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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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고린도후서 7:2-4 
설교일 2012-02-26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사순절 

■ 성서 본문

여러분은 마음을 넓혀서, 우리를 받아 주십시오. 우리는 아무에게도 부당한 일을 한 적이 없고, 아무도 망친 적이 없고, 아무도 속여서 빼앗은 일이 없습니다. 여러분을 책망하려고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전에도 말하였거니와, 여러분은 우리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어서,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 것입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큰 신뢰를 두고 있으며, 여러분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우리의 온갖 환난 가운데서도, 나에게는 위로가 가득하고, 기쁨이 넘칩니다.

<고린도후서 7:2-4>


■ 들어가는 이야기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지난 한 주간 동안도 얼마나 수고들이 많으셨습니까? 혹시 주변 사람들 때문에 마음이 상한 일은 없었는지, 또는 과중한 업무 때문에 심신이 퍼지지는 않았는지, 또는 가까운 사람의 부탁을 들어주지 못해 안타깝지는 않았는지…, 이런저런 염려가 있지만, 지금 이 시간, 주님께서 여러분을 위로하시고, 여러분의 모든 짐을 내려놓게 해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오늘은 사순절 첫째 주일입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사순절은 우리 예수님께서 새로운 세상을 만드시기 위하여 고난을 받으신 일을 기억하고, 우리도 어떻게 그 거룩한 고난에 기꺼이 참여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절기입니다.

■ 바울과 고린도 교회.

오늘 우리가 함께 생각할 신약성서 본문은 고린도후서 7:2-4인데, 고린도후서는 바울이 고린도 교회에 보낸 두 번째 편지입니다. 고린도 교회, 하면 싸움이 그칠 날이 없었던 교회로 유명합니다. 고린도전서 13장의 말씀을 다 아실 것입니다. 이른바 ‘사랑 장’이라고 하지요. “사랑은 오래 참고, 친절합니다. 사랑은 시기하지 않으며, 뽐내지 않으며, 교만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무례하지 않으며, 자기의 이익을 구하지 않으며, 성을 내지 않으며, 원한을 품지 않습니다. 사랑은 불의를 기뻐하지 않으며, 진리와 함께 기뻐합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 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딥니다”(고린도전서 13:4-7). 그러면서 바울은 이렇게 결론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가운데서 으뜸은 사랑입니다”(13). 싸움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아주 적절한 말씀이지요.

그런데 고린도 교회 사람들은 자기들끼리만 싸우는 것이 아니라 바울에게도 시비를 걸었습니다. 왜 우리한테 자꾸 뭐라고 하느냐, 이거지요. 당신한테 싫은 소리 듣기 싫다, 이 말입니다. 그들이 바울을 비방한다는 소문이 바울에게까지 들렸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이대로 있어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디도라고 하는 사람을 고린도 교회로 보냈습니다. 잘못이 있다면 사과하고 오해가 있다면 풀어야겠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마침내 고린도 교회에 갔던 디도가 돌아왔습니다. 디도가 고린도 교회와 바울 사이에서 중재를 잘 했던 것 같습니다. 디도의 말에 따르면, 고린도 교회 사람들은 바울을 그리워하고 있었습니다. 바울에게 잘못한 일을 뉘우치고 있었습니다. 또 바울을 열렬히 변호한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이 소식을 듣고 바울은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바울은 그 기쁨을 편지로 썼습니다. 그것이 고린도후서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 죽어도 같이, 살아도 같이!

이 편지에서 바울은 의미심장한 말을 합니다. 당신들과 우리(바울과 디모데)는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아야 하는 운명이라는 것입니다(고린도후서 7:7).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사는 관계! 세상에서 가장 숭고한 관계 아닙니까? 부부가 그런 관계입니다. 부모와 자식이 그런 관계입니다. 형제자매 동기간이 그런 관계입니다. 진정한 친구가 그런 관계입니다. 또한 목회자와 성도가 그런 관계입니다. 고린도 교회와 바울이 그런 관계임을 선언하면서 바울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의 온갖 환난 가운데서도, 나에게는 위로가 가득하고, 기쁨이 넘칩니다”(7).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사는 관계의 사람이 있을 때 우리는 위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기쁨이 넘치게 됩니다.

