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전대환 채널 바로가기

마을지기 2008-07-06 13:38:45
0 6786
성서본문 신명기 8:1-10 
설교일 2008-07-06 
설교장소 구미안디옥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감사절 


■ 성서 본문

“당신들은 오늘 내가 당신들에게 명하는 모든 명령을 잘 지키십시오. 그러면 당신들이 살아서 번성할 것이며, 주님께서 당신들 조상에게 약속하신 땅에 들어가서 그 땅을 차지할 것입니다. 당신들이 광야를 지나온 사십 년 동안,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당신들을 어떻게 인도하셨는지를 기억하십시오. 그렇게 오랫동안 당신들을 광야에 머물게 하신 것은, 당신들을 단련시키고 시험하셔서, 당신들이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는지 안 지키는지, 당신들의 마음 속을 알아보려는 것이었습니다. 주님께서 당신들을 낮추시고 굶기시다가, 당신들도 알지 못하고 당신들의 조상도 알지 못하는 만나를 먹이셨는데, 이것은, 사람이 먹는 것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는 것을, 당신들에게 알려 주시려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사십 년 동안, 당신들의 몸에 걸친 옷이 해어진 일이 없고, 발이 부르튼 일도 없었습니다. 당신들은, 사람이 자기 자녀를 훈련시키듯이, 주 당신들의 하나님도 당신들을 훈련시키신다는 것을 마음 속에 새겨 두십시오. 당신들은 주 당신들의 하나님의 명령을 잘 지키고, 그의 길을 따라가며, 그를 경외하십시오.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당신들을 데리고 가시는 땅은 좋은 땅입니다. 골짜기와 산에서 지하수가 흐르고 샘물이 나고 시냇물이 흐르는 땅이며, 밀과 보리가 자라고 포도와 무화과와 석류가 나는 땅이며, 올리브 기름과 꿀이 생산되는 땅이며, 먹을 것이 모자라지 않고 아무것도 부족함이 없는 땅이며, 돌에서는 쇠를 얻고 산에서는 구리를 캐낼 수 있는 땅입니다.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당신들에게 주신 옥토에서, 당신들은 배불리 먹고 주님을 찬양할 것입니다.”

〈신명기 8:1-10〉


■ 들어가는 말씀

오늘은 맥추감사주일입니다. 원래 맥추감사절이란 보리농사를 다 지어놓고, 하나님 앞에 감사하는 절기입니다만, 우리는 보리농사를 짓지 않지요. 그러나 보리농사는 일 년의 반농사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맥추감사절을 지키는 것은, 올해를 반 정도 보내고, 주님으로부터 받은 은혜를 감사하자는 뜻이 있습니다.

감사주일에 가장 많이 인용하는 말씀이 아마도 데살로니가전서 5장 16절부터 18절까지의 말씀일 것입니다. “항상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나님의 뜻입니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라고 했는데, ‘모든 일’ 가운데서 오늘은 광야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광야란 어떤 곳인가 하면, 물이 없는 곳입니다. 낮에는 뜨거운 태양으로, 밤에는 차가운 기온으로 고생하는 곳입니다. 사나운 맹수가 나오는 곳입니다. 온갖 독충이 우글대는 곳입니다. 이런 곳에서 이스라엘 백성은 40년이나 고생을 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광야에서 40일이나 단식하시면서 고생하셨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나, 예수님에게나 그 기간은 고생만 한 기간이 아니었습니다.

■ 이스라엘 백성이 깨달은 것

신명기 8장을 보면,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깨달은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먼저 2절입니다. “당신들이 광야를 지나온 사십 년 동안,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당신들을 어떻게 인도하셨는지를 기억하십시오. 그렇게 오랫동안 당신들을 광야에 머물게 하신 것은, 당신들을 단련시키고 시험하셔서, 당신들이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는지 안 지키는지, 당신들의 마음 속을 알아보려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을 단련시키기 위해서 광야에서 살게 하셨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기간 동안 백성들이 어떻게 하나, 그들의 마음속을 알아보시려고 그 고생을 시키셨다고 했습니다.

