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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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10-05-02 14: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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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베드로전서 5:1-4 
설교일 2010-05-02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가정 


■ 성서 본문

나는 여러분 가운데 장로로 있는 이들에게, 같은 장로로서, 또한 그리스도의 고난의 증인이요 앞으로 나타날 영광을 함께 누릴 사람으로서 권면합니다. 여러분 가운데 있는 하나님의 양 떼를 먹이십시오. 억지로 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따라 자진하여 하고, 더러운 이익을 탐하여 할 것이 아니라, 기쁜 마음으로 하십시오. 여러분은 여러분이 맡은 사람들을 지배하려고 하지 말고, 양 떼의 모범이 되십시오. 그러면 목자장이 나타나실 때에 변하지 않는 영광의 면류관을 얻을 것입니다.

<베드로전서 5:1-4>


■ 들어가는 말씀

2010년도가 시작된 지 이제 네 달이 지났는데, ― 딱 삼분의 일이 지났지요? ― 거의 3년은 지난 것 같습니다. 춥기도 했고, 눈비도 많았고, 사건들도 많았고…, 그래서 그렇게 길게 느껴졌겠지요. 어쨌든 이제 5월이 되었습니다. 어김없이 어린이주일도 찾아왔습니다. 우리 그리스도교에서 ‘어린이’들은 특별한 존재입니다. 예수님께서 “너희가 돌이켜서 어린이들과 같이 되지 않으면, 절대로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마태복음서 18:3) 하신 말씀대로, 어린이는 하늘나라, 곧 하나님 나라의 표상이요 기준입니다. 이렇게 귀한 어린이들에게 저도 축복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자리에서 함께 예배드리는 우리 어린이들과, 어린이들을 주님 안에서 잘 키워내신 부모님들과, 앞으로 부모가 될 여러분 모두에게 주님의 놀라운 은총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지난 금요일, 집사님 한 분이 찾아오셔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분이 하시는 말씀이 ‘제발 아이들이 얼른 커서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식 키우는 일이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겠지요. 저 역시 그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세상에 어려운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무엇일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싶어서 인터넷에서 찾아보았습니다. 여러 가지 답이 나와 있었습니다. 먹고 사는 일이 가장 어렵다, 자신을 아는 것이 가장 어렵다, 등등. 그 가운데서 가장 많이 나오는 대답은 이것이었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 가장 어렵다.’

‘그래, 맞아. 이거야!’ 하며 저는 무릎을 쳤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아니겠습니까?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으면 결혼을 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의 마음을 얻으면 관직에 오를 수 있습니다. 기업 고위 관리자의 마음을 얻으면 취직을 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의 마음을 얻으면 물건을 많이 팔 수 있습니다. 발주 업체 책임자들의 마음을 얻으면 일거리를 수주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먹고 사는 문제는 자동적으로 해결되지요. 자식 키우는 일이 어려운 것은 맞는데, 자식의 마음을 얻으면 그것도 별 문제가 아닙니다. 부모가 자식들 마음을 얻지 못하면 그것은 자식농사를 실패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녀들의 마음을 얻는다고 하더라도, 그래도 부모는 걱정입니다. 자식 걱정에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습니다. 그것이 부모 심정이지요. 그러나 그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 자녀들의 성장 메커니즘.

옛날 시골에서 자란 분들은 소 키우는 걸 다 보셨을 겁니다. 우리 집에서 직접 소를 키우지는 않았지만 저도 학교 갔다 오면 소 먹이러 나가는 친구들과 함께 늘 다녔습니다. 소 대신 토끼를 키웠거든요. 소 키우는 것은 대개 꼬마들 몫이었습니다. 소년들은 소들이 잘 먹는 풀, 잘 먹지 않는 풀, 심지어 소들이 먹으면 괴로워하는 독이 있는 풀까지도 알고 있었습니다. 소꼴을 베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처음 소꼴을 베러 나가는 아이들은 흔히 이런 걱정을 합니다. ‘내가 모르고 독풀을 베어다가 주면 어떡하지?’ 봄이 지나고 들에 나가보면 ‘애기똥풀’이라는 게 있는데, 그게 줄기를 짓이겨보면 아기들 설사 똥처럼 노란 물이 나옵니다. 그래서 이름이 그렇게 붙었습니다. 사람들은 그것을 약으로도 쓰는데, 그게 소에게는 치명적인 독입니다.

