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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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06-08-20 13:4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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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마가복음서 14:32-34 
설교일 2006-08-20 
설교장소 구미안디옥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사용처 1. 20140118 토 경북장로회. 

■ 성서 본문

그들은 겟세마네라고 하는 곳에 이르렀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내가 기도하는 동안에, 너희는 여기에 앉아 있어라” 하시고,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을 데리고 가셨다. 예수께서는 매우 놀라며 괴로워하기 시작하셨다. 그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마음이 근심에 싸여 죽을 지경이다. 너희는 여기에 머물러서 깨어 있어라.”

 

(마가복음서 14:32-34)


■ 들어가는 말씀

예수님께서 원수들에게 잡히시던 날 밤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마지막 만찬을 나누신 후, 산으로 가셨습니다. 기도하시기 위해서였습니다. 겟세마네라고 하는 곳에 이르러, 제자들에게 이르셨습니다. “내가 기도하는 동안에 너희는 여기 앉아 있어라.” 그리고는 그 가운데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 이 세 사람을 데리고 조금 더 들어가셨습니다.

이 때 예수님은 사태가 이렇게 급박하게 돌아가는 것에 대해 놀라워하시며, 괴로워하셨습니다. 그래서 함께 데리고 가신 세 사람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내 마음이 근심에 싸여 죽을 지경이다. 너희는 여기에 머물러서 깨어 있어라.” 그러고 나서 예수님은 조금 더 들어가셔서 홀로 기도하셨습니다.

죽음이 예수님의 코앞에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죽음을 향해 가는 예수님의 여정에서, 예수님 주변에는 어떤 사람들이 있었는지, 우리 교회 창립 기념 주일을 맞이하여, 오늘은 그 문제를 잠시 생각해 보겠습니다.

1. 군중.

지난 주일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예수님 옆에는 항상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위험한 지경에 처했을 때, 그 사람들은 하나도 예수님 옆에 있지 않았습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도 그들에게는 아무런 요구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저 그들은 자기들이 필요할 때만 예수님을 찾아와서 은혜를 입고, 집으로 돌아가면 그만인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가리켜 우리는 ‘군중’이라고 합니다. 이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불쌍히 여기는’ 대상들입니다. 요즘은 상당히 주춤합니다만, 한 때 우리나라의 교회들이 부흥에 부흥을 거듭했습니다. 그래서 군중들이 많아졌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도 우리나라에 있고, 세계 50대 교회 가운데서도 우리나라의 교회들이 가장 많이 들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예수님 옆에 모이는 군중의 숫자로 보면 세계 교회에 손색이 없는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찾아오는 군중들에게 성심성의껏 은혜를 베푸셨지만, 사실 예수님의 주 업무는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군중이 배고파할 때 먹을 것을 주셨고, 군중이 아파할 때 병을 고쳐주셨고, 군중이 말씀을 듣고 싶어 할 때 생명의 말씀을 그들에게 주셨지만, 그것이 예수님의 임무의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내가 항상 너희와 함께 있는 것이 아니다” 하시며 걱정하셨습니다.

2. 제자.

예수님께서는 그런 군중들 가운데서 특별히 열두 사람들 택하셨습니다. 그것은 예수님의 진짜 임무인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기 위해서, 그리고 예수님께서 이 땅을 떠나신 후, 예수님께서 하시던 일을 이어가기 위해서 특별한 임무를 맡기기 위함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잡히시던 날 밤, 예수님께서는 이들만을 데리고 만찬을 나누셨습니다. 함께 빵을 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받아먹어라. 이것은 내 몸이다. 이제부터 나와 너희는 나와 살을 나눈 동지들이야.” 잔을 드시고 다시 말씀하셨습니다. “받아마셔라. 이것은 내 피다. 이제부터 너희는 나와 피를 나눈 동지들이야.”

조촐한 저녁을 먹은 후 그들은 함께 노래를 부르며 산으로 갔습니다. 예수님의 동지가 된 그들은 거기서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는 드라마의 클라이맥스를 함께 맞이하게 됩니다. 겟세마네라고 하는 곳에 이르러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명령하셨습니다. “내가 기도하는 동안에 너희는 여기에 앉아 있어라.”

