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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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이사야서 54:1 
설교일 2016-05-29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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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서 본문

 

임신하지 못하고 아기를 낳지 못한 너는 노래하여라.

해산의 고통을 겪어 본 적이 없는 너는 환성을 올리며 소리를 높여라.

아이를 못 낳아 버림받은 여인이 남편과 함께 사는 여인보다 더 많은 자녀를 볼 것이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 이사야서 54:1 ―

 

■ 들어가는 이야기

 

세상에서 가슴 뭉클하게 하는 말이 많은데, 그 가운데 하나가 ‘자유’(自由)라는 말입니다. 그 누구에게도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 움직인다는 뜻이지요. 오늘의 주제는 ‘자유’입니다. 지난 한 주간 동안 여러분 모두 수고가 많으셨을 줄 압니다. 오늘도 자유의지에 따라 이 자리에 나오신 여러분 위에 하늘의 은혜와 땅의 축복이 넘치도록 부어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 아팠던 여성들

 

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실 때, ‘자유’라는 큰 선물을 주셨습니다. 창세기에 보면 아담과 하와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 열매를 따먹는 장면이 나오지요. 이 장면에서 흔히 나오는 질문이 이겁니다. ‘아니, 애초에 그런 나무를 아예 만들지 않으셨으면 됐을 것을 왜 만드셔서 사람으로 하여금 죄를 짓게 하셨는가? 그리고 사람의 뇌를 프로그래밍하실 때 처음부터 하나님의 말씀에 거역하지 못하도록 해두셨으면 좋았을 걸 왜 그렇게 안 하셔서 문제가 생기게 하셨는가?’ 제가 생각하는 답은 이렇습니다. 하나님은 로봇을 만드신 것이 아니라 사람을 만드셨다는 것입니다. 로봇과 사람의 차이 가운데서 가장 큰 것이 ‘자유의지’ 아닙니까? 자유란 사람이 가진 특권입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것 가운데서 또 하나 빛나는 작품이 ‘안식일’입니다. 사람에게 자유를 주셨지만 그 자유를 무한정 제 마음대로 사용하다가는 세상 질서가 깨집니다. 그래서 엿새 동안은 자유를 좀 접고 주어진 일을 하다가 일주일에 하루는 완전히 자유롭게 살아라, 하는 것이 안식일 제도입니다. 이것이 확장된 것이 안식년입니다. 6년 동안 일했으면 7년째는 사람이든 짐승이든 논밭이든 자유를 얻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안식년이 일곱 번 지나고 그 다음 해에 오는 ‘희년’에는 종도 해방시켜주어야 되고, 빚도 탕감해주어야 되고, 그동안 사고팔았던 땅도 모두 원 주인에게 되돌려주어야 됩니다. 모든 인간관계가 ‘리셋’(reset) 되는 해입니다. 이 정도로, 하나님께서는 사람의 자유를 소중하게 여기셨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주신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심한 억압 속에서 살았던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런 사람들 가운데서 여성이 특히 많습니다.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도 그런 사람입니다. 한나는 아들을 낳지 못했습니다. 요즘이야 결혼을 안 할 수도 있고, 하더라도 아이를 안 가질 수 있지만, 옛날에는 그게 여성에게 큰 짐이었습니다. 한나는 남편의 사랑을 받기는 했지만 아들을 낳은 첩에게 무시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 특권층 사람들

 

남편의 두 번째 아내인 브닌나는 몇 년째 한나를 괴롭혔습니다. 한나는 서러워서 눈물로 나날을 보냈습니다. 제대로 음식도 먹지 못할 정도로 괴로움이 컸습니다. 한나는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만군의 주님, 주님께서 주님의 종의 이 비천한 모습을 참으로 불쌍히 보시고, […] 이 종에게 아들을 하나 허락하여 주시면, 저는 그 아이의 한평생을 주님께 바치고, 삭도를 그의 머리에 대지 않도록 하겠습니다”(사무엘기상 1:11). 삭도를 머리에 대지 않겠다고 한 것은 그 아이를 하나님께 바치겠다는 것입니다. 요즘은 아들이 있어 봐야 그 아들 키우느라고 돈만 잔뜩 쓰고 아들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지만, 그때는 요즘과 달라서 아들이 굉장히 큰 재산 가치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권리를 포기하겠다는 것입니다. 한나 이야기의 요점은, 한나는 아들이 없다는 이유 때문에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살았다는 것입니다. 아들 못 낳는 것이 한나가 게을러서입니까? 아니지요. 한나에게 무슨 죄가 있어서입니까? 그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는 왜 기를 펴지 못하고 살아야 했습니까? 왜 자유롭지 못했습니까? 단 하나, 여자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남자라면 겪지 않아도 될 괴로움을, 한나는 여자이기 때문에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난 주일에 말씀드렸습니다만, 강남역 인근 화장실에서 여성이 남성에게 살해되었지요. 이 비극을 두고 쓴 추모 글 가운데서 이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남자라서 당연히 누려왔던 권리, 곧 덜 겁내고 덜 조심해도 되는 특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책임감을 느낍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남자이기 때문에 덜 조심해도 되었던 것을 지금까지는 당연하게 생각해 왔는데, 이 사건을 겪고 생각해 보니, 그게 바로 특권이더라, 이겁니다.

