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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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지기 2016-10-09 17:2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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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고린도후서 9:6-7 
설교일 2016-10-09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오디오파일 듣기/내려받기]

 

■ 성서 본문

 

요점은 이러합니다. 적게 심는 사람은 적게 거두고, 많이 심는 사람은 많이 거둡니다. 각자 마음에 정한 대로 해야 하고, 아까워하면서 내거나, 마지못해서 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기쁜 마음으로 내는 사람을 사랑하십니다.

 

― 고린도후서 9:6-7 ―

 

■ 들어가는 이야기

 

남부지방에 태풍의 상처가 컸지만 다행스럽게도 이제 날씨가 좋아졌습니다. 정부와 이웃들이 있는 힘을 다해서, 피해 입은 분들이 속히 일상으로 돌아오게 되기를, 그리고 그분들에게 앞으로 더 큰 축복이 임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오늘은 공자의 말씀에서 시작해서 바울의 말로 끝을 맺으려고 합니다.

 

■ 명령과 복종

 

옛날 중국의 우(虞)나라와 예(芮)나라가 땅 문제 때문에 몇 년 동안을 서로 다투었습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싸웠음에도 결판이 나지 않자, 두 나라의 임금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주(周)나라의 문왕께서 어진 사람이라고 하니 그분에게 가서 우리 문제를 물어봅시다.” ‘주나라’ 하면 이스라엘의 모세가 백성들을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하던 때쯤에 중국대륙에 존재하던 나라입니다. 이렇게 합의를 하고 두 사람은 주나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가보니까 밭갈이하는 사람들은 서로 밭두렁을 양보하고 있었습니다. 길 가는 사람들은 서로 먼저 가라고 길을 양보하고 있었습니다. 읍에 들어가 보니 거기에서는 머리가 반쯤 센 사람들 가운데에는 물건을 짊어지고 다니는 사람이가 없었습니다. 그들은 또 조정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조정에서는 선비가 대부 되는 것을 사양하고, 대부가 경(卿)이 되는 것을 사양하고 있었습니다. 이같이 좋은 풍속을 처음 본 두 나라의 임금은 서로 탄식하여 말했습니다. “우리들은 소인(小人)입니다. 군자의 땅을 감히 밟고 다닐 수 없습니다. 돌아갑시다.” 두 임금은 각각 자기 나라로 물러갔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다투던 땅은 서로 양보하여 한전(閑田, 놀리는 땅)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 일을 두고 공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문왕의 도는 더할 것이 없이 훌륭하다.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백성이 따르며 가르치지 않아도 백성들이 자연히 듣게 되니 과연 멋진 나라다.” ― 이민수 역, ≪공자가어(孔子家語)≫(㈜을유문화사, 2015), 전자책 201/960쪽에서 각색.

 

■ 법으로 다스리기

 

옛날 제가 학교에 다닐 때는 선생님들의 필수품이 몽둥이였습니다. 책이나 분필이나 출석부 같은 것들은 놓고 다닐 때도 있었지만, 빈손으로 다닐 때도 몽둥이만은 반드시 가지고 다녔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말 안 듣는 놈들 때려주려고 그랬지요. 요즘에는 선생님들이 학생들 때렸다가는 큰일 납니다. 타율의 시대에서 자율의 시대로 가고 있지요. 그런데 아직까지 타율의 습성이 남아 있어서, 선생님들이 애를 먹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몽둥이를 쓸 수도 없고, 그렇다고 자율정신도 정착이 안 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지금이 과도기인 것 같습니다. 아마도 당분간은 선생님들이 고생을 좀 해야 될 겁니다. 집안에서도 그랬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만 하더라도 어른들이 수도 없이 내뱉던 말이 “너 자꾸 말 안 들으면 순사 불러온다!” 일제 강점기를 벗어나고 몇 십 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그런 문화가 남아 있었습니다. 요즘은 아이를 키울 때 “말 안 들으면 맴매할 거야!” 같은 말은 쓰면 안 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타율이 아니라 자율의 시대를 살아야 되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결정해서 행동해야 민주시민입니다. 남의 통제 때문에 움직이는 것은 노예의 삶입니다. 조금 전에 말씀드린 주나라 이야기는 ≪공자가어≫(孔子家語)에 나오는 내용이고요, 이번에는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말씀을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공자께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법규로 나라를 이끌고 형벌로 질서를 잡으면 백성들은 일시적으로 죄를 면하려고만 할뿐 염치를 모르게 된다. 그러나 덕으로 나라를 이끌고 예로써 질서를 잡으면 백성들은 염치를 가질 뿐만 아니라 떳떳하게 살게 된다.” ― ≪논어≫ 2:3. 子曰 道之以政 齊之以刑 民免而無恥 道之以德 齊之以禮 有恥且格.

