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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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누가복음서 6:32-36 
설교일 2013-07-21 
설교장소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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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서 본문

너희가 너희를 사랑하는 사람들만 사랑하면, 그것이 너희에게 무슨 장한 일이 되겠느냐? 죄인들도 자기네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사랑한다. 너희를 좋게 대하여 주는 사람들에게만 너희가 좋게 대하면, 그것이 너희에게 무슨 장한 일이 되겠느냐? 죄인들도 그만한 일은 한다. 도로 받을 생각으로 남에게 꾸어 주면, 그것이 너희에게 무슨 장한 일이 되겠느냐? 죄인들도 고스란히 되받을 요량으로 죄인들에게 꾸어 준다. 그러나 너희는 너희 원수를 사랑하고, 좋게 대하여 주고, 또 아무것도 바라지 말고 꾸어 주어라. 그리하면 너희는 큰 상을 받을 것이요, 더없이 높으신 분의 아들이 될 것이다. 그분은 은혜를 모르는 사람들과 악한 사람들에게도 인자하시다. 너희의 아버지께서 자비로우신 것 같이,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누가복음서 6:32-36>


■ 들어가는 이야기

내일모레가 중복이지요. 무더위가 절정을 치닫고 있습니다. 한 주 동안도 건강하게 잘 보내셨습니까? 지금 여러분이 흘리는 땀방울이 가을이 되었을 때 탐스러운 열매가 되어 돌아오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오늘은 자비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 자비

사실 ‘자비’(慈悲)라는 말은 불교 용어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한 주먹의 소금을, 물이 담긴 작은 그릇에 쏟아 부으면 그 물은 너무 짜서 마실 수 없게 됩니다. 그러나 똑같은 양의 소금을 커다란 강에 쏟아 붓는다면 어떻겠습니까? 사람들은 여전히 그 강물을 마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적은 물은 무엇인가를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합니다. 그러나 커다란 강은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이 큽니다. 강은 소금 한 주먹 때문에 고통을 겪는 일이 없습니다. ― 틱낫한(진현종 역), ≪아! 붓다≫(반미디어, 2004), 253쪽. 이것이 자비의 마음입니다. 자비란 강물 같은, 넓은 마음을 가지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은 우리 마음 이야기입니다. 우리의 마음이 작다면, 거슬리는 말 한 마디만 들어도 속이 상합니다. 남들이 부당한 행동을 하나 하면 엄청난 고통을 겪습니다. 그러나 마음이 크다면, 기분 나쁜 말을 들어도 무심히 지나갈 수 있습니다. 누가 부당한 행동을 해도 그러려니 하고 지나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가볍게 욕을 먹어도 그 자리에서 흥분합니다. 그 사람은 속이 좁아서 생각의 틈바구니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심하게 욕을 먹어도 일단 마음을 진정하고 생각을 합니다. 그 사람은 마음의 공간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은 지독하게 모욕을 당해도 잔잔하게 미소를 짓습니다. 그 사람의 마음은 깊고 넓고 건강해서 이미 분리수거를 다 했기 때문입니다. 자비로운 마음을 가지면 세상이 이렇게 편합니다.

■ 사랑

그러면 예수님은 어떻게 가르치셨을까요? 부처님은 넓은 마음을 가지라고 했는데, 예수님은 좀 더 구체적으로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예수님의 교훈을 말하기 전에 구약성경에서는 무엇이라고 했는지 먼저 살펴보는 것이 순서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은 언제나 구약성경을 바탕으로 해서 말씀을 해주셨기 때문입니다. 레위기 19:9-10입니다. “밭에서 난 곡식을 거두어들일 때에는, 밭 구석구석까지 다 거두어들여서는 안 된다. 거두어들인 다음에, 떨어진 이삭을 주워서도 안 된다. 포도를 딸 때에도 모조리 따서는 안 된다. 포도밭에 떨어진 포도도 주워서는 안 된다. 가난한 사람들과 나그네 신세인 외국 사람들이 줍게, 그것들을 남겨 두어야 한다. 내가 주 너희의 하나님이다.” 요약해서 말하면, 남 생각도 좀 하면서 살아라, 이겁니다. 이 말씀 역시 넓은 마음을 가지고 살라는 것이지요. 그것이 자비입니다.

오늘 누가복음서 본문에 보니까 예수님은 원수를 사랑하는 것이 자비라고 하셨습니다. 다시 한 번 읽겠습니다. 누가복음서 6:32-34입니다. “너희가 너희를 사랑하는 사람들만 사랑하면, 그것이 너희에게 무슨 장한 일이 되겠느냐? 죄인들도 자기네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사랑한다. 너희를 좋게 대하여 주는 사람들에게만 너희가 좋게 대하면, 그것이 너희에게 무슨 장한 일이 되겠느냐? 죄인들도 그만한 일은 한다. 도로 받을 생각으로 남에게 꾸어 주면, 그것이 너희에게 무슨 장한 일이 되겠느냐? 죄인들도 고스란히 되받을 요량으로 죄인들에게 꾸어 준다.” 너희가 적어도 내 제자라면 다른 사람들과는 좀 달라야 하지 않겠느냐 이겁니다. 어떻게 하라는 말입니까? 누가복음서 6:27-30에 나옵니다. “너희를 미워하는 사람들에게 잘 해 주고, 너희를 저주하는 사람들을 축복하고, 너희를 모욕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네 뺨을 치는 사람에게는 다른 쪽 뺨도 돌려대고, 네 겉옷을 빼앗는 사람에게는 속옷도 거절하지 말아라. 너에게 달라는 사람에게는 주고, 네 것을 가져가는 사람에게서 도로 찾으려고 하지 말아라.”

