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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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에스겔서 34:1-2 
설교일 2015-04-19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기념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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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서 본문

주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아, 너는 이스라엘의 목자들을 쳐서 예언하여라. 너는 그 목자들을 쳐서 예언하여라.
'나 주 하나님이 이렇게 말한다. 자기 자신만을 돌보는 이스라엘의 목자들에게 화가 있을 것이다! 목자들이란 양 떼를 먹이는 사람들이 아니냐?

<에스겔서 34:1-2>


■ 들어가는 이야기

내일이 곡우(穀雨)입니다. 본격적인 농사철이 시작되는 절기입니다. 절기의 이름에서도 잘 나타나 있습니다만, 농사를 위해서 봄비가 내리는 때입니다.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자가 마른다!’고 했습니다. 그해 농사를 망친다는 말이지요. 그래서 오늘 내리고 있는 비는 축복의 비입니다. 우리 하나님께서 이처럼 제때에 햇볕과 비를 주시는 것처럼, 여러분의 삶에도 제때에 알맞은 은혜를 충만히 부어주시기를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 해방

모든 일이 이렇게 자연스럽기만 하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세상에는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고 순리를 거스르는 일들도 많이 있습니다. 오늘이 4.19혁명 55주년 되는 날입니다. 이승만 독재정권에 맞서서 들고 일어났던 날이지요. 1960년의 일입니다. 4.19를 말하려면 먼저 해방 당시의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1945년 8월 15일에 우리나라가 일제의 압제에서 해방되었지요. 이 기간이 거의 36년입니다. 일본이 지금 경제 강국이라고 하는데, 그게 그 사람들이 근면하고 성실해서 그렇게 됐을까요? 그런 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보다 더 큰 원인은 식민지 수탈입니다. 수십 년 동안 남의 나라를 빼앗아서 알짜배기를 다 빼갔으니 잘 살 수밖에요. 그런데 나라를 빼앗는 일이 자기들만의 힘으로 되겠습니까? 조선 안의 조력자들이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친일파 일제 앞잡이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사단이 벌어진 것입니다. 그러다가 해방이 됐습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입니까? 악질 친일파들을 찾아내서 처단해야 되겠지요. 해방 후에 친일파들은 겁을 잔뜩 집어먹었습니다. 그들은 처음에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죽을죄를 졌지만 제발 죽이지나 말았으면…. 죽여도 나만 죽였으면…. 마누라나 자식새끼는 놔두고 나만 죽였으면…. 혹시 죽도록 패기만 하고 목숨만은 살려줄 수 없을까. ‘죽도록’은 아니고 ‘반 죽도록’ 패는 정도면 안 될까?” ― 한홍구, ≪특강―한홍구의 한국 현대사 이야기≫(한겨레출판(주), 2009), 26쪽. 이러고 있는데 처단을 안 시키는 겁니다. 이제는 ‘목숨은 살았으니 재산도 좀 건지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집니다. 그들의 생각은 그대로 이루어졌습니다. 미국이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형편에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세계역학관계에서 우리나라를 자기들 편으로 끌어들이는 게 급선무였으니까요. 친일파를 청산해버리면 자기들에게 붙을 사람이 없지 않겠습니까? 미국에 붙어서 이 일을 주도한 사람이 이승만입니다.

■ 혁명

이승만이 이 일에 성공했습니다. 당시에 김구 선생을 비롯한 많은 민족주의자들은 남한 단독정부 수립을 반대했습니다. 나라가 쪼개져서는 안 된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그러나 이승만은 자기가 권력을 잡기 위해서 미국과 손잡고 반쪽짜리 정부를 세웠습니다. 1948년 7월 17일에 제정된 헌법에 보면 전문이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들 대한국민은 기미 삼일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여 세계에 선포한 위대한 독립정신을 계승[한다].” 이렇게 되어 있지만 실제로 이승만 정부는 일제강점기의 총독부 기구를 계승했습니다. 미군정이 총독부 관료기구를 접수했고, 다시 이승만 정부가 그 관료기구를 이양 받았으니, 결국 이승만 정부에는 일제 총독부 관료들이 득실거린 겁니다. ― 위의 책 265-266쪽. 그러니 정권의 정통성이 굉장히 취약하겠지요. 국민들의 지지가 점차 약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정권의 밑천이 다 드러났습니다. 이승만은 날치기로 헌법을 바꿔가며 1948년부터 시작해서 12년 동안이나 대통령노릇을 했는데, 이제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더 못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1960년 3월 15일에 치러진 정ㆍ부통령선거에서 대대적으로 부정을 저지른 겁니다. 선거 뒤에 대통령에 이승만, 부통령에 이기붕이 압도적인 표로 당선되었다고 결과가 공표되었지만, 그걸 믿는 국민은 별로 없었습니다. 한 경찰관이 부정선거에 대한 <지령서> 사본을 당시 민주당에 갖다 주었습니다. 그때부터 각계각층에서 들고 일어나기 시작했고, 드디어 그해 4월 19일에 대대적인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이 일로 아까운 목숨을 잃은 학생과 시민이 183명이나 됩니다. 6,259명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결국 이승만은 더 버티지 못하고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났고 미국으로 도망을 갔지요. 시민의 힘으로 부정한 정권을 뒤집었다고 해서 우리는 4.19를 ‘혁명’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 저항