그 다음, 3절입니다. “주님께서 당신들을 낮추시고 굶기시다가, 당신들도 알지 못하고 당신들의 조상도 알지 못하는 만나를 먹이셨는데, 이것은, 사람이 먹는 것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는 것을, 당신들에게 알려 주시려는 것이었습니다.” 사람이 먹는 것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것, 배만 부르면 다 되는 것이 아니라는, 소중한 진리를 깨닫게 하시려고 주님께서 그들에게 광야를 주셨다는 것입니다.

■ 예수님께서 깨달은 것

이스라엘 백성은 광야에서 40년을 보냈는데, 예수님도 공생애를 시작하시기 전에 광야에서 고행을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고행기간은 40일이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마흔’이라는 숫자에 대해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40이란 숫자는 고난의 숫자입니다.

노아 시대에 땅에 큰 홍수가 내렸는데, 그 기간이 40일이었습니다(창세기 7:4). 그 40일 동안 땅 위에서 생물들이 모두 사라졌다고 했습니다. 모세가 시내 산에 올라가서 주님으로부터 율법을 받았는데, 그는 밤낮 40일을 지내면서, 빵도 먹지 않고, 물도 마시지 않고, 언약의 말씀 곧 십계명을 판에 기록하였다고 했습니다(출애굽기 34:28).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고생한 기간도 40년이었습니다.

고린도후서 11:24에 보면, 바울이 회고하기를, 유대 사람들에게서 마흔에서 하나를 뺀 매를 맞은 것이 다섯 번이라고 했습니다. 바울이 유대 사람들에게 맞을 때 왜 마흔 대를 안 맞고 하나를 빼고 맞았는가 하면, 40이란 숫자가 ‘고난’ 그것도 ‘완벽한 고난’을 상징하는 것이기 때문에 마흔 대를 때리는 것은 사람을 죽이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유대 사람들은 죄인에게 매를 때리더라도 한 번에 마흔 대를 때리는 것은 법으로 금지하고 있었습니다.

어쨌든 예수님의 고행은 최악의 고행이었고, 목숨을 건 단식이었으며, 고난의 극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이런 광야 생활을 마쳤을 때, 맨 처음으로 하신 말씀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그것은 이스라엘 백성이 깨달았던 교훈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사람이 빵으로만 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다”(마태복음서 4:4).

■ 우리가 깨달아야 할 것

참 신기하지 않습니까? ‘사람이 빵으로만 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이 40년 광야생활에서 깨달은 것도 그것이었고, 예수님께서 40일 동안의 극한상황을 겪고 나서 가르치신 교훈도 그것이었습니다.

영국의 경제학자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 1806.5.20~1873.5.7)이 했던 유명한 말을 기억하시지요. “배부른 돼지보다는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 사람이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더 높은 것에 가치를 두고 살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빵보다 더 귀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 그것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마귀가 예수님을 찾아가서 시험을 했습니다. ‘너 40일 동안 굶었다며? 정말 대단하다. 존경할 만해. 그 동안 내공도 많이 쌓았겠네? 뭘 좀 먹어야지? 그런데 여기는 먹을 것이 없으니 어쩌면 좋아? 여기 돌이 있으니, 이걸로 빵을 한 번 만들어보지 않을래?’

40일 굶은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먹을 것이지요. 마귀 실력이 이 정도예요. 사람에게 가장 치명적인 것을 들고 나와서 시험하지 않아요? 그러나 예수님은 단호히 거절하셨습니다. 빵이란 땀 흘려 농사를 지은 대가로 얻는 것이지 편법을 써서 만들어 먹는 것이 아니지요. 아무리 먹을 것이 급하다고 하더라도 정도를 벗어나지 않겠다는 것이 예수님의 생각이었습니다.

먹을 것을 얻기 위해서 과도하게 몸을 팔고, 돈을 벌기 위해서 정신과 사상을 저당 잡히고, 심지어 눈앞의 이익을 위해서 영혼까지 팔아도, 그것을 문제로 여기지 않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입니다. ‘먹고 살기 위해서’라면 웬만한 것은 다 용납이 됩니다. ‘경제를 위해서’라면 다른 모든 것은 희생해도 좋다는 것이 오늘날 ‘신자유주의’ 풍조입니다.

