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전대환 채널 바로가기

성서본문 마태복음서 4:23-25 
설교일 2012-01-01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송구영신 

■ 성서 본문

예수께서 온 갈릴리를 두루 다니시면서, 그들의 회당에서 가르치며, 하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며, 백성 가운데서 모든 질병과 아픔을 고쳐 주셨다. 예수의 소문이 온 시리아에 퍼졌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갖가지 질병과 고통으로 앓는 모든 환자들과 귀신 들린 사람들과 간질병 환자들과 중풍병 환자들을 예수께로 데리고 왔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고쳐 주셨다. 그리하여 갈릴리와 데가볼리와 예루살렘과 유대와 요단 강 건너편으로부터, 많은 무리가 예수를 따라왔다.

<마태복음서 4:23-25>


■ 들어가는 이야기

임진년, 2012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주님 앞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여러분에게, 다른 해와는 뭔가 다른 희망의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한 해가 지나는 내내 그 희망이 실현되는 것을 끊임없이 볼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우리는 “주님의 뜻이 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해주십시오!”라는 제목으로 함께 기도했습니다. 주님의 뜻이 분명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아직 미흡하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우리가 기도한 만큼만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새해의 우리 교단, 한국기독교장로회의 기도 제목은 “주여, 이 땅을 고쳐주옵소서!”입니다. 우리 교회에서도 이 제목을 가지고 한 해 동안 힘 모아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 주여, 이 땅을 고쳐 주옵소서!

‘땅’의 문제를 말하면서 4대강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4대강 공사를 하면 경제가 살아나고 일자리가 수십만 개가 생겨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고용사정은 오히려 나빠졌고, 우리 경제사정은 역대 최악의 수준입니다. 국민고통지수가 극에 달해 있습니다. 정부는 4대강 유역에 크게 두 가지 공사를 했습니다. 하나는 강바닥을 파내는 일이었고, 또 하나는 보를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굳이 강바닥을 긁어낼 이유가 있었는가, 없었습니다. 굳이 보를 세울 필요가 있었는가, 없었습니다. 오로지 돈을 쓰기 위해서 한 공사입니다. ‘돈을 쓰기 위한 공사’라고 말했지만 사실은 일부 사람들이 돈을 긁어모으는 공사였을 것입니다.

지금은 어떻습니까? 강바닥은 모래가 다시 퇴적이 돼서, 준설은 하나마나 한 일이 되었습니다. 보에서는 여기저기서 물이 새서,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말로는 괜찮다고 하지만, 모래를 다시 파내기 위해서, 그리고 보가 안 무너지게 하기 위해서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돈을 쏟아 부어야 할지 모릅니다. 1년에 1조원 정도의 돈이 필요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그것 때문에 진 빚도 어마어마합니다. 이거, 원상복구 해야 합니다. 보를 철거하는 데 드는 비용은 4천억 정도라고 합니다. 1년 유지비도 안 됩니다. 산하를 망가뜨리고 생태계를 파괴하기 위해서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붓는 짓은 즉시 중단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일을 주도한 사람들에게 책임도 물어야 합니다. 저는 이 일이 주님의 도우심으로 반드시 이루어질 것을 믿습니다. 새해에는 강과 바다가 살아나고, 산과 들이 생기를 얻고, 도시의 땅까지 숨을 쉴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 주여, 이 몸을 고쳐 주옵소서!

다음으로, 우리 몸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우리 교회 형제자매 여러분들은 대개 다 건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겉으로 표시가 안 나서 그렇지, 어딘가 불편한 부분이 한두 군데는 있을 겁니다. ‘마을이 가까울수록 나무는 흠집이 많다’고 합니다. 사람들의 손을 타서 그렇겠지요. 공기가 안 좋은 탓도 있을 것입니다. 오염된 땅에, 맹독성 농산물에, 방부제가 듬뿍 들어 있는 식품에, 신선하지 않은 물에, 공해에 찌든 공기에…, 이런 환경에서 살면서 우리 몸이 멀쩡한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일 것입니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이렇게 가르칩니다.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나니 병고(病苦)로써 양약을 삼으라.” ― 보왕삼매론. 석성우 석지현 편, ≪가슴을 적시는 부처님 말씀 300가지≫(민족사, 2002), 156쪽. 병이 있으면 있는 대로 받아들이며 살고, 없으면 없는 대로 감사하며 살라는 말이지요. 우리가 깊이 간직해야 할 교훈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성격이 좀 급하셨던 것 같습니다. 아픈 사람을 그냥 두고 보지 못하셨습니다. 예수님이 가시는 곳마다 환자들이 몰려들었고, 그때마다 예수님은 그들의 병을 고쳐주셨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글쎄요, 병을 가벼운 마음으로 감내하는 것도 괜찮고, 어쨌든 고쳐야겠다는 마음을 가지는 것도 괜찮습니다. 어느 쪽이든 감사하며 사는 자세가 중요하겠지요. 새해에는 여러분의 뼈와 살이 살아나고, 여러분의 신경과 세포들이 생기를 얻고, 여러분의 피가 맑은 상태로 힘차게 흐를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 주여, 이 마음을 고쳐 주옵소서!