 

■ 자원(自願)의 힘

 

오래 된 이야기입니다만, 제가 처음으로 미국에 갔을 때 가장 놀랐던 것은 신호등 없는 네거리에서 자동차들이 지나가는 것을 본 일이었습니다. ‘정지’(STOP) 신호가 있는 네거리에서는 다른 데서 차가 오든지 안 오든지 일단 정지했다가 출발을 했습니다. 하도 신기해서 한참 동안 지키고 서서 보았는데, 단 한 번도 어기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차가 서너 대가 비슷한 시각에 네거리에 도달했을 때는 어떻게 하나 봤더니, 일단 모두 섰다가 먼저 온 순서대로 차례로 출발했습니다. 감탄을 하면서 친구에게 물어봤습니다. “야, 여기 사람들은 어째 이렇게 교통질서를 잘 지켜?” 그랬더니 그 친구가 하는 말이, 그거 어겼다가는 벌금 폭탄을 맞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그렇지, 미국사람들이라고 별다를까?” 하고 말았습니다만, 그때 저는 생각했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벌금 때문이 아니라 시민의식이 성숙해서 저렇게 질서를 지키며 양보하고 살면 얼마나 좋을까.” 바울이 고린도교회에 편지를 보냈습니다. 여러 가지 주제들이 있지만, 오늘 본문의 내용은 예루살렘의 가난한 사람들을 돕자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억지로 하지 말고 자원해서 해줬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각자 마음에 정한 대로 해야 하고, 아까워하면서 내거나, 마지못해서 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기쁜 마음으로 내는 사람을 사랑하십니다.” 헌금 안 하면 벌 받으니까 하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타율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율적으로 하는 것이 복이 있다는 말입니다.

 

■ 맺는 이야기

 

사람이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싫어도 해야 되는 일이 있습니다. 그러나 억지로 하는 일을 줄이면 그만큼 우리 인생이 복으로 채워집니다. 교회생활을 하는 것도 그렇지요. 빠지지 말고 예배에 참석하십시오, 예배시간을 지키십시오, 헌금하십시오, 봉사하십시오, 등등 저도 할 말이 참 많습니다만, 가급적 그런 말은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무슨 일이든 스스로 알아서 기쁜 마음으로 하는 것이 더 복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어느 조직의 지도자라면, 여러분도 그런 마인드로 조직을 이끌어나가면 좋겠습니다. 강제 조치를 하지 않아도 저절로 굴러가는 조직, 말하지 않아도 식구들이 제 구실 다 하는 가정, 얼마나 멋집니까? 하나님의 은혜는 ‘타율’이 아니라 ‘자율’ 속에서 크게 꽃핍니다. 그리스도의 은혜와 평화가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또한 여러분의 일터에 충만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1001 기쁨 공장
1000 세 가지 기쁨
999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998 평화 만들기, 세 가지 방법
997 기쁨이 넘치는 도시
996 평화와 밥
995 마음의 피부, 인내
994 정결한 예물, 친절
993 잊을 것과 기억할 것
992 복을 베푸는 사람, 선한 사람
991 잊어야 할 것, 잊지 말아야 할 것
990 신실한 사람
989 온유한 사람이란?
988 생명을 지켜주는 열매, 절제
987 멋쟁이 예수님
986 교회가 번성하려면
985 잘되는 집안, 세 가지 요건
984 세상에서 가장 큰 사람
983 부모에 대한 최고의 찬사
982 구구팔팔이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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