사실 요즘 먹고 살기 힘들지요. 우리는 생존을 위한 무한경쟁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자칫 삐끗 하면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것이 현대인의 삶입니다. 정말 정글 같은 세상이고 광야 같은 세상입니다. 이런 광야에서 우리가 깨달아야 할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약육강식의 법칙을 익혀, 더 악착같이 살아야 하겠다는 것이겠습니까?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물불 가리지 않고 독하게 대처해야 하겠다는 것이겠습니까?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 40년을 보내고 깨달은 것,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40일 동안이나 단식하고 깨달은 것, 그것을 우리도 깨달아야 합니다. “사람이 빵으로만 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다!” 이 말씀은 배부를 때 깨닫는 교훈이 아닙니다. 생활에 여유가 있을 때 깨닫는 교훈이 아닙니다. 배고파서 죽을 지경일 때, 지금 당장 입에 풀칠하지 않으면 목숨이 끊어질지도 모르는 그런 상황에서 깨달아야 하는 교훈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도 그랬고, 예수님도 그랬습니다.

이것을 깨닫지 못하고 먹을 것을 위해서 정의를 팔고 영혼을 파는 사람은 그걸로 곧 바로 지옥행입니다. 그러나 그런 극한상황에서도 믿음으로 주님의 말씀을 의지하는 사람은 반드시 크게 살아납니다. 마가복음서 8장 35절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지요.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하고자 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와 복음을 위하여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구할 것이다.”

먹고 살기 어려워도, 광야 길을 가고 있더라도, 극심한 고난 가운데 있더라도, 먹을 것보다 주님의 말씀이 더 귀하다는 것을 깨닫는 사람에게는, 주님께서 놀라운 은혜를 주십니다. “너희는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구하여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여 주실 것이다”(마태복음서 6:33). 계산이 간단하게 나오지 않습니까? 먹을 것을 위해서 ‘모든 것’을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먹을 것보다 주님의 말씀과 주님의 의를 구하여 ‘모든 것’을 얻을 것인가?

■ 맺는 말씀

지금 여러분은 고난의 세월을 보내고 있습니까? 지금 여러분은 광야를 지나고 계십니까? 지금 여러분은 어려운 살림살이 때문에 고통 받고 계십니까? 그렇다면 먼저 무엇보다 ‘주님의 말씀’을 찾으십시오. 사람이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고난 길에서 깨달아야 할 교훈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것을 깨닫는 순간, 주님께서는, 우리가 구하지 않은 먹을 것까지도 풍성하게 주실 것입니다.

오늘 맥추감사주일을 맞이하여 좀 별난 감사 기도를 하나 소개해드립니다.

주님! 때때로 병들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이로 인해 인간의 약함을 깨닫게 해주시기 때문입니다.
가끔 고독의 수렁에 내던져 주심도 감사합니다.
그것은 주님과 가까워지는 기도이기 때문입니다.
일이 제대로 안 되게 틀어주심도 감사합니다.
그래서 나의 교만이 반성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먹고 사는 데 힘겹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눈물로써 빵을 먹는 심정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불의와 허위가 득세하는 시대에 태어난 것도 감사합니다.
이로 인해 하나님의 의가 분명히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땀과 고생의 잔을 맛보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그래서 주님의 사랑을 진실로 깨닫기 때문입니다.
주님! 이 모든 일로 감사할 마음을 주심을 감사합니다.
이 모든 일로 하나님과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 광주 조선대학병원 엘리베이터 옆에 적힌 기도문. 배태진, 《발을 씻어 주신 하나님》(쿰란출판사, 2008), 52-53쪽.


광야의 고난까지 감사하는 여러분 위에, 주님의 은총이 더욱 넘치도록 임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41 일어나, 화해의 대로를 열게 해주십시오!
240 "저를 기억하시겠습니까?"
239 매순간 예수님을 기억하게 해주십시오!
238 메리 크리스마스!
237 서울의 별, 베들레헴의 별
236 별을 보는 사람들
235 터질듯 한 벅찬 가슴
234 내 안에 계신 예수님
233 예수님의 신부
232 하나님의 영광, 사람의 평화
231 아기야, 칼이 되어라!
230 베들레헴의 작은 길
229 예수님께서 계시는 곳
228 "너 베들레헴 에브라다야!"
227 예수님처럼
226 촛불 네 개
225 동방에서 온 박사들
224 "나에게 두려움 없다!"
223 방은 없었지만…
222 "빛 가운데로 함께 걸어가자!"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