이런 관계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첫째는 서로 부당한 일을 한 적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서로 신뢰하는 관계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바울은 고린도 교회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아무에게도 부당한 일을 한 적이 없고, 아무도 망친 적이 없고, 아무도 속여서 빼앗은 일이 없습니다”(2).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혹 오해가 생길 수 있지만, 서로 상대에게 부당한 일을 한 일이 없다면 그 오해는 금방 풀립니다. 또 한 가지는 ‘신뢰’인데, 바울은 이런 말을 합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큰 신뢰를 두고 있으며, 여러분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4). 평소에 신뢰가 쌓여 있으면 같이 죽고 같이 사는 관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서로 신뢰한다는 것은 무엇으로 알 수 있는가, 이 문제에 대해서 바울은, 서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가, 따져봤습니다. 내가 누군가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 나는 그를 신뢰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내나 남편이 서로 자랑스럽게 생각하면 그 부부는 신뢰하는 관계입니다. 목회자와 교인이 서로 자랑스럽게 생각하면 그들은 서로 신뢰하는 관계입니다.

■ 지금은 사순절.

지난 수요일(재의 수요일, 성회 수요일)부터 사순절이 시작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죽음이 그 어느 때보다도 무게 있게 다가오는 시기입니다. 조금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서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부부, 서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부모와 자식, 서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형제자매, 서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친구, 서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목회자와 성도…, 이런 관계들도 아름답지만, 그것보다 더 아름다운 관계는 예수님과 우리의 관계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예수님께서 우리를 자랑스럽게 생각해주신다면, 그것보다 아름다운 일은 없을 것입니다. 예수님과 우리가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사는 관계가 된다면, 우리에게 이보다 더 큰 영광은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 가운데서 주옥같은 말씀이 아닌 것이 없지만, 이 말씀처럼 제게 도전을 주는 말씀은 없습니다. 이 말씀입니다.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하고자 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와 복음을 위하여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구할 것이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이득이 있겠느냐?”(마가복음서 8:35-36). 세상에서 목숨보다 소중한 것은 없습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돈에 목숨을 겁니다. 명예에 목숨을 겁니다. 알량한 자존심에 목숨을 겁니다. 여러분은 어디에다가 목숨을 걸고 사십니까? 세상에 태어나서 어디에다가 목숨을 걸 것인가, 그것은 그 사람의 가치를 재는 척도입니다. 위대한 신앙의 열조들은 예수님에게 목숨을 걸었습니다. 예수님은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오셨던 분입니다. 가장 가난하셨던 분입니다. 가장 비천한 사람들의 친구가 되어 주셨던 분입니다. 그런 삶을 사시다가 십자가까지 지셨던 분입니다. 그렇게 하심으로써 그분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성자가 되셨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사는 관계를 만드는 것, 그것은 우리의 영광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예수님처럼 부활의 삶을 사는 길이기도 합니다.

■ 맺는 이야기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이제 저는 오늘 이야기를 맺으면서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저와 여러분은 세상의 사소한 일에 목숨을 걸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삶과 예수님의 꿈에 목숨을 걸고, 죽어도 예수님과 함께 죽고, 살아도 예수님과 함께 사는 영광스러운 신앙인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203 산은 산, 물은 물(새벽예배)
202 세 가지 복
201 "희망을 잃지 않은 사람들아!"
200 "굴욕으로 배를 채워라!"
199 유다와 마리아
198 "주님 안에 굳건히 서 계십시오!"
197 해골 언덕의 왕
196 "내가 세상을 이겼다!"
195 예수를 찾는 사람들
194 환영, 고난, 죽음
» "죽어도 같이, 살아도 같이!"
192 투명인간
191 종려나무 시위
190 최후의 대화
189 백향목 왕궁의 왕, 해골 언덕의 왕
188 생각에서 행동까지
187 "주님께서 쓰시려고 하십니다!"
186 뼈마디에 원기 얻기
185 “반드시 오고야 말 것이다!!”
184 부활 후 가장 궁금했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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