그 다음, 마음 문제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마음이 편안하십니까? 그렇다면 그보다 다행인 일이 없습니다. 사람의 마음이란 게, 어떤 때는 온 세상을 다 받아들일 정도로 너그럽다가도, 한 번 꼬이면 바늘 하나 꽂을 자리조차 없을 정도로 옹졸해집니다. 마음에 병이 있다는 것을 본인이 알면 고칠 수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우리의 마음이 피폐해지는 원인은 그 무엇보다도 ‘분노’ 때문인 것 같습니다. 분노는 성난 불과 같고 우리 몸은 마른 섶과 같습니다. 우리의 입을 통해서 나가는 험한 말이 상대에게 이르기 전에 우리 입을 먼저 더럽히듯이, 성난 마음도 상대를 해치기 전에 먼저 우리 몸을 태워버립니다. 어린 아이들의 싸움에서는 먼저 코피 흘리는 놈이 지지만, 어른들의 싸움에서는 먼저 화내는 사람이 집니다. 수도 없이 드리는 말씀이지만, 분노는 이유를 불문하고 일단 무조건 꺼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우리 마음은 안전하게 오랫동안 평안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나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존재들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마음도 움직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 어느 날 마당에서 토끼에게 풀을 먹이던 아이가 어머니에게 물었습니다. “엄마, 토끼는 어디를 잡아야 꼼짝 못하나요?” 어머니가 대답했습니다. “그야 귀를 잡으면 되지.” 그 때 고양이 한 마리가 담장 위를 지나갔습니다. 아이가 물었습니다. “엄마, 그러면 고양이는 어디를 잡아야 돼요?” “덜미를 잡으면 되지.” 이번에는 어머니가 물었습니다. “그러면 사람은 어디를 잡아야겠니?” “목덜미를요. 아니, 팔을요. 아니에요, 모르겠어요.” 하지만 어머니는 답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이 아이는, 자라서 엄마 나이만한 어른이 되었을 때 비로소 그 답을 알았습니다. ― 수필가 손광성. ≪풍경소리2≫(샘터사, 2005), 23쪽. 그 답은, 마음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겠지요. 상대의 마음을 잡으면, 그가 가진 다른 모든 것들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되어 있습니다. 상대의 마음을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내 마음의 분노를 없애고 평정심을 유지해야 합니다. 우리 마음이 건강하게 다시 살아나야 한다는 말입니다. 새해에는 저와 여러분의 마음이 성령님으로 충만해져서, 그 어느 때보다도 맑아지고, 넓어지고, 지식도 더해지고, 지혜도 깊어지게 되면 좋겠습니다.

■ 맺는 이야기

새해 첫 주일을 맞이하여 저는 오늘 세 가지 기도 제목을 말씀드렸습니다. 첫째는 ‘주여, 이 땅을 살려주옵소서!’이고, 둘째는 ‘주여, 이 몸을 살려주옵소서!’이고 셋째는 ‘주여, 이 마음을 살려 주옵소서!’입니다. 땅이 망가진 것도, 우리 몸이 불편한 것도, 우리 마음이 상한 것도, 우리 힘으로는 완전히 해결할 수 없습니다. 오직 주님께서 도와주실 때 가능한 일들입니다. 주님께서 저와 여러분에게 임하셔서, 이 땅이 생기 있게 살아나고, 우리 몸이 건강하게 살아나고, 우리 마음이 충만하게 살아나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262 이런 새해가 되게 하소서!
261 이런 한 해가 되게 하소서!
260 "저를 보내어 주십시오!"
259 주님의 은혜를 잊지 맙시다
258 오직 주님을 소망으로 삼는 사람
257 이런 한 해가 되게 하소서!
256 온 생명을 충만케 해주십시오!
255 이런 한 해가 되게 하소서!
254 생명의 영이시여, 온 세상을 살리소서!
253 2009 성경공부를 시작하며
252 "주님을 자랑하라!"
251 이런 새해가 되게 하소서!
250 "날을 세는 법"
249 이런 한 해가 되게 하소서!
248 "땅에서도 이루어 주십시오!"
» 주여, 이 땅을 고쳐 주옵소서!
246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의 일꾼으로 써 주소서!
245 예수 그리스도의 빛 안에서 새로워지는 교회
244 우리 가정이 번성하게 해주십시오!
243 제때에! 알맞게!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