 

■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

 

흔히 우리는 ‘특권층’ 하면 돈 많고 지위 높은 사람을 생각하지만, 그렇지가 않습니다. 여성의 처지를 생각할 때 남성인 그 자체가 특권입니다. 영주권이 없는 외국인노동자들의 처지를 생각할 때 대한민국 국민인 것 자체가 특권입니다. 장애인들의 처지를 생각할 때 비장애인이라는 것 자체가 특권입니다. 직업이 없어 안정된 생활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의 처지를 생각할 때 직업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특권입니다. 아무렇지 않게 남자로 사는 것, 아무렇지도 않게 나라의 시민권을 누리는 것, 아무렇지 않게 장애의 불편함을 겪지 않고 사는 것, 아무렇지 않게 직장생활을 하는 것 등등, 이게 다 특권인데, 정작 당사자들은 그것을 모르고 삽니다. 내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특권층으로 살지는 않았는지 돌이켜보아야 합니다. 그것이 그리스도인의 자세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특권층 사람들을 싫어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고 예수님께서 단언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특권층이 없는 평등한 나라입니다. 예수님보다 먼저 온 세례요한은 “모든 골짜기는 메우고, 모든 산과 언덕은 평평하게 하고, 굽은 것은 곧게 하고, 험한 길은 평탄하게 해야 할 것”(누가복음서 3:5)이라고 말했습니다. 누차 말씀드리지만 이것은 토목공사를 하라는 말이 아니고, 세상의 특권을 없애고, 낮은 곳에 있는 사람을 끌어올리라는 말입니다. 오늘의 말씀을 다시 읽습니다. “임신하지 못하고 아기를 낳지 못한 너는 노래하여라. 해산의 고통을 겪어 본 적이 없는 너는 환성을 올리며 소리를 높여라. 아이를 못 낳아 버림받은 여인이 남편과 함께 사는 여인보다 더 많은 자녀를 볼 것이다”(이사야서 54:1). 임신하지 못한 여자, 아기를 낳지 못한 여자들을 향하여 노래를 부르라고 하십니다. 환성을 올리라고 하십니다. 왜요? 하나님께서 더 큰 은혜를 주실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 맺는 이야기

 

결혼이란 무엇입니까?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둘이 결합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결혼해서 어느 한쪽이 더 불행해진다면 결혼할 이유가 없습니다. 예전에는 여자가 고생을 하더라도 결혼을 하는 게 낫다고 가르쳤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사는 모습도 다양해졌습니다. 처음부터 혼자 사는 사람도 많고, 결혼은 했으나 어떤 사정으로 배우자 없이 홀로 아이를 키우며 사는 사람도 많습니다. 한때 그런 가정을 ‘결손가정’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만, 하나님께서 보시기에는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아기를 가지지 못한 사람을 보고 노래를 부르라고 하셨습니다. 이런 여성들뿐만 아니라 갖가지 이유로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을 보고도 하나님은 노래를 부르라고, 환성을 올리라고 하실 것입니다. 어떤 여건에서 살든지 언제나 하나님 나라를 추구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며 노래를 부르는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1001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1000 평화 만들기, 세 가지 방법
999 기쁨이 넘치는 도시
998 평화와 밥
997 마음의 피부, 인내
996 정결한 예물, 친절
995 잊을 것과 기억할 것
994 복을 베푸는 사람, 선한 사람
993 잊어야 할 것, 잊지 말아야 할 것
992 신실한 사람
991 온유한 사람이란?
990 생명을 지켜주는 열매, 절제
989 멋쟁이 예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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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7 잘되는 집안, 세 가지 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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