그렇지만 어른들은 걱정하지 말라고 합니다. 우리가 밥을 먹을 때 이물질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그걸 골라내고 먹듯이 소들도 독이 있는 풀은 먹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요즘이야 외양간에 전등이 다 달려 있지만 예전에는 그런 게 어디 있어요? 해만 떨어지면 동굴 같이 어두워지잖아요? 그런데도 소는 어두운 외양간에서도 독풀을 잘 골라내고 먹습니다. 실제로 그 다음날 아침에 가보면 소는 애기똥풀이나 미나리아재비 같은 풀들은 고스란히 그대로 남겨 둡니다. 눈으로 보는 게 아니라 코로 냄새를 맡아서 골라내기 때문이지요. ― 이상권, ≪들꽃의 살아가는 힘을 믿는다≫((주)웅진닷컴, 2004), 247-248쪽 참고. 정말 놀라운 일 아닙니까? 하나님께서 그렇게 창조하셨기 때문입니다.

■ “모범이 되십시오!”

우리 자녀들도 그렇습니다. 부모들은 ‘저것들이 잘못된 길로 가면 어쩌나?’ 염려 속에 살지만, 아이들은 해도 되는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을 스스로 잘 알고 있습니다. 어떤 것이 자기들에게 해가 되는지, 무엇이 자기들에게 득이 되는지, 어른들이 잔소리를 하지 않아도 다 잘 알고 있습니다.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단,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아이들의 마음과 몸이 건강할 때 그렇습니다. 소가 코에 탈이 난다든지 컨디션이 안 좋으면 판단력이 흐려지지요. 그러면 평소에는 그렇게 잘 골라내던 독풀을 잘 못 골라내게 됩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하면 말썽 부리지 않습니다. 잠시 곁길로 나갔다가도 금방 제 길로 들어섭니다. 그게 ‘성장 메커니즘’이에요. 하나님께서 그렇게 만들어 주셨습니다.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잔소리를 많이 하면 될까요? 용돈을 충분히 주면 될까요? 맛있는 것을 많이 사주면 될까요? 아닙니다. 하나님께 아이들을 맡겨야 합니다. 하나님께 맡기면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영혼의 건강을 주시고, 마음의 건강을 주시고, 몸의 건강까지 주십니다. 아이들의 판단력이 흐트러지지 않습니다. 그러면 부모가 할 일은 무엇입니까? 성경에 그 답이 있습니다. 베드로전서 5:3 말씀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이 맡은 사람들을 지배하려고 하지 말고, 양 떼의 모범이 되십시오.” 사실 이 말씀은 교회에서 목회하는 목사들이나 장로들에게 주시는 말씀인데, 주님의 양떼를 돌보는 일이나 자식 키우는 일이나 비슷합니다. 아이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앙인데, 이것도 그렇습니다. 교회 나가자고 강요하지 않아도 부모가 본을 보이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되어 있습니다.

■ 맺는 말씀

고대 그리스의 문헌에 보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아이들에게 가장 큰 가르침은 아버지의 절제이다." ― (스토바이오스) 탈레스 외(김인곤 외 역),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의 단편선집≫(아카넷, 2005), 612쪽. 부모가 귀하게 여기는 것을 아이들도 귀하게 여기게 되어 있습니다. 부모가 존경하고 따르는 분을 아이들도 따르게 되어 있습니다. 가정폭력 사례를 보면 대개 부모들이 폭력을 행사하는 집에서 자란 아이들이, 자라서 폭력을 쓰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예전 어른들이 하시는 말씀 가운데서 아주 심한 욕처럼 내뱉는 말이 ‘본 데 없이 자랐다’는 것입니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고 하지요. 정말 무서운 말입니다.

오늘 말씀의 결론은 베드로전서 5:3 말씀 그대로입니다.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가장 큰 계명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것인데, 이웃을 사랑하고 자녀를 사랑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실천사항이 이 말씀, 곧 그들의 모범이 되라는 말씀입니다. 특별히 아이들에게는 이렇게 하는 것이 가장 큰 가르침이 됩니다. 다 같이 찾아서 함께 읽겠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이 맡은 사람들을 지배하려고 하지 말고, 양 떼의 모범이 되십시오.” 아멘.
241 일어나, 화해의 대로를 열게 해주십시오!
240 "저를 기억하시겠습니까?"
239 매순간 예수님을 기억하게 해주십시오!
238 메리 크리스마스!
237 서울의 별, 베들레헴의 별
236 별을 보는 사람들
235 터질듯 한 벅찬 가슴
234 내 안에 계신 예수님
233 예수님의 신부
232 하나님의 영광, 사람의 평화
231 아기야, 칼이 되어라!
230 베들레헴의 작은 길
229 예수님께서 계시는 곳
228 "너 베들레헴 에브라다야!"
227 예수님처럼
226 촛불 네 개
225 동방에서 온 박사들
224 "나에게 두려움 없다!"
223 방은 없었지만…
222 "빛 가운데로 함께 걸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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