■ 실천

부처님의 말씀도 옳고 예수님의 말씀도 옳습니다. 문제는 실천하기가 어렵다는 것이지요. 우리에게 잘 대해주는 사람을 잘 대해주는 것은 어렵지 않은데, 미운 사람에게까지 자비를 베푸는 것은 정말 쉽지 않습니다. 시인 고은 선생을 아실 것입니다. 이분이 젊을 때 스님이 되려고 절에 들어가서 생활한 적이 있는데요, 그때 겪은 이야기입니다. 하루는 후원에서 쥐를 잡으려고 부지깽이로 여기저기를 치고 다니는 것을 큰스님이 보셨습니다. 큰스님은 고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놈아, 배운 것이 있으면 원숭이처럼 흉내라도 내야지. 어떤 원숭이는 부처님 흉내를 낸 게 인연이 돼서 부처가 되었어. 당나라 때 혜의(慧意)라는 분은 발우(鉢盂) 속에 남은 음식을 방안의 쥐들에게 나누어주었지. 그래서 방안에 백여 마리의 쥐들이 살게 되었는데, 스님은 병든 쥐들도 어루만져주었지. 이 쥐 얘기 읽었지?” 가만히 생각하니까 상생을 하면 안 된다고 했는데, 쥐를 잡으려다가 큰스님에게 걸렸으니 낭패였습니다.

제자는 머리를 숙여 사죄했습니다. “스님, 죄송합니다.” 그랬더니 큰스님이 야단치는 것을 그치고 이런 말을 해주었습니다. “아니야, 쥐란 놈, 기를 때는 길러야 하지만 쫓을 때는 쫓아야 해. 다만 쥐하고 마음을 통해 봐, 그래야 법당 부처님하고도 통하지.” ― 고은, ≪나, 고은(제1권)≫(민음사, 1994), 358쪽. 쥐에게 자비를 베푼다고 열심히 먹여 살리기만 한다면 세상은 온통 쥐로 가득 찰 것입니다. 그렇다고 불자로서 쥐를 싹쓸이 박멸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처지이지요. “쥐와 마음을 통하라!” 명답 중에 명답입니다. 원수를 사랑하는 것도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 오른 뺨을 치거든 왼뺨도 돌려대라고 하셨는데, 치는 사람과 마음이 통하지 않으면, 그러다가 맞아죽기 딱 좋습니다. 왼뺨을 돌려대라는 것은 ‘그래, 내가 네 마음 충분히 알 것 같아. 나를 때리고 싶겠지. 이쪽도 한 대 때려!’ 하는 마음으로 상대를 이해하라는 말입니다. 원수와 마음은 통하지 않으면서 원수에게 먹을 것만 잔뜩 사준자고 문제가 해결되겠습니까?

■ 맺는 이야기

‘자비’란 그냥 무작정 먹을 것을 주고, 입을 것을 주는 것이 아닙니다. 서로 마음이 통하는 것이 자비입니다. 마음이 통한다는 것이 무슨 뜻입니까? 내가 먼저 이해한다는 것이지요. 이와 같이 넓은 마음을 가지고 자비를 베풀면 베푸는 사람이 상대보다 먼저 편해집니다. 예수님은 그렇게 하면 큰 상을 받을 것이라고 하셨지만, 나중에 상 받는 것은 그때 가서 생각하더라도, 자비를 베푸는 순간에 이미 그 사람은 행복해져 있습니다. 꼭 실천해 보십시오.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아무쪼록 소금 한 줌만 집어넣어도 짜서 입에도 대지 못하는 물이 아니라, 소금을 바가지로 퍼 넣어도 끄떡없는 넓은 마음의 소유자들이 되시기를, 또한 그렇게 자비를 베풂으로써 정말 행복한 삶을 누리는 저와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943 "너희가 웃게 될 것이다!"
»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941 "남에게 주어라!"
940 "일어나서, 가운데 서라!"
939 피리를 불어도, 애곡을 하여도
938 예수를 도운 여인들
937 분노가 치밀 때, 대처법
936 면접관 예수님
935 버림으로써 얻는 행복
934 조선 독립의 서(書)
933 백성들의 맹세
932 느헤미야의 기도
931 느헤미야의 기도
930 환상을 보기까지
929 “비록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928 “비록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927 빛에 속한 사람
926 덕을 세우십시오!
925 이런 사람, 행복하지 않겠습니까?
924 더 많이, 더 오래, 더 깊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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