이 과정에서 안타까운 사연이 오죽 많겠습니까? 그 가운데 하나가 당시 한성중학교 2학년이었던 진영숙 양의 이야기입니다. 이 학생은 1960년 4월 19일 오후 4시에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시위에 나가기 전 어머니께 인사를 드리려고 했지만 어머니가 안 계셨습니다. 시장에 장사하러 나가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던 것입니다. 어머니는 홀몸으로 자신을 키워주신 분이었습니다. 이제나 저제나 하면서 기다렸지만 어머니의 귀가가 늦어지자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서 편지를 적어놓고 집을 나섰습니다. 진양의 편지 내용은 이랬습니다. “어머님께. 시간이 없는 관계로 어머님을 뵙지 못하고 떠납니다. 끝까지 부정선거 데모로 싸우겠습니다. 지금 저와 저의 모든 친구들, 그리고 대한민국 모든 학생들은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위하여 피를 흘립니다. 어머니, 데모에 나간 저를 책하지 마시옵소서. 우리들이 아니면 누가 데모를 하겠습니까? 저는 아직 철없는 줄 잘 압니다. 그러나 국가와 민족을 위하는 길이 어떻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희 모든 학우들은 죽음을 각오하고 나간 것입니다. 저는 생명을 바쳐 싸우려고 합니다. 데모하다가 죽어도 원이 없습니다. 어머니는, 저를 사랑하시는 마음으로 무척 비통하게 생각하시겠지만, 온 겨레의 앞날과 민족의 해방을 위하여 기뻐해 주세요. 이미 저의 마음은 거리로 나가 있습니다. 너무도 조급하여 손이 잘 놀려지지 않는군요. 부디 몸 건강히 계세요. 거듭 말씀드리지만 저의 목숨은 이미 바치려고 결심하였습니다. 시간이 없는 관계상 이만 그치겠습니다.” 이 편지는 어머니께 드리는 마지막 편지, 곧 유서가 되고 말았습니다. 진양은 시위 버스를 타고 차창 밖으로 머리를 내민 채 구호를 외치다가 미아리고개에서 경찰의 발포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 맺는 이야기

에스겔 예언자는 말합니다. “사람아, 너는 이스라엘의 목자들을 쳐서 예언하여라. 너는 그 목자들을 쳐서 예언하여라”(에스겔서 34:2). 왜 그래야 합니까? 자세한 내용은 이따가 오후에 성경에서 우리가 함께 다시 읽겠습니다만, 목자라는 인간들이 양떼를 먹일 생각은 하지 않고 오히려 양떼를 강압과 폭력으로 다스리며 자기들 뱃속만 채우고 있기 때문입니다(에스겔서 34장). 55년이나 지난 지금도 정치상황은 4.19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에스겔 예언자와 같은 사람이 필요한 때입니다. 아무쪼록 저와 여러분도 하나님의 나라를 방해하는 못된 지도자들을 쳐서 예언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 2015.4.19 구미 한울교회 주일예배 말씀입니다.)
241 일어나, 화해의 대로를 열게 해주십시오!
240 "저를 기억하시겠습니까?"
239 매순간 예수님을 기억하게 해주십시오!
238 메리 크리스마스!
237 서울의 별, 베들레헴의 별
236 별을 보는 사람들
235 터질듯 한 벅찬 가슴
234 내 안에 계신 예수님
233 예수님의 신부
232 하나님의 영광, 사람의 평화
231 아기야, 칼이 되어라!
230 베들레헴의 작은 길
229 예수님께서 계시는 곳
228 "너 베들레헴 에브라다야!"
227 예수님처럼
226 촛불 네 개
225 동방에서 온 박사들
224 "나에게 두려움 없다!"
223 방은 없었지만…
222 "빛 가운데로 함께 걸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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