그 많던 군중을 다 떠나보내고, 가룟유다를 제외한 열한 명만을 데리고 기도하러 가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남기신 말입니다. “내가 기도하는 동안에 너희는 여기에 앉아 있어라.” 함께 기도하라는 것도 아니고, 걱정하라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혹시 졸리면 자더라도 누워서 퍼 자지 말고 그냥 앉아 있으라는 말입니다. 제자들에게는 여기까지 요구하셨습니다.

3. 동지.

제자들을 앉아 있게 하신 예수님께서는 다시 세 사람을 특별히 부르셨습니다. 그들은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이었습니다. 이 세 사람은 결정적인 순간에 언제나 예수님의 최측근에 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세 사람만을 데리고 조금 더 가신 후, 그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내 마음이 근심에 싸여 죽을 지경이다. 너희는 여기에 머물러서 깨어 있어라.”

예수님께서 다른 제자들에게는 “앉아 있어라” 하셨는데, 이들에게는 “깨어 있어라” 하셨습니다. 이들은 그냥 앉아 있어서도 안 되고, 깨어 있어야 할 사람들이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괴로움을 나누어 져야 할 사람들이었습니다. 죽음의 자리까지 함께 가야 할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이 사람들도 약한 인간들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목숨을 건 기도를 하시고 이들에게 와 보니 다 자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시몬아, 자고 있느냐?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느냐? 너희는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서 기도하여라. 마음은 원하지만, 육신이 약하구나!”

예수님께서 다시 가서 기도하시고 돌아오셨을 때, 그 때도 그들은 자고 있었습니다. 기도를 마치고 세 번째로 오셨을 때도 그들은 자고 있었습니다. 졸려서 도저히 눈을 뜨고 있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이번에는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남은 시간을 자고 쉬어라. 그 정도면 넉넉하다. 때가 왔다. 보아라, 나는 죄인들의 손에 넘어간다. 일어나서 가자. 보아라, 나를 넘겨줄 자가 가까이 왔다.”

■ 맺는 말씀

예수님의 주변에 있던 세 부류의 사람들 중 군중들은 예수님께서 괴로워하실 때 옆에 있지도 않았습니다. 열두 제자 가운데 하나는 배신 때리러 가버렸고, 열한 명이 남았지만 그들도 예수님께서 살아서 보내시는 그 마지막 날 밤에 잠만 자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특별히 여기셔서 결전의 기도를 하시는 순간, 그들이 예수님의 옆자리에 있기는 했지만, 그들조차 예수님의 괴로움에 동참하지 못했습니다.

결과만 놓고 본다면, 군중이나, 일반 제자나, 예수님께서 특별히 동지로 생각하신 세 사람이나, 예수님께서 위험하게 되었을 때 모두 아무것도 한 일이 없습니다. 군중들은 집에서 자고 있었고, 일반 제자들은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자고 있었고,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은 예수님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자고 있었습니다. 모두 자고 있었다는 것이 공통점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던 군중들도 요즘 말로 ‘생각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제자 열두 명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들도 ‘생각 없는’ 행동을 많이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가장 아끼면서 어디든지 동행하기를 원하셨던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조차도 ‘생각 없는’ 사람들이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자기네 선생이 목숨을 걸고 기도하는데 어떻게 그 옆에서 잠을 잘 수 있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중들과, 제자들과, 동지들은 다릅니다. 예수님께서 위험한 일을 당하실 때 모두 자고 있기는 했지만, 등급에 따라서 잠자는 장소가 달랐습니다.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사람들이 예수님과 더 가까이서 잠을 잤던 것입니다.

졸리면 자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그것 가지고 나무라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니까 제 말은, 자더라도, 졸더라도, 예수님과 가까이에 있자는 뜻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과 가까운 곳에서 자는 것은 우리가 선택할 일이 아니고, 예수님께서 결정하실 일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은 어떤 사람을 결정적인 순간에 가까이 두고 싶어 하시겠습니까? 그것은 뭐니 뭐니 해도 평소에 늘 예수님과 붙어 있던 사람들일 것입니다.

우리 교회가 어느덧 창립 16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우리 교회에서 함께 예수님을 따르는 저와 여러분은, 필요할 때만 찾아와서 예수님께 뭘 달라고 손 벌리는 군중이 아니라, 적어도 예수님의 제자들이 되면 좋겠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일 뿐만 아니라, 예수님께서 가장 힘들어하실 때 예수님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예수님의 동지들이 되면 좋겠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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