문에 옹기장사가 동네에 들어오면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었습니다. 이게 안 쓰이는 데가 없을 정도로 용도가 다양합니다. 쌀을 넣어두면 쌀독이 됩니다. 김치를 담으면 김장독이 됩니다. 간장이나 고추장이나 된장을 담으면 장독이 되지요. 그런데 이게 좋은 것만 넣어두는 그릇은 아니었습니다. 오줌을 담아두었다가 숙성시켜서 거름으로 쓰기도 했지요. 그때는 오줌단지입니다. 사람도 그렇습니다. 그 마음을 무엇으로 채우느냐에 따라 사람 전체의 가치가 달라지는 법이지요. 그래서 바울은 예수의 마음을 품으라고 당부를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부처의 마음을 품으면 부처가 됩니다. 사탄의 마음을 품으면 사탄이 됩니다. 예수의 마음을 품으면 예수가 됩니다.

■ 미친 대한민국.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요즘 그 속에 무엇을 담고 있을까요? 여러분 안에는 무엇이 담겨 있습니까? 어제 인터넷에서, 어떤 사람이 재미있는 사진을 올린 것을 봤는데요, 우리나라에 미친 사람들이 그렇게 많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요즘 서점에 나와 있는 책들을 사진으로 올렸더군요. 그 사람이 소개한 책들의 제목을 몇 개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10대, 꿈을 위해 공부에 미쳐라≫ ≪스무 살 청춘, A+보다 꿈에 미쳐라≫ ≪20대, 공부에 미쳐라≫ ≪대한민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 ≪대한민국 20대, 내 집 마련에 미쳐라≫ ≪대한민국 20대, 펀드투자에 미쳐라≫ ≪20대, 자기계발에 미쳐라≫ ≪대한민국 20대, 공모전에 미쳐라≫ ≪서른 살, 꿈에 미쳐라≫ ≪서른 살, 만남에 미쳐라≫ ≪30대, 다시 공부에 미쳐라≫ ≪40대, 이제는 건강에 미쳐라≫ ≪미쳐야 청춘이다≫ ≪창업, 1년만 제대로 미쳐라≫ ≪북한은 죽어 살고 남한은 미쳐 산다≫ ≪DSLR에 미쳐라≫ 등등, 셀 수도 없이 많았습니다. 전부 미치라는 것입니다. 그것도 대부분 돈 버는 데 미치라는 선동이었습니다.

이런 것을 보면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돈 생각’만 가득 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돈이 되는 일이라면 양심을 잠깐 출장 보내는 것쯤은 아무런 거리낌이 되지 않습니다. 한 건설회사 대표가 원주에 호화 별장을 지어놓고 거기다가 고위층 인사들을 불러서 파티를 열고 이른바 ‘성 접대’를 했다는 뉴스가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현역 국회의원들까지 연루가 되어 있다는 의혹까지 일고 있습니다. 건설회사 대표는 왜 그런 짓을 했겠습니까? 돈 때문이지요. 그렇게 하면 자기에게 더 많은 돈이 들어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그런 사람에게 불려가서 자기 몸을 파는 여자들은 왜 그랬겠습니까? 돈을 벌려고 그랬겠지요. 다 돈 때문입니다. 이 사건에 관계된 모든 사람들은 돈이 명령하는 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 겁니다. “너희는 하나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누가복음서 16:13). 왜 그렇습니까? 한 종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재물, 곧 돈이 명령하는 것과 하나님께서 명령하시는 것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 예수의 마음.

그렇다면 이제 답은 나왔습니다. “여러분 안에 이 마음을 품으십시오!” 바울이 권면한 대로 우리 안에 예수님의 마음을 품어야 합니다. 우리 마음에 돈의 신 곧 맘몬을 품고 살면 잠시는 즐거울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것은 마약과 같습니다. 머지않아 패망하게 됩니다. 예수님의 마음이 어떤 마음인가, 빌립보서에 보니까 이렇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빌립보서 2:6-8입니다. “그는 하나님의 모습을 지니셨으나, 하나님과 동등함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서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과 같이 되셨습니다. 그는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셔서,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순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기까지 하셨습니다.” 자기 속이나 자기 집을 채우려고 하는 것은 맘몬의 마음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마음은 이것과는 반대입니다. 비우려고 하는 것이 예수님의 마음입니다.

이탈리아에서 있었다고 하는 일인데요, 한겨울 어느 날에 거지 소녀가 서툰 솜씨로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었습니다. 날은 엄청 추운데, 소녀의 앞에 동전을 놓고 가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때 한 신사가 그 앞을 지나가다가 소녀를 보고는, 동전 몇 닢이라도 놓고 가려고 주머니를 뒤졌지만 지갑이 없었습니다. 집에다가 놓고 온 것입니다. 신사는 망설이다가 잠시 바이올린을 빌려줄 수 있겠느냐고 소녀에게 물었습니다. 바이올린을 받아 목에 댄 신사는 직접 연주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낡은 바이올린에서는 하늘의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길 가던 사람들이 몰려서서 넋을 잃고 연주를 들었습니다. 모자에는 금방 동전이 가득 찼습니다. 신사가 청중에 머리를 숙여 감사의 인사를 하고는 모여진 동전을 소녀에게 주었습니다. 황홀감 속에서 정신을 차린 한 사람이 외쳤습니다. “아니, 파가니니 선생님 아니십니까?” 그랬습니다. 그는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니콜로 파가니니(Niccolo Paganini, 1782.10.27-1840.5.27)였습니다. 파가니니가 죽음의 자리에 이르렀을 때 신부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도대체 당신의 바이올린에는 어떤 비밀이 있기에 그토록 놀라운 선율을 내는 것이오?” 결핵에 걸려 죽음의 고통에 시달리던 파가니니는 제발 나가 달라고 손짓을 했습니다. 그러나 신부가 집요하게 묻자 마침내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 속에는 악마가 숨어 있소.” 짜증이 나서 뱉은 말이겠지요. 천재 예술가들이 대개 그렇듯이, 이 사람도 몇 가지 일로 비난을 받기는 했습니다만, 거리에서 소녀를 위하여 바이올린을 연주할 그때는, 파가니니의 속에 예수님의 마음이 들어 있었을 것입니다.

■ 맺는 이야기

언제부터인지 우리는 웬만한 뉴스에는 눈도 꿈적하지 않습니다. 워낙 세상이 미쳐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그렇겠지요. 나라 살림을 주무르는 고위 공직자가 무슨 비리를 저질러도, 서민의 돈을 긁어모으는 재벌들이 불공정거래를 일삼아도, 독재시대에나 있었음직한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져도 별로 감각이 없습니다. 우리 속에 예수님의 마음이 아니라 돈의 신인 맘몬의 마음이 들어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런 상황이 오래 가면 저도 망하고 여러분도 망하고 우리나라도 망합니다. 시급히 물갈이를 해야 합니다. 이 세상에 사는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고 하는 것이 예수님의 마음입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세상 모든 사람들이 마음껏 자유를 누려야 한다는 것이 예수님의 마음입니다. 아무쪼록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이 작은 씨앗이 되어서, 온 세상에 예수님의 마음, 성령의 기운을 널리 확산시키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1083 일곱째 날의 안식
1082 초대교회의 일곱 일꾼
1081 당황케 하는 사람
1080 그때, 다섯째 날
1079 가난 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1078 늑대에게 먹이 주기
1077 "임금님이 바로 그 사람입니다!"
1076 원수인 줄 알았는데, 지나고 보니 은인이었습니다!
1075 배부른 꿩, 마음 편한 꿩
» "이 마음을 품으십시오!"
1073 응징을 속옷으로! 열심을 겉옷으로!
1072 품격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 한 가
1071 “주님께서 내 마음에 안겨주신 기쁨”
1070 "나는 나룻배, 그대는 행인"
1069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1068 “은혜로운 말씀에 여러분을 맡깁니다!”
1067 나의 요청, 하나님의 대답
1066 “내 마음에 들었어!”
1065 나를 건져주소서!
1064 노예로 살기